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의 여신 베누스

...현재에 이르러서, 사람들과 가장 가까운 신이 누구냐 묻는다면 '기억과 안개의 신'을 이야기할 것이다.
풍부한 마력을 지닌 안개는 사람들과 가장 밀접하게 작용하는, 선물과도 같은 것이니까.
하지만 시간을 조금 거슬러 올라가면, 그보다 먼저 사람들과 가까이했던 신이 있었다고 한다.
그것을 가장 잘 말해주는 문구는 아래와 같다.

그 신은 가장 화려한 신이었으며, 또한 가장 수수한 신이었다.
그 신은 가장 친근한 신이었으며, 또한 가장 낯선 신이었다.
그 신은 가장 관대한 신이었으며, 또한 가장 엄격한 신이었다.

사람이 가진 모든 면을 이해하며 받아들였고, 그것을 아름다움이라 칭하던 신이라고 했다.
그런 신을 미워하는 이는 단 하나도 없었고, 그 신도 사람들을 모두 신뢰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 신을 '진실과 미의 여신' 이라 불렀다.

(중략)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두 신은 한때에 함께 머무르지 못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 여신의 이름은 점점 퇴락하기 시작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끝내 진실을 고하는 이들에게 저주를 내리는 악신으로 변모했다고 한다.

현재에 남겨진 기록 대부분은 바로 그 악신으로 변모한 후 일으킨 사건뿐이다.
저자를 알 수 없는, 이 오래된 문헌에서 언급된 모습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제대로 된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아니, 진실을 고하는 이들에게 저주를 내렸다고 했으니, 남길 수 없었던 것일 수도 있겠다.

만약 오랫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그 여신이 다시 나타난다면, 우리는 그 신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아니, 그 신은 우리를 어떻게 대할까?

고대 유적 전문 여행가 네아(Nea)의 기행문
진실을 말하지 못한 자들 중에서 발췌.


미의 여신 베누스
나의 소중한 나르시스.
그렇게 무서워하지 말거라.
이런, 역시 나를 원망하는구나. 
그래. 너의 작은 머리로는 그럴 수 있지.

세상을 온전히 바라보는 존재는 없더구나.
너희들은 언제나 유리한 방향으로 진실을 왜곡하곤 하지.
그리고 결국 처음 시작이 무엇이었는지도 잊은 채로
자신조차 불사를 욕심 속으로 거리낌 없이 몸을 던지곤 한단다.

네가 사랑한 요정은, 감히 나의 것을 넘보았지.
나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눈감아 주었단다.
그 욕심 많은 난쟁이의 왕이 직접 고하기 전까지는 말이야.
결국 나는 은총을 내릴 수밖에 없었단다.

너희가 영웅이라 불렀던 기사는 내가 내린 과업을 모두 완수했었지.
나는 아직도 그런 존재가 있다는 것에 깊이 감명받았단다.
자신들의 저주를 풀어줄 영웅을 시기한 동료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야.
결국 나는 그와의 약속을 지켜줄 수 없었단다.

그래. 너는 인정하기 싫겠지만
나는 언제나 너를 소중히 여기었고, 지금도 너를 해칠 생각이 없단다.
너의 연인도, 너의 영웅도 소중히 여겨줄 수 있었단다.
하지만 너희의 욕심은 결국 내 생각을 바꾸고 말지.

너의 연인은 난쟁이의 왕이 죽인 것이나 다름없고,
너의 영웅은 자신의 동료에게 배신 당해 목숨을 잃었지.
나의 소중한 나르시스.
너는 결국 누구에게 죽을 것 같니?


자신이 넘치는 루디스
베누스 님은 너무 다 받아줘서 문제였어!
미의 기준은 기본적으로 아름다움이야.
아름다움은, 설명할 필요도 없이 예쁘고, 깔끔하고, 가지고 싶은 것들을 말하지.
베누스 님의 나르시스를 봐봐. 저 소박한 모습 안에서도, 모든 것을 갖췄잖아!

그러니까 네가 가졌을 뿐인 것을 아름다움이라고 포장하지 마.
그저 네가 버릴 수 없을 뿐인 것을 아름다움이라고 포장하지 마!
그렇게 흔해서 별 볼 일 없는 건 아름다움이 아니야.
아름다움은,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거니까!

"네가 가진 건 아름다움이 아니라고!"

그러니까 다 너희 때문이야!
자격도 안 되는 것들이, 감히 아름다움을 따르겠다고 멋대로 나대는 바람에
베누스 님의 나르시스가 사라지고 말았잖아!
가여운 베누스 님. 하지만 걱정하지 말아요. 베누스 님의 아름다움은 그대로이니까.

아아. 내가 가진 이 가위로 옷감을 재단하는 것처럼,
너희들을 모두 재단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더럽고 불결한 것들은 모두 가차 없이 잘라 내버리고
진정으로 아름다운 것들만 곁에 둔다면, 베누스 님은 영원히 빛날 수 있을 텐데!


자조하는 세레이나
아름다움이시여.

당신은 나의 은총이자 저주.
본래의 모습은 가려진 광기의 휘광만이 가득하지만
저는 여전히 당신을 보고 있습니다.

묻지 않겠나이다.
당신이 왜 그렇게 변하였는지
당신이 왜 그 빛 속에 숨어들었는지

따지지 않겠나이다.
부드럽게 쓰다듬던 손길로 나를 움켜쥐어도
따스하게 감싸주던 말투로 나를 윽박질러도

떠나지 않겠나이다.
한때 완벽하던 당신의 모습은
여전히 저의 눈에 아로새겨져 있음에

당신의 손끝에서 부드러이 하늘거리던 비단과 같은 머리칼이
이제 피를 머금고, 축 처진 시체처럼 걸쳐졌다해도
그럼에도 저는 의심하지 않겠나이다.

아름다움이시여.

당신은 나의 저주이자 은총.
광기의 휘광만이 가득해 가려진 본래의 모습이지만
저는 여전히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베히모스 추적


모험가님! 베히모스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어요. 이제 시간이 많지 않군요.
지금 바로 테아스 님에게 가는게 좋겠어요.



베히모스의 등 위로 향할 준비를 마친 후 테아스와 대화하기



<퀘스트 완료>
아! 모험가. 마침 준비가 끝났는데, 딱 맞춰서 왔군.



돌아온 미의 여신


베히모스는 이내 방향으로 돌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저 정도 크기의 베히모스가 이내에 충돌이라도 한다면, 피해가 엄청날 거야.
사냥꾼들이 절명의 길도 계속 조사하는 것 같던데, 카메린 님은 여전히 찾지 못했나요?
베히모스가 나타났던 장소를 계속 수색했지만 카메린을 찾지 못했어. 베히모스에 휩쓸린 건 분명한 것 같아.
카메린을 구출하고, 베히모스를 멈추려면 우선 저 베히모스를 따라잡아야 해!



미의 여신 베누스의 신전을 탐색하기



베히모스에 휩쓸렸으니 베히모스라는 것은 확실한데, 이 건물은 도대체 뭐지?
이곳은 설마 기록으로만 남은 미의 여신전? 하지만 미의 여신은 사라진지 오래되었다고 들었는데?
(라르고는 분명 때가 되었다고 했어. 그건 단순히 베히모스를 말한 게 아닐 거야.)
(죽음의 여신전에서는 죽음의 신인 우시르를, 청연에서는 안개의 신인 무를 노렸으니까 미의 여신인 베누스도 노릴 가능성이 있어.)
(만약 이미 타락한 신이라고 불리던 베누스가 그들과 손을 잡기라도 한다면...)
뭐야, 피했어? 평범하게 생겨서는 꽤 하잖아?
너희들은?
나는 이 세상에서 미의 여신 베누스 님 다음으로 아름다운 루디스 님이다!
너는 뭐야? 어째서 베누스 님의 신전에 멋대로 들어온 거야?
갑자기 폭주하는 베히모스에 휘말렸을 뿐이에요.
베히모스에 휩쓸렸다고? 용케 살아남았구나 너? 운이 좋은 모양이네.
당신들은 이곳에서 뭘 하려는 건가요? 어째서 오랫동안 잠들었던 미의 여신전이 다시 나타난 거죠?
인간들은 여전하네. 다짜고짜 이 일에 우리가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잠들어 있던 우리를 깨운 건 당신들. 그걸 왜 우리에게 묻나요?
우리는 감히 여신님의 거처를 침범해서, 여신님께서 드러내지 않고 싶어했던 것을 드러낸 자를 찾고 있어요.
알고 있는 게 있다면, 말해주시죠.
(이들도 상황을 확인하는 중인 것 같아.)
(이 사건은 분명 요괴들이 저지른 일이야. 그럼 이 사람들과 싸울 필요가 없을 수도 있어.)
제가 아는 것을 설명해 드리죠. 이 일을 벌인 이가 누구인지 말이에요.
제가 직접 베누스 님께 말씀드려도 될까요?
흥! 보고 싶다고 볼 수 있는 줄 알아? 그리고 지금 베누스 님은 머리끝까지 화가 나 있다고.
우선 말해! 들어보고 가치가 있는지 결정할 테니까.
...알겠어요.




베히모스를 다 따라잡았어!
정말 거대하군요. 이 정도 크기의 베히모스는 선계에서도 손에 꼽을 것 같아요.
후우... 착륙한다! 모두 꽉 잡아!




역시 예상대로야. 이 베히모스에 미의 여신인 베누스의 신전이 있었어.
말로만 듣던 베누스의 신전을 이렇게 보게 되는군.
오랜 시간 방치되었을 텐데, 지독할 정도로 아름답군요.
아름다움을 관장하는 신이 만들었기 때문이겠지.
요괴들은 역시 베누스를 노리고 베히모스를 폭주시킨 걸까요?
그런 것 같군. 뭘 하려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저건, 헌터?
베누스의 은총을 받고 변이된 신도들이야.
저런 모습으로 계속해서 살아가고 있는 건가요? 이건 은총이 아니라 저주 같아요.
요괴들까지 올라탄 건가? 최악의 상황인데? 일단 싸우면서 나아가는 수밖에 없겠어.



이건 미의 여신의 신도들이 남겨놓은 건가? 이런저런 내용이 많은데?
어디 보자...
미를 따르는 신도의 첫 번째 기록
상황은 순식간에 변했다.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향한 미의 여신의 믿음이
의심으로 변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여신이 가졌던 아름다움의 기준은 나르시스를 잃은 후 크게 바뀌게 되었고,
극단적으로 외적인 아름다움만 추구하게 되었다.
아름다움의 기준은 수선화처럼 수수한 내면이 아닌,
화려하게 빛나는 황금으로 변했고, 그를 따르는 신도들도 점점 변해갔다.
이윽고, 변한 자신을 따르지 않는 이들이 나르시스를 숨긴 자들이라 생각한 미의 여신은 그들에게 은총이라 불리는 저주를 내리게 되었다.
우리 일족은 나르시스를 찾기 위해 잠시 미의 여신을 떠날 것이다.
자기 자신을 되찾은 미의 여신이, 다시 진정한 아름다움을 추구하길 바라며.
다만 걱정이다. 다시 나르시스를 찾아 미의 여신에게 돌려준다고 한들,
미의 여신이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올 수 있을까?
긴 여정이 될 것 같지만, 우리 일족은 끝까지 미의 여신을 믿고 따를 것이다.
그 길이, 세상에서 가장 고되고 불운한 길이 될지라도.
나르시스를 잃어버렸다? 나르시스가 뭔가요?
미의 여신의 영혼과 같은 것이라고 들었어. 영혼, 그러니까 자신의 본질을 잃어버린 미의 여신의 기준이 변했다는 말인 것 같아.
신의 본질이라. 그 악독한 미의 여신도 처음부터 그런 악독함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닌 모양이군요.
그래. 원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자애로운 신이라고 했었으니까.
아마 이런 것들이 곳곳에 있을 것 같아. 잘 찾아보면서 가면 지금 상황에 도움이 되는 정보도 분명히 있을 거야.



휴, 이곳에도 자료들이 많은 것 같은데. 우선 저 은총의 희생자들을 구원해 줘야겠군.



음, 이건 알아볼 수가 없는 기록이야.



훼손이 심한 것 같아요. 읽을 수가 없군요.



미를 따르는 신도의 두 번째 기록
본래 미의 여신의 나르시스는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곳에 있었다.
그것은 신이 자신을 온전히 드러낸, 유일무이한 광경이었으며,
그만큼 인간들을 믿는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사람들 역시 미의 여신 그 자체인 그 작은 꽃을 소중히 바라보고 기도를 올리곤 했다.
솔직하고 투명한 내면, 자신다움을 찾는 것.
나르시스는 미의 여신 베누스를 상징했으며, 베누스는 그런 아름다움을 상징했다.
누군가가 그 한 송이 꽃을 꺾어가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곳에는 그저 오행이 뒤틀린 마법의 흔적만이 남아 있었고,
인간의 소행이라는 것만 분명했다.
그렇게 누구보다 자애롭고 아름다웠던 미의 여신은 슬픔에 빠졌고,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미를 따르는 신도의 세 번째 기록
신도들은 최근 미의 여신전을 방문한 모든 이들을 조사했다.
그리고 최근 유독 방문을 많이 한 사람을 발견했다.
그 남자는 따로 이름을 남기지 않았다.
후드를 깊게 눌러쓰고 있었기 때문에 그를 제대로 본 사람조차 없었다.
하지만 이것 외에 그가 누구인지,
정말 그가 나르시스를 훔쳐 간 사람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가 범인이 맞다고 해도, 의문은 남는다.
도대체 어떻게 신의 영혼이나 다름없는 나르시스를 신에게서 감출 수 있었을까?
신을 속이는 것이, 인간의 힘으로 가능한 일일까?
대마법사 마이어와 같은 수준의 대단한 실력을 지닌 사람이 아니라면...
......
신은 여전히 사람들 앞에 나서지 않고 있었다.
가끔, 슬픔에 가득 찬, 그리고 생명이 닳는 듯한 울음소리만이 들려올 뿐이다.
아름다움이 가득했던 신전은, 점점 적막해지고 있었다.
나르시스를 되찾지 못한다면 미의 여신은 이대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곳에도 자료들이 있는 것 같아요. 헌터들이 많으니 조심하세요.



미를 따르는 신도의 네 번째 기록
누가, 왜 나르시스를 노렸는지에 대해서 긴 토론이 이어졌다.
나르시스는 미의 여신의 상징.
미의 여신은 그 꽃을 바탕으로 아름다움을 규정할 뿐이다.
신의 본질이라는 거창한 이름과는 다르게, 정작 그 꽃 자체에는 아무런 힘이 없다.
그것은 오직 신에게만 영향을 줄 수 있다.
신을 저리도 슬픔에 빠뜨리고, 무력하게 만드는 것을 본다면,
신에 한정해서는 강력한 힘을 가진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게 그것을 가져간 이는 처음부터 힘이 아닌, 신을 노렸다는 결론이 나왔다.
어째서 신을 노리는가?
선계의 신들은 언제나 자애로웠으며, 포근했고, 실수를 인정해주었기에
선계는 오랜 평화만이 가득했었다.
그렇기에 이 초유의 사태에 대응할 방법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다.



미를 따르는 신도의 다섯 번째 기록
먼저 떠난 이들이 아직 나르시스를 찾지 못했고,
그 사이 미의 여신을 따르는 신도는 극단적으로 줄어들었다.
미의 여신은 점점 힘을 잃었고, 그만큼 더 피폐해졌다.
자신을 지키고 치장하는 데만 더욱 신경 썼고, 자신의 심기를 거스르는 자들에게는
저주와 같은 은총을 내릴 뿐이다.
자신의 본질을 잃은 신이, 사라지지 않기 위해 또 다른 신으로 거듭나려는 것처럼,
이전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악한 모습이었다.
은총을 받은 이들의 그 흉측한 모습은, 지금 미의 여신의 마음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렇게 수많은 이들이 지금 감옥과도 같은 베히모스의 붉은 뱃속으로 쫓겨났다.
그곳은 마치 죽어서도 빠져나갈 수 없는 피의 감옥과도 같다.



다들, 이 자료를 봐봐. 중요한 내용인 것 같아.
미를 따르는 신도의 마지막 기록
미의 여신은 선계를 버리고 공해 아래로 떠났다.
미의 여신전을 품은 이 거대한 베히모스는 더 이상 공해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이곳은 이제, 그 악의 순환조차도 멈춘 채, 은총을 받은 헌터들만이 거니는 곳이 되었다.
떠나간 일족이 나르시스를 되찾을 때까지, 우리는 이 감옥에 갇힐 것이다.
미처 죽지 못한 자는 스스로 죽지도 못한 채 영겁의 세월을 살아갈 것이며.
이곳을 떠나려는 자는, 거울을 지키는 거인에게 목숨을 잃고
그 영혼은 영혼이 잠긴 샘에 영원히 머무르게 되겠지.
미의 여신전은 완전히 잠들었다. 아니, 죽었다.
그리고 영원히 잊혀질 것이다.
은총을 받은 헌터는 결국 영원히 빠져나오지 못한 감옥에 갇혀 있는 죄인 취급을 받은 것이군.
처치할 수밖에 없었지만, 괜히 미안해지는데?
아라드에서는 그저 악독한 신으로만 알려졌었는데... 이런 일을 겪은 신이었다니. 
전승되기에는 부끄러운 사실이라, 제대로 된 기록도 남아있지 않았던 것 같아. 



<퀘스트 완료>
저 녀석 조금 이상한데? 다른 헌터들과는 달라 보여.
우리의... 일족... 돌아왔다!
방금 들으셨나요?
일족이 돌아왔다? 무슨 뜻이지?

지금 당장은 아무런 단서가 없으니, 저 헌터를 따라가 보는 게 좋을 거 같아.
괜찮을까요? 우리를 유인하려는 함정일지도 몰라요.
알아. 하지만 저 헌터가 찾아가는 자가, 이 상황에 대해서 알고 있을 수도 있잖아?



다시 마주한 불운


어때 모험가? 조심히 추적해 보면 좋을 것 같은데.
좋아. 바로 저 헌터를 뒤쫓아가자.



도주한 헌터를 따라 신전의 안쪽으로 진입하기



미의 여신이시여. 당신의 종이 뵙기를 청하나이다.
여신님께 지금 일을 설명할 자를 찾아왔습니다. 들여도 되겠나이까?
어이, 들어와!
예의를 갖춰서 인사를 드려!
...미의 여신을 뵙습니다. 저는 중천의 땅지기 카메린이라고 합니다.
땅지기? 마이어의 말을 따라 우는 앵무새구나.
(윽... 몸 전체를 짓누르는 것만 같아. 분명 힘을 잃은 신이라고 했는데...)
그래, 무릎을 꿇어야지. 하지만 지금은 네가 누구인지 궁금할 겨를이 없구나.
그 비루한 목소리로 고하는 것을 허락하마. 누가 감히, 죽음에 가려둔 나의 신전을 멋대로 움직인 것인지 고하거라.
...환란의 땅의 요괴들입니다.
요괴?
하아, 결국 나를 이리도 비참하게 만드는구나. 이 몸이 고작 요괴들 따위에게 놀아난 건가?
그래. 그런 것이구나.
이제 어쩔 셈인가요?
목소리에서 불안함이 느껴지는구나.
이 근처에 네가 지켜야 할 것이 있는 건가?
그래. 이 베히모스가 향하는 곳, 그곳이 네가 사는 곳이로구나?
맞아요. 지금 그곳으로 베히모스가 충돌한다면, 큰 피해가 생길 거예요.
그래서? 내가 이 베히모스를 멈춰주길 원한다는 것인가?
맞아요. 그곳의 사람들은 지금의 일과 전혀 상관없어요. 
미의 여신께서 우선 베히모스만 멈춰주신다면, 다른 일은 저희가 해결할 수 있어요.
후후후... 뻔뻔한 인간들. 이곳은 역시 하나도 변하지 않았구나.
너의 말을 들어줄 이유가 없구나.
너는 요괴들이 이 일을 벌였다고 말했지만, 나는 인간을 잘 안다.
이런 일을 벌이는데, 인간이 빠져있을 리가 없겠지.
네. 분명 그들을 돕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네 입으로 말한 그런 인간이, 네가 지키려는 곳에는 단 하나도 없다고 장담할 수 있느냐?
그건...
증명하지 않고 그저 입으로만 믿어달라 말하는 미물들은 이미 수없이 봐왔지.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을 보니, 선계의 인간들은 천 년이라는 시간 동안 단 하나도 변하지 않았나 보구나.
너처럼 처음부터 잘못되었으나, 그것조차 모르는 멍청함만이 여전할 뿐.
그러니 과업을 통해 너를 증명해 보아라.
시련을 통과하고 확인해 보거라. 네가 무엇을 놓쳤는지 말이야.
결국 너도 다른 녀석들과 똑같겠지.
이제 인간에게 기대 따위는 하지 않는다.
너도 결국 나의 뜻은 찾지 못하고, 나를 배신한 이들처럼 나의 은총을 받아들이거나, 달샘에 갇힌 미미한 별빛으로 남게 될 테지.
그자는 분명 여신님의 뜻대로 될 것입니다.
인간들은 여전히 여신님에게 자신이 바라는 것을 말할 뿐이겠죠.
그래. 결국에는 자신의 욕심으로만 움직일 뿐.
인간은 결국 그러한 족속들이니.
...후우. 기분이 좋지 않구나.
나의 영혼이 사라졌던 그때와 같은 느낌이 들어. 분명히.
너희들은 나의 신전에 올라온 이들을 모두 잡아들이거라.
알겠나이다.
모두 잡아들이겠습니다!



우리의... 일족이여...
포르스?
...모험가. 
포르스? 안개신을 노렸던, 바니타스의 일원 아닌가요?
그럼 적이라는 거야?
우리 편이 아닌 건 확실하네.
안개신에 이어서 이번에는 베누스를 노리러 온 것인가요?
내가 말해줄 이유가 있나?
그 헌터가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 보이는군요.
일족이여... 나를... 구원해다오...
아까부터 자꾸 당신에게 일족이라고 그러는군?
설마 당신, 미의 여신의 나르시스를 찾기 위해 떠났다는 그 일족의 후손인가?
......
아무래도 그런 모양이군. 그런 사람이 바니타스의 일원이라. 
자료에는 그때 일어난 일에 대해서 매우 억울하다고 쓰여 있던데, 결국에는 신을 배신하려는 건가?
죽여...
고맙... 다...
배신이라. 분명 우리는 배신자라는 이름으로 오랜 세월을 버텨왔다.
하지만 네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미의 여신의 뜻이니까.
이건? 카메린의?
너의 동료는 이미 이곳을 지키는 이들과 싸운 모양이더군.
네 동료는 저 신전의 통로를 따라가면 찾을 수 있을 거다.
착각하지 마라. 어째서 내가 너희를 돕는다고 생각하는 거지?
미의 여신을 마주하고, 우리 일족의 저주를 풀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가 눈앞에 찾아왔다.
나는 너희와 싸울 생각이 없어. 그러나 괜한 방해도 받고 싶지 않을 뿐이야.
역시 당신들은 미의 여신을 불러들이는 게 목표였군요.
맞아. 하지만 내 목적은 그들과 달라.
나는 그저 확인하고 싶을 뿐이다.
그저 우리의 믿음에는 왜 힘이 없었는지, 우리의 믿음이 고작 그 꽃 한 송이보다 못했는지.
말 한마디로 쉽게 당신을 믿을 수 없어요. 당신이 카메린 님을 공격하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믿죠?
이야기해보는 것이 더 나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나. 내가 저지른 일도 있으니...
하지만 나는 너희를 설득하려고 온 것이 아니야. 너희는 동료를 구해라. 나는 내가 할 일을 할 테니까. 결정은 각자의 몫이다.



<퀘스트 완료>
지금 중요한 건 카메린을 구하는 거야. 저 포르스란 사람이 카메린과 함께 있든, 없든 확인해 볼 필요는 있어 보여.



여신전의 불청객


그리고 미의 여신에게 확인하고 싶다고 했지? 그렇다면 미의 여신이 이곳으로 되돌아온 것은 확실한 것 같군.
되돌아온 베누스는 호의적이지 않겠죠?
그래. 그렇게 악독한 신으로 변한 신이, 이런 상황에 기분이 좋을 리가 없으니 베히모스가 이렇게 폭주하는 것 아니겠어?
그러니 신중하게 움직이자고.



포르스가 말한 방향을 따라 신전의 안쪽으로 이동하기



계획대로 모험가도 베히모스에 올라탄 것 같군요.
이곳이 미의 여신전... 분명 힘을 많이 잃었다고 들었는데, 신전을 보니 그런 것 같지도 않구나.
그렇게 위세가 떨어졌어도, 그녀를 추종하는 이들은 여전히 남아있나 보군요.
미의 여신은 결국 미를 추종하는 이들이 있는 이상 최소한의 권세는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그녀의 영혼과 다름없는, 나르시스가 사라지지 않았다면, 빛과 생명의 신보다 더 큰 권세를 누리고 있었을지도 몰라요.
나르시스? 그것은 그저 한 송이의 수선화였다고 들었단다. 그런 꽃에 무슨 힘이 있다는 것이니?
힘? 그것이 가진 것은 힘이 아니에요. 미의 여신의 영혼 그 자체. 천 년이 지난 지금은 본인조차도 잃어버린 자신의 본질이죠.
그 여신은 그렇게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단 말이니? 어떻게?
미의 여신이 진정한 미의 여신으로서 사람들을 믿고, 사람들을 사랑했을 때 배신당한 결과라고만 말씀드리죠.
원래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생각했을 때, 그리고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생각할 때 배신당하는 법 아니겠어요?
그리고 그 순간의 배신은, 다음을 생각하지도 못할 정도의 분노를 부르게 되겠죠. 지금의 여신이 변한 것처럼 말이에요.
......
포르스.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라고 했을 텐데, 어딜 다녀오는 건가요?
주변을 조금 둘러보았습니다.
흐음. 그래요? 하긴 당신의 일족은 미의 여신이 사라진 후에도 그 여신만을 믿고 살아온 일족이었으니.
그나저나 드디어 오늘, 당신의 일족이 신을 저버렸다는 오명을 벗을 수도 있겠군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을 찾지 못했으니까.
찾지 못했다는 것이, 혹시 이걸 말하는 건가요?
...이건? 설마 미의 여신의 나르시스? 어떻게 당신이?
아무렴, 미의 여신이 숨겨둔 베히모스를 아무런 생각 없이 깨웠겠어요? 
그리고 당신은 기뻐할 줄 알았는데. 화난 표정이군요?
어째서 당신에게 나르시스가 있는 겁니까? 천 년 동안 우리 일족이 그렇게 찾아다녀도 찾을 수 없었는데!
베누스의 본 신전이 있는 베히모스를 찾은 것도 그렇고, 설마 처음부터...
쉿.
지금 중요한 건, 당신의 손에 그토록 찾던 나르시스가 있다는 것과, 조금 뒤면 그토록 만나고 싶어 했던 미의 여신을 만날 수 있는 것.
지금 그것보다 중요한 게 있나요?
아니요. 그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나중에 모두 설명해 드릴게요. 그러니, 지금은 해야 할 일을 하세요.
가장 중요한 것은 미의 여신과 모험가를 마주하게 만드는 것. 기억하죠?
그리고, 미의 여신이 정말 필요로 할 때, 이것을 건네주세요.
지금은 미의 여신이 느낄 수 없도록 역성문 마법으로 봉인이 되어 있으니, 필요한 순간에 풀어야 할 거예요.
지금 풀어버렸다간, 베누스의 묵은 분노를 우리가 받게 될 테니까.
...알겠습니다.
재미있네. 너희들은 이미 신을 타락시킨 적이 있던 것이니? 거침없이 신들을 공격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구나.
말했잖아요? 당신들과 우리는 목표가 같다고.
자, 미끼는 던졌으니 그 미끼를 미의 여신과 모험가가 잘 물어주기를 기다리면 될 것 같아요.
그게 전부이니? 신을 설득할 방법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알 수가 없구나.
포르스가 나르시스를 미의 여신에게 바치는 순간, 알게 되실 거예요.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제안을 할 거거든요.
흥. 말은 잘하는구나. 그래. 기다려주지. 아주 잠깐이지만 말이야.
걱정 마시길. 제 계획이 실패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으니까요.
그래. 다른 환요오괴도 준비가 모두 되었단다. 때가 되면 모두 나설 준비가 되었지.
마음 같아선, 눈엣가시인 모험가를 바로 처리하고 싶지만...
아무런 피해 없이 처리하기는 쉽지 않을 걸요? 무엇보다 그는 우리에겐 없는 힘을 가지고 있으니, 그 힘을 이용하는 게 더 나아요.
그럼 움직여볼까요?
(지금은... 일족의 숙원만 생각하자. 이제 바로 코앞이니까.)



신전이 이렇게 넓을 줄이야, 카메린 님이 무사하셔야 할 텐데요.
무사하길 바라야겠지. 우선 조금 더 확인해 보자고.



쳇, 하여간 못생긴 것들은 죽는 것도 요란하다니까!
아끼는 옷인데, 얼룩이 묻었잖아! 더러운 요괴들!
저 꼬마 혼자서 요괴를 처리한 건가?
조심해요. 이런 곳에 있는 것을 보면, 평범한 아이는 아닌 것 같아요.
어라? 넌 뭐야? 어떻게 막았어?
다짜고짜 공격하다니.
여신님의 신전을 멋대로 밟고 있는 추레한 것들을 가만히 두고 볼 이유가 없잖아?
베누스를 모시는 꼬마인가?
감히 베누스 님의 존함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마!
다시는 그 입에 올릴 수 없도록 해주마!



<퀘스트 완료>
말도 안 돼... 대체 너희들은 뭐야?
우리는 그저 동료를 구하고 베히모스를 멈추기 위해 왔을 뿐이야.
베누스... 여신은 어디에 있지?
동료를 구하고, 베히모스를 멈추려고 하는데 왜 베누스 님을 찾아?
이 일을 저지른 건 너희들이잖아! 추레하고 불결한, 사고만 칠 줄 아는 인간들!
이미 앞서 베누스 님을 만났던 녀석도 똑같은 소리를 했다가, 베히모스의 뱃속으로 보내버렸어.
베히모스의 뱃속으로? 어째서?
몰라. 같잖은 정의감이었나? 자기 목숨이나 챙길 것이지.
그런데 너희들, 그 녀석을 찾아온 거라면 베히모스를 깨운 녀석이 누군지는 모르겠네?
그건 우리가 아니야. 요괴들이 저지른 일이라고.
흐음... 그럼 너희들은 필요가 없는데? 하지만 저 녀석을 이길 자신도 없어.
이번에는 특별히 봐주지! 하지만 명심해! 더 다가오면, 베누스 님이 너희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

말은 저렇게 하지만... 도망치는 것 같은데?



권유가 아닌 선택


카메린이 베히모스의 뱃속으로 갔다니, 위험한 거 아니야?
저 아이를 쫓아가면 베누스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모험가! 쫓아가자!



카메린을 찾기 위해 루디스를 쫓아 신전 내부로 진입하기




뭐야? 왜, 왜 쫓아오는 건데! 오지 마!



드디어 따라잡았네. 
으... 끈질긴 놈들, 기어이 따라왔잖아?
...참 말버릇이 고약한 꼬맹이군.
루디스. 저들은 누구죠?
아까 베누스 님께 데려간 여자의 동료인 것 같아.
그렇다면 필요 없는 사람들이군요.
그런데 당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지는군요.
여신님께 대항하는 어리석은 이들마저 저런 찬란한 매력을 갖고 있다니?
용서할 수 없어요. 당신들이 가진 모든 생명력을 여신님께 공물로 바치겠어요.
윽... 힘이 빠지는 것 같은데?
당신들의 강인한 생명력을 미의 여신님께 선물할 거예요. 그렇다면 미의 여신님께 도움이 되겠죠.
순순히 받아들이세요!



칫, 어쩔 수 없나? 세레이나! 협공하자!
당신과 합을 맞추는 것은 싫지만, 여신님께 이들을 보낼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군요.
우리는 그저 베히모스를 멈추고, 이 일을 저지른 사람을 찾고 싶을 뿐이야.
그게 여신님과 무슨 상관이야? 인간들이 저지른 일은 인간들끼리 해결해!
아니,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야. 우선 미의 여신이 베히모스를 멈춰주면...
뻔뻔하시군요. 애당초 전부 인간들이 저지른 일이지 않나요?
이런... 여신님께서...
베누스 님!
이미 느꼈겠지? 그자는 너희의 상대가 아니다.
죄송합니다. 여신님.
모두 저희가 부족한 탓이에요.
저자는 나에게 볼일이 있는 듯하구나. 나에게 안내하거라.
네. 알겠습니다.
들으셨죠? 따라오세요. 여신님께서 당신을 찾으시는군요.
정말 미의 여신이 돌아온 거였어! 우리를 불러들이다니, 무슨 생각이지?
당신들은 아니에요. 오직 저분만을 찾으시는군요.
뭐라고? 하지만...
...알겠어. 찝찝하지만 억지 부린다고 될 일은 아닌 것 같으니까. 모험가. 우린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사소한 미물들은 모두 무시하려 했으나, 모험가. 네놈만큼은 무시할 수가 없겠더구나.
허나 이렇게 선계에서 다시 만난 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다.
내 힘이 돌아오는 날, 가장 먼저 너를 찾아 그 심장을 짓뭉개 주리라고.
그래, 그간 유흥은 잘 즐겼느냐? 이대로 사라져도 후회가 없을 만큼?
(어째서 베누스 님이 저 녀석을 알고 계신 거지?)
(여신님께서 기다린 사람이라니! 저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여신님의 관심을 받은 걸까?)
하지만 그날이 선계에서 이루어질 줄은 몰랐다. 모처럼의 즐거움이구나.
카메린은?
그 땅지기를 걱정하는 건가? 아마도 내 과업 속에서 답을 찾지 못하고 허우적거리고 있겠지.
(다른 이들에게 붙어서 강림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힘이 느껴져. 자신의 신전이라서 그런 건가?)
이미 일어난 과거를 바꿀 수는 없으니. 그 낡아빠진 이야기를 알았다고 해서 무엇이 바뀌겠느냐?
그래서 네가 나의 영혼을 되찾아 그때의 나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줄 수 있느냐?



여긴... 어디지?
이들은 모두 이곳에 먼저 온 사람들...
역시 카메린도 이곳에 왔었어.



<퀘스트 완료>
(여긴... 베히모스의 뱃속. 오래전 갔었던 혈옥과 비슷해.)
(과업을 이어주는 길인 건가?)



잊힌 요정의 샘


(카메린도 과업을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을 테니 따라잡을 수 있을 거야.)
(우선 주변을 확인해야겠어.)



동료들을 구출하기 위해 베히모스 내부를 조사하기



신을 저버린 죄인의 첫 번째 기록
이 구렁텅이에 빠진 후 답을 찾기 위해 고민했다.
어째서 미의 여신은 이토록 타락하게 되었는가?
가장 먼저 미의 여신에 대한 기록을 빠짐없이 확인했다.
마침내 너무나도 오랜 시간이 흘러 잊혀버린 그때의 일들을
남아있는 기록을 통해 작게나마 유추할 수 있었다.
아름다움이란, 인간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가치였다.
생명이 시작이고 죽음이 끝이라면, 아름다움은 시작과 끝을 잇는 과정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기에 아름다움의 신은 인간에게 더없이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누구도 삶의 때를 정할 수 없고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었지만,
아름다움만큼은 인간의 선택권 아래에 있는 가치였다.
미의 여신 베누스는 그런 개념에서 잉태된 신이었고,
인간과 누구보다도 더 가까운 신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 인간과 가까운 신.
이것이 미의 여신이 타락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일지도 모른다.
(인간을 가장 미워하는 신이, 인간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신이었어.)



신을 저버린 죄인의 두 번째 기록
그때의 아름다움은 단 하나의 가치로 정의되지 않았다.
남을 위하는 마음이나, 남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물론
나만을 우선 위하는 마음, 남을 미워하고 부러워하는 마음조차도
바로 아름다움이라 불리던 때였다.
그렇게 인간이 정의하는 아름다움이 많으면 많을수록
미의 여신은 가장 강력한 신이 될 수도 있었고,
인간이 정의하는 아름다움이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가장 약한 신이 될 수도 있었다.
오로지 인간이 내리는 가치가 미의 여신 베누스의 가치를 정의했고,
이는 생명이나 죽음의 가치와는 분명히 달랐다.
이것은 돌이켜 생각해 보면 상당히 위험한 것이었다.
미의 여신의 가치를 인간이 정의한다는 것은,
결국 인간의 뜻으로 그 신을 타락시킬 수도 있음을 말하는 것이었으니.



신을 저버린 죄인의 세 번째 기록
자유로웠던 선계에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구름 없는 밤이 일어나 세상이 사라질 뻔한 것을 대마법사 마이어가 구했고,
안개신이 사람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그 후부터 조화라는 개념이 선계의 주요한 가치로 자리 잡았고,
안개신의 안개는 모든 이들을 똑같이 품는 조화로움을 대표하는 것이 되었다.
그것은 모든 것의 아름다움을 가치로 여기는 미의 여신에게 달가운 일이 아니었다.
인간들은 조화라는 이름 아래에 내려놓아야 할 아름다움이 많았다.
미의 여신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권세가 약화하였지만,
선계를 위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노라 말했다.
그 후로 아름다움은 이전보다 더 좁은 범위 안에서 정의되었고,
정의되지 못한 아름다움은 모두의 기억 속에서 잊혀갔다.
그렇게 선계는 이상적인 세상이 되었지만,
정작 미의 여신은 그 힘을 잃기 시작했다.



이름 모를 영웅이여, 미의 여신의 과업을 받들라.
올곧은 신념을 담은 선택을 한다면, 영혼의 달샘의 물을 길어 갈 수 있으리니.
첫 번째 선택지는 베히모스와 충돌해서 무너질 위기에 처한 도시.
두 번째는 베히모스 뱃속 어딘가에 쓰러져 있는 네 동료.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는 건가?)
너는 본래 둘 다 지키지 못할 운명. 그러니 하나를 선택하라.
(...역시. 또 선택이라.)
(세상을 구하는 것.)
(동료를 구하는 것.)
(지금까지라면... 어떤 것을 선택할지 고민했겠지.)
선택하지 않는다면, 둘 다 지켜내지 못할 것이다.
미의 여신은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은 허락지 않으니, 모두 구할 수는 없다.
미의 여신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그 죄에 짓눌려 목숨을 잃으리니.
결국 너는 아무것도 구하지 못할 운명을 맞이할 것이다.
내 운명은 내가 만들어. 베누스가 만든 틀 안에서 휘둘리지 않아.
필요하다면 그 틀 자체를 부숴주겠어.



아아... 여신의 과업 속에서, 그 강제력을 부수다니. 믿을 수 없어.
누군가 앞에 이렇게 모습을 드러내는 건 너무나도 오랜만이야.
미의 여신이 만든 틀에 따르지 않고, 그걸 이겨낼 수 있는 힘과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니.
조금 전에 지나간 사람도, 분명한 신념으로 이곳을 통과했지만 결국은 정해진 틀 안에서 생각했었지.
하지만 결국 미의 여신의 분노는 너를 집어삼킬 거야. 그리고 피할 수 없겠지.
설마, 미의 여신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네 표정을 보니 그게 맞구나. 보통 사람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선택이네.
그래. 너는 처음부터 이 과업 자체에 응할 생각이 없었던 거구나.
하지만 희망은 가지지 않는 게 좋아. 과업을 수행하는 자가 자신이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 내 역할이었으니까.
달샘의 물을 길면서 느낀 올곧다고 확신한 신념은 점점 무너지고, 결국 모순적인 선택을 하게 되면서 무너지게 될 거야.
지금 너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길 바랄게.
응?
내가 하는 일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 아니야. 그저 나에게 주어진 과업일 뿐이지.
선택? 나는 오래전 여신을 배신한 배신자로 낙인찍히면서 선택할 권리를 박탈당했어.
아니야. 그럴 수 없어.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알아?
미의 여신이 은총을 내리면 많은 신도들은 헌터가 되어 고통받고 끝내 영혼을 잃게 돼.
그리고 그 영혼은 억울함, 슬픔, 분노... 그런 나쁜 감정을 잔뜩 끌어안은 채로 이곳으로 오게 되는 거야.
그리고 미의 여신은 자신이 괴롭히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과업이라는 이름으로 이곳으로 보내 우리의 악의를 이용하는 거지.
우리에게 은총을 내린 미의 여신이 존재하는 이상, 우리는 벗어날 수 없어.
......
하지만 너는 나를 같은 입장으로 생각하고 걱정해 주는구나.
그 마음만으로도 고마워.
보여? 모두 나와 같은 처지의 존재들이야. 이들도 너의 한마디에 위로가 된 것 같아.
만약 네가 말한 바를 이루어낸다면... 어쩌면 우리도 선택이란 것을 할 수 있겠지.
부디 흔들리지 않길 바라. 지금 내게 보여준 모습처럼 말이야.
그럼...



<퀘스트 완료>



스스로 나아가는 자


(카메린이 떠난 지 얼마 안 되었다고 했으니, 바로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아.)
(우선은 카메린을 구하는 것만 생각하자.)



카메린을 구출하고 베히모스 내부에서 탈출하기



신을 저버린 죄인의 네 번째 기록
우리는 그렇게 선계가 정의하는 것에서 벗어난 아름다움을 모두 잊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정말 사라져버렸을까?
아니면 우리가 외면했을 뿐 어딘가에는 존재하고 있는 걸까?
한때 아름다움으로 인정받았으나,
이제는 아름다움을 인정받지 못한 것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사실 그것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사실 그것들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었다.
빛이 향하는 곳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그 뒤편에는 언제나 드리워져 있는 그림자처럼.
우리는 알고 있었을 것이나, 바라보지 않았다.
그 고독이 결국 미의 여신을 덮치게 될 것을.
하지만 인간은 언제나 그렇듯 망각한다.
이제는 누구도 신경 쓰지 않을, 누군가의 사연일 뿐이다.



신을 저버린 죄인의 다섯 번째 기록
우리는 고민했다.
우리가 외면한 것들은 모두 어디에 있는가?
선한 것만을 받들던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부정적인 것들은
사라지지도 못하고 어디로 모여드는가?
답은 너무나도 명확하게 보이고 있었다.
안개와 신수에 밀려난 것들은 환란의 땅에 고여, 지독한 요기가 되었으나
갈 곳 없는 미의 여신의 기준은
여신 자기자신에게 고여 들어, 스스로 물들게 된 것이다.
눈으로 보고도 모른 척 외면했을 뿐.
그것을 깨달았을 때에는 이미 되돌리기 어려울 만큼 늦은 후였다.
미의 여신은 이제 더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지 않게 되었다.
어쩌면 자신을 타락시켜버린 것을 기준으로 삼고,
그것에 반대되는 것들을 모두 내치기 시작했다.
마치 인간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신을 저버린 죄인의 마지막 기록
미의 여신의 영혼은 이미 더럽혀졌다고 말한다.
오로지 황금빛의 광채만이 아름다움의 기준이며,
자신을 추종하는 이들만 거두어들인다.
미의 여신의 은총은 사실은 저주와 같고,
죽음은 그것에서 벗어날 가장 달콤한 보상이지만,
그 보상을 내려주지 않는다.
지독한 복수.
어쩌면 이것은 미의 여신이 인간에게 내리는 복수이다.
인간은, 자신들이 한 행동을 그저 되돌려 받을 뿐인 것이다.
미의 여신은 모든 신 중 인간에게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미의 여신은 타락하지 않았다.
타락한 것은 인간이며 모든 것은 우리가 스스로 일으킨 재난이니.
그것을 따르는 신이 인간의 재난이 되어 돌아오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것을 되돌릴 수 있을까?
지극히 부자연스러운 평화를 누리고 있는 이 선계에서,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될 계기가 없는 이상,
선계는 선이란 이상에 갇혀 허우적대며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다.



(베히모스의 뱃속에 우거진 숲이? 이곳도 베누스가 만들어낸 공간인가? 두 번째 과업의 장소인 것 같아.)
나는 소망하는 자. 그리고 소망의 거울을 지키는 자.
(소망의 거울?)
올바른 소망을 가진 이가 거울을 마주하면, 그 소망이 이루어지리니.
그대는 어떤 소망을 가지고 있는가? 그 소망은 올곧은가?



<퀘스트 완료>

(이 공간에서는 쓰러지지 않는 건가?)
나는 소망의 거울을 지키는 자. 
소망하지 않는다면, 이곳을 지나갈 수 없다.
(그러고 보니 저 거인, 거울 쪽은 절대 바라보고 있지 않아. 바라볼 수 없는 상태인 건가?)
(거울을 바라보면 어떤 변화가 있는 걸지도 모르겠어.)
올바른 소망을 가진 이가 거울을 마주하면, 그 소망이 이루어지리니.
그렇지 않은 자가 마주하면, 그 소망과 함께 영원히 이곳에 잠들 것이다.
(올바른 소망이라.)
카메린?
으윽...
모험가님! 어떻게 여기에?
여긴?
아무래도 올바른 소망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이곳을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마 시간이 지나면...
점점 몸이 사라지고, 저 하늘에 떠있는 다른 희생자들과 함께하게 될 것 같아요.
보신 것처럼 물리력은 통하지 않을 거예요.
아무래도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 같아요.
베누스는 과업을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것을 원하는 걸까요?
(첫 번째 과업은 틀에 갇힌 요정.)
(하지만 틀에서 벗어나길 원했던 것 같아.)
(두 번째 과업은 올바른 소망을 가진 자를 말하는 거인.)
(단순히 올바른 소망이라고 말하기에는 사람마다 기준이 모두 달라.)
(베누스는 어째서 이런 문제들을 과업으로 낸 것이지?)
(태초의 베누스는 자애로운 신이었으나, 인간들의 선택으로 타락하게 되었다고 했지.)
(사람들은 그것을 기억하지 못해.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으니까.)
(그리고 베누스는 인간을 믿지 못해.)
올바른 소망이라...
저는 그저 땅지기로서 그리고 이내를 지키기 위해서, 오해를 풀어주고 싶었을 뿐이에요.
과업까지 하게 된 사람이라면, 모두 그런 것들을 소망하겠죠. 하지만 그건 답이 아닌 모양이에요.
베누스가 원하는 것?
그건...
모르겠어요. 그저 인간을 괴롭히고, 복수하려고 한다는 것 외에는...
일반적인 틀...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우리의 소망이나 신념이 아니라는 말인가요?
과업을 수행하는 당사자인 우리가 아니라면 어떤 소망을 말해야 하는 거죠?
저도 봤어요.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지금 그녀가 저지른 일들은 그녀가 원하지 않는 것들일 거예요.
방법만 있다면, 베누스는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가고 싶어 할 수도 있겠더군요.
설마 베누스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봐 주길 바라는 것일까요?
이 과업은 단순히 누군가를 시험하기 위한 장치가 아닐 수도 있어요.
이제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은... 자신의 소망을 숨긴 곳일 수도 있겠군요!
어쩌면 스스로 멈출 수 없는 자신을 멈춰주기를 바라고 있을지도...
모험가님의 생각이 맞았어요. 하지만 정확히 무엇을 바라는지는 아직 알 수가 없군요.
아무래도 이어지는 과업에서 그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일곱 개의 과업을 모두 수행하기 전에 이곳에서 빠져나갈 수는 없지 않나요?
(지금 내가 해야 할 일.)
난...
공간이 무너지고 있어요!
이제 시험은 필요 없어.
그래. 너라면 분명 그렇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모험가. 되돌리기엔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고, 너무 많은 것이 변했구나.
나도, 세상도.
미의 여신이시여.
베누스 님.
이미 너무나도 뒤틀려버린 운명이다.
너는 끝까지 다른 이들과 다를 수 있을지 궁금하구나.
과업을 이런 식으로 끝내다니!
모험가! 카메린! 무사했구나!
...과업 속에서 그런 내용을 보았다고?
나르시스를 잃기 전 베누스에 대해서는 제대로 적힌 자료가 없었어. 이곳에서 본 기록도 베누스의 신전이 아니었다면 쉽게 믿을 수 없었겠지.
우리가 알고 있는 베누스는, 소중한 것을 잃고 타락한 여신일 뿐이야.
그 시작점이 누군가의, 아니 인간의 의도였다고 해도 우리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이상 크게 의미는 없어.
이런! 베히모스가 더 폭주하고 있어!
(베누스...)

이대로면 이내와 충돌할 거야.
모험가님의 행동에 베누스가 자극을 받은 걸까요?



비추어진 소망


그럼 베히모스의 폭주를 멈출 방법은, 베누스를 다시 마주하는 수밖에 없는 거군요.
설득할 수 없다면... 싸우는 수밖에 없을지도 몰라.



베히모스의 폭주를 막기 위해 미의 여신 베누스를 마주하기



생각보다 더 빠르게 계획이 진행되는 것 같군요.
그럼 이제 베누스와 모험가가 싸우는 것을 지켜보면 되는 것이니?
네. 모험가가 아무리 강하다고 한들 베누스를 어떻게 하진 못하겠죠.
모험가가 잘 해줄수록 베누스에게 더 유리한 조건으로 제안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다가 모험가가 쉽게 당해버리면 어쩌려고 그러는 것이니? 상대는 신이란다.
물론 신을 이기기는 어렵겠죠. 그래도 큰 문제는 없답니다.
서로 물어뜯게 하고, 우리에게 최적의 조건을 만들기만 하면 충분하다는 것이구나?
네. 결국 미의 여신이 원하는 것은 나르시스. 그것을 자신의 신도가 들고 오는 것 자체로도 조건은 충분할 것이니까요.
포르스. 신중하세요. 그저 신의 것을 돌려주는 것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나서야만 해요.
...준비하겠습니다.
포르스.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아도 꽤나 서두르는 모양이네.
하지만 미의 여신이 자신을 배신한 신도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되는걸?
너. 저 아이에게 말하지 않은 결말이 있는 모양이구나? 저 인간 앞에서 그 표정을 보이지 그러니?
어머나, 그것도 재미있겠지만 제 계획에 괜한 변수는 만들고 싶지 않아서요.
후후... 같은 인간조차도 이용하다니. 역시 인간은 믿을 수가 없구나.
믿음에는 의미가 없으니까요. 결국 남는 것은 결과뿐이죠. 그건 당신들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그래. 그렇지. 중요한 것은 결과이고, 과정은 그저 과정일 뿐이지.



자, 그럼 가보자.



여신님. 한 가지 부탁을 아뢰어도 되겠나이까?
너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부탁이라니!
부디 제 미천한 힘을 다시 거두어 주시옵소서.
내 힘이 부족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냐?
그럴 리가 있겠나이까? 모험가 그자에게 패배한 것으로 저희의 쓸모는 이미 다하였나이다.
이제 남은 것은 다시 여신님께 돌아가 그저 여신님과 함께할 영광뿐입니다.
그런 것이라면 저도 베누스 님께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고 싶어요!
......
그래. 부탁을 들어주마.
제 미천한 힘이 다시 여신님께 돌아가는군요. 기쁘게 바치겠나이다.
아아, 찬란한 미의 여신 베누스 님. 반드시 원하는 바를 이루시길...
모험가. 역시 네가 저지르는 일은 하나하나가 거슬리는구나.
그래. 나를 배신한 이들의 말로는 어떻던가? 네가 가야 할 길을 먼저 간 존재들일 터인데.
그렇게 말하던가? 배신자들의 입에서 나올 소리야 뻔하지.
처음부터 인간들은 그런 존재였다.
서로 헐뜯고, 그것을 남 탓으로 돌리고. 어느새 손을 잡고 또 다른 이를 다시 헐뜯으며, 정작 어떻게 헐뜯기 시작했는지 잊어버리는 족속들.
아니요. 당신의 신도들은 그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 기록을 남겼습니다.
당신이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지를 남겼고 일부는 대를 이어서 나르시스를 찾고 있습니다.
알고 있다.
그런데도 왜?
그래서, 지금 나르시스는 어디에 있지?
내가 다른 곳에 가 있던, 그 천 년의 시간 동안 너희는 무얼 했지?
그저 잊었다는 이유로 외면했겠지. 그것이 너희들이 가장 잘하는 것이니 말이다.
......
벌레들이 발악을 하는구나.
요격대와 블루호크가 베히모스의 방향을 바꾸려는 것 같아!
본래 저따위 도시는 안중에도 없었지만 이리 지키려 드는 것을 보니, 괜히 마음에 들지 않는구나.
베누스 님! 저희가 나르시스를 찾을게요. 모두가 힘을 합쳐서 반드시 찾을 거예요.
과업 속에서 베누스 님의 소망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어요.
그 소망을 이룰 수 있게 도와드릴게요.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베히모스를 멈춰주셔야 해요!
후후... 내 소망이 무엇인지 알았다면서, 여전히 요구하는 말과 행동은 같구나.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래, 이건 어떻겠느냐?
너희가 저 모험가를 죽인다면 베히모스를 멈춰주겠다.
모험가 단 하나의 목숨으로 수많은 목숨을 살릴 수 있는 것이다. 어떤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선택을 할 것 같습니까?
수많은 인간의 목숨과, 단 한 명의 목숨. 모처럼 쉬운 선택이지 않느냐?
우리는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째서 당신을 사람들이 잊었는지 알겠군요. 당신은 그저 소중한 것 하나를 잃었다고 모두에게 떼쓰는 어린아이일 뿐입니다!
어린아이라... 그래. 어린아이처럼 순진하게 너희들에게 믿음을 보인 때가 있었지.
늘 눈앞의 욕심을 채우는 것을 소중히 여기는 인간들이...
진정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마음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마. 모험가의 목만 내게 바친다면, 너희의 청을 들어주마.
그런 방법으로 살아남느니, 우리의 힘으로 베히모스를 막아내는 길을 선택할 겁니다!
그래?
그렇다면 그 어리석은 선택의 대가를 치러야겠지?
윽, 일어날 수가...
움직일 수가 없어.
자신의 힘을 다 찾지 않았는데 이 정도의 힘이라니.
감히 치켜든 머리를 조아리거라. 비루한 존재가 마주하기엔 과분한 아름다움이니.
감히 치켜뜬 눈을 내리깔아라. 그 시선이 닿는 것조차 불쾌하구나.
하아... 역시 네놈은... 한 땀 한 땀 찢어 죽여야 속이 후련하겠구나!



<퀘스트 완료>
이따위 짓을...
끝까지 나를 모욕하는구나.
이제 여흥은 끝이다.

이런! 외부로 이동한 건가?
더 강한 힘을 사용하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어! 어서 추격해야 해!



한 송이 수선화


정말로 이대로 계속 싸워야 하는 건가? 베누스를 그 기록에 적혀 있던 모습으로 되돌릴 수는 없는 걸까?
하지만 막아낼 수 있을까? 온전하지 않은 베누스를 상대로도 버티는 게 힘들 정도였어.
그렇기 때문에 지금 막아야 해요. 만일 테아스의 말대로 베누스가 더 강한 힘을 흡수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거예요.
지금으로선 모험가님을 믿는 방법밖에 없겠어요.



분노한 미의 여신을 막아, 이내와 모두를 구하기



강력한 힘이 한곳으로 모여들고 있어요. 역시, 밖으로 나온 이유는 힘을 회복하기 위해서였어요.
이 길의 끝에 베누스가 있을 거예요. 서둘러요!



선계의 별빛은 참으로 오랜만이로구나.
언제나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변하지 않는 유일한 것들.
저 모습은...
본래의 격을 잃었다곤 하지만, 솔직히... 아름답군.
정신 차려요. 테아스! 그 아름다움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요!
그러기엔 조금 늦은 것 같구나.
이제 진짜 벌을 내려주마.





이런 수모를 겪다니.
나르시스만 되찾았어도, 이렇게는... 이따위 것들에게...
베누스 님. 아직 늦지 않았어요!
한번. 그저 한 번만 더 우리를 믿어주세요!
이 사태가 진정되면, 나르시스를 구하는 것을 도와드릴 수 있어요!
그 작은 머리로는 금세 잊어버린 모양이구나.
기회는 지금도, 이미 천 년 전에도 있었다.
믿음을 바라기 전에, 진정으로 믿음을 주었는지 판단할 지혜조차 없는 것이냐?
당신은 누구보다도 사람들을 믿었던 신이었죠.
누군가가 먼저 믿어야 한 발자국 더 나갈 수 있다면, 우리가 당신을 먼저 믿어 보이겠습니다.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드릴 테니...
천 년 동안 변하지 않던 일이, 단 한 마디로 바뀌리라 기대하지 않는다.
이대로 베히모스가 충돌하면, 베누스 님도 우리도 모두 커다란 상처만 입을 거예요!
지금 이 순간에도 너희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으니 그것도 괜찮은 결말이겠구나.
천 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왔다면, 믿어줄 수 있으십니까.
당신은 분명?
잠깐, 무슨 짓을 하려고?
나는 그저 신을 마주하고, 물어보고 싶을 뿐이야.
당신. 정말 그 기록에 남은, 나르시스를 찾아 떠난 일족의 후예가 맞나?
...그렇다면?
그런 일족의 후예라면, 그 마음이 거짓이 아니겠지.
하지만 조금이라도 수상한 짓을 한다면, 바로 제지하겠어.
...고맙군.
미의 여신이시여. 당신의 미천한 종이, 오랜 시간이 지나 인사드립니다.
후우... 배신자의 핏줄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인가?
미의 여신이시여. 우리는 당신을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에게서 벗어난 신도들은, 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오직 당신에게 다시 증명하기 위해 살아갔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가 세상에서 잊히지 않게 하기 위해 당신의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우리는 세상에 더는 존재하지 않는 신을 믿으며, 살아있는 내내 그 모든 불운을 삼키며 그렇게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믿음을 다시 한번 품어 주시길 간청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편히 눈을 감을 수 있도록, 더는 불행에 고통받지 않도록. 저주를 거두어주십시오.
우습구나! 이미 배신한 이들의 믿음 같은 것이 무슨 의미를 갖느냐?
네놈이 이리 살아 숨 쉬는 것이 과분한 자비이거늘, 분에 넘치는 것을 바라는구나.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믿음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그저 믿음을 구걸하는구나.
나르시스를 되찾지 못하는 이상, 넌 배신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나르시스만 있다면 다시 한번 신의 믿음을 볼 수 있는 것입니까?
...나르시스를 찾은 것이냐?
거짓을 고할 생각은 마라. 그것을 찾았다면 내가 느끼지 못할 리가 없다.
어디에 있지? 나의 영혼은 어디에 있는 것이냐!
저의 바람은 오직, 여신께서 저희를 다시 한번 똑바로 바라봐 주시는 것입니다.
그래. 알겠다. 나르시스를 되찾는다면, 베히모스를 멈춰주고 너희 모두에게 다시 기회를 주도록 하겠다.
그리고 예전처럼 모두의 이야기를 들어주마.
다시 아름다웠던 그때로 돌아가고, 모든 것을 되돌려 줄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지금도, 천 년 전에도 오직 그것 하나 뿐이니.
드디어, 저희의 믿음을 똑바로 보여드릴 기회가 생기는군요.
나르시스를 바치겠습니다.
아아... 맞아. 맞구나.
드디어. 나의 영혼이 돌아오는구나... 이젠 전부 원래 자리로 되돌릴 수 있겠어.
그리고 다시, 나다웠던 그때로...
아름다운 그때로 돌아가는 것이다.
아?
이건... 어째서?
안돼!
안돼... 나의...
아... 아아!
나의... 나의 영혼이... 나의...
감히... 감히!
끝까지... 끝까지! 나를 기만하였구나!
아닙니다! 저는, 저는 분명 나르시스를...
닥쳐라! 천 년, 만 년이 지난다고 해도 이 더러운 기운을 잊을 것 같으냐?
로페즈... 룬디어... 처음부터 이럴 생각으로 나를?
이제 다 필요 없다.
내 존재와 함께...
이 세상을 소멸시켜 주마!



끝까지 버티는구나.
그래. 모험가 너부터 시작해주지.
......
(바니타스가 저지른 일이라고 설명해도, 의미가 없겠지.)
이제 나에게는 단 한 줌의 미련도 없다. 남은 것은 오직, 나를 파멸시킨 이 세상에 되갚아주는 것뿐이니.



<퀘스트 완료>
(저건 분명? 과업에서 마주했던, 별이 된 희생자들이 나를 도와주는 건가?)
날파리 같은 것들! 방해하지 마라!
우리는 베누스 님을 위해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원래대로 돌아오길 기다렸어요.
내가 그런 것을 바랬다고 생각하느냐?
아니요.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베누스 님을 믿고 기다리는 것뿐이었어요.
우리는 베누스 님이 놓지 못한 과거의 잔재니까요.
......
하지만 우리는 기다림을 멈추고, 선택할게요.
당신은?
고마워. 우리는 모두 네 덕분에 벗어날 수 있었어.
모험가. 나는 느낄 수 있어. 베누스 님의 슬픔을. 배신감을.
하지만 베누스 님의 비틀어진 원망에 희생된 우리들 역시 같아.
이것은 결국 서로를 믿지 못한, 우리의 업보.
하지만 이대로 베누스 님의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은 원하지 않아.
모험가. 우리는 여기까지야. 그럼... 다음을 부탁해.
크윽...
나는 그저, 나를 되찾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어째서! 하나같이 나를 방해하는 것이냐!
그저 모든 것이 원래 자리로 되돌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단 하나였는데!
(나르시스가 사라진 덕분에, 더 버티지 못하는 것 같군.)
우리의 미의 여신께서 곤란한 상황인 것 같군요?
너는?
하하하! 모험가. 또 보네?
많이 지친 모양인데, 조금 물러나는 게 어때?
처음으로 보는 당황한 표정이네. 썩 기쁜 마음이 드는구나. 모험가.
이제 정말 머지않았다. 곧 마키아 님이 선계에 강림하신다.
그분의 계획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모험가. 너는... 역시 이곳에서 죽여 두는 게 좋겠군.
(이건 조금 위험하겠는데?)
모험가! 모두 서둘러!
괜찮나, 모험가?
크하핫! 신과 싸우다니! 말도 안 되는 싸움을 하고 있잖아?
후우, 아쉽네요. 여기서 당신을 끝냈다면 더할 나위가 없었을 텐데... 들러리가 좀 많네요? 우리 미의 여신께 남은 시간도 얼마 없고 말이죠.
미의 여신님? 이 정도면 제가 모험가의 적이라는 건 충분히 보여드린 것 같은데... 제 제안을 들어보시겠어요?
(대마법사 마이어... 와도 연관이 있답니다?)
푸흐흐. 마이어?
후훗, 그 웃음은 긍정의 뜻으로 받아들일게요.
여기는 좀 소란스러우니, 잠시 자리를 옮기실까요?
모험가. 다음에는 마키아 님과 함께 보자고.
이런! 도망가는 거냐! 겁쟁이들아!
모험가. 당신의 활약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이 정도까지 해줄 줄은 몰랐으니까요.
동료를 구하고, 이내로 돌진하는 베히모스를 멈추려고 하는 그 마음. 아주 절절하게 느껴졌답니다?
아! 혹시 그것 아세요?
베히모스는... 처음부터 제가 조종하고 있었어요.
베누스에겐 그럴 이유도, 힘도 남아 있지 않았으니까요.
아쉽게도 쉬운 일은 아니라, 베히모스는 제가 이곳을 벗어나면 얌전해질 거예요.
후훗...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미의 여신님. 매력적인 제안인 것은 분명하니까요.
나에게... 바라는 게 무엇이냐.
이 존재의 힘이 느껴지시나요? 환란의 땅에 강림하고자 하는 요괴들의 왕이죠.
요괴들의 왕... 그게 마이어와 무슨 상관이지?
요괴 역시 마이어를 따르는 인간들에게 배신당한 이들이죠. 바로 당신처럼 말이에요.
우리는 마이어에게 버림받은 자들의 힘으로, 마이어가 생각하고, 만들어낸 모든 것을 파괴하고자 하고 있어요.
모든 것을 파괴한다...
이들이 불러오려는 요괴들의 왕은, 선계를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느껴지지 않나요? 아직 그 흔적만 넘어왔을 뿐인데 느껴지는 이 어마어마한 증오가?
이것이... 이 세상을 무너뜨릴 것이라는 말이냐?
네. 이것을 시작으로 세상에는 결국 완전한 종말이 찾아올 거예요.
미의 여신께서 다시 깨어나셨을 때, 분명 만족할 세상이 펼쳐져 있을 것이랍니다.
푸흐흐...
나는 인간을 믿지 않는다. 요괴 또한 다를 바 없지.
하지만 미의 여신께서는 조금 뒤에는 모든 힘을 잃고 잠드실 텐데요.
그래. 그렇겠지. 그러니 그걸 노리고 기다리다가 나에게 접근한 것이 아니더냐?
...어머나.
지금 당장이라도 너의 목을 비틀어버릴 힘은 남아 있으나,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이 자의 소망, 아니 욕망은, 이제 와선 나의 욕망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 같구나.
과연 이 자가 너희들이 바라는 대로 움직일지는 모르겠으나... 그 또한 인간이기에 저지를 수 있는 일이니.
그래. 이용당해 주마.
이제야 그분이 선계에 강림하시는군.
그래. 드디어 필요한 게 다 모였어. 정말 긴 시간이었지.
아아... 마키아 님... 드디어 직접 만나 뵐 수 있겠구나.

검은 질병
 
이 지독한 독기는 설마, 사도 디레지에의 힘인가요?
이대로면 이내의 모두가 위험해요! 어서 사람들을 대피시켜야 해요!
다들 오래 버티지 못할 거예요.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려면 빠르게 움직여야 해요!
모두 비공정에 올라타!
더는 버티기가 힘들어요.
온몸이 타오르는 것 같아.
녹아내리는 것 같은... 이대로면...
(나는 아직 버틸만하지만, 이 독기를 막아낼 방법이 필요해.)
이건... 안개의 힘? 설마, 안개신님이 이내로 오신 걸까요?
그건 확신할 수 없어, 하지만 중요한 건 이내로 향할 길이 생겼다는 거야.
이 기운을 타고 이내로 진입한다. 모두 꽉 잡아!

이런, 이미 디레지에의 기운이 이내를 덮어버린 것 같아!



아직 남은 희망


중심부는 안개신께서 지켜주신 건가? 우선 중앙 광장으로 가자!



디레지에의 기운에 잠식되지 않은 곳에서 안개의 신, 무와 대화하기



베누스. 결국... 이것이 당신의 선택인가요?
모험가. 그리고 여러분.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베누스의 힘이 사라지면서, 디레지에의 힘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을 느꼈어요.
이 질병과 같은 힘은, 안개의 힘으로 밀어냈지만, 모든 지역을 지키지는 못했어요.
안타깝게도 지금 저의 힘으로는 고작 이내의 일부를 지키는 것이 한계로군요.
카메린. 결국 베누스는 바니타스의 손을 들어준 거겠지?
안타깝지만, 그런 것 같아요. 그들은 그녀가 원망하고 있는 선계를 무너뜨리려는 자들이니까요.
그래. 그녀에겐 최악이자 최후의 선택이었겠지.
안개신님께서는 괜찮으신가요?
백해에서는 이 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고 들었어요.
네. 저는 괜찮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여러분은 부디 질병의 기운에서 벗어나지 못한 다른 이들을 구해주세요.
제가 여러분을 보호해 드릴게요.
알겠어요. 테아스! 저를 도와주세요! 언믹과 레이론은 이미 요격대로 간 것 같으니, 다른 곳의 사람들을 구해야 해요!
저는 블루호크 쪽으로 가볼게요!
모험가. 당신에게 드릴 말씀이 있어요. 잠시 저와 이야기할 수 있겠나요?



<퀘스트 완료>
모험가. 지금 이 순간에도 미미했던 질병의 기운이 계속해서 강해지고 있어요.
지금 이곳을 뒤덮고 있는 이 커다란 힘조차도, 환란의 땅에 강림한 디레지에가 가진 힘의 일부일 뿐이예요.
다행히 디레지에는 당장 이내로 올라올 생각은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저는 물론 이내도 얼마 지나지 않아 질병의 기운에 완전히 잠식될 거예요.
그래서 모험가. 당신만이 해줄 수 있는 일을 부탁드리려고 해요.
처음 만났을 때 제게 테라에서의 기억을 떠올릴 방법에 대해 물어봤었죠?
그땐 사도 디레지에의 기운이 저를 위협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저의 두려움 때문에 제 무의식 속의 기억을 보여 드릴 수 없었어요.
하지만 그 영향 때문인지 제 기억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마치 지금 상황을 도우려는 듯, 이제 두려움의 속박을 풀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만 같았죠.
저는 당신에 의해 구원된 후부터 계속, 사도의 힘이 어째서 저의 무의식을 자극하는지 생각해 봤어요.
그리고 마침내 테라에서의 저와 사도라는 존재가 연관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당신이 제가 두려워 외면했던, 태초의 기억으로 들어가서 저의 기억을 확인해주셔야 해요.
그곳에서 무엇을 보게 될지, 무엇을 얻게 될지는 명확하지 않아요. 하지만 분명히 이 상황을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그럼, 준비가 되는대로 당신에게 말씀드릴게요.



미망(微茫)의 꽃잎


(안개신이 지킬 수 있는 영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질병의 힘에 그대로 노출되었어.)
(다행히 넓게 퍼진 기운을 짧게나마 버티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지만, 이대로면 결국 예전의 노이어페라나, 노스마이어처럼 될 거야.)
(시간이 많지 않아.)



이내 광장에서 카메린을 만나, 현재 상황을 정리하기



...이제 아무것도 의미가 없어.
이대로 끝내자.
이건...



<퀘스트 완료>

모험가님. 안개신님과의 이야기는 잘 마치셨나요?
이내의 상황은 심각해요. 외곽 지역의 대부분이 질병의 기운에 영향을 받고 있고, 이내 외부의 길도 막혀 완전히 고립되었어요.
요격대는 물론 블루호크도 나서서 지원하고 있지만, 이미 피해자가 너무 많이 생겼어요.
......
정말 베누스는 이런 결말을 원했을까요?
이 모든 일을 저지른 여자가 한 말, 기억하세요? 베히모스는 처음부터 자신이 조종하고 있었다는 말.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어요.
저는 당연히 베누스의 행동이라고 생각했었으니까요.
베누스가 자신의 뜻으로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베누스가 저지른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
분쟁을 조율하는 땅지기로서, 스스로 자격이 없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저에게 실망했어요.
입으로는 믿겠다고 말하면서, 사실은 단 하나도 믿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죠.
만약 처음부터 그것을 알았다면, 상황은 달라졌을까요?
네. 맞아요. 그러니 이런 생각은 무의미하겠죠. 지금 해야 할 일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니까요.
이 위기를 극복하고, 언젠가 미의 여신이 다시 나타난다면, 그때는 조금 다른 결과가 있기를 바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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