여인은 가만히 양피지를 바라보았다.
용족들이 즐비한 바칼의 궁에선 전자기기조차 함부로 쓸 수 없었기에,
손에서 손으로 전해진 양피지엔 얼기설기 엉킨 검붉은 핏자국이 눌어붙어 있었고
이는 양피지가 여인에게 전달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는지를 말해주고 있었다.
여인은 가만히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았다.
기도.
알고 있다. 자신의 기도를 들어줄 신이 존재했다면 저 포악한 용에게 이 땅이 무참히 짓밟히지도 않았겠지.
그럼에도 여인은 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그로 인해 병사들이 두려움을 떨쳐내고 싸울 수 있다면, 얼마든지 사제든, 무당이든 되어줄 수 있었다.
추상적인 신 따위가 언젠가 자신의 바람을 들어줄 거라 믿어서가 아니었다.
언제나 자신이 기도를 올려온, 자신의 바람을 들어줄 신은 눈앞의...
"이리네 님, 항상 누구에게 기도하시는 겁니까?"
기도를 넋 놓고 바라보던 병사의 물음에 이리네는 눈을 떴다.
이리네는 병사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제 소망을, 모두의 염원을 들어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 존재입니다."
병사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이리네는 자그마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을 이어 나갔다.
"그보다, 네 용인이 바칼의 궁으로 향했다는군요. 마침내 로자가 말한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플로와 주베닐에게 작전을 시작할 때가 왔다고 전해주세요."
짧게 고개를 숙인 병사는 이내 막사 밖으로 사라졌다.
이리네는 낮게 읊조렸다.
"부디 이번 전투에서도... 나의 신들께서 무사히 생환하시길."
금룡 느마우그
벌레를 죽일 때 지을 법한 불쾌한 표정,
자신이 더 위에 있다는 쾌감을 느낄 때 짓는 옅은 미소.
느마우그는 자신이 만들어 낸 사물체에 짓이겨진 천계 연합군의 병사를 내려다보며 조용히 읊조렸다.
“천계인들은 참 야만적이군요.”
느마우그는 예의를 기준으로 남들과 자신이 다름을 표현하곤 했다.
그리고 한번 판단하고 나면 예의 없는 자들은 모두 죽여도 상관없다는 듯 쉽게 무자비해졌다.
마치 처음부터 그럴 권리가 있었던 것처럼 한 치의 주저함도 없었다.
"바칼 님에게 다녀오느라 자리를 비운 사이, 벌레들이 꼬였군요."
병사는 고통스러워하는 동료를 보고 겁에 질려 꼼짝도 하지 못하고 서 있었다.
“그…금룡 느마우그, 어떻게 벌써 저택에…”
느마우그는 빛의 흐름을 변형시켜 순식간에 병사 앞으로 이동했다.
바로 가까이에서 용인을 본 병사는 자신의 몸이 얼어붙는 것을 느꼈다.
눈발이 휘날리는 추위 때문은 아니었다. 추위보다 서늘한 느마우그의 눈빛 때문이었다.
“당신은 꼭 방금까지 제가 어디에 있었는지 알았던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감정 없이 서늘했던 느마우그의 표정이 누그러지며 약간의 온기를 품었다.
그의 주위에서 느껴지던 냉정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친절함이 빈자리를 채웠다.
“천계 연합군분들이 도대체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거죠?”
용인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틈을 파고들어 말을 걸었다.
느마우그의 온화한 표정에 긴장이 풀린 병사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자, 작전이…”
줄곧 말하면 안 된다고 되뇌던 문장이 병사의 입을 통해 나오려 하고 있었다.
“으……”
그때, 피투성이가 된 동료의 입에서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동료의 나지막하지만 분노에 가득 찬 소리를 들은 병사는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렸다.
병사가 들고 있던 총을 앞으로 겨누자, 느마우그의 표정은 이내 비정하게 식었다.
“정말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벌레들이네요. 남의 집에 몰래 숨어들어온 것도 모자라 난동이라니…”
느마우그의 손짓에 병사는 삶을 놓아버리며 쓰러졌다.
용인은 자신의 옷에 튄 피를 오물이 묻은 듯 바라보았다.
멀리서 저택에 남아있는 병사들이 우왕좌왕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직도 벌레들이 많이 남아있네요."
느마우그가 지긋지긋한 표정을 지으며 병사들을 향해 움직이려고 할 때였다.
그는 갑자기 무언가의 기척을 느끼고 멈춰 섰다. 처음 느껴보는 낯선 힘이었다.
한참 생각에 잠겨있던 느마우그는 결정을 내린 듯 자신의 힘을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저택 주변 전체에 거대한 금빛 결계가 쳐졌고, 저택 안에 남은 병사들은 그렇게 고립되었다.
결계 밖을 유유히 빠져나온 느마우그는 눈 내리는 산을 바라보았다.
“바칼 님이 말씀하시던 그 자일지도 모르겠군요.”
빛이 일렁이더니 느마우그가 자취를 감췄다.
흑룡 네이저
본래 강자의 삶이란 퍽 권태로운 것이어서, 네이저의 시간은 언제나 무료했다.
네이저는 시끄러운 것들이 싫었다.
이유는 그 자신도 몰랐을뿐더러 취향의 제한이란 그에게 딱히 신경 쓸만한 일도 아니었다.
오로지 바라는대로 움직이는 어린 아이와 같은 폭력이 곧 흑룡의 생이었으니.
다만 어디까지 가야 끝날지 모르는 어둠, 그 안에 등대하고 있는 침묵만이 네이저의 유일한 친구이자 일상이었다.
하지만 변화란 것은 상대를 구분하지 않는 법이라, 네이저 또한 닥쳐오는 변화를 피해 갈 순 없었다.
그렇게 자신의 고요한 처소에서 벗어나 바칼의 명에 따라 자리한 곳.
활기 가득한 천계의 숲은 네이저에겐 단지 소란스러운 곳일 따름이었다.
풀벌레 소리,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어 놓는 소리, 호수 물가 고기들 첨벙이는 소리.
말 그대로 온갖 생명들이 아우성치고 있었다.
그 경악할만한 광경에 네이저는 결심을 하나 했는데,
귀를 간지럽히는 것들을 조금은 '정숙하게' 만들기로 한 것이었다.
이는 지리한 시간을 즐기던 그에게는 꽤 큰 결심이었기로서니,
귀찮겠지만 필요한 일이리라, 네이저는 크게 숨을 들이켜며 자신을 설득했다.
이내, 살아 있는 것들을 '정숙하게' 바꾸는 일은 예고 없이 시작되었다.
그 모든 일들은 마치 집 청소를 하거나, 가구를 옮기는 따위의 일상처럼 행해졌다.
다만 예상치 못하게 그를 괴롭힌 것이 있었으니, '인간'이라는 부나방 같은 것들이었다.
이들은 시끄럽기로는 제일이거니와, 굉음을 내는 철 쪼가리들을 가져와 소중한 침묵을 어지럽혔다.
천계의 숲을 되찾겠다느니, 이 땅에서 물러나라는 따위의 말에 네이저는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었다.
결국, 그는 정말로 어쩔 수 없이 인간들을 보이는 족족 박멸하기 시작했다.
잔일을 하듯 그들하나하나를 소리없이 움직이는 암흑 정령으로 빚어냈다.
암흑 정령들은 네이저의 명에 따라 한때 동족이었던 것들을 다시 지금의 동족으로 바꾸었다.
그렇게 초인, 아니 초룡적인 노력-물론 네이저의 기준으로-끝에 드디어 인간들도 차분하게 누워있는 법을 배워가니,
네이저는 처음으로 자신이 힘들여 가꾼 이곳이 마음에 들었다.
"어째서... 이런 짓을..."
인간 하나가 파르르 떤다.
작은 단말마에 네이저는 혀를 찼다.
힘들게 가꾸어 놓은 숲을 왜 이리도 싫어하는지, 그 불합리함에 오히려 묻고 싶었다.
500년 동안 인간들은 쉬지 않고 떠들어댔고, 이제야 겨우 고요를 즐길 수 있게 된 참이니.
네이저는 투덜대며 볼륨을 끄듯 인간의 머리를 발로 짓이기기 시작했다.
부나방 같은 것들.
그저 달려들 뿐인 것들.
영원한 불꽃?
그러나 여기 어디 빛이 있으며, 뛰어들 불이 있느냐.
쓸데없이 정열적인 것들.
이곳은 암흑의 땅이고, 곧 죽음의 숲이야.
한 줌의 정열조차 허용되지 않는 온전한 밤이야.
침묵만이 가득한, 나의 소중한...
그 발아래서, 천계의 땅은 애도하듯 묵묵히 한 병사의 피를 삼켜낼 뿐이었다.
진룡 이트레녹
쿠웅-
메마른 대지에 진동이 울려 퍼졌다.
잠깐 동안이나마 '병기'라고 불렸던 '고철'은 힘없이 무너져내렸고,
그렇게 이 황량한 사막에는 또 하나의 쓰레기가 늘었다.
고철 위에 올라탄 채 이트레녹은 머리를 사납게 헝클었다.
"재미없군."
이트레녹은 따로 자신의 영역을 두지 않았다.
자신에게 체통과 품위를 익힐 필요가 있다며 시답잖은 소릴 하는 녀석이 그분께 천계인들의 저택을 하사받을 때에도,
음침하기 짝이 없는 땅꼬마 녀석이 거대한 숲 하나를 통째로 집어삼킬 때에도,
자신의 충성심을 보이는 것이 삶의 전부인 녀석이 스스로 문지기를 자처할 때에도,
이트레녹은 그저 여기저기 방랑하며 강해 보이는 녀석에게 싸움을 걸어댈 뿐이었다.
이따금씩 그분의 명령을 위해 궁에 드나들긴 했지만, 명령들은 언제나 귀찮고 지루한 것들 뿐이었고,
이번에도 그러한 명령을 받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에 들은 명령만큼은 이트레녹의 가슴을 쿵쾅거리게 했다.
낯선 곳에서 온 자들이라니...! 그분께서 신경 쓸 정도의 존재라면 도대체 얼마나 강한 것일까.
만약 그들을 만난다면, 결코 쉽게 죽이지 않을 것이다.
분노라는 거친 감정이 이트레녹은 썩 나쁘지 않았다.
버러지 같은 것들이 감히 자신에게 모욕적인 말을 쏟아내는 것이 기분이 나쁘기도 하였지만
종국에 자신이 무력했음을 실감하고 절망하는 녀석들을 보고 있노라면 자신이 얼마나 강한지를 새삼 깨닫게 해주었고,
그때의 고양감은 마치 자신이 전능하다고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러니까, 자신의 흥미가 다할 때까지,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 힘을 다 내보일 수 있도록 세심하게 다룰 것이다.
전투가 길어져 그들이 지친다면, 다시 힘을 낼 수 있도록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을 것이다.
인간이란 본디 그런 것에 분노하는 이해할 수 없는 종족이니까.
...라는 생각을 잠시 동안 했었다.
부푸는 마음을 안고 철의 무덤으로 달려왔건만, 보이는 건 고철과 고철이 될 예정인 것들뿐이었다.
이따금씩 같잖은 유기물들이 무언가를 열심히 쏴대는 것이 어렴풋이 느껴지긴 했지만
그마저도 이내 쓰러진 고철 밑에선 잠잠해졌다.
이제 '철의 무덤'을 '철의 바다'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고민이 들 때쯤이 되어서야
이트레녹은 신경조차 쓰지 않았던 유기물들 중에 강자가 숨어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기 시작했고
그마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헛된 바람임을 깨달았다.
기잉-
익숙한 기계의 기동음이 또다시 들려왔다.
아아... 저 녀석도 또 지루하기 짝이 없는 녀석이겠지.
이트레녹은 높이 도약했고, 이내 지축을 뒤흔들며 또 하나의 고철을 만들어냈다.
제발, 부디 여기로 오너라. 낯선 곳에서 온 자들아.
내가 기다린 만큼 너희는 날 즐겁게 해주어야 할 테니.
화룡 애쉬코어
"죽고 싶지 않아...!"
약한 놈은 죽어야 한다.
"사, 살려줘!"
약한 자신을 탓하며 사그라들거라.
수십의 천계인이 비명을 내지를 새도 없이 순식간에 재가 되어 사라졌다.
애쉬코어는 아직 꺼지지 않은 잔불을 바라보며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피, 재, 흙먼지가 모두 뒤섞인 채 맴도는 옅은 비릿함.
냄새는 바람이 불자 불씨와 함께 빠르게 흩어졌다.
그래. 이보다 더한 냄새를 질리도록 맡았던 기억이 난다.
애쉬코어는 새끼용 시절의 기억을 떠올렸다.
자신이 본 바칼은 모든 것을 찢어발기고 있었다.
건축물, 마계인, 심지어 같은 용족일지라도. 바칼은 말 그대로 눈앞의 모든 것을 깨부수고, 불태웠다.
누구라도 그의 비늘 끝 하나 건들 수 없었던 압도적인 모습...
그런 그를 동경했다. 애쉬코어는 그런 바칼의 강함을 동경했다.
약한 놈이 죽는 건 당연하다. 강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바칼의 발자국을 따라 천계에 도달한 그는 자신의 지론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사람을 죽였다. 이유는 단 하나. 나약해서였다.
동족이라 할지라도 거슬리는 놈들은 모두 찢어버렸다. 역시 이유는 단 하나. 나약해서였다.
그리고 강한 자만이 바칼 님의 곁에 당당히 설 수 있다.
지금, 자신의 강함이라면…
생각에 잠겼던 애쉬코어는 주먹을 까득, 소리가 날 정도로 쥐었다.
바칼 님의 눈에 들 수 있을까?
그의 그림자를 쫓아 힘만을 추구하며 달려왔지만, 알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정말 불쾌하기 짝이 없는 광경이로군요.”
"기분 나쁜 놈이 왔군."
들려오는 목소리에 애쉬코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꾸했다.
“느마우그… 내 영역을 뻔뻔하게 침범해놓고 할 말은 아닌 거 같은데?”
“이런, 이런. 전혀 악의는 없었습니다. 단지 전해드려야 할 말씀이 있어서.”
내용과는 다르게, 느마우그의 발언엔 기분이 나쁠 정도로 과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전할 말?”
“바칼 님께서 저희를 호출하셨습니다.”
“바칼 님께서?”
애쉬코어는 눈썹을 씰룩이며 황급히 뒤를 돌아봤다.
주변을 바라보며 혐오스럽다는 표정을 짓던 느마우그는 애쉬코어와 눈이 마주치자 애써 작위적인 미소를 지었다.
“네. 저희에게 특별히 하실 말씀이 있다는군요.”
애쉬코어는 다시 한번 주먹을 쥐었다.
그러나 이전과는 다른 감정이었다.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역시나... 바칼 님께선 나의 힘을 눈여겨 보시고 계셨다!
“후후후… 빨리 가자고. 바칼 님을 기다리시게 만들 순 없지!”
연합사령관 이리네
여성/불명
500년에 걸친 바칼의 폭정에 맞서, 블랙 로즈단을 이끌었던 최고 사제이자 천계 연합군의 사령관.
사람들을 이끄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천부적인 리더로, 그 능력을 인정받아 사령관으로 추대되었다.
이후 블랙 로즈단의 실질적인 지휘를 플로에게 맡겼고, 사령관으로서 귀족, 평민, 모든 천계인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의 역할을 하였다.
기록에 따르면, 기계 혁명 성공 후, 블랙 로즈단의 존재를 공식화했고, 최고 사제로서 플로를 황도의 제너럴로 임명했다고 전해진다.
스핏파이어 플로
남성/불명
500년에 걸친 바칼의 폭정에 맞서, 이리네의 뒤를 이어 블랙 로즈단을 이끌었던 지휘관.
일반적인 탄으로는 상대하기 힘든 용족들에 대항해 직접 여러 특수탄들을 개발한 인물이다.
전투 실력도 뛰어나, 작전 수행 후 꽃이 피듯 폭연이 새겨진 대지는 그가 왜 '전장의 검은 꽃'이자 최초의 스핏파이어라 불리는지 보여준다.
다소 가벼워보이는 말투와 성격은 상관인 이리네를 위해 꾸며낸 것인데, 이는 홀로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이리네에게 언제나 힘이 되어주었다.
기록에 따르면, 기계 혁명 성공 후, 이리네에 의해 황도의 제너럴로 임명되었으며, 이후 제너럴의 자리는 스핏파이어로 임명한다는 전통이 생기기도 했다.
사라 웨인
여성/불명
500년에 걸친 바칼의 폭정에 맞서, 귀족들 중 가장 적극적인 저항 활동을 펼쳤던 웨인가의 가주이자, 대가문 귀족들의 뜻을 모으던 인물.
한 사람을 귀하게 만드는 것은 혈통 따위가 아닌 고결한 정신이라는 믿음 하에,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다.
때문에 많은 귀족들이 용족에게 굴복하여 황도로 이동했을 때도, 흔들림 없이 천계 연합군 내의 귀족들을 이끌어 왔다.
기록에 따르면, 기계 혁명 성공 후, '웨인'이라는 이름과 정신은 그녀의 양녀에게로 이어지게 되었고, 이는 현재의 대가문, 웨인가의 시조가 된다.
로자 유르겐
여성/불명
500년에 걸친 바칼의 폭정에 맞서, 천계 연합군의 참모로서 모든 전투, 수색, 보급을 조치하며 기계 혁명을 완수한 철인.
연합군이 압도적 열세 속에서도 비등한 전투를 지속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녀의 존재가 있었다.
합리와 냉정을 인간으로 빚어낸 듯한 성격으로, 천계 연합군 병사들 또한 그녀를 믿고 있기에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목숨을 내던져가며 싸울 수 있었다.
기록에 따르면, 기계 혁명 성공 후, 개국 공신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고, '로자 유르겐'이라는 이름 하에 유르겐가를 명가문으로 만들어냈다고 한다.
주베닐
남성/불명
게이볼그 프로젝트의 실패 이후 쇠퇴한 이터널 플레임을 다시 일으킨 인물.
7인의 마이스터가 남긴 대바칼병기의 설계도를 이해하고 다시 제작에 착수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인물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터널 플레임의 내부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평가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터널 플레임의 수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역사에는 기록되지 않았다.
무기상 오스카
남성/불명
500년에 걸친 바칼의 폭정에 맞서, 천계 연합군의 보급품 조달을 도맡았던 무기상, '컴퍼니 도흐'의 수장.
프란츠 도흐의 자손으로, 컴퍼니 도흐를 가업으로 잇고 있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무기상이라는 점을 이용하여 암암리에 연합군에게 무기를 제공하고, 연합군 간의 소통창구이자 정보망이 되어주었다.
간혹 그의 털털한 모습만을 보고 판단하는 사람들도 많으나, 맡은 임무는 반드시 수행해내기에 실력이나 수완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
기록에 따르면, 기계 혁명 성공 후, 바뀐 평화의 시대에 맞춰 컴퍼니 도흐를 '더 컴퍼니'로 개명, 경호업체로 전환했고, 가장 뛰어난 자가 조직을 이끌도록 변혁했다고 한다.
임시 주둔지
500년 간 계속된 바칼의 압제 속에서 천계 연합군이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주둔지의 마련이었다.
과거 게이볼그 프로젝트 당시의 이터널 플레임은 요새를 만들기도 하였으나 그마저도 압도적인 바칼의 군세 앞에 결국 함락되었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연합군은 유르겐 가의 참모가 내놓은 책략에 따라 제각기 흩어져 숲으로, 동굴로, 지하로 숨어들었다.
그리고 바칼군은 더 이상 흩어진 천계 연합군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연합군만 알 수 있는 암호 체계를 통해 시시각각 바뀌는 주둔지의 위치는 누구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차원
모두 오래 기다렸어요. 다른 시간대의 천계로 향하는 좌표는 계산되었어요.
하지만 작은 문제가 생겼어요.
좌표가... 실시간으로 바뀌고 있어요.
좌표가 실시간으로 바뀐다니 그기 뭔 말이라예?
바하이트에서 미쉘 쿠리오와 대화하기
<퀘스트 완료>
저도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누군가 의도적으로 역사와 다르게 행동하고 있고, 이로 인해 왜곡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거예요.
카면 저짝 차원으로는 몬 들어가는거 아니라예?
날 뭘로 보는 거야? 이 베키 님이 나선다면 실시간으로 계산해서 이동하는 것 쯤은 문제도 아니지. 중간에 뭐라도 날아와 부딪히지만 않는다면.
네, 다행히도 아직은 베키의 연산이 좌표가 바뀌는 속도를 앞서고 있어요. 말씀드리려던 문제는... 지금까지의 왜곡은 우스울 정도의 왜곡이라는 거죠.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져 있을지 짐작조차 할 수 없어요.
뭐 하나 삐끗하면 절단나는 데가 차원의 폭풍인데... 마음 단디 무야겠는데예.
다행히도 시간대의 오차는 크지 않아 안정적인 계산이 가능했어요.
계산된 시간대는 천계인들이 모두 힘을 합쳐 시련에 맞서 승리를 쟁취해냈던 가장 큰 전란의 시대.
기계 혁명이 있었던 시기예요.
불시착
바칼의 압제 아래 오랜 시간 맞서 싸운 천계인들이 마침내 승리를 쟁취해낸 시간대군요.
네. 그리고 시간대를 토대로 짐작해 봤을 때, 자신의 행동만으로 이렇게 빠른 속도로 역사의 왜곡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자라면 저곳에 있는 건...
바칼, 그 노마가 있겠네예.
카면 벌써 시로코의 사념캉 만난 기가...
사도 바칼은 자신의 운명을 알고 힐더 님에게 처음으로 대항했던 자였습니다. 천계인을 스스로 성장시키고자 했고, 아라드에 세 마리의 용을 보내 시련을 주기도 했지요.
세 마리 용이라카면, 광룡 히스마, 사룡 스피라찌, 냉룡 스카사를 말씀하시는 거라예?
네, 그리고 그 모든 일들은 힐더 님의 계획을 비틀어버리기 위한 것. 그가 시로코의 사념을 만났다면 이를 이용해 무슨 변수를 만들어냈을지 짐작조차 하기 힘들군요.
그래서 안갈거냐?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하기
<퀘스트 완료>
후후, 그렇군. 네 말이 맞아, 베키. 다들 여기까지 와서 겁 먹고 도망칠 생각은 없잖아요?
하하, 얼라한테 한 방 묵어뿟데이.
얼라? 그거 내 욕한거지?
베키! 출발하자!
이상한데... 간다! 모두 꽉 잡아!
왜곡이 심해져 있으니 평소보다 더욱 많이 흔들릴 거예요. 꽉 잡아요!
어? 잠깐, 미쉘! 도와줘!
조난자
모험가여, 진실을 찾으려 하는가?
목소리...?
이럴수가... 공간 좌표가 계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안정해졌어. 대체 어떻게...
세상 온통 뻘겋데이. 이전 왜곡들캉은 차원이 다르다!
으... 뭐냐 이거!
...엄청난 마력이 느껴져요. 하지만 이건 힐더님과는 다른 마력이에요. 대체 누가?
...! 모두 조심하세요. 함선 전체에 마법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라예?
누군가가 저희를 움직이려 하고 있어요. 어서 조치를...
일단 뛰어 내리는 게 좋겠어요.
카니까 지금 저 짝으로... 뛰어내리란 깁니까? 이노메 천계는 우째된기 맨날...
그나마 베키 덕분에 마법에 휩쓸리지 않고 공간 좌표가 유지되고 있는 거예요. 베키의 부담을 덜어주려면 우리가 빨리 가야 해요.
으으... 빨리 가...!
부디 가까운 곳에서 만나길 빌어야겠군요.
모두 흩어지더라도, 천계 연합군에 합류해 다시 만나도록 해요. 이 시대의 주역은 그들이니까.
조심해 베키, 곧 다시 만나자.
돌아오면 소원 백 개는 들어줘야 할 거다!
지금이에요! 모두 뛰어요!
흩어진 일행을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기
대장, 정보가 새나간 거 아닙니까?
아니, 그럴리가 없다. 컴퍼니 도흐의 정보력이 틀렸을 리가 없어. 분명 놈이 돌아오려면 수일은 더 걸려야 했을 텐데...
로자 님의 작전이 실패할 리가 없지 않습니까? 대장의 작전도 아니고 말입니다.
애초에 우리 이터널 플레임은 대바칼병기를 지켜야 하지 않습니까?
혁명을 시작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이 곳 배신자의 저택을 점령하는 작전은 실패입니다.
느마우그의 함정에 빠져 저 저택에 갇힌 우리 천계 연합군과 함께 말입니다.
(...! 이들이 천계 연합군인건가.)
젠장, 우리가 이 불씨를 키우기 위해 무슨 희생을 치러왔는데!
많은 희생이 있었지. 결코 잊지 않았다.
...됐습니다. 죽을 판인데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여기까지 후퇴하면서 여러 대원이 희생했죠. 이번엔 절 밟고 가실 때입니다.
...그랬나.
그렇군. 부탁하지.
이 도마뱀 자식들아! 연합군은 승리한다! 불의 숨이 멎을 때가 왔다!
당신은...
우선 이 녀석들부터.
당신은 누구십니까?
(분명 천계 연합군에 합류하라고 했었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우선 안전한 곳으로.
젠장, 당신을 믿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여기 가만히 있어봤자 개죽음만 당하겠죠. 절 따라오십시오.
엄청난 실력을 가졌군.
다시 묻지. 너는 누구지?
...천계를 해방시키려는 자.
말하지 않겠다는 거로군.
어쩌면 대원들을...
대장?
나는 이터널 플레임의 대장, 주베닐이라고 한다. 하나 제안하지. 혹시 나를 도울 수 있겠나?
일을 도와준다면, 더 이상 묻지 않고 널 믿도록 하지.
대장, 무슨 일을 하려고...
이자의 힘이라면... 우릴 위해 미끼가 되었던 대원들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시 묻겠다. 날 돕겠나?
그렇게 하지.
너희들은 주둔지로 복귀해라.
현장의 상황을 이리네에게 설명하고 저택에 갇힌 자들을 구출하기 위한 작전이 필요하다고 일러둬라.
대장, 괜찮겠습니까?
걱정하지 마라.
...무사하십시오.
이제 출발하지.
이쪽으로.
...!
잠깐... 움직이지 마라.
...왜 하필 지금... 젠장...
패잔병인가요. 나머지 분들도 모두 근처에 있겠죠? 위치만 말해주시면 목숨은 살려드리죠.
웃기는 소리. 이곳엔 나 혼자 뿐이다. 이 번개도마뱀 자식아.
바칼 님께서 주신 저택에 침입한 것도 모자라, 그 건방진 말투까지, 연합군 분들은 정말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군요.
당신같은 자는 그저 벌레라고 봐도 무방하겠지요.
(오면... 안됩니다.)
......
도망치려고 하더니, 포기한건가요? 좋은 선택입니다. 절 귀찮게 했다간 더욱 고통스럽게 죽었을 테니.
느마우그 님?
사라 웨인, 여기까지 오셨군요.
여기 계셨군요. 바칼 님의 말씀을 듣자마자 갑자기 사라지셔서 한참 찾았습니다.
도대체 얼마만에 바칼 님께서 명령을 내려주신 건지 당신은 짐작도 못할 겁니다. 얼른 그 자들을 찾고 싶어 좀이 쑤셔서 말이지요.
저택의 연합군들까지 결계로 가둬두셨더군요.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벌레들처럼 기어들어와있더군요. 일이 마무리 되면 즉시 처리할 예정입니다.
일이라면... 바칼 님께서 말씀하신 '낯선 곳에서 온 자들' 말입니까?
(낯선 곳에서 온 자들...? 설마...!)
안 그래도 그 일 때문에 말씀드릴 것이 있어 왔습니다. 근처를 정찰하던 병사들이 수상한 자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어쩌면 바칼 님께서 말씀하셨던 자들일지도 모릅니다.
아쉽지만 지금은 바칼 님의 명령이 우선이겠죠.
(이미 알고 있었던 건가?)
......
<퀘스트 완료>
따라와라. 천계 연합군의 임시 주둔지로 돌아가지.
이제 나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 건가?
그러기로 약속했으니까. 그리고...
...고맙다. 대원의 죽음을 외면하지 않아줘서.
주베닐을 따라 임시 주둔지에서 연합군의 사령관을 만나기
상황은 앞서 도착한 이터널 플레임의 전투원들에게 들었습니다. 주베닐. 구하려 했던 대원들은...
아무래도 지키지 못한 것 같군요. 부디 좋은 곳에서 잠들길 기도하겠습니다.
여기 이분은?
연합군에 지원하겠다더군. 이자의 실력이라면, 분명 도움이 될거다.
실력이 좋다면 더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혁명은 시작되었으니까요.
이자가 없었다면 이터널 플레임의 대원들은 물론 나 역시 이미 죽었겠지. 신용은 내가 보증하겠다. 연합군의 큰 전력이 될 자다.
...주베닐이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믿어 보겠습니다.
소개가 늦어졌군요. 저는 천계 연합군의 사령관이자, 블랙 로즈단의 단장. 이리네라고 합니다.
이터널 플레임을 구해주셨다니, 연합군의 사령관으로서 감사를 표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보니 너는 뭐라고 불러야 하지?
...모험가.
'모험가'라... 시대에 맞지 않게 낭만적인 호칭이군요. 기억해두죠.
그나저나, 후속 작전은 어떻게 되었지?
모험가님 덕분에 돌아온 이터널 플레임 대원분들의 정보를 토대로, 플로에게 블랙 로즈단을 이끌고 현장을 파악해 줄 것을 지시했어요.
이제 돌아올 때가 되었는데...
아, 저기 오는군요.
작전 준비
이야,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새 얼굴이 보이네, 형씨는 누구지?
이터널 플레임을 비롯한 주베닐 님을 구하고 연합군에 합류한 모험가님입니다.
모험가? 하하하, 낙관적인 호칭이네. 맘에 들어.
나는 연합군의 사령관 이리네 님의 부관이자, 블랙 로즈단의 가장 검은 꽃이자 부단장, 플로라고 한다. 친하게 지내보자고!
플로, 그전에 할 말이 있을텐데.
네 생명의 은인이라며? 잠시 인사좀 한 거 가지고 야박하네.
플로. 혁명의 성패가 달려있다.
아아, 알았다고. 브리핑을 시작하지.
임시 주둔지에서 플로와 대화하기
<퀘스트 완료>
몇몇 용족 녀석들을 잡아 정보를 캐낸 결과, 새롭게 얻은 정보에 따르면 낯선 이들이 천계에 들어왔고, 바칼은 용인들을 불러 그들을 찾아내라 했다고 해.
그러고 보니 아까 느마우그도 낯선 곳에서 온 자들을 찾으러 가더군.
맞아. 느마우그가 우리가 예상했던 시간보다 빠르게 배신자의 저택에 도착하게 된 건 낯선 이들을 찾기 위해서인 것 같아.
결계 안에 갇혀있는 연합군들은 무사한가요?
다행히 느마우그는 낯선 이를 처리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그들을 처리하는 건 잠시 미룬 것 같습니다.
배신자의 저택 수복 작전은 천계의 배신자들을 향해 경종을 울리고 천계 연합군이 바칼에게 하는 선전포고나 다름없었습니다. 이대로라면, 병사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질 거예요.
구출과 수복을 동시에 하기 위한 작전이 필요하겠군요.
오물을 뒤집어쓴 영웅
참모인 로자가 자릴 비웠으니, 제가 곧장 작전을 수립하겠습니다.
주베닐, 모험가님과 함께 이터널 플레임을 이끌고 느마우그를 유인해주세요.
유인한다고 해서 우리에게 승산이 있진 않다는 것은 알고 있겠지?
만전의 느마우그라면 우리가 이기기 쉽지 않겠죠. 그래서 느마우그가 쳐놓은 결계를 이용할 겁니다.
플로, 블랙 로즈단을 이끌고 저택의 결계를 공격해주세요.
결계가 파괴된다면 가장 좋겠지만, 목표는 느마우그의 힘이 저택의 결계에 쏠리게 하는 것입니다.
공격당할수록 느마우그는 저택의 결계로 자신의 힘을 보낼 수밖에 없을 테니... 진퇴양난에 빠지도록 하려는 계획이군요.
네, 그렇다고 결계를 풀면 저택 안의 모든 연합군을 풀어주는 꼴이 되겠죠. 우리에겐 더할나위 없이 좋은 상황입니다.
저택에서 풀려난 연합군을 이끌고 주베닐과 모험가님에게 합세한다면, 전세를 뒤집을지도 모릅니다.
모험가님은 주베닐을 비롯한 이터널 플레임을 구해 복귀할 정도로 뛰어난 힘을 가졌다고 했죠. 느마우그와의 대치에서도 버텨줄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느마우그가 우리의 예상대로만 행동해준다면... 결국 모험가가 얼마나 버티느냐의 문제로군. 알겠다.
배신자의 저택에서 느마우그 저지하기
다시 올 줄 알고 있었습니다. 연합군 구출 작전이 시작되었나보군요.
지난 번, 주베닐과 함께 이곳에 숨어계셨죠.
역시 알고 있었나.
당신을 구하기 위해 취했던 행동은 아니니 착각하지 마세요.
단지 낯선 곳에서 왔다는 당신들에게 꽤 흥미가 생겨서 말이지요. 바칼 님도 당신들을 아주 오랫동안 기다리셨던 거 같더군요.
아주 오래전부터요. 바칼 님께서는 낯선 곳에서 누군가 자신을 찾아올 것이라고 알고 계셨지요.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천계에 왔다는 것을 느끼고 용인들에게 당신들을 찾으라 하셨습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하기 위해 이곳에 온 거죠? 이제 막 혁명의 불꽃이 피어오르려던 천계에?
(사라 웨인이라고 했던가? 도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지?)
대답하기 곤란한 모양이군요.
하지만 곧 알게 되겠죠. 당신들이 천계에 득이 될지 해가 될지.
이런... 어서 숨어요!
사라, 사라, 사라!
감히 날 속이고 다른 곳으로 유인하다니요.
윽...!
이, 이게 무슨...
주제넘게 행동하는 모습을 참아줄 수가 없군요. 사라, 당신이 파렴치한 행동을 하는 것을 제가 모를 줄 알았습니까?
이렇게 적나라하게 의도를 내비추니 더는 모른 척 해주기도 힘들어졌군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오직 바칼 님을 위해...
당신이 연합군 놈들의 정보원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 정도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바칼 님 앞에서 감히 가면을 쓸 생각을 한 용기가 가상해 지켜본 것 뿐.
뭐, 저택에 연합군들이 작전을 준비하던 모습을 볼 때, 꽤 당황하긴 했습니다만...
거기까지입니다. 오늘 이 자와 함께 연합군 모두를 짓밟아주지요.
물론, 바칼 궁에 있는 당신의 가족까지도.
재미있군요.
...지금 믿을 수 있는 건 당신 뿐인 모양이군요.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네요. 좋습니다. 실력을 보도록 하죠.
아무래도 제가 당신을 너무 얕잡아봤던 거 같군요.
저택에 펼쳐진 결계에 계속되고 있었던 공격... 양동 작전이라도 되는건가요?
좋습니다. 어디 저택의 연합군을 모두 몰고 와 보시죠. 모두 부질없음을 보여드리죠.
하지만 괜찮으시겠습니까?
저택의 결계가...!
이로써 제가 신경쓸 것은 아무것도 없게 되었군요.
당신을 철저하게 짓밟고 저택에서 나온 벌레들도 모두 짓이겨 드리지요.
<퀘스트 완료>
안돼...! 이럴 순 없어! 이따위 하찮은 놈들에게 내가...!
나의 힘은 이게 끝이 아니다! 나의 힘은...!
잠깐... 이건... 이 내가...! 내 힘에 삼켜진다고...!?
있을... 수... 없...
고귀한 척, 이성적인 척은 다하던 자가 이성을 잃고 스스로 자멸하는 결말이라니, 우습군요.
모험가! 역시 너였군. 절대 혼자 교전을 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주베닐, 봐. 이게 패배한 모습인가?
저택의 결계가 사라지면서 이상함을 느꼈지. 어찌되었든 작전대로 오긴 했다만... 이미 끝났을 줄은 상상도 못했어.
모험가, 정말 대단한 힘을 가졌잖아?
사라 씨, 오랜만에 보네! 잘 지냈어?
플로 님, 바칼의 궁을 제집처럼 드나드는 기분이 어떤지 아시나요?
사라, 언제나 고생이 많군. 느마우그를 유인해줬던 건... 고맙다.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에요.
치직... 주베닐, 들리십니까?
이리네? 무슨 일이지?
정찰대가 복귀했습니다. 승리하셨다더군요.
모두의 승리지. 그리고 이건 시작일 뿐이다. 알지 않나?
물론이죠. 그리고... 모험가님에게 손님이 찾아왔어요.
모험가에게?
자세한 이야기는 복귀해서 나누도록 하죠.
이리네 님의 말씀대로 우선, 주둔지로 복귀해 정비를 하는 것이 좋겠어.
사라 씨?
저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이제 정보원 역할은...
그건 우리들끼리의 이야기죠. 병사들에게 저는 배신자로 낙인찍혀 있는 이상, 당장 복귀한다해도 병사들의 사기만 떨어질겁니다.
하지만 그건 우리가 설명해준다면...!
그런 이유 뿐만이 아니에요. 연합군은 아직 바칼군 내부의 정보가 필요해요. 아직 저는 배신자여야만 합니다.
...네 뜻이 그렇다면, 막지 않겠다. 플로, 그만 가지.
주베닐, 이 정없는 자식!
제 뜻을 헤아려주어 고마워요, 주베닐. 저는 천계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당신. 모험가.
부디 연합군을 위해, 천계를 위해 힘써주세요.
물론.
좀 더 강한 녀석은 없나? 전혀 끓어오르질 못하잖아.
분명 이쪽에서 바칼 님이 말씀하시던 놈들의 기운이 느껴졌는데 말이야.
다들, 정신 바짝 차려. 대바칼병기의 완성을 눈 앞에 둔 지금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하필, 대장과 대원들이 자리를 비웠을 때...
우리가 이어온 이터널 플레임의 불씨가 이대로 꺼져버리는 건가...
더 이상 보여줄 게 없다면, 그냥 죽어라.
흥, 느마우그. 혼자 온갖 고귀한 척은 다 하더니, 놈들에게 죽어버렸나.
뭐, 내 알바는 아니지. 연합군에 그만큼 강한 녀석들이 있다는 건가, 재밌겠는 걸?
하이고마... 두야...
뭐꼬, 뭔일이고?
이곳은... 철의 무덤, 과거의 천계로군요.
아이리스 님, 익숙한 분위기가 딱봐도 용족 노마가 위협하고 있는 상황 같은데예.
저 자는 바칼을 지키는 네 명의 용인 중 하나, 이트레녹입니다.
바칼의 궁에 있어야 할 자들이 어째서...?
날 알고 있나? 난 너희를 처음 보는데.
그보다 너희들... 꽤나 강해보이잖아? 바칼 님이 말씀하신 게 이 놈들인가 보군.
...바칼?
...아이리스 님, 이노마 투기가 장난이 아입니다.
이트레녹은 소문난 싸움광이었습니다.
저 노마 뭔가 낌새가... 그냥 넘어갈 것 같지는 않은데예.
질릴 때까지 싸워보자고!
내 이럴줄 알았다.
다음 작전으로
난 어디에 있었냐고? 정신 차려보니 눈 많은 곳에 있어서 북쪽이라 예상했고, 거대한 저택 근처에 결계가 쳐져 있길래, 저쪽에서 뭔 일이 곧 일어나겠구나 하고 대기하고 있었지.
예상한 대로 연합군이 왔고 바로 합류. 기억하지? 뛰어내리기 전에 각자 어디로 가든 연합군에 합류하기로 약속했었잖아.
그나저나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뭐? 바칼이 우리가 온 걸 알고 있...
쉿.
미안. 네 마리 용인들을 시켜 우리를 찾으라고 했다니...
바칼이 우리가 올 것을 예측했다는 건 우리가 예상한대로 시로코의 사념이 바칼을 만난 게 맞을 것 같아.
이거 꽤 심각한데...아직 시란 님과 아이리스 님의 행방도 알 수 없으니...
아무래도 당분간은 천계 연합군을 도우며 상황을 지켜보는 게 좋겠어.
결국 기계혁명이 성공해야 왜곡된 차원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역사대로 흘러갈테니까.
그나저나 천계 연합군에 이터널 플레임이 함께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주베닐이라는 이름은 처음 들어.
저 주베닐이란 자에 대해 더 알아 볼 필요가 있겠어.
(역사에는 기록되지 않은 자라...)
임시 주둔지는 저쪽이야? 어서 가보자.
임시 주둔지에서 연합 사령관 이리네 만나기
<퀘스트 완료>
이리네. 알고 있겠지? 상황이 달라졌다. 느마우그가 죽은 이상... 어찌되었든 이제 혁명은 시작되어야해.
주베닐. 하지만 아직 대바칼병기가...
대바칼병기...?
대바칼병기라면 혹시 과거 7인의 마이스터가 만들었다던 게이볼그를 말하는 건가요?
게이볼그? 하. 그런 동화 속의 얘기를 믿고 있는 자가 있다니.
...그렇다면 당신이 말하는 대바칼병기는 뭐죠?
...설명해 줄 이유는 없다.
미쉘 님. 저희의 전력에 대해선 차차 설명드리겠습니다.
주베닐. 역시 대바칼병기의 완성은 아직...이겠죠.
그래. 아직이다.
시간이 필요하군요. 하지만 느마우그를 처치하면서 바칼에 대한 선전포고는 이제 막 시작된 상황...
예정했던 작전에서 틀어진 상태지만 본격적으로 용인들을 상대할 준비를 해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참모와 컴퍼니 도흐의 무기가 필요해요.
그 둘은 지금 어디 있지?
플로, 두 분의 위치는 확인되었나요?
...그게 문제가 생겼습니다.
죽음이 내린 땅
문제?
말씀하신 대로 로자와 오스카의 위치를 확인해 봤는데, 마지막으로 확인된 곳이 죽음의 숲 근처더군요.
죽음의 숲이라면 바칼의 네 명의 용인들 중 하나인 흑룡 네이저의 공간...!
네, 원래 네이저는 그곳에 없어야 하지만 만약 이번 느마우그의 경우처럼 문제가 생겼다면...
잠시만요. 지금 도대체 무슨 상황인 거죠?
아, 미쉘 씨. 천계 연합군의 참모인 로자 씨는 무기상 오스카 씨와 함께 컴퍼니 도흐로부터 혁명에 필요한 물자를 임시주둔지로 조달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어.
사라 씨가 주었던 정보와 로자 씨의 계산을 더해 조직적으로 행동한 거지. 하지만 만약 느마우그 때처럼 바칼의 명령으로 용인들의 움직임에 변수가 생겼다면 아마도 네이저는...
죽음의 숲에 있을 수도 있겠군요.
서둘러 그들을 주둔지로 복귀시켜야 합니다.
하지만 이미 약점을 알고 있던 느마우그와 달리, 네이저는 대책이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역시 이럴 때 로자 씨가 있어야 하는데...
로자를 무사히 복귀시킬 수 있다면, 대책은 어떻게든 그녀가 마련해줄 겁니다. 그들을 잃는 건 모두를 잃는 것과 같을 수 있어요.
모험가님, 아무래도 다시 한번 부탁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미쉘 님과 죽음의 숲으로 가 로자와 오스카의 복귀를 도와주십시오.
만약 두 사람에게 이미 문제가 생겼다면...
그렇다면 거기까지일 뿐이다.
...서둘러야겠군요.
네.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주베닐, 잠시 저와 얘기를...
모험가, 우린 출발하자.
죽음의 숲에서 연합군의 참모를 찾기
숲이라고 하기엔 온통 메마른 가지들뿐이네. 마치 숲 전체가 죽어버린 것 같아.
저건...!
방금 뭐였지? 눈동자...?
어째 점점 여기가 싫어지는 걸...
용족들이 저 정령들한테 일방적으로 학살 당하는 것 같잖아... 용족들을 대체 왜?
윽, 들켰다.
아무래도 조심하는 게 좋겠어. 모험가 네가 더 잘 느끼겠지만, 무언가가 우릴 계속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거든.
이런 곳이라면 로자와 오스카라는 사람들도 위험에 빠져있을지 몰라.
그들 또한 기계 혁명의 주역들이니만큼, 구해내지 못하면 왜곡이 더 심해지겠지. 서두르자.
<퀘스트 완료>
많은 곳을 돌아다녀 봤지만... 여긴 정말 손에 꼽게 음침한걸.
게다가 아무리 해치워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이 암흑 정령들...
처음엔 거리를 유지하더니, 안으로 들어온 지금은 아주 대놓고 적의를 드러내고 있어. 역시 네이저라는 용인이 이곳에...?
조심해 모험가, 상당히 많은 수가 몰려들고 있으니까.
물러나게!
하하하! 괜찮나? 행색을 보아하니 우리 부대의 일원은 아닌 것 같네만.
이곳은 위험한 곳일세. 봉변 당하지 말고 어서 나가시게!
봉변은 방금 당신의 총알에 당할 뻔...!
...아, 이미 들어온 이상 암흑 정령 녀석들이 막아서서 나가질 못한다는 걸 깜빡했구만! 나이가 드니 이게 문제로군. 하하하!
당신이 혹시...
우연히 들어왔다면 참 안됐구만 그래. 하지만 이미 들어온 것을 어쩌겠나, 안 그런가? 하하하!
...이봐요.
곤경에 처한 이들을 모른 체하는 것도 기사도라고 할 순 없지. 일단 우릴 따라오는게 어떻겠나!
그러니까 누구신지...
오스카 님. 아무래도 암흑 정령보단 오스카 님의 말솜씨가 이들을 곤경에 빠뜨린것 같이 보이는군요.
(서릿발같이 냉정한 눈빛... 분명 익숙한...)
당신들은... 이리네 님이 보낸 사람들이군요.
그걸 어떻게...
보이는 사실들에 합리적인 추론을 더하면 꽤나 많은 걸 알 수 있는 법이죠.
오스카 님의 총알을 어렵잖게 받아내는 모습. 죽음의 숲 근처에서 통신이 끊겼던 것. 예상치 못한 존재가 숲 안에 남아 있던 것.
우리쪽으로 지원을 보내야하는 상황이나, 지원이 올 여력은 없는 상황. 지원군이 온다면 아마 당신들처럼 낯선 모습이겠지요.
정확한 판단이야...
그렇다면... 당신이 연합군의 참모시겠군요.
말씀대로 추론하자면, 앞에 계신 분이 참모는 아닐테니까요.
후후. 간단하지만 명쾌한 추론이군요.
인사하지요. 로자 유르겐이라고 합니다. 연합군의 참모직을 맡고 있지요. 그리고 이쪽은...
하하! 오스카 도흐라고 하네! 컴퍼니 도흐라는 작은 무기상을 운영하고 있지. 지원군이라고 진작 설명을 해주지 그랬나!
그러니까 설명을 하기도 전에...
음?
아니, 아니에요. 아무튼 두 분을 만나게 되어서 다행이네요. 저는 미쉘이라고 해요. 이쪽은 모험가구요. 현재 상황을 좀 설명해 주시겠어요?
구차한 설명보단, 바로 필요한 이야기를 드리도록 하죠. 네이저는 이 곳에 있습니다.
역시... 그렇다면 얼른 돌아가야겠군요. 저희가 왔으니 어렵지 않게 돌아갈 수 있을 거에요.
아니오.
저희는 이 숲의 바깥이 아닌, 중심으로 향할 겁니다.
중심이라면... 네이저를 상대하겠다는 말씀이신가요?
반상 위에 있던 네 용인의 움직임이 틀어진게 확실해진 이상, 우리들 또한 유연하게 대응해야하겠죠. 그리고 그것이 저, 참모의 역할입니다.
느마우그가 쓰러진 이상, 이미 전쟁은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 이리네 님은 아마도...
묻겠습니다.
모험가님, 미쉘 님. 당신들의 힘을 제가 어느 정도로 가늠해야하며, 당신들을 제가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요?
갑자기 나타난 전력... 당신들은 적에겐 변수이되, 저에겐 상수여야 합니다.
만약 네이저라는 용인이 느마우그와 비슷한 전력이라면... 제가 아는 모험가라면 충분히 상대해낼 수 있어요.
역시 느마우그를 상대했던 건... 하지만 그것만으로 당신들을 믿을 순 없습니다.
알아요. 하지만 한 가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건...
저희는 천계를 배신하지 않아요.
어떻게 설명드릴 순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어떤 희생이 있었는지 모두 지켜봤으니까요.
마치 오래전부터 모든 것을 지켜본 것 처럼 말씀하시는군요.
네. 비록 지켜 볼 수밖에 없었고, 또 모든 것을 지켜본 것은 아니지만요.
이해하기 힘든 얘기만을 하시네요. 하지만...
(윽, 눈빛이 밑바닥까지 꿰뚫어보는 것 같은걸.)
(부러질지언정 굽히지 않는 눈빛... 유르겐의 이름은 이때부터 이어져 온건가.)
...후.
서로 이해하기 힘든 지점이 있음에도 믿는 것. 그것이 지금 저희에게 필요한 신뢰겠죠.
빈약한 근거에 매달리긴 싫지만, 아무리 계산해봐도 눈 앞의 동앗줄을 잡는 것 외엔 다른 수가 없군요.
저희도 로자 님의 판단을 믿을게요.
좋습니다. 그럼 안쪽으로 나아가도록 하죠.
그런데 방법은 있는건가요? 물론 생각없이 말하셨을리는 없겠지만...
제 판단이 맞다면, 방법은 아마 이곳으로 오고 있을겁니다. 어쩌면 이미 이곳에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방법이 오고 있다?
네. 그리고 그 방법은 아마... 결정적인 순간에서만 방법이 될 수 있겠죠.
저기, 잘 이해가...
거기까지 말씀드리기엔... 아직 이를지도 모릅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믿음을 건 만큼, 한번 저를 믿어주시죠.
결국 성패는 모험가님이 네이저를 얼마나 상대할 수 있을지에 달려있습니다. 자세한 건 안쪽으로 향하면서 얘기하도록 하죠.
하하!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로자의 말대로만 하면 문제없겠지!
...으. 둘다 다른 의미로 무서운 사람들이야.
죽음을 쫓아내는 불꽃
용인, 인간 할 것 없이 정말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네요.
네이저는 시끄러운 것, 자신을 귀찮게 하는 것을 가장 싫어합니다.
이곳을 지키는 하급 용족들도 네이저에겐 그저 귀찮고 시끄러운 것들에 지나지 않겠지요.
네이저에게 죽을 걸 알면서도 이곳을 지키고 있다니...
힘에 의한 지배. 그것이 용족들의 세상이고, 용족들의 법칙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불살라버리기 위해 앞으로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하! 로자 말이 맞네! 언젠가 우리의 후손들은 인간의 세상에서 사람답게 살아야하지 않겠나!
... 고마워요.
음?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요.
하하! 싱거운 아가씨로구만!
사방으로 암흑 정령들이 퍼져있어요. 여기가 숲의 중앙인가요?
모두 조심하세요. 이제 곧, 흑룡 네이저가 나타날 겁니다.
정말 귀찮은 녀석들이군. 그냥 암흑 정령 녀석들에게 유린당해 죽었으면 좋았을 것을...
꽤 강한 기운이 느껴지는 걸 보니 네놈인가? 천계 연합군 놈들과 같이 느마우그를 죽인 놈이.
그래. 그 정도는 되어야 바칼 님이 흥미를 가지실 만하지.
하지만, 난 관심 없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편히 쉬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느마우그랑 달리 우리를 찾지 않고 바로 자기 집으로 돌아온 모양이군. 쟤도 참 별종이네.
하하하! 로자, 자네 말대로 정말 음침한 녀석이구만 그래.
내가 가장 화가 나는 건 내 귀를 어지럽혀 잠을 깨웠다는 점이지.
응? 내가 잠을 깨웠나? 미안하게 됐군. 하하하!
...오스카 님.
음.
이것들이 그래도 귀찮게...!
이곳은 당신의 숲이 아닙니다.
당신이 딛는 땅, 숨쉬는 공기, 머무르는 어둠, 하나하나 모두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그 모든 것은 저희 천계의 것입니다.
그리고 저희는 그것을 주장하기 위해, 당신을 죽이겠습니다.
살려서 보내줄 때 알아서들 나갔으면 좋았을텐데... 굳이 일을 귀찮게 만드는걸 좋아하는 성격이구나?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는 것일 뿐.
그래. 그럼 그냥... 죽어.
후... 피곤하게 만드는군.
하하하! 아니면 이만 우리에게 죽어주는 건 어떤가? 영원히 잠들 수 있을 거 같은데. 푹 쉬고 좋지 않나?
지나치게 시끄러운 게 이트레녹이 좋아할 놈들이군. 차라리 철의 무덤으로 갔으면 서로에게 좋았을 것을.
죽을때까지 뛰어다니다가 죽어라.
철의 무덤이라면... 이터널 플레임 본부가...! 예상보다 빠르군요.
잠깐, 그곳에 대바칼병기가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늦었다. 이트레녹이 이미 그곳을 짓밟아두었을 것이고, 네놈들은 여기서 죽을 운명이니.
서둘러야겠군요. 저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는 듯 합니다.
흥, 비명조차 지르기 전에 모두 죽게 될 거다.
크윽... 장난은 이제 끝이다...!
하하하! 엄청난 박력이군!
네이저가 본격적으로 우리와 싸우려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가 제대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거겠죠. 앞으로 조금이면...!
크으...!
크으윽...! 순순히 죽어줄 것 같으냐, 버러지 같은 놈들아...!
윽, 움직일 수가...!
하...하...! 이건... 꽤 위험하군...!
(약간의 틈만 있다면...!)
로자 님!
놈은 붕괴되기 직전...! 방법...은 이미 도착했을 터...! 이제... 그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죽... 어라...!!!
꼴사납군.
거기까지다. 검은 도마뱀.
큭... 눈이...!!!
네 놈을 위해 가져온 특제 섬광탄이다.
가라. 시간을 오래 끌진 못 할거다...!
<퀘스트 완료>
젠... 장...
이 숲은 더 이상 당신의 것도, 죽음의 숲도 아닙니다.
주베닐 님...!
로자 님이 말씀하셨던 방법이란게...?
네. 이리네 님이 여러분들 뒤로 주베닐 님을 보냈을거라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까지 네이저를 몰아붙이지 않으면 주베닐 님은 나타나지 않으리란 것도.
흥.
위험한 선택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성공했군요. 모험가님 당신 덕분입니다.
어쩌면 제 계산보다 더...
하하! 결과만 좋으면 되지 않았나!
오? 그나저나 주베닐 자네는 언제 온건가!
......
......
......
그보다 주베닐 님. 네이저에 따르면 진룡 이트레녹이 철의 무덤으로 향한 것 같더군요.
이상이 있다면 주둔지에 분명 연락이 갔을 겁니다. 어서...
젠장, 대바칼병기가...!
......
저희도 복귀해서 서둘러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좋겠어요.
네. 아무래도 서두르는 게 좋겠네요.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죽음의 숲을 무사히 수복할 수 있었습니다.
모험가님이라고 했나요? 실력이 정말 확실하시더군요.
참모로서 많은 부탁을 드리게 될 것 같네요.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의문의 조력자
모두 무사히 돌아와 다행입니다. 덕분에 전투물품들이 무사히 조달되었습니다.
그보다 철의 무덤은 어떻게 되었지? 로자가 말하길 네이저에게서 이트레녹이 철의 무덤을 습격한다는 정보를 들었다더군. 다들 무사한건가?
워, 주베닐, 진정하라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 이트레녹이 철의 무덤을 습격한 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때 나타난 낯선 자들이 이트레녹을 막아주고 있다더군.
낯선 자들?
그래, 인상착의가 좀 신기하다고는 하던데, 검을 사용하는 남자와 이상한 마술을 부리는 여자라더군.
...!
(모험가,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람들 맞겠지?)
(...아마도.)
누군지 알 것 같아요. 그리고 제 예감이 맞다면... 우리 연합군에 꽤 도움이 될 분들이죠.
이트레녹을 상대로 지금까지 버텨주고 계시는 실력이라면 물론이겠지요.
이트레녹은 싸움을 계속 할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엄청난 싸움광입니다. 지칠 줄 모르고 계속 밀어붙이는 자이지요.
하하하! 그래서 이제부터 어떻게 할 건가? 지금 바로 철의 무덤으로 향하면 되는 건가?
철의 무덤을 사수하기 위해 많은 인원이 움직이면 분명 바칼 역시 이상함을 감지하고 용들을 보낼 겁니다. 잠시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임시 주둔지에서 로자 유르겐과 대화하기
<퀘스트 완료>
미쉘 님, 철의 무덤에서 싸우고 있는 자들은 미쉘 님이 아는 자들이 확실한가요? 명확해야만 합니다.
검을 쓰는 남자와 마술을 부리는 여자... 그리고 이상한 옷차림... 정보만 정확하다면, 아는 자들이라고 장담할 수 있어요.
좋습니다. 상황이 위급하기에 적은 병력으로 신속하게 철의 무덤에 도달, 철의 무덤을 탈환해야만 합니다.
최소한의 병력으로 최고의 효율을 내는 것이 관건이기에, 지금 싸워주고 있는 두 분을 작전에 포함시키겠습니다.
때문에 이들과 협동하여 무사히 전투를 끝내기 위해선 두분을 알고 있는 모험가님.
그리고 철의 무덤의 지리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대바칼병기의 전송 권한을 가졌으며 현장에서 가장 빠르게 판단내릴 수 있는 주베닐 님. 두 분께서 가주셔야 겠습니다.
비겁한 의지
알았다. 모험가, 출발할 준비는 됐나?
한 가지 더. 주베닐 님, 대바칼병기의 진척은 얼마나 되었죠?
배신자의 저택으로 향할 때 완성 단계였으니, 지금은 이미 완성되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시운행은 필요하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트레녹은 싸움광입니다. 하지만 이는 자신의 승리를 상정하기 때문일 뿐, 명예도 무엇도 없지요.
자신이 패배한다면 언제든 도망칠 준비가 되어있다는건가.
맞습니다. 하지만 다시 지금과 같은 위험을 둘 필요는 없겠죠.
...무슨 말인지 알았다.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겠군. 시도해보도록 하지.
주베닐과 함께 철의 무덤으로 가기
도착했다. 철의 무덤이라 이름 붙은 이유는 주변만 둘러봐도 알겠지.
이 녹슨 병기들은 아주 오랫동안 우리 천계인들과 용족들이 전투했던 흔적들이지. 그리고...
...고생많았다. 편히 쉬어라.
죽은 자를 장작으로 산 자는 더 큰 불꽃으로 일렁일테니...
그게 바로 이터널 플레임이다.
알고 있던 이터널 플레임과는... 사뭇 다르군.
나는 너처럼 강하지 못하다.
그저 기계들에 의지하며 싸우고, 동료들의 죽음을 방관하고 뒤로한 채 도망쳐 하루하루 삶을 이어나가는 버러지에 불과하지.
한심하다는 표정이군. 나에게서 명예를 지키는 고고한 투사라도 기대했나?
그럴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그랬다면 우리의 불꽃은 진작에 용들의 발 아래 사그라들었을거다.
도망치는 것은 패배가 아니다. 누군가 살아남아 의지를 이어주는 한은 말이다.
그렇게 살아남고 살아남아, 최후의 승리를 희생된 자들에게 안겨주어야만 한다.
나에겐 어떻게든 죽은 자의 의지까지 짊어지고 나아갈 의무와 그들이 염원했던 저항의 불꽃을 키울 사명이 있다.
그리고 그게... 배신자의 핏줄이 속죄할 수 있는 유일한...
배신자의 핏줄?
아니, 아니다. 잠깐 감상에 빠졌군.
놈이 날뛰고 있는 건가... 여기까지 땅이 울리다니...
사족이 길었군. 지금은 이런 시간마저도 사치니까. 어서 가지.
(분명 방식은 다르지만 7인의 마이스터... 그리고 스타크... 그들의 의지는 이어지고 있다는 건가.)
<퀘스트 완료>
이터널 플레임의 은신처는 이쪽이다.
하지만 이상하군. 바칼군이 이정도로 깔려 있는데 이트레녹은 보이질 않...
아이고... 죽겄다. 어디까지 날려버린기고?
모험가야, 여기있었나? 미쉘 님은 어디간기고? 그리고 옆에는...
아는 자인가?
아니, 지금은 이럴 때가 아니지, 저기 아무리 싸워도 지칠 줄 모르는 녀석이 있다.
연합군이 위험해보여가 일단 저쪽으로 유인을 했다만... 빨리 전투에 합류하지 않으면 아이리스 님이 위험할지도 모른다.
이트레녹과 싸우고 있었다던 게 너희들이었나.
우예 알았습니까? 뭔 상황인가는 잘 모르겠지만 이노마좀 빌려가도 되겠습니까?
물론. 상황이 급박하니 자세한 설명은 모험가에게 들어주었음 한다.
모험가, 작전대로 나는 은신처로 향하겠다. 이트레녹을 부탁하지.
계속해서 진행 사항을 무전할테니... 잘 버텨주도록.
...초면에 알 수 없는 지 할말만 하고 가는 기 꼭 누가 생각난다 안카나.
아, 이럴 때가 아이다. 이쪽이데이!
퍼뜩 온나! 아이리스 님이 위험하다카이!
아이리스 님!
고마 얼마나 무식하게 멀리 날려보냈는지 좀 늦었어예. 몸은 괜찮은거라예?
네, 그보다 모험가님? 드디어 만나게 되었군요.
마침 날아간 곳에 누가 갖다논 마냥 떡하니 서있었다 아입니까. 벌써 미쉘 님캉 연합군에 합류해가 작전을 수행중이라 하데예.
그나저나, 놈은 어딘깁니까.
이제 옵니다.
재밌구나! 재밌어! 조금만 힘줘도 툭툭 쓰러져 나가던 녀석들보단 훨씬 재밌어! 아직 더 싸울 수 있겠지?
모험가야, 니 보다시피 좀 바쁜 상황이었데이. 손 좀 빌려줄 수 있겠나?
응? 하나 더 늘어난 건가? 그래, 이 녀석들론 뭔가 부족하던 참이었다!
네놈, 엄청 강한 녀석이군. 한눈에 봐도 알 수 있겠어!
그래, 바칼 님께서 말씀하신 그 자가 저 녀석들이 아니라 바로 너로구나!
느마우그와 네이저도 네가 처치했나? 하하하! 얼마나 강할까! 벌써부터 기대되는군!
(소문대로 싸움광이군.)
모험가, 들리나? 주베닐이다. 대바칼병기와 이터널 플레임은 무사하다. 주둔지로 대바칼병기를 전송하겠다.
대바칼병기라꼬? 게이볼그 말고 그런 기 또 있었나?
덤벼라! 날 즐겁게 해달라고!
이바구는 좀따 해야겠데이.
단숨에 지하로... 놀라운 힘이군.
저노마를 여까지 몰아붙인 기가? 히야, 역시 대단테이.
이트레녹, 꼴 좋구나.
크큭... 패배할 줄은... 재밌었다...!
또 만난다면 다시 싸워보자고!
도망치려는 건가...!
쏴라.
로자의 말대로군. 네놈이라면 그럴 줄 알았다.
대바칼병기의 성능 테스트는 이걸로 대신하지. 마침내 완성되었군.
(이트레녹을 단번에... 대바칼병기의 위력인가.)
도망치다 죽는 꼴이라니, 딱 네놈에게 어울리는 최후다. 이트레녹.
크윽... 이건... 네놈들... 이런 걸 숨겨놨었...
<퀘스트 완료>
수고했다. 대바칼병기의 시운행도 성공적이군. 이리네가 좋아하겠어. 모험가, 네가 없다면 성공하지 못했을거다.
시란과 아이리스라고 했나. 대원들이 당신들의 도움을 받았다더군. 대원들을 구해주어 정말 고맙다.
딱 봐도 용족 같이 생긴 노마가 사람을 죽일라 덤비는데 우예 가만히 있겠어예.
둘 다 미쉘과 모험가의 일행이라지? 함께 복귀하도록 하지.
모험가님에겐 상황 설명부터 들어야겠군요.
천계 연합 사령관
...그런 일들이 있었군요. 이트레녹이 우리를 보고 바칼을 언급한 것도 같은 연유였겠네요.
바칼이 역사와 다른 행동을 취한 것이 우리 때문이라니...
왜곡이 일어나서 온 곳인데 우리로 인해 왜곡이 시작되었다니, 이건 아무래도 뭐가 말이 안 맞는데예.
마치 우리가 오길 기다렸다는 듯한 행동들... 우리가 왜곡을 발견한 건 얼마되지 않았지만, 시로코의 사념이 바칼과 만난 건 매우 오래 전의 일일지도 모릅니다.
카면 이제부턴 우째야되는 깁니까.
우선 주둔지로 가 미쉘 님과 함께 이야기를 해보는 게 좋겠습니다.
임시 주둔지에서 연합 사령관 이리네와 대화하기
<퀘스트 완료>
역시 예상한대로 이트레녹을 상대하고 있던 건 시란 님과 아이리스 님이었군요.
천계 연합군의 위기를 저희가 만들어냈다니...
저도 더 알아낸 정보는 없습니다. 다만...
뭐, 짚이는 거라도 있는 깁니까?
주둔지에 머물면서 천계 연합군의 전력을 살펴봤는데, 기존의 역사보다 군의 규모가 훨씬 크더군요.
규모가 크면 혁명은 성공하기 더 좋은 거 아니라예?
준비한 병사들을 봤을 때, 그만큼 상대도 더 강해졌다는 이야기겠죠.
왜곡된 차원과 관련이 있을 수 있겠어요.
다행인 건, 왜곡된 역사 속에서도 주역들의 의지는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아, 저기 이리네 님이 오시네요.
여러분들 모두 여기 계셨군요. 시란 님과 아이리스 님 맞으신가요? 대바칼병기를 지켜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 왔습니다.
저는 블랙 로즈단의 단장이자 천계 연합군의 사령관 이리네라고 합니다.
네, 잘 부탁드립니다. 이제 연합군은 어떻게 움직일 예정인가요?
덕분에 모든 것이 준비되었습니다. 흩어졌던 연합군이 모두 모였고, 대바칼병기도 무사히 지켜냈죠. 이제 혁명의 불꽃을 쏘아올릴 때 입니다.
꺼지지 않은 불꽃
모두 모였군요.
마침내 때가 왔습니다.
오랜 세월, 500년에 걸친 바칼의 폭정을 마침내 끝낼 때가 왔습니다.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연합군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귀족과 평민이 있으며,
남성과 여성이 있으며,
어른과 아이가 있으며,
출신 성분마저 불분명한 자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천계 연합군이라는 이름으로 하나 되어 지금 이 자리에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천계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가 지킬 가족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가 빼앗긴 땅의 통한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렇기에 우리는, 결연하게 적진에 들어갈 것입니다.
형제들이여, 저는 여러분 모두를 무사히 복귀시키겠다고 약속할 순 없습니다.
어쩌면 여기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죽게 될지도 모릅니다.
자매들이여, 우리는 패배할지도 모릅니다.
여러 선조들이 실패해왔듯이, 우리 역시 실패자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잊지 마십시오.
실패한 선조의 의지를 이은 우리가 있듯이,
실패한 우리를 딛고 일어날 후손이 있을 겁니다.
우리는 눈앞에 펼쳐질 전장에서 죽을지언정,
우리의 마음은,
의지는,
불꽃은!
결코 꺼지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기계로 빚어낸 혁명의 불씨는 이제 걷잡을 수 없을 테니,
불의 숨이 멎을 때가 왔다.
<퀘스트 완료>
하하하! 역시 이리네로군! 부대의 사기가 하늘을 찌르는 것 같아!
용의 입 속으로
작전에서 사기는 매우 중요합니다. 이 기세를 몰아 용의 정원을 돌파해야만 해요.
용의 정원?
바칼의 궁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곳이지.
하지만 문제가 있어. 정찰 부대가 용의 정원의 지열 때문에 열추적장치들이 오작동을 일으키는 걸 확인했지.
지금처럼 연합군 전체가 용의 정원으로 향했다간, 서로의 상황도 모른 채 모두 타죽고 말 거야.
그 지열은 애쉬코어로 인한 것입니다.
스스로 수문장 역할을 자처할 정도로 바칼을 향한 충성심이 가장 뛰어난 녀석이죠.
모든 용인이 움직일 때에도, 아마 화룡의 애쉬코어, 그 녀석은 용의 정원을 지켰습니다.
놈이 가장 위험한 이유는 철조차 녹이는 화염도, 다른 세 용인 못지 않은 힘도 아닙니다.
바칼을 향한 충성심. 단 하나 때문이죠. 자신의 강함에 취해 방심한 녀석들과는 달리, 애쉬코어는 바칼의 명령을 수행한다는 확고하고도 명백한 사명으로 무엇이든 할 녀석입니다.
그의 화염은 바칼과의 전투를 시작하기도 전에 수많은 사상자를 낼 수 있어요.
피할 수 있는 위험은 피하는 것이 좋겠죠. 우리는 애쉬코어를 피해 바칼의 궁으로 진입할 겁니다.
이를 위해 정찰과 동시에 산재해있는 바칼군을 처리하고 길을 뚫어낼 소수 정예의 인원이 필요합니다.
그 어느때보다 위험한 작전이 될 겁니다. 작전 중 통신조차 불가능할테니까요. 통신없이도 손발을 맞출 수 있을 정도의 정예.
블랙 로즈단의 일이군요.
음, 잠깐. 지열의 방해를 받는 곳에서의 전투라면 관련 정보를 가지고 있어요.
...!
후후, 안톤과의 전투 당시 있었던 기록을 보아두길 잘했어.
해당 지역에서 지열의 정보만 수집할 수 있다면, 통신이 가능하도록 장비를 손볼 수 있을 거예요.
그렇다면 블랙 로즈단과 미쉘 님, 그리고 미쉘 님을 보호할 모험가님을 이번 작전의 구성원으로 하겠습니다.
미쉘 님의 통신 장비가 준비되면 곧장 연락을 취하도록 하죠.
좋아, 모험가. 실력 좀 보자고.
블랙 로즈단과 함께 용의 정원으로 향하기
여기가 용의 정원이다. 예전에는 할트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지만... 나무가 모두 불타버린 후에는 용의 정원이라고 불리고 있지.
여기가... 할트산? 너무 척박하군요.
애쉬코어가 모든 걸 불태워버렸으니까요. 이 대륙을 바칼에게서 해방시키고 나면... 이 저주 받은 땅을 다시 초록으로 우거지게 만들겁니다. 반드시.
...네, 분명 그렇게 될 거예요.
마치 제 삼자인 것처럼 말씀하시는군요. 우리 모두가 해낼 일이죠.
휘유, 그나저나 정말 뜨거운 곳이군. 미쉘 씨, 지열 측정은 무리없겠지?
네, 상정 범위 내의 열기예요. 하지만 부근을 돌며 전체적인 지열을 확인해야 해요.
시간이 관건인만큼, 이쯤에서 나누어져 동시에 작전을 수행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통신이 되지 않은 채로 흩어지는 건 꽤나 위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일어난 모든 일들은 기행의 연속이었어요. 이 이상 바랄 수는 없는 일이죠. 다소 위험을 감수해야만 할 때입니다.
시작하죠. 부디 무사히 복귀하길.
좋아, 저들이 위험에 빠지지 않으려면 우리도 서둘러 지열을 측정해야겠지. 출발하자.
<퀘스트 완료>
좋아, 이 지열 값을 이용해서 이렇게 하면...
여기는 미쉘, 통신 상태를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들리나요?
...쉘! 여기... 플.. ...리나?!
플로 님? 들리세요?
...쉘! 미쉘!
플로 님?
...기는 플로! 듣고 있나!? 애쉬코어가 나타났다! 놈은 모두 알고 있었어! 젠장, 지원이 필요하다!
모험가? 왔구나. 으윽...
윽... 부끄럽지만 놈에게 당해버렸다.
그는 모든 걸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지요.
하지만 놈은 우리에게 관심이 없더군. 우리를 무시하고 이 지역에 산개, 엄폐한 블랙 로즈단원들을 미친 도마뱀마냥 찾아다니며 학살하고 있어.
젠장...! 이대로면 블랙 로즈단 전원이 전멸할 거야. 어떻게든 놈의 주의를 끌어야...!
오호! 드디어 왔구나! 벌레들을 가지고 노는 것도 슬슬 질릴 참이었어!
네놈들이 바칼 님께서 말씀하신 자들인가? 생각보다도 더 한심해 보이는구나!
애쉬코어...!
하하, 너희 두 놈은 미끼로서 역할을 잘 수행해주었다. 그래. 답례로 고통을 느낄 틈도 없이 단숨에 태워주지. 어떤가?
미안하지만, 거절하지. 성깔 더러운 빗자루 도마뱀.
쓰레기가! 감히 내 말에 토를 달아?
뭐, 어찌되었든 네놈들을 처리한다면 바칼 님의 신임을 더욱 확고히 받을 수 있겠지!
아뇨, 이 전투가 끝나면 당신은 그 신임을 잃고 추락할 겁니다. 당신의 화염은 천계 혁명의 봉화가 될 테니까요.
흥, 너희의 손에 형제들이 쓰러져갈 때도 나는 움직이지 않았지. 무슨 이유일 거 같나?
인간 주제에 감히 용을 죽일 수 있을 거라 생각 못 한, 용족 특유의 오만함과 독선 때문이겠지요.
멍청한 녀석들... 그게 아니다!
나는 이 땅을 밟기 전부터 바칼 님과 함께 했었지.
내가 어떠한 장소에 있는지, 나에게 어떠한 사건이 벌어지는지는 상관없다. 나에게는 바칼 님의 안위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나약한 형제들과는 다르게 나는 마음가짐이 다르다! 바칼 님을 위해서, 나의 화염은 결코 꺼지지 않는다!
우리의 불꽃 역시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영원의 불꽃입니다. 당신의 나약한 콧바람에 결코 꺼질 생각은 없어요.
블랙 로즈단의 복수를 위해서라도... 네놈은 반드시 지옥으로 데려가 주지.
후후... 곧 그 잘난 입마저도 잿더미로 만들어주마!
이제부터 제대로 시작해보자고!
<퀘스트 완료>
하하, 꽤나 위험했습니다. 까딱하면 유언 하나 남기지 못하고 갈 뻔했군요.
슬슬 마무리를 할까요. 저 나쁜 자식을 빨리 해치워 버리죠.
더 이상 저항할 힘은 없는 것 같군. 마지막을 위해 준비해뒀지. 잘가라.
네놈들을 모두 불태울 때까지... 나는... 나는 죽지 않는다!
젠장... 끝까지 말썽이구먼!
바칼 님께서... 나를 보고 계신다!!!
이대로... 이대로 쓰러질 수 없어!!!
그대의 헛된 충성심 따위보단, 천계인들의 자유를 향한 열망이 훨씬 더 뜨겁고 강합니다.
이번 전투에서 전사한 모든 이들을 위해...
지지직... 아, 아아, 들리나? 놈을 해치운 것 같더군. 통신에 이상은 없나?
잘 들려요.
불의 숨이 멎을 때가 왔다
이제 본격적으로 바칼의 궁을 공략해야겠죠. 연합군이 모두 도착하고, 작전 준비가 끝나는대로 진입이 시작될 겁니다.
많은 천계인들이 꿈꿔 온 순간을 우리가 반드시 이루어낼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모험가님에겐 감사의 인사를 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이후의 작전에서도 당신의 활약을 기대하겠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적은 바칼이겠군요.
플로, 사라에게서 온 궁 내부의 정보가 있나요?
사라의 정보에 의하면 오랜 시간 잠들어 있었던 세 마리의 용이 모두 깨어났다고 합니다. 뭐, 다들 예상했겠지만.
당연한 일입니다. 지금의 상황에서 바칼이 바보가 아닌 이상 세 마리의 용을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겠죠.
잠시만요, 방금 뭐라고 하셨죠? 세 마리의 용이라뇨?
바칼의 궁을 지키는 세 마리의 용을 말한 겁니다. 광룡 히스마, 사룡 스피라찌, 냉룡 스카사라고 불리는 용들이죠.
그 용들이 모두 저 바칼의 궁 안에 있다고요?
무슨 문제가 있나요?
아, 아닙니다. 어서 다음 작전을 준비해야겠군요.
원래 역사대로라면 아라드로 갔어야 하는 용들이... 모험가, 아무래도 다같이 얘기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잠깐 모이자.
임시 주둔지에서 미쉘을 따라가 대화하기
<NEXT>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