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해로 뒤덮인 거리.
녹아내리는 독기와 부서져 형체를 잃은 건물들.
이내 곳곳은 이전의 활기가 사라졌고, 적막만이 감돌았다.
카메린은 광장 한편에 서서 이내를 돌아봤다.
선착장을 오가는 비공정, 북적이는 사람들, 도시의 생기와 활력.
이내를 채웠던 모든 것들이 오래전 일이 된 것만 같았다.
이내를 지키겠다는 일념.
카메린은 그 마음 하나로 달려왔다.
그 끝이 손에 잡히지 않을 만큼 멀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멈출 순 없었다.
땅지기로서 가졌던 책임에서 시작했지만, 이젠 그조차 넘어서는 마음이 자리했다.
이내를 지켜낸다는 것은 이내라는 도시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지키는 일이기도 했다.
몇 번의 해가 뜨고 지는 동안, 카메린의 마음은 하루하루 더 굳건해졌다.
그때, 커다란 굉음과 함께 파편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선착장 주변으로 엄청난 독기가 몰려오고 있었다.
타는 듯한 노을이 독기와 함께 서서히 내려앉았다.
붉게 물든 하늘은 독기와 엉켜 도시를 더 어둡게 만들었다.
불그스름한 태양이 내린 빛이 도시 한편을 비출 뿐이었다.
카메린은 희미한 빛을 보며 결심했다.
날이 밝아오기 전, 어둠이 지워지고 이내에 빛이 내릴 수 있기를.
그러기 위해 사력을 다해 이곳을 지켜낼 거란 걸.
카메린은 어느 때보다도 결연한 표정으로 이내를 눈에 담았다.
구속의 공작 유리스
이상한 감각이었다. 하나가 둘이 되고, 다시 둘이 하나가 된다.
어느새 하나는 넷이 되고, 그 이상으로 나누어지길 반복한다.
다시금 정신이 돌아왔다고 느꼈을 때, 나는 그날의 환영을 보았다.
-
"어찌하여 내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가."
삼 일이 지나도록 수많은 검을 날린 끝에, 나는 검을 치켜들고 물었다.
이미 수천 번을 베었지만, 눈앞의 존재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나는 변하지 않는다."
"변하지 않는다?"
이해할 수 없는 대답에도, 난 검을 내리지 않았다.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아니. 모든 존재는 죽음으로서 변한다."
"나는 변하지 않기에, 결코 죽지 못한다."
"그럴 리 없다. 모든 것들은 그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을 터.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더러운 별에 군림하면서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쓰레기들조차 사라지는 것을 수없이 보았다.
"신이 아니고서야. 그럴 수는..."
찰나의 깨달음에 나의 검 끝이 조금 내려앉았다.
삼 일간 단 한 번도 날카로움을 잃지 않았던 검의 예기가 사라졌다.
불가능을 가진 존재가 여섯 개의 눈을 빛내며 으르렁거렸다.
"네가 생각하는 신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인가?
강철조차 베어내는 검은, 고작 흙 바닥을 베어내지 못하고 볼품없게 떨어졌다.
"그렇다면 너는..."
그 무한함을 지닌 불가해(不可解)는 으르렁거리듯 나의 정신에 지진을 일으켰다.
"신을 죽이고자 한 것인가?"
-
흐릿했던 의식이 이내 하나로 뭉치며 뚜렷하게 자리 잡았다.
디레지에.
내가 모시는 이의 이름이자, 영원불멸의 나의 신.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진 존재.
그분께 나의 모든 것을 바침으로써, 나 또한 영원불멸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다시 눈을 뜬 지금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은 분명하다.
"그저 그분의 뜻에 따를 뿐."
광포의 마흐나발
두려움을 마주한 눈 빛에서 공포가 아른거린다.
공포 속에서 그들은, 당장 이 공포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치지만 그것을 밖으로 내뱉지 않는다.
위선(僞善)
나는 그것이 위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의 선의는 언제나 그들의 기준에 들어맞는 눈앞의 것에만 작용한다.
누구도 없는 곳에서 그들의 행동은 완전히 달라진다.
"제발 나는 죽이지 마! 살려줘... 제발..."
자신이 살기 위해서 이미 죽어나간 인간의 죽음은 모른 체한다.
"숨어있는 곳을 말해줄 테니, 제발 살려주십시오!"
자신이 살기 위해서 한 마을의 목숨을 내놓는다.
"미안해. 하지만, 이 방법 밖에 없어."
자신이 살기 위해서 다른 인간의 목숨을 포기한다.
그래. 그것이 너희의 본질이다.
그런 본질을 타고났기에 우리들을 그 어두운 구렁텅이에 몰아 놓고,
환란이라 칭한 것이 아닌가?
"내 손을 잡아라. 블루호크의 해적들이여."
"그 입 닥쳐."
그런데 왜 너희들은 다른가?
"흐음. 이해가 안 되는군. 지금 인귀를 구한 건가?"
"그래. 필요한 것은 모두 확인했으니까."
어째서 너희는 눈앞의 자신을 희생하고, 다른 것을 포용하는가?
너희들이 이미 그럴 수 있는 존재라면, 어째서.
우리를 구원하지 않고 외면했는가?
너희들은... 위선자여야 한다.
아주 작은 희망도 품을 수 없는, 완벽한 위선자여야만 한다.
그래야만 우리의 행동이 정의가 될 수 있다.
선별자 룬디어
"그 마법은 앞으로 금지하겠다. 룬디어."
늙은 마법사의 말에 룬디어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흐응? 베르길리아가 새로운 마법을 들고 왔을 때는 그런 소리를 하지 않으시더니?"
늙은 마법사는 그 한껏 비아냥거리는 말투에 이미 익숙한 듯, 그녀에게 굳이 예의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 마법은 오행의 근본 자체를 부정하고 있구나. 어디에서 배운 것이냐? 하늘탑은 아닐 테고."
늙은 마법사의 지적에 룬디어는 잠깐 움츠러드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확신하는 듯한 그 말투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반박할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룬디어가 방금 사용한 마법은 이미 오래되어 정체된 하늘탑의 고리타분한 마법의 기본 틀을 뒤흔들 수 있었다.
하지만 룬디어는 그렇기에, 새로운 시대를 열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발전은 위험을 동반해야 해요. 변화의 가능성을 부정하면, 우리는 어떤 발전도 할 수 없잖아요?"
"극단적인 힘은, 효율적이지만 위험하다. 균형을 잃은 천칭의 말로는 너도 잘 알지 않느냐."
"균형을 잃은 천칭의 말로... 누가 본 적이나 있나요?"
"본적이 없어도 알 수 있지. 불균형은 결국 작은 하나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저처럼 말이죠."
늙은 마법사의 눈에 잠깐 슬픔이 깃들었다.
하지만, 찰나의 시간이 지나 마법사의 눈은 다시 냉철하게 바뀌었다.
"그런 뜻이 아니었다."
"아뇨. 이 마법처럼, 저도 배척당하는 거죠. 위험을 감수할 수 없는 이들 때문에 제가 선택받지 못한 것이죠."
"네가 선택받지 못한 건 그런 이유가 아니다."
"그렇겠죠. 베르길리아. 그 어린 것이 대신 선택된 것은 결국 모두를 위해서니까요."
룬디어의 눈빛에 이제 숨기지 않는 적의가 물들었다.
"당신들은 겁쟁이에요. 변화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선택의 기준이 바뀌는 것이 두려운 것이죠."
"......"
"기존의 기준은 중요하지 않아요. 더 뛰어난 것이 힘을 가지고, 기준이 되어야만 발전할 수 있어요. 열등한 방식은 도태되는 것이 당연해요."
"아니, 그건 옳지 않다."
"글쎄요. 당신에게 힘이 없고, 지금 하늘탑의 기준이 되지 못했다면, 누가 당신의 말에 귀를 기울일까요?"
룬디어는 몸을 돌렸다. 뒤에는 어린 소녀가 두려움에 찬 눈빛을 한 채 굳어 있었다.
쓸데없는 소리를 들었구나. 하지만 이젠 상관이 없었다.
룬디어는 더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지 않다는 듯 앞으로 나아갔다.
어린 소녀는 뭐라 말을 하려고 했지만, 룬디어가 조금 더 빨랐다.
"조용히 해. 베르길리아."
"......"
룬디어는 몸을 돌려 늙은 마법사를 돌아보았다.
"저는 하늘탑을 떠나겠어요. 제 마법의 진가를 모르는 곳에서 시간을 더 낭비하기 싫군요."
"그럼 어디로 가겠다는 것이냐?"
"저를 선택해준 곳이죠."
"하지만 그곳은..."
"이제 당신과는 상관없잖아요?"
녹색의 빛이 일렁이더니, 룬디어의 인영이 사라졌다.
늙은 마법사와 베르길리아는 슬픈 표정으로 룬디어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거꾸로 쓰인 별자리, 역성문의 흔적이 흐릿하게 남아있을 뿐이었다.
역병을 담은 눈, 옴마
공간을 가득 메운 비릿한 피 냄새.
뜯겨진 채 바닥을 나뒹구는 어떤 이들의 팔다리.
절명의 길.
그 이름이 붙여질 만큼 처절한 전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수많은 이들의 목숨이 끊긴 잔혹하고도 서늘한 이 길에 누군가 천천히 들어섰다.
옴마는 널려 있는 달 사냥꾼들의 시체를 바라봤다.
"...한심한 인간들."
떨어져 나간 살점들과 흥건한 피, 환란의 땅에서부터 숱하게 봐왔던 요괴들의 시체와 크게 다를 건 없었다.
하지만 무언가 분명 달랐다.
약한 이는 도태되고, 강한 자만이 살아남았던 요괴들의 세상에선 자신을 증명하기 위한 싸움만이 가득했다.
하지만 인간들은 달랐다.
그들은 서로를 겨누지 않았고, 때론 질 걸 알면서도 끝까지 달려들었다.
옴마는 라르고에게 들었던 말을 떠올렸다.
인간들에겐 이상한 신념 같은 게 있단 말.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는 본능보다도 더 중요한 게 인간들에겐 있는 걸까.
그때 어디선가 기척이 느껴졌고, 옴마는 소리가 나는 곳을 향했다.
한쪽 팔이 뜯겨 나간 성치 않은 몸으로 동료를 부축한 채 걸음을 옮기는 달사냥꾼이 있었다.
옴마는 그런 그의 앞에 다가갔다.
달사냥꾼은 옴마를 마주하고 뒷걸음질쳤다.
동료가 생을 붙들길 바라던 간절한 두 눈은 공포와 두려움에 잠식되어 떨리기 시작했다.
옴마는 그의 눈에 비친 자신을 바라봤다.
"...난 너희가 정말 싫어. 특히 날 보는 그 눈빛은 더."
옴마는 손쉽게 달사냥꾼과 그의 동료를 쓰러뜨렸다.
고통스러워하다 숨이 멎어가는 그들을 바라보던 옴마는 생각에 잠겼다.
처음부터 죽일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그 눈.
마치 자신들을 죽일 거라고 확신하는 그 눈을 보자 마음 깊숙한 곳에서 무언가 요동쳤다.
옴마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이름조차 붙이지 못했다.
다만 궁금해졌다.
인간들이 자신을, 그리고 요괴를 그런 눈으로 바라보는 이유가.
그들이 굳게 믿는 신념과 지키려는 것들에 요괴들은 철저히 배제된 이유가.
언제부터 그랬던 것일까.
옴마는 미처 눈을 감지도 못한 채 죽어가는 이의 눈을 바라봤다.
그 속에 비친 자신의 표정이 낯설게 느껴질 뿐이었다.
더 파이퍼
나의 소리는 언제나 다른 이들의 죽음을 쫓았고, 그들의 삶을 쫓아내었다.
그리고 이제는 언제나 나의 삶과 함께하던 음이 사라져간다.
지독한 업보가 게걸스럽게 나를 잡아먹는 것을 마지막으로.
분명 오랜 시간이 흘렀겠지만, 잠깐 눈을 감았다가 뜬 것만 같이 느꼈다.
나의 몸은 더는 그때의 내가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상관이 없었다.
다시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다는 기쁨에, 지금 이 순간 온전히 되살아났음을 느꼈다.
나는 미소를 숨기지 못한 채 조용히 독에 물든 피리를 입에 문다.
저릿한 고통이 입술을 타고 흘렀고, 그 고통은 피리를 따라 흩뿌려진다.
더러운 쥐들이 주변에 모여들고, 이내 나의 발밑에 층을 이뤄 거대한 탑을 쌓는다.
고고하게 올라선 나에게는 이제 단 하나의 의무만이 남아있다.
"아아... 위대하신 디레지에 님."
나의 소리는 다시금 저들의 죽음을 쫓는다.
그분을 찬송하는 선율은 그들의 얼굴에서 전율로 변한다.
이제 삶을 잃어버린 이들이 나의 곁으로 모여든다.
"제 목숨은 물론, 이 미천한 인간들의 목숨까지도 당신을 위해 기꺼이 바치겠습니다."
짙은 흉터
아파! 아파! 아파!
그 빌어먹을 놈한테 당하고 몸에 새겨진 흉터가!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쓰리고 아팠는데...
그래도, 이제 마지막으로 아프고 나면, 더는 아프지 않겠지...
이제야 눈을 감고... 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는 거야.
......
...뭐야.
왜 다시 눈을 뜬 거야!
왜 다시 고통스러운 거야!
"크아아악!"
나는 분명히 죽었어. 나는 드디어 고통에서 해방되었단 말이다!
왜! 나는 왜 죽는 것마저 마음대로 못하는 것이냐!
찢어진 살갗이!
도려내진 피부가!
몸뚱이에 새겨진 망할 흉터에서 고통이 사라지지 않아!
"크아아악!"
또 저 쓰레기나 다름없는 것들을 집어삼키며 고통을 달래야 한다는 거냐?
나를 되살린 걸 네놈의 실수로 만들어주겠어!
네 놈이 흩뿌린 모든 힘을 먹어 치워서 강해질 거야!
그렇게 강해져서 영원히 새겨져 사라지지 않는 흉터를...
네놈 몸뚱이에도 새겨주마!
파고드는 스펀저
그는 생명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 차원의 틈 속에서, 끊임없이 찢기면서 탄생했다.
태어났을 때부터 느낀 감각에 특별한 느낌을 받지 않는 것처럼, 그는 그것이 고통이라고 느끼지는 못했다.
"먹고싶어먹고싶어먹고싶어먹고싶어먹고싶어먹고싶어먹고싶어,
먹고싶어먹고싶어먹고싶어먹고싶어먹고싶어먹고싶어먹고싶어!"
그에게 유일한 것은 그저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싶어하는 식탐뿐이었다.
그 공간에 유일한 자기 자신을 삼켰지만, 그마저도 찢겨 나가 포만감을 느낄 수 없었다.
무한의 공간에서 영겁의 세월이 흐른 것처럼 느껴졌을 때 차원의 경계가 점점 옅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에게 새로운 본능이 생겼다.
"나가고싶어나가고싶어나가고싶어나가고싶어나가고싶어나가고싶어,
나가고싶어나가고싶어나가고싶어나가고싶어나가고싶어나가고싶어!"
고통의 순간들이 켜켜이 쌓인 영겁의 시간이 지나고 갑자기 차원의 경계가 하염없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영원과도 같았던 찰나의 시간, 작은 강줄기가 거대한 해류를 거스를 수 없듯이 차원의 틈 밖으로 솟구치는 분노의 파도에 휩쓸렸다.
"아..."
지독하다 못해 검게 물든 검은 질병의 분노 앞에서는 그의 고통과 영겁 시간 동안 쌓아 올린 욕망은 그저 작은 모래알에 불과했다.
여섯 개의 균형
모험가님 오셨군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모험가도 왔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움직이면 되겠군.
네. 이곳을 임시 거점으로 이내 탈환 준비는 마쳤어요. 블루호크는 이내 근처 공해의 요괴들을 처리하고 복귀할 거라고 하는군요.
레이론 님. 이내의 상황은 어떤가요?
다행히 안개신의 보호로 독기의 영향 안에서도 움직일 수 있지만, 이미 이내에 올라탄 요괴가 너무 많아.
블루호크가 새로운 요괴들이 올라오지 못하게 막고 있지만, 이미 이내 위에 모여든 독기가 새로운 것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어.
하나 특이한 점은 그들은 정해진 몇 개의 거점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것이지. 우리는 그곳을 중심으로 움직이면 될 거다.
우선 그들이 그 몇 개의 거점에서 무엇을 노리는지 정확한 목표를 알아내야겠군요.
그래. 주요 탈환 작전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총 여섯 지역이다.
서쪽의 요격대 주둔지, 남쪽의 톱니바퀴 공방과 메인스프링 연구소, 그리고 동쪽의 아이보리 센텐스와 스타드모스. 그리고...
북쪽의 상공인협의회인가요? 이런... 설마.
짐작이 가는 부분이 있나? 요괴들이 그 장소에서 뭘 하려는 것이지?
그 여섯 지역에는 공해 상공을 안정적으로 부유할 수 있도록 이내의 균형을 제어하는 중요한 균형 유지 장치가 있어요.
균형을 관리하는 사람들 외에는 정확한 위치가 알려지지 않은 장소고, 특별한 마법으로 보호되고 있어 쉽게 파괴할 수는 없는 곳이죠.
하지만 요괴들이 그 위치를 거점으로 움직인다는 것은 이미 파괴할 방법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군요.
레이론 님. 지금 가장 위험한 장소가 어딘가요?
동쪽의 스타드모스다. 대형 선착장이 있는 곳이라 가장 많은 요괴가 몰려있어.
그쪽에 주둔한 병력과 연락이 끊어져 정찰조를 보냈는데, 마지막 보고 이후 응답이 없는 상태야.
제가 모험가님과 함께 갈게요.
언믹과 함께 가도록 해. 지금 바로 합류하라고 하지.
난 이곳에 남아 대원들과 함께 외곽의 적들을 계속 처리하겠다. 그럼 부탁하지.
네. 알겠어요. 그럼 모험가님, 저는 준비를 하고 있을 테니, 준비되면 저를 찾아와 주세요.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카메린과 함께 이내 탈환에 나설 준비하기
<퀘스트 완료>
준비가 다 되셨나요?
마침 언믹 님도 오셨...
여어! 모험가! 저번 활약도 멋졌다고! 그런데 이번에는 이 몸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크하핫!
...시끄럽긴 해도 분명 도움은 된다고 했으니까.
혹시 혼잣말 할 줄 몰라? 다 들리잖아 땅지기! 크하핫!
...먼저 스타드모스로 이동해요. 대형 선착장에서 가장 많은 비공정이 오고가는 정거장이라 이미 피해가 클 거예요.
이내는 조금 전 말씀 드린 외곽의 여섯 구역이 서로 연결된 구조로 설계되어 있어요.
각 구역의 중심축끼리 모두 연결되어 마치 거대한 하나의 장치처럼 움직이고 있죠.
그리고 이내의 지하 깊은 곳에 있는 스코우프라는 장소에서 여섯 개의 지역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제어하고 있어요.
문제는 스코우프의 균형 유지 장치와 외곽 지역의 균형 유지 장치, 둘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이내가 위험해진다는 거예요.
어느 쪽이든 완전히 파괴되고 수리할 수 없는 지경이 된다면 이내는 결국 공해 아래로 추락하게 되겠죠.
외부의 균형 장치는 정확한 위치 정도를 제외하고는 그 존재가 잘 알려진 곳이라 위치를 들킨 모양이지만...
스코우프는 저도 그 존재만 알고 있을 뿐, 균형을 관리하는 사람 중에서도 일부를 통해 관리되고 있으니 안전할 거예요.
그렇기에 적들도 우선 여섯 곳의 장소를 거점으로 삼아 파괴하려고 하는 거겠죠.
서로를 쫓는 싸움
그럼 이제 출발할까요? 스타드모스로 향하는 가장 빠른 길을 알아요.
이쪽이에요.
카메린과 함께 스타드모스로 향하기
모두의 발길이 닿는 모든 곳에 저의 가호가 닿을 수 있도록 해두었어요.
하지만 강력한 힘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위험하니 계속 조심하셔야 해요.
전 이곳에서 환란의 땅에서 올라오는 독기를 막고 이내 전역의 독기를 억누르고 있을게요.
모험가. 제가 함께하면 좋겠지만, 밀려오는 독기를 막지 않으면 이내는 다시 더 위험해질 거예요.
그렇게 말해줘 고마워요. 모험가.
그럼 여러분 모두, 부디 조심하세요.
감사해요. 안개신님.
다들 이쪽으로. 저를 따라오세요.
이런! 균형이 무너지고 있어요!
서둘러야 해요!
<퀘스트 완료>
쓰레기에 파묻힌 자
모험가님, 뭔가 심상치 않군요. 조금 더 서둘러야겠어요.
스타드모스에서 정체불명의 침입자 처치하기
저들은 연락이 끊긴 요격대원들이군요. 독기가 저들을 모두?
망할... 인귀가 되는 것보다 더 최악이군.
...여기서 망설인다면 더 많은 사람을 잃게 될 거예요.
냉정하게 생각해야겠죠.
네. 알고 있어요. 저들을 편하게 해주는 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겠죠.
가요, 모험가.
이런! 여기도 균형이 엉망이야! 균형 관리자들이 모두 힘을 쓰고 있는데도 역부족이라니...
프레디!
으아아악! 누, 누구세요!
프레디 진정하세요! 저예요. 카메린.
휴... 죄송해요. 요괴들이 너무 많아서 바짝 긴장한 상태라...
어라, 뒤에 계신 분들은?
모험가님과 요격대 언믹 님이에요. 모험가님, 이분은 이내의 균형을 관리하는 균형 관리자, 프레디라고 해요.
당신은 혹시! 소문의 모험가님입니까?
이런! 영광입니다! 당신을 꼭 뵙고 싶었습니다! 패,팬입니다만!
...겁쟁이인 거야, 대범한 거야? 이상하게 범상치 않은 녀석이군.
프레디. 지금 상황이 좋지 않아요.
당신이 이곳에 있다는 건, 균형 관리자들이 이미 나서고 있는 모양이군요?
아! 맞습니다. 독기가 걷히자마자 균형을 이루는 여섯 장소의 중심축에 문제가 확인되어서 확인 중입니다.
상태는 어떤가요?
저,저도 막 확인한 참입니다만, 이미 균형이 무너진 곳이 많아요. 그 영향으로 주변까지도 연쇄적으로 균형이 깨지고 있습니다.
모두가 나서고 있지만, 이런 상황은 그 어떤 비상 요령에서도, 논문에서도 본 적이 없습니다.
적들은 이미 균형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작정한 것 같아요. 정확히 여섯 곳의 요지를 노리고 있더군요.
그런! 어쩐지! 우연히 깨진 게 아니라 구조 자체를 정교하게 깨뜨린 모양이더라니!
그... 이런 말 드리고 싶진 않지만, 혹시라도 세 구역 이상 복구할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 내린다면 정말 큰일입니다.
그땐 이내가 완전히 균형을 잃고 결국 추락하고 말 겁니다.
우선 스타드모스의 중심 균형을 조절하는 균형 유지 장치를 확인해야 해요!
하지만 그곳에는 강력한 요괴가 있습니다. 그래서 요격대의 추가 지원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세상에! 그래서 카메린 님, 언믹 님과 함께 모험가님이 오셨군요!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혹시 저와 같이 가주실 수 있으실까요!
네. 상황이 좋지 않으니 지금부터는 계속 저희와 함께 이동하시죠.
아앗. 계속이요? 이론상으로도 단독 행동은 위험하니까 그렇다면 굳이 거절은 하지 않겠습니다!
으악! 또 저 소리가!
(이 소리는... 설마.)
저 피리 소리는 뭐죠?
기분 나쁜 소리군.
아까 말한 강력한 요괴가 내는 소리입니다. 피리 소리가 들릴 때마다 수많은 쥐떼와 요괴들이 몰려와서 접근을 못 하고 있었어요!
네. 프레디 님, 조심히 따라오세요.
네! 영광입니다!
오. 당신은! 분명히 그때 뵈었던? 이거 정말 오랜만에 뵙는군요. 불청객분.
(분명 노스마이어에서 죽는 것을 봤는데. 어째서 다시 이곳에?)
모험가님, 저 요괴를 아시나요?
그런... 디레지에는 죽은 자도 살려낼 수 있는 건가요?
하하! 이번에는 제가 당신들의 불청객이 되어보았습니다만, 혼란스러운 그 표정은 몹시 흥미롭군요.
분명 제가 죽었다고 생각했겠죠? 그런데 그건 사실입니다.
저는 바로 지금, 이곳에서 그분의 힘으로 다시 살아났으니까요.
어떤가요? 죽음조차 디레지에 님의 뜻 앞에선 무력할 뿐이라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그래서 이곳의 수많은 이들에게 그 영광을 함께할 기회를 드렸죠.
이렇게 말이죠.
이, 이런 녹아내린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어요! 독기가 어디론가 이동하는 것 같습니다!
...요격대원들이 모두 사라진 이유를 알겠군요. 저자가 이런 짓을!
이런, 화난 표정하지 마십시오. 전 이들을 구원했을 뿐입니다.
인간들은 죽는 그 순간까지 아니, 죽음 이후에도 혼자이길 두려워하지 않나요?
독기로 남아 디레지에 님의 일부가 된다면, 영원히 그분과 함께 할 테니 오히려 제게 고마워하고 있을 겁니다.
이 황홀한 비명소리가 당신들에겐 들리지 않나요?
헛소리하지 마! 당신은 이미 행복하게 살아가던 사람들을 잔혹하게 죽였을 뿐이니까.
음~ 그래. 무리도 아닙니다.
그분께 구원받지 않은 자의 눈으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법이겠죠.
오래전 노스마이어에서 디레지에 님의 영광을 처음 마주했던 순간.
세상에 버려지고, 쓰레기 더미에 파묻혀 숨이 끊기기만을 기도하던 저는 다시 살게 되었습니다.
전 그저 제 쓸모를 알아봐 주신 그분을 위해 더 많은 이들에게 그 뜻을 전할 뿐이에요.
그러니 이제 그만 받아들이세요. 그분의 축복을!
<퀘스트 완료>
크흐흐... 역시 당신은 강하군요. 하지만 지금 저는 그때의 저와는 다르게 해야 할 일을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아쉽지만 제가 할 일은 당신을 죽이는 것이 아닙니다.
저의 역할은 그저 그를 위한 제물을 바치는 것뿐, 그때처럼 구태여 당신과 싸울 필요는 없겠죠.
이런! 사람들이 저자에게 현혹되기 전에 쫓아가야 해요!
잠깐! 죄송하지만, 우선 깨진 균형부터 복구해야 합니다! 이게 완전히 망가지면 다 끝이에요!
다행입니다! 아직 중심축이 완전히 무너지진 않았어요.
이 정도면 해볼만 할 것 같습니다.
후우, 다행히 균형은 다시 잡혔습니다.
하지만 임시방편일 뿐입니다. 아직 완전히 복구되었다고 보긴 어려워요.
도대체 무슨 방법인지 모르겠지만, 회로가 완전히 꼬인 것처럼 보였어요.
지금은 임시로 해결했을 뿐이니 더 좋은 장비를 들고와서 제대로 수리해야 합니다.
우선 그 피리 부는 남자를 쫓아가야겠죠.
그런데 그자... 마치 이내 전체를 누군가를 위해 제물로 바칠 것처럼 말했어요. 신경이 쓰이는군요.
그 누군가가 디레지에라는 자일까요?
균형 장치를 무너뜨리는 것 외에 다른 것도 노리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우선은 이내의 균형을 무너뜨리려는 저들의 계획을 막아야 해요.
어어! 저건 분명!
블루호크의 비공정이에요! 이내 상공의 요괴들을 모두 처리했나 보군요!
이내 상공은 모두 정리가 된건가?
그래. 아직 요괴들이 남아있긴 하지만, 거의 정리가 되었어. 잔당들은 남은 애쥬어메인에 남은 아루즈와 4대대 단원들이 처리할 거야.
상황은 어때? 우리는 이제 지상에서 지원하도록 하지.
이내 상공이 모두 정리되었다면 외곽으로부터 중심으로 천천히 적들을 몰아서 소탕하면 된다.
적들은 어찌된 이유인지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으니 길목을 막고 요격하면 될 거야.
모험가는?
요괴들이 이내의 균형 장치를 노리고 있다는군. 우선 그것을 막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그래? 그들이 편하게 임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 해야겠네.
우린 어디로 가면 되지?
요격대 주둔지쪽을 지원해주겠나?
요격대 주둔지를? 어째서?
이내의 넓은 지역을 모두 요격대가 방어하고 있어. 그곳의 방어가 가장 취약한 상태다.
...당신이 그렇게 허술하게 편제를 할리가 없을 테지. 진짜 이유가 뭐지?
...그곳에서 마흐나발을 봤다는 보고를 받았다. 아직 나서지는 않은 모양이지만 말이야.
선장. 고민할 필요 없겠는데요? 우리가 가죠.
...그러지. 그곳은 우리에게 맡겨.
그럼 부탁하지.
이런 상황에 배려라고 해야 할지... 그저 가장 효율적인 선택을 한 것인지 모르겠네요.
우리의 복수심을 알고 있다면, 이 선택이 둘 다 만족하는 선택일 수 있겠지.
자, 빠르게 각자 위치로 이동한다.
버드. 이 싸움으로 또 얼마나 많은 동료들을 잃게 될까요.
잃을 걸 두려워한다면 무엇도 지킬 수 없어. 알잖아.
당장 눈앞에 있는 사람들을 구한다면... 기꺼이 희생할 수 있을 거야.
이봐, 너희는 이곳을 지키고 대장에게 지원을 요청해.
기껏 되찾았는데 빼앗기지 말라고!
네. 알겠습니다!
블루호크가 합류한다면 상황은 더 나아질 거예요.
다른 곳은 동료에게 맡기고, 균형이 깨진 지역을 복구하는 데 집중하죠!
쓰레기를 파먹는 쥐
더 파이퍼를 찾아내 막아내고 균형이 깨진 지역 복구시키기
이곳의 균형 유지 장치를 손봐 놓았으니, 이내의 사람들이 몰려올 거예요.
균형이 무너지는 걸 막기 위해 두더지처럼 숨어있던 균형 관리자들이 튀어나오겠죠.
옴마 님께서는 말씀드린 대로 이곳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독기에 물들게 해주시면 될 것 같군요.
그 세 놈이 하고 있는 것처럼?
후훗. 그래요. 디레지에의 피조물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더군요.
그들은 결국 모험가에게 질 수밖에 없겠지만... 진짜 계획은 따로 있으니 문제없어요.
내가 죽는 것도 그 잘난 계획 안에 포함되어 있는 건가?
어머나! 그럴 리가 있나요.
전 그저 당신들을 도울 뿐이랍니다. 어차피 이곳을 청소하려는 목적은 같잖아요?
...그래, 너도 같은 인간이면서 말이지. 역시 인간들은 이해하기 힘든 존재야.
후후, '이해'라. 당신은 정말 특이하군요. 제가 아는 한 요괴들은 상대의 생각 같은 건 안중에도 없는데 말이죠.
보통은 그저 나보다 약한지, 강한지. 굴복해야 할지, 죽여야 할 지에만 집중하죠.
디레지에의 힘을 받아들여 강해졌기에, 그런 생각을 할 여유가 생긴 건가요?
무언가를 관찰하는 '눈'. 그 눈이야말로 당신의 본래 형상에 가장 가까운 모습이겠죠.
그런데 지금 모습은 마치 중천의 주민들을 흉내낸 것 같네요.
그 너덜너덜한 복식도 한때 이내에서 유행했을 것 같은...
입 조심해. 쓸데없는 소리를 더 늘어놨다간, 앞으로 그 혀를 놀리지 못하게 될 테니.
후훗! 루브라 님도 그렇고, 요괴들은 저를 참 싫어하는군요.
머리가 나쁜 당신들을 위해 잠도 못 자고 이렇게 열심히 뛰고 있는데 말이죠.
그딴 건 관심 없어. 어차피 너도 다른 목적이 있는 거잖아?
물론이죠. 그럼 아무 이유 없이 당신들을 돕겠어요?
자~ 저는 이만 찾아야 할게 있어서 가봐야겠군요. 아! 한 가지만 명심하세요.
모험가를 만나면 최대한 발을 묶는 쪽으로 싸워야 해요. 어차피 정면 승부로는 이길 수 없으니까.
그런건 내가 알아서 해. 인간.
뭐, 그런가요? 그럼 부디 조심하시길... 후훗.
...흥, 한심한 인간들.
찾아야 할 것이라... 이내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것 외에 다른 목적이 있는 것 같아.
이미 균형 유지 장치가 있는 곳은 이미 모두 공격했으니...
설마 그곳을 찾는 것은 아니겠지? 계속 지켜봐야겠어.
당신의 말이 맞았군요. 단순히 균형 유지 장치를 노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해요.
저 룬디어라는 여자는 무엇을 노리는 거죠?
......
...그것까지는 몰라요. 그냥 바니타스는 다른 뭔가를 노리고 있다는 것밖에는...
그렇군요.
그럼, 저는 저 여자를 계속 쫓겠습니다.
저, 저도 같이...
아니요. 당신은 저자와 한패였다고 하지 않았나요? 지금 당신을 완전히 믿을 수는 없습니다.
안개신의 가호를 받는 것을 보면 모두 거짓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저자들이 벌이는 일을 보면 무슨 일을 더 꾸미고 있을지 모르니까요.
저, 저는... 이런 걸 바라지 않았어요!
저는 사람도 못 죽이고, 역성문 마법도 못 쓰고... 무스도 너무 괴로워하고...
안타깝지만... 그게 당신을 믿을 이유는 되지 않는군요.
저는 당신을 모르지만, 당신의 문제는 외면하고 회피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되지 말고 피해 있으세요.
그럼...
...흑...
난 그냥... 깨어난 숲을 떠나고 싶었을 뿐인데 어째서...
여기서도 도망가야 하는 거야? 어디로? 이내 바깥으로?
포르스... 어딜 간 거야.
이런, 흉터. 자꾸 착각하시는군요. 저는 음식이 아닙니다.
너는 분명 쓰레기인데? 하지만 맛있는... 맛이... 기억나는데?
기분 나쁜 말이군요. 그리고 여전히 제 말을 듣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그자가 온전한 힘을 찾으려면, 아직 더 많은 힘이 필요하다 했습니다.
당신과 제가 힘을 모아 그자를 도와야 합니다.
이곳의 수많은 이들을 디레지에 님의 힘으로 녹여 그자에게 전해야 합니다.
다 먹어치울 거야. 강해져서 디레지에도 먹을 거야! 그리고 쓰레기는 그만 파 먹을 거야!
아닌가? 디레지에가 가장 큰 쓰레기인가?
참으로 불손한 태도군요. 하지만 그런 당신의 행동조차 그분에게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니 흉터. 당신이 시간을 조금 더 끌어줘야겠습니다. 후후...
아파, 아파, 흉터 아파.
디레지에... 여야.. 해... 죽여야 해. 디레지에를 먹어야 해.
아파. 자꾸 아파.
아프기 싫어. 디레지에 먹으면 끝나.
이제 쓰레기는 그만 먹고 싶어!
<퀘스트 완료>
아파... 흉터가 너무 아파...
디레지에 먹으면 안 아파. 흉터가 안 아파질 거야...
먹을 거야. 디레지에.
디, 디레지에를 먹는다고 자꾸 말하는군요. 이 자는 디레지에의 추종자가 아닌가요?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아파. 흉터, 아파.
아프기 싫어. 디레지에 힘. 필요 없어.
부술거야. 흉터, 디레지에. 죽일 거야. 죽일 거야. 죽일 거야!
아니, 죽는 건 너야. 괴물.
모험가님. 이 자는 조금 전까지 우리의 동료를...
...죽였어요.
이건 제가 땅지기든 뭐든 상관이 없어요! 지금 당장 없애버려도 그들의 분을 풀어줄 수 없을 거예요. 그런데 왜?
...이 괴물이 그 피리 부는 자를 쫓을 거란 말인가요?
......
카메린! 나도 저 괴물을 당장 쳐 죽이고 싶지만, 이용할 수 있는 건 이용해야 하지 않겠어?
그놈, 우리를 의식해서 그런지 피리 소리도 내지 않고 있잖아.
......
이미 떠난 이들의... 희생이... 의미가 없게 되지는 않겠죠?
네. 모험가님을 믿을게요.
...저 괴물을 이용해요.
키헤헷! 멍청한 것들! 더 강해져서 먹어치워 주마!
똑같은 최후
예상대로 움직여서 다행이군요. 절대로 놓치지 않겠어요.
흉터를 이용해 더 파이퍼를 찾아내고 그를 처치하기

흐음. 아직도 본래의 힘을 찾기 부족한 모양이군요.
이런, 질리지도 않습니까? 이제 그만 포기...
이런, 흉터를 일부러 놓아준 모양이군요? 머리를 좀 쓰신 모양이지만...
흐럇!
이런...
우리가 바본 줄 알아? 쥐들이 너에게 가지 못하게만 하면 되는 거잖아!
모험가! 쥐들은 카메린과 내가 처리할 테니 어서 그놈들을 박살 내버려!
내, 내가 먹을 거야!
<퀘스트 완료>
으, 윽! 제발 그만두세요! 당신과 저는 힘을 모아 그자를 도와야 합니다!
더, 더! 강해질 거야! 먹을 거야! 죽일 거야!
이! 머, 멍청한!
크아아악!
더는... 못 봐주겠어.
크억...
아파... 죽기... 싫어...
크, 크흐흣...
목숨이 질기네요. 하지만 그 잘난 그분의 힘도 이제 다한 모양이군요.
이, 이런 꼴이라니, 쓰레기 더미에 파묻혀 있던 과거로 돌아간 것만 같군요.
이대로면 살아서도, 죽어서도... 디레지에님을 다시 뵐 낯이 없군요.
아아... 디레지에님. 마지막으로 저의 모든 것을 바, 바칩니다...
......
당한 건가. 미물에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역시나구나.
흐음. 조금씩 예전의 힘이 되돌아오는 듯한 느낌이구나. 하지만 그분의 바람을 들어드리기엔...
아직 부족하다.
저는 우선 이곳의 균형을 다시 맞추겠습니다.
후우... 다행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더 망가지긴 했지만, 아직 괜찮습니다.
이곳도 불안정한 부분은 남아있지만, 당분간은 유지될 겁니다.
좋아. 이쪽을 지키도록 요격대에 알릴게.
그런데 카메린. 너 괜찮은 거야? 넋이 나간 것 같은데?
모험가님이 경고했었지만... 디레지에라는 자의 힘은 정말 끔찍하네요.
마, 맞습니다. 오직 맹목적으로 죽이고, 서로 양분으로 삼고! 정말 끔찍해요. 요괴들보다 더 심합니다.
요괴들이 어째서 디레지에를 왕이라 따르는지 알겠어요.
무너진 균형
프레디. 메인스프링 연구소는 이제 정리가 된 건가요?
네넵! 맞습니다. 두 곳을 지켰으니 이제 한 곳만 더 지키면 적어도 이내가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럼 다 해결되겠죠!
균형을 유지하는 게 끝이 아니에요. 아직 지켜야 할 곳이 많아요. 방심은 하지 마세요.
윽, 그렇군요.
이곳에서 가까운 곳은... 톱니바퀴 공방이군요.
네, 그곳에도 균형 유지 장치가 있죠. 생존자... 분명 생존자가 있겠죠?
그러길 바라야죠. 단 한 분이라도 저희가 구할 수 있다면 도와야 해요.
톱니바퀴 공방으로 가 기술자들을 구하고 그곳의 침입자를 찾아내 막아내기
......
음...
독기가 모자랐는데 마침 잘 되었네.
아... 안 돼!
크으윽... 이 빌어먹을 요괴!
뭐지? 어차피 이길 수 없다는 건 잘 알 텐데.
흐음... 자포자기한 건가? 시간 낭비야.
쿨럭!
그 눈빛... 언젠가 똑같은 걸 본 적이 있어. 달 사냥꾼들이었나?
라르고 님이 그랬어. 인간들은 때론 살기 위한 본능보다, 목숨을 걸고 무언가를 추구하는 이상한 감정에 휘둘린다고.
그리고 그걸 신념이라고 부른다고 했지.
그래, 너 같은 괴물은 영원히 우릴 이해하지 못할 거다.
글쎄? 그건 너희도 우리를 이해 못하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빛조차 들지 않는 곳에 갇혀, 요괴들끼리 서로 끝없이 싸우며 바닥을 기고 있을 때. 인간들은 우릴 이해하려고 한 적이 있나?
그건... 우리는...
진짜 대답을 기대한 건 아니었어. 역시 난 너희가 너무 싫거든.
어차피 이곳은 곧 고통의 화음으로 가득 채워질 테니, 고마워해도 돼.
이런, 놓쳤어요. 어디로 간 거죠?
사각을 조심해. 루드.
키헷!
네놈정말정말정말.
맛있어보이는먹이구나당장먹고싶어!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아요. 요괴... 요괴가 맞나요 저게?
독기에 완전히 물든 건 확실해보여.
먹이먹이먹이먹이먹이!
정말맛있어보이는먹이인데디레지에님께바치기전에한입정도는맛을봐도되지않을까아니야그러면안될것같아하지만너무먹고싶은데히이익!
그놈에게양보하지말고그냥내가먹자먹자먹자!
온다!
크에에엑!
역시 독기가 어디론가 사라지는군요.
도대체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 거...
버디! 뒤에!
이런, 죽은 척한 건가.
모험가님!
<퀘스트 완료>
키헤헥키헤헥!
안돼안돼안돼안돼안돼안돼안돼안돼안돼이렇게멈춰서는안...
키헤에에엑!
프레디. 이곳도 부탁해요.
네!
버디 님. 괜찮으세요?
괜찮아. 도와준 덕에 다친 곳도 없고.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지? 저 사람이 하고 있는 게 이내의 균형을 바로잡는 건가?
네 맞아요. 요괴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이내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는 곳을 정확히 노리고 있어요.
정말 이내를 떨어뜨리기라도 하려는 모양이군.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곳이 어딘가?
이제 남은 곳은 상공인협의회와 요격대 주둔지, 그리고 아이보리 센텐스에요.
마침 우리가 요격대 주둔지로 가는 길이었어. 저 괴물을 만나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지만 말이야.
요격대 주둔지는 우리에게 맡겨.
네. 저희는 이곳의 복구가 완료되는대로 상공인협의회로 이동할게요.
이런! 수리에 실패했습니다!
윽... 손상이 시작된 지 시간이 너무 오래 흐른 것 같아요. 복구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런? 얼마나 걸릴 것 같죠?
온 힘을 다해보겠지만... 시간은 장담할 수가...
......
우, 우선 이곳은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 최대한 빠르게 복구하고 쫓아가겠습니다!
네? 혼자서는 위험해요!
지금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닐 것 같습니다. 조금 두렵지만... 다른 곳의 손상이 더 심해진다면 복구조차도 하기 어려워질 겁니다.
이곳을 복구하면, 어떻게든 이내는 떨어지지 않을 겁니다! 꼭 수리하겠습니다!
하지만 프레디 님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에잇! 답답하게! 이 녀석은 내가 지키고 있을 테니 빨리 가라고!
단 한마디의 부재
절대로 이내를 무너지게 두지 않겠습니다! 믿어주세요!
알겠어요. 주변의 요괴는 모두 소탕된 것 같으니 혹시나 무슨 일이 있으면 꼭 몸을 피해야 해요.
아, 알겠습니다! 하하! 제가 겁쟁이라 그런 건 잘 눈치채거든요!
언믹. 그럼 부탁할게요.
그래. 시간 낭비하지 말고 빨리 가버려!
그럼, 모험가님. 상공인협의회로 가시죠.
상공인협의회로 이동해 요괴들을 모두 제거하기
아직 녹아내리지 않은 인간들이 있었나?
당신! 방금 그 사람들을...
음? 이들을 죽인 건 내가 아니야.
스스로의 편협함이지.
뭐라고요?
게다가 육체적으로도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었잖아? 난 그저 살짝 도와줬을 뿐이야.
...그런 게 도움이라면, 지금부터 저도 당신을 도와드리도록 하죠.
그래? 마음은 고맙네. 과연 그럴 실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 네가 그 모험가라는 인간이군.
과연. 자신의 신념에 한 치의 흔들림도 없어 보여.
하지만 그 눈.
내가 이곳의 인간들을 모두 죽일 거라고 이미 확신하고 있구나?
.....
그 여자는 적당히 상대하고 도망치라고 했지만... 문득 궁금해졌어.
...너의 그 기분 나쁜 눈빛을 바꿀 수 있을지 말야.
<퀘스트 완료>
아, 그래... 라르고 님의 말이 맞았네.
신념... 그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지.
그 신념에 스스로 잡아먹힌 자들도 많지만 말이야.
신념이 인간의 무기? 어처구니가 없군요.
그럼 당신의 신념은 이 많은 사람들을 모두 독기로 녹이는 것이었나요?
......
(힘이 다하는 모양이야.)
하지만 모험가. 나는 보여. 너의 그 정의로운 눈빛에 담길 수밖에 없는 그 치우침이.
처음엔 나도 인간들을 죽일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면... 과연 믿어줬을까?
이런 짓을 저질러 놓고 무슨 소리를...
하루하루가 투쟁인 요괴들에게, 내가 연주하는 현의 울림은 그저 소음일 뿐이었지.
그래서 난 가끔 내 연주가 공해 위에 떠 있는 너희에게 닿길 바랐어.
아까부터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죠?
...글쎄. 난 그저 너희의 눈동자에 내가 비칠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뿐이야.
....모르겠어. 난...
인간도... 요괴도... 전부...
...알아요. 저들도 나름의 신념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걸 이해하고 싶진 않아요.
소중한 이들을 너무 많이 눈앞에서 잃었으니까요.
(...카메린.)
잘 안 되는 모양이네. 뚱땡이! 너 진짜 할 수 있는 거 맞아?
---------------------------------{구버전}---------------------------------
뚜, 뚱땡이라니. 그 발언은 모욕적... 하, 하지만 저는 분명 귀여운 편...
---------------------------------{개편}---------------------------------
뚜, 뚱땡이라니. 그 발언은 모욕적... 하, 하지만 딱히 할 말이...
--------------------------------------------------------------------------
돼, 됐다! 됐어요!
---------------------------------{구버전}---------------------------------
오. 제법이잖아. 귀여운 뚱땡이?
---------------------------------{개편}---------------------------------
오. 제법이잖아?
--------------------------------------------------------------------------
이제 스코우프만 잘 지킨다면... 균형은 어느 정도 해결...
당신은?
뭐야, 그 거적때기는? 귀신이야?
그대가 이 기계 섬을 관리하는 자인가?
당신은 누굽니까!
나는 구속의 공작 유리스.
디레지에 님을 위해 이곳의 중심으로 안내할 안내자가 필요하다.
(중심이라고? 설마... 이들은 스코우프의 존재까지 알고 있는 거야? 말도 안 돼! 도대체 어떻게?)
(절대... 알려줘서는 안 돼!)
그대는 대답하라. 그대가 기계 섬을 관리하는 자인가?
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나는 요격대원이야!
(제발 그렇다고 해줘요!)
(뭐야? 그 눈빛은! 나도 그 정도 눈치는 있다고!)
요격대? 이들을 말하는 것인가?
이런, 미친! 내 정신이 돌아올 것만 같아!
그 옆의 사내는 그런 것 같다만... 그대는 싸움과는 영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지 않나?
그래. 지금 거짓을 말했다는 것은... 그대가 필히 그곳과 연관이 있다는 말이겠지?
아, 아니라고! 이 거, 거거적때기야!
으... 으! 어제까지만 해도 그냥 쉬고 있을 시간인데! 도대체 왜 내가 지금 여기에서 이런 일을!
와하하! 어제 행복해도 오늘 불행한 게 인생이지! 인생은 원래 그런 거야 뚱땡아!
불평할 틈에 움직여!
으럇!
윽... 이거 진짜 위험한데?
무의미한 저항이다.
이봐. 혹시... 좀 살살해줄 수는 없어? 나 아직 죽기 싫은데.
그대가 비켜준다면, 자비를 베풀 수 있겠지.
아... 비키라고?
그건 좀.
그런가? 그럼 어쩔 수 없군.
으으... 으아아악!
모험가님. 이 요괴는 살아있는 사람이 이곳에 오지 않길 바랐던 것 같았죠?
하긴. 그건 중요한 게 아니겠죠.
이 자는 요괴일 뿐이니까.
후우... 어디서부터 꼬였는지 모를 실타래를 풀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풀지 못해 잘라낸다면 어디서부터 잘라내야 할까요?
이제 와서 고민해도 답이 없겠죠.
회심의 한 수
언믹과 프레디는 괜찮을까요?
그래야겠죠.
요격대 주둔지는 버디 님이 가셨으니, 이제 마지막 남은 곳은 북쪽의 아이보리 센텐스에요.
네. 모험가님이라면 걱정할 필요 없으니까. 그렇게 할게요.
아이보리 센텐스로 이동해 요괴들을 모두 제거하기
노먼!
으윽... 위험하네. 가까이 다가오지 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상태가!
크윽... 아직 버틸만하니 걱정하지 마라.
...그래. 뭔가를 알아왔나?
예상대로 누군가 이내의 균형을 깨뜨리고 있습니다.
외부의 균형을 유지하는 다섯 곳에 정확히 역성문을 새기고 반응을 살피고 있었어요.
다섯 곳이라...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이곳으로 오겠구나.
균형 유지 장치는 이미 균형 관리자들이 손보고 있으니 이내가 추락할 가능성은 적을 거다.
네. 저도 그들을 믿어요. 하지만 문제는 그자의 목표가 단순히 외부의 균형을 망가뜨리는 것이 다가 아닌 것 같았어요.
이미 보통 사람이면 알 수 없는 정보를 알고 있었으니, 최악에는...
자비의 나침반을 찾고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말도 안 돼! 자비의 나침반은 이미 오랜 시간 사람들에게 잊혔거늘... 그자가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것 같았나?
자비의 나침반과 연결된 곳이 이내 어딘가에 있단 정보까지 알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게 아이보리 센텐스라는 것은 모르는 모양이지만, 이대로는 시간문제예요.
결국 이곳으로 오게 된다면 발견... 쿨럭쿨럭!
노먼!
막을 방법이... 있겠나?
......
그자를 막을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모든 정보가 우리에게 불리하지만, 오직 하나. 우리가 계획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그자가 아직 모르고 있어요.
로라, 그 말은 그자가 이곳까지 오는 것을 막지 말고 이용하자는 건가?
네. 이미 요격대와 블루호크, 그리고 그 모험가라는 사람이 움직이고 있어요.
우리가 이미 그자의 목표를 알고 있다는 것을 밝힌다면 자신의 계획을 의심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함정이라고 생각하고 의심을 만들어 시간을 끌어야 해요.
그것이 최선이겠군. 이해... 했네.
감사해요. 노먼, 그럼 안전한 곳으로 옮겨 드릴게요.
아니. 아닐세. 이곳에 아무도 없다면 더 의심을 받을 수 있겠지.
내가 이곳에 남겠네. 조금이라도 시간을 더 끌려면 그편이 좋겠지.
로라. 자네가 그렇게 할 생각이었겠지?
그렇지만...
로라. 나를 보게. 나는 이미 이 지독한 독기에 오염되었어. 이미 죽을 목숨일 테니, 걱정은 쓸데없는 일이야.
늙은 목숨이 다하기 전에, 그래도 쓸모는 다 해야 하지 않겠나?
알겠어요. 노먼 님... 그럼. 마지막으로 부탁드려요.
노먼... 그럼 안녕히.
...켈돈 자비 님. 이 늙은이는 어찌 되어도 좋으니 부디... 우리를 구원해주시길...
역시 이곳도 이미 당한 모양이야.
서둘러야겠어.
명칭의 유래에 대해서는 천해천의 별거북 대서고까지 찾아가
과거 기록을 찾아보아도 명쾌한 답을 알 수 없었으나
당시 공해와 가까운 부유섬에 살고 있던 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면
고개를 들었을 때 어디서든 보이는 이 비공정을 보고 자신의 방향과 위치를 가늠할 수 있었기에 '나침반'이라는, 비공정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별명이 붙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자비의 나침반은 바랗급이지만 여타 바랗급과는 차원이 다른 길이로, 이내의 중심축을 담당하고 있을 정도로 엄청난 길이를 자랑한다.
은자의 작품답게 여느 비공정들과는 다른 여러 특이한 점들이 존재하지만, 가장 특이한 점은 가로가 아닌 세로로 하늘과 땅 사이에 세워진 듯한 긴 모양새이다.
흐음. 다 죽어가는 늙은이 한 명이 지키고 있는 곳이라...
학자들은 이미 오래전에 대피한 모양인데 당신 수상스럽군요.
후후... 보는 바와 같이 늙은이가 이제 움직일 힘이 없어서 그러네.
흐응? 글쎄요. 착한척하기 좋아하는 인간들이 늙은이를 두고 갔을 리가 없잖아요? 꿍꿍이가 있는 모양인데... 그게 뭘까?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건가.
제가 대답할 필요가 있나요?
자비의 나침반을 찾나?
어머나. 이건 또 무슨 경우일까요? 이미 알고 있었다니, 기분이 나쁘군요.
너는 그곳을 절대 찾을...!
제가 방금 재미없다고 말했잖아요?
후후... 후후후...
아하하하하! 재미없어. 정말!
크르륵... 너는... 결코...
나름 시간을 끌어보려고 머리를 쓴 모양이지만, 당신의 입에서 나한테 유리한 말이 나올 리가 없으니까.
그만 닥쳐주세요.
그래. 여기는 다른 곳과 확실히 달라. 이 기분 나쁜 마력... 분명 켈돈 자비의 것이겠지.
이제 끝났어.
안티엔바이를 완전히 망가뜨릴 수 있어. 그리고 마침내 종말을...
후우... 질척거리는 남자는 별로인데.
그래. 제 계획을 알아차린 게 당신이겠군요.
노먼...
뭔가 준비한 모양이지만, 제가 누구에게 휘둘리는 것을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서요.
당신은 특별히 꽤 아프게 죽여주고 싶은데, 괜찮겠어요?
...절대 자비의 나침반이 당신 손에 넘어가도록 두진 않을 겁니다. 제가 반드시 막겠어요.
헤에... 당신이? 나를?
정말 부질없는 몸부림이네요.
(조금의 시간도 끌지 못하는 건가.)
당신은!
모험가... 하아... 정말. 다시 보고 싶었긴 했지만... 지금은 다시 보고 싶지 않았는데.
혹시 이건 어쩔 수 없는 운명일까요?
로페즈 님은 싸우지 말라고 했지만... 이렇게 단둘이 만날 기회는 없을 것 같으니...
그래. 당신과 한번... 후훗...
<퀘스트 완료>
후우... 역시 강하시네요.
너무 아쉬운데요? 당신과 제가 함께했다면, 참 재미있는 일이 많았을 텐데.
...어때요?
...조금 상처가 되는군요.
아쉽지만, 이쪽도 회심의 한 수가 남아있는지라.
제 사적인 용무는 조금 아쉽게 되었지만, 덕분에 다른 쪽이 성공한 모양이군요.
(균형이 이렇게까지 흔들리다니? 설마 프레디가 말했던 내부의 균형 유지 장치가 당한 건가?)
상황이 좋지 않은 것 같은데.
당신이 모험가님이군요. 덕분에 저 여자를 막을 수 있었어요.
도움에 감사드려요.
무너질 수 없는 걸음

하지만 균형이 계속 무너지는 것 같군요.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아요.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톱니바퀴 공방에서 프레디의 상황을 확인하고, 요격대 주둔지로 향하기
이놈들 해치워도 해치워도 계속 늘어나는 기분인데요?
분명 공해의 요괴들은 모두 처리했어. 도대체 어디에서 이 요괴들이 나타나는 거지?
유진, 이 상황 조금 익숙하지 않아?
...요기와 끊임없이 달려드는 요괴들이라.
기분 나쁜 놈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아?
마흐나발이 이곳에 나타났다는 말이 맞나 보군.
유진, 루드밀라는 나와 유진과 함께 마흐나발을 찾는다.
단델! 펜러드! 이곳에서 오는 적들을 막으면서 아루즈에게 준비하라고 전해!
네!
유진, 왼쪽의 길을 계속 뚫어!
나는 왼쪽으로! 단델 너는 오른쪽으로! 우하하!
진짜 미친 거 아니야?
정말... 이런 상황에서도 진지하지 못한 놈을...
꾸어엉!
프레디! 언믹! 무슨 일이?
나는... 나는 겁쟁이야. 나는 멍청이야! 다들 목숨을 버리면서 싸우는데!
겁쟁이! 멍청이! 한심한 놈!
그자가 다시 망가뜨려서 수리도 할 수 없어요...
나는 이제 끝이야... 자격이 없어...
프레디. 정신 차리세요. 아직 끝난 게 아니예요!
무슨 일이 있었죠?
그 유령 같은 자가 이내의 중심... 스코우프의 위치를 알게 되었습니다.
외부의 균형을 지킨다고 해도 그곳을 빼앗기면 다 끝입니다!
유령 같은 자라니...
아...
거참 시끄럽네.
언믹? 정신이 드나요?
어. 아까부터. 저 뚱땡이가 징징거리는 거 듣고 있었지.
그런데 왜 일어나지 않으세요? 부상이 심각한가요?
그래. 너무 아파. 아니!
쪽팔려!
젠장. 그 유령 같은 놈. 우리를 그냥 살려주다니... 귀족 같은 말투를 쓰더니, 꼴에 자비를 베푼 건가?
언믹 님... 이제 어쩌죠?
시끄러워! 아직 이내는 안 떨어졌고, 너는 움직일 수 있잖아!
그럼 그냥 움직이라고!
먼저 죽어나간 동료들을 벌써 잊은 거야? 저놈들이 말할 수 있었으면 너한테 무슨 소리를 했을 것 같아?
......
모험가님! 아이보리 센텐스는... 아, 로라 님?
로라 님께서 함께 오셨다는 말은, 해결하셨다는 것이군요!
네. 다행히 그곳은 무사해요.
다른 학자들은 모두 무사하신가요? 노먼 님께서는?
노먼 님은...
...또 희생이 늘었군요...
......
프레디. 그럼 위험하니 다시 함께 요격대 주둔지로 이동해요.
......
이론상 그게 안전하겠죠.
맞아요. 그러니까... 프레디?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로라 님. 부탁 하나만 하겠습니다.
뭔가요?
이건 외부의 균형 장치를 수리하는 장비입니다. 기계 마법을 연구하는 로라님이라면 다룰 수 있으실 겁니다.
네 분명, 그렇긴 한데...
요격대 주둔지의 균형 장치를 수리해도, 너무 늦으면 이내는 위험해집니다.
제가 스코우프로 가는 지름길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길을 열기 위해서는 준비 시간이 필요해요.
그러니 저는 그 길을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오! 금방 정신을 차렸잖아? 제법 요격대 다운 걸!
언믹 님. 도와주시겠습니까?
물론이지. 그럼 앞장서라고!
그럼 부탁하겠습니다!
그럼, 요격대 주둔지로 계속 이동해요!
마흐나발! 여기 있는 거 다 알아. 어서 나와!
블루호크... 이제는 이 악연이 조금 질리는구나.
그래? 난 아직 반가운데!
너희는 독기와 요기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군. 안개신의 가호 때문인가?
하지만 나도 그냥 온 것은 아니야.
아루즈! 지금이야!
촉수가 달린 녀석들은 당하는 것도 똑같은 가봐?
이런... 이따위 놈들에게 이 몸이...
그때와는 상황이 달라! 이번에도 놓칠 수는 없지!
크흐흐... 꽤나 기뻐 보이는구나. 인간.
동료들의 복수를 하는 것이 기쁜 것이겠지?
...너 따위를 죽인다고 해서 기쁠 리가 없잖아.
너를 죽인다고 해서 희생당한 내 친구들이 돌아오지도 않고.
......
쓸데없는 짓 하지 마. 이제 와서 네 요괴를 불러봤자 소용없어. 근처는 이미 모두 소탕했으니까.
이번에는 절대 놓치지 않아. 마흐나발.
흐흐...
인간은 정말 인간의 편인가? 아니면 도움이 되는 인간만 선택하는가?
무슨...
꺄악... 무스! 갑자기 왜...
아...
사, 살려...
자, 이제 어쩔 건가.
참고로 이 인간은 우리를 돕는 인간 중 하나다.
당신은... 안개신을 공격했던 바니타스 중 하나군요. 분명 깨어난 숲 출신의 다이앤이라고 했던가요.
저, 저는... 맞아요, 하지만...
그래. 바니타스. 인간을 공격하는 인간들이지.
안개신을 공격한 것도, 지금 이런 상황을 만든 것도 모두 바니타스의 도움이 있었지.
이 인간은 너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죽어 마땅한 인간이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나를 죽여라! 그리고 불합격인 인간을 함께 죽여라!
너희들이 쓰고 있는 선으로 포장된 위선을 이제는 벗으란 말이다!
저, 전 정말 별거 안 했어요! 그냥 사람들을 방해했을 뿐이에요! 전 아무도 죽이지 못했어요!
너는 단순히 방해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행동 때문에 죽은 사람도 있겠지.
...아...
구하러 갈 수 있는 사람을 구하지 못했을 것이고, 도망칠 수 있는 사람이 도망치지 못했을 거야.
그건... 저는 정말... 그런걸... 원하지 않았어요...
......
유진.
...정말? 그게 선장의 선택이야?
...후우...
...나를 놓아준다고?
그래.
어째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도대체 우리의 어떤 모습을 보고, 어떻게 행동하길 바라는지 모르겠는데 말이야.
마흐나발. 우리는 네가 생각하는 것 만큼... 이기적이기만 한 존재가 아니야.
......
크흐흐... 크흐흐하핫!
......
이 치욕을... 잊지 않겠다.
...고마워요...
넌 용서받아서 구해진 게 아니야. 네가 저지른 일들을 몇 배로 더 되갚아야 할 거야.
...네...
이 아이를 포박해. 무슨 짓을 했는지, 어떻게 처우할지 정해야 하니까.
그리고, 바니타스라는 놈들에 대해서도 알아낸다.
모험가! 웬일로 한발 늦었네? 이쪽 일은 무사히 끝났어.
휴.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내 친구들의 복수를 해야 했는데...
(마흐나발이 왔었던 건가? 그리고 저 사람은 분명 다이앤?)
우선 이곳의 균형 장치를 수리할게요.
뭐, 마흐나발을 거의 죽일 뻔했는데, 저 아이를 구하다가 놓쳐버렸어. 어쩔 수 없지 뭐.
괜찮은가요? 그자는 분명 블루호크에게 큰 피해를 줬는데...
나도 알고 있어. 그저 저 아이를 구한 게 그만한 가치가 있기를 바랄 수밖에.
...복구되었어요. 이제 외곽 지역의 균형 장치는 안전해요.
<퀘스트 완료>
이건 지하에서 올라오는 진동인 것 같군요.
이내의 중심, 스코우프

아직 이내 내부의 균형을 관리하는 장소에 강력한 적이 남아 있어요.
외부는 우리에게 맡기고 어서 가보세요 모험가.
우리가 잘 지키고 있을 테니까. 걱정 마.
스코우프로 가는 길은 제가 안내할게요.
결국에는 그대가 온 것인가.
기억하지 못하는가?
하지만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지.
이제 곧 나의 힘이 모여 이 거대한 강철 도시를 떨어뜨릴 것이다.
이는 곧 그분의 첫걸음이 될 터이니, 그대의 그 볼품없는 걸음을 멈추어라.
필멸자여. 끝까지 그분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것인가.
그렇다면 오롯이 그분을 위해, 잠시 맹세를 접고 나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겠노라.
맞이하라. 행성의 관리자, 구속의 공작 유리스를.
...그대의 선택에 후회가 없기를 바라지.
그대는 무엇을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가.
그대에게는 제왕을 따르는 열망도 느껴지지 않고, 스스로 제왕이 되고자 하는 욕심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저 바람에 휘둘러지는 나뭇가지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
나는 그분에게서 나의 끝을 보았기 때문이다.
쓰레기별. 그곳에서 나는 군림했다.
오늘 지킨 자를 내일 베었으며, 어제의 적이었던 자를 오늘의 동료로 삼았다.
때로는 성군이 되어, 때로는 폭군이 되어, 매일매일 가면을 쓰고 살아왔지.
오직 하나, 억겁의 세월을 견디기 위한 유흥이었다.
하지만 그또한 오래가지 않았다.
손에 쥐고 있던 것은 바스라졌으며
구속해왔던 모든 것이 빠져나갔다.
모든 것이 무의미했고, 무료해졌다.
무료함은 공허함으로, 공허함은 허망함으로, 허망함은 절망으로.
오랜 세월을 견뎌냈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무저갱 속에서.
그러다 그를 만났다.
온 세상의 절망과 고독을 짊어진 그분을.
싸움 끝에 깨달았다.
강대한 힘을 품고도,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그 고독함을!
네놈들 따위가 상상이나 할 수 있느냐, 그가 가지고 있는 압도적인 절망을!
나는 안다! 오직 나만이 안다!
나는 영원한 그의 이해자로, 추종자로 내 비루한 삶의 마침표를 찍겠다!
그렇기에, 나는 그대를 여기서 막겠다.
디레지에 님의 의지를 받들어, 디레지에 님을 위해!
<퀘스트 완료>
(근처의 독기는 많이 줄어들었어.)
잠깐! 균형 유지 장치의 상태가!
모험가여. 그대의 말대로, 디레지에님은 앗아갈 뿐, 베풀지 않는다.
허나 나는 죽어도 그분 안에 살게 되니, 그런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테지.
그분을 위하는 일이 아니라면, 그 무엇도 아무것도 아니다.
죽음조차 말이다.
완전히 소각된 쓰레기는, 이미 지독한 연기가 되어 세상에 흩뿌려져 있을 것이니...
이런! 안 돼! 기운이 다시 폭주하고 있어요! 이제 더는 막을 방법이!

녹슨 이야기
그리고 모험가.
어쩐지 우리는 이미 만난 적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지 않나?
이곳은 조금 소란스러운 것 같군.
할 이야기가 많구먼. 백해에서 함께 온 이들도 있으니 잠시 나를 따라와 주겠나?
이내 광장으로 가 켈돈 자비와 함께 상황을 정리하기
(디레지에의 힘이... 더는 올라오지 않고 있어.)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야. 오히려 어떤 준비가 끝난 것처럼, 터지기 직전의 찰나 같은 느낌이야.)
안개신님! 모험가님이 돌아오셨어요!
그리고, 제가 잘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은자 켈돈 자비님도 오셨다고 해요!
네. 알고 있어요.
그가 모험가에게 할 말이 많겠군요.
아... 네? 모험가님에게요? 어째서?
모험가 그가 내딛는 걸음은...
이제 멈출 수 없을 만큼 많은 운명을 짊어지게 될 테니까요.
아파...
그래도 이 정도로 빠져나온 게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룬디어. 상황은?
정말, 숙녀가 이렇게 아파하는데 걱정을 먼저 해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지금 가진 종말의 힘으로는 부족하니, 모험가와 정면으로 부딪치지 말라고 했을 텐데.
그렇죠. 중천의 안티엔바이를 파괴해야 종말의 힘을 더 받아들일 수 있으니.
하지만 참을 수 없었는걸요.
그게 겨우 한 명의 인간이 가질 수 있는 힘이라니!
그 힘이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낸 힘이라니!
하아... 정말, 반해버린 것 같아.
그 사람을 선별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그 누구도 충족되지 않겠죠.
마이어를 포함해 가장 큰 변수가 될 사람이다. 결국, 죽여야겠지.
후훗... 그건... 그거대로... 짜릿하겠네요.
그래도 나름의 수확은 있었어요. 자비의 나침반이 실존하는 것도 확인했으니까요.
천해천의 상황은 어떤가요?
비틀린 도시의 준비는 이미 마쳤다. 이제 빛의 추종자들만 확인하면 돼. 그 후 중천의 안티엔바이만 정리되면 본격적으로 움직인다.
저들이 알면 어떤 표정일까요. 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여온 것은... 요괴들만이 아니라는 걸 말이에요.
......
글쎄.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겠지.
크흐흐흐... 크흐흐흐... 빌어먹을... 인간...
위선자... 너희는 위선자여야 해.
도움이 되지 않는 존재는 가차 없이 내쳐야만 해.
그래야... 설명이 되는 거야. 그래야 설명할 수 있다!
이제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마키아 님.
당신을 온전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이곳도 그 사이에 많이 변했군. 많이 발전했어.
나름대로 할 일이 많았다네. 아직 말할 수 없네만, 결국 마이어에게 필요한 일이었지.
그래. 답답하겠지. 하지만... 어쩔 수 없네. 사실 자네와 따로 이야기하고 싶었던 이유가 있네.
초월적인 존재들은 무엇이든 들을 수 있고, 어디든 볼 수 있어.
초월적인... 존재?
(설마! 차원회랑에서 마주했던?)
아직 다른 이들에게는 말하지 말게. 지금 한 말 정도도 꽤 위험을 감수한 것일 수도 있으니까.
지금 자네가 잘하고 있는지, 생각대로 흘러가고 있는지.
사실 나조차도 정확하게 알지 못해.
그러니 아직 많은 것을 말해주지 못하는 것을 양해 바라네.
그리고 현재 선계의 상황은 모두 들었네.
자네가 백해를 공격한 요괴와 바니타스의 공격을 막아냈고, 안개신을 구원한 이야기까지 말이야.
사도 디레지에라는 최악의 적이 환란의 땅에 웅크리고 있다는 것까지.
글쎄. 그가 직접 말해주지 않는 이상 알 수 없지.
모든 일은 우연이라 치부하면 우연이 될 테고, 운명이라 치부하면 운명이 될 테지. 자네의 생각은 어떤가?
자네들이 이번에 큰 활약을 해주었다지? 정말 고맙네. 그리고 너무 늦게 도착해서 미안하네.
아, 아닙니다... 저희도 다른 분들의 희생 덕분에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감사해야 할 사람들은... 그 말을 들을 수 없겠지만요.
...그래. 그 말이 맞네.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겠지.
켈돈 자비님.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말하게.
켈돈 자비님이 돌아오신 것과, 하필 오늘 자비님의 나침반이 노려졌다는 것은 단순한 우연인가요?
글쎄. 필연적으로 일어날 일이었다고 말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네만.
솔직히 말하면 나침반의 위치를 들킨 것은 예상 밖이었네.
바니타스. 그들이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예상가는 바가 없어.
...처음으로 구름 없는 밤이 일어났을 때라.
그 때는 분명...
...그때부터 살아온 자라면, 내가 나침반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도 있었겠군.
정해진 생을 넘어선 자는 은자들 외에는 없다고 여겼건만. 또 있었는가. 그렇다면 다 설명이 되는군.
그 말씀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군요. 그렇다는 것은, 그 오랜 시간 숨겨왔던 것을 드러내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이겠구요.
그래. 이제는 더 미룰 수 없겠지.
이렇게 되기 전에 해결했다면 좋았을 테지만, 그저 의지만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 수는 없으니까 말일세.
모험가. 바니타스가 노렸던 자비의 나침반에 대해서는 곧 알려줄 수 있도록 하겠네.
그게 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쌓여왔던 그 무의미한 증오의 연쇄를 끊어버릴 유일할 방법이 될 수도 있네.
자네가 중천에서 이내와 자비의 나침반을 지킨 게 그저 우연이 아니라면.
자네가 안개신을 구원해, 그녀의 상처를 치유해준 것이 그저 선의가 아니라면.
그리고 디레지에가 요괴들의 땅에 나타난 것이 그저 우연이 아니라 톱니바퀴처럼 얽힌 거대한 하나의 운명이라면.
자네라면 결국 그에 대한 해법까지 찾을 수도 있겠지.
그럼 모두에게 알려줄 준비가 되면 자네를 다시 찾겠네.
이내를 지켜주어 고맙네. 모험가.
감사해요. 모험가 님.
영광이었습니다! 모험가님!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퀘스트 완료>

이야기는 다 끝났나요?
당신은 언제나 사건의 중심에 서 있군요.
그 말은, 당신은 저를 처음 만났을 때와 단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는 말이겠죠.
물론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많이 바뀐 게 보여요. 이미 그랬었지만, 한층 더 완전해진 느낌이군요.
저는 한동안 버려진 자들의 교회에 머물고 있었어요.
당신이 듣는다면, 믿지 못할 일들을 많이 겪었죠.
네. 그래서 지금 이곳에 올 수 있게 되었죠.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켈돈 자비는 저희가 디레지에와 싸운 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더군요.
제 힘이 당신에게 도움이 될 거란 것도요.
...네. 디레지에의 무서움은 저도 잘 알고 있으니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뭐, 다른 사람이라면 조금 더 고민해봤겠지만.
(평소라면 하지 않을 말까지 하는 것을 보니... 마음도 꽤 편해진 모양이야.)
이런, 싸우느라 힘드셨을 텐데 쓸데없는 이야기를 오래 했군요.
시간은 많으니, 밀린 이야기는 나중에 하죠.
모험가님, 오셨어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켈돈 자비님과 함께 반가운 사람들이 온 모양이에요.
모험가공! 오셨소이까!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너무 많은 시간이 흐른 것 같소이다.
안개신님께서 이곳의 위험을 말해주시고 떠나신 후 바로 준비하였소이다만, 너무 늦었소이다.
아! 백해는 이제 어느 정도 정리가 다 되었소이다! 모험가 공 덕분이오이다.
미약하지만, 무의 눈은 안개신님 곁에서 중천을 지원하려고 한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군.
모험가님은 물론 안개신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이내를 지켜내기 어려웠을 거예요.
무엇보다 지금은 모두의 힘을 모아야 할 때니까요.
이제 기나긴 인간과 요괴의 싸움에 종지부가 찍히겠군.
인간과 요괴의 싸움...
모험가님. 혹시 상공인협의회에서 보았던, 요괴가 했던 말 기억나시나요?
그들의 행동이 이해 된다는 말은 아니에요. 지금의 우리의 기준으로는 그들은 명백히 살인자에 불과한 괴물들이니까요.
서로를 미워하게 된 낡은 이유를... 이제 와서 알아낼 수는 없겠죠.
('낡은 이유'라...)
이제 저 기나긴 황혼이 지는 것 같아요. 뭔가... 이번 황혼은 유난히 길었던 것 같군요.
이제 찾아올 밤이 지나면 우리는 모두 환란의 땅으로 진군할 겁니다.
지금은 그 싸움이 마지막이 되기를 간절히 바랄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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