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질병의 디레지에

어쩌면 타오르는 불과 같다 생각했다.
불은 끊임없이 춤추며 형태를 바꾸지만, 그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정작 그것의 본질이 무엇인지는 누구도 알고자 하지 않는다.

불은 의지 없이 타오를 뿐이다.
스스로 원하지 않아도 언제나 주변을 게걸스럽게 집어삼켜 흉터를 남긴다.
그저 집어삼키고, 그리고 집어삼킨 것을 연료 삼아 더 크게 타오른다.

그런 불은 모든 것을 태우지만, 결국 지나간 자리에 생명의 온기를 남긴다.
불길이 남긴 재가 흙이 되고, 그 흙은 다시 새싹을 일으킨다.
하지만 나는 불과는 다르다.

내가 남기는 것은 무엇인가?
거들떠 보지 않을 처참한 쓰레기 같은 질병, 이름 없는 상처 그리고...
그 누구도 거두지 못한 죽음.

죽음은 피해 가지 않고 언제나 나를 똑바로 마주한다.
항상 주변을 맴돌면서도, 오직 나에게만 다가오지 않고서 조롱한다.
이제는 허상과도 같은 그 죽음이라는 것은, 결코 닿지 않고 눈앞에서 아른거릴 뿐.

무한한 찰나의 순간이 지나, 온몸이 불꽃처럼 찢겨 다시금 새로운 불꽃으로 재생된다.
그 찰나의 틈 사이로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그리고 그것이 오래전부터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불꽃 너머의 누군가여.
너는 이번에야말로 나에게 보여줄 수 있겠는가?
끝내는 스스로를 삼켜 사라지는 불꽃처럼...

더러움이 더러움을 정화하는 죽음을 말이다.


검은 질병의 디레지에
"디레지에 님의 은총을 세상에 퍼트리겠습니다."

처음부터 원하지 않았다.

"디레지에... 디레지에... 전부 다 디레지에만 왕으로 모셔."
"디레지에 님의 은혜를 더욱 멀리 퍼뜨리게 될 거란다!"
"저를 구원해주시기 위해 디레지에 님께서 내려 주신 힘!"

처음부터 아무것도 하려 하지 않았다.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디레지에. 그자가 이 사태의 주범일지도 모른다는 것이군요."
"이 땅이 이렇게 오염된 것은 '검은 질병의 디레지에'가 전이되었기 때문입니다."

네놈들의 나약함을 나의 탓으로 돌리지 마라.

"여러분을 도와 디레지에를 막겠습니다."
"디레지에는 우리가 처치해줄 테니까 안심하라고."

그저 휘둘리기만 하는 꼭두각시 놈들.

"마키아. 우리의 왕이시여. 우리의 구원자여."

그러니 멋대로 굴지 마라.

"아아... 디레지에님. 마지막으로 저의 모든 것을 바, 바칩니다..."

기어코 나를 또다시 멋대로 규정하겠다면...
산 채로 몸이 찢기는 고통이 무엇인지부터 알게 해주마.

그리고 이 세상에는 네놈들의 피로 물든... 
검은 비가 내릴 것이다.


뒤얽힌 사념 : 비명
비명의 폭풍, 그 중심에는 항상 내가 있었다.
원한 적도, 갈구한 적도 없는 비명은 언제나 나를 둘러싸고, 끈질기게 쫓아다녔다.
내 몸에 붙어있는 질병들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것들보다 더욱.

나를 향한 비명은 늘 원망으로 가득했으며, 언제나 분노로 점철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끈질기게 쫓아오는 비명 소리는 도저히 익숙해질 수 없었다.
난 그저 그곳에 있었을 뿐이었다.
난 고작 살아있을 뿐이었다.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드디어 때가 되었다.
너희들의 원망이, 다시 돌아왔다.
너희들의 분노가, 오롯이 돌아왔다.
너희들의 비명이, 지금 여기에 왔다.
너희들이 나를 향해 비명을 지른 것처럼, 나 또한 너희들을 향해 비명을 지를 지니.
기억하라, 그리고 잊지 말라.
네가, 너희가 이렇게 만들었음을.


뒤얽힌 사념 : 재앙
"흠~♪ 흠흠흠~♬"
하얀 머리칼이 어두운 독기에 휘날리고, 가벼운 발소리가 질병으로 물든 땅 위를 톡톡 울린다.
콧노래가 울려 퍼질 때마다 썩은 피 냄새가 공기 속에서 피어올랐고, 그 음률을 따라 불길한 보랏빛이 물결치듯 꿈틀거렸다.
끓어오르는 독기가 벽을 녹이고 돌바닥을 물컹하게 만들 때에도, 소녀는 두 팔을 활짝 벌린 채 산책하듯 그 안을 거닐었다.
그녀의 등에서 솟은 거미 다리들이 흥얼거리는 리듬에 맞춰 꿈틀거렸다.

"꺄하핫, 안녕! 반가워, 다들!"

소녀가 손끝을 한 번 휘두르자 독기가 숨결처럼 퍼져나가며 구석구석을 물들였다.
그곳에 있던 자들은 마치 안개에 잠긴 듯 기침과 함께 피를 토하고, 몸 구석구석이 녹아내리며 무너져갔다.
그러나 소녀는 자리에서 한 바퀴를 빙글 돌며 해맑게 웃을 뿐이었다.
그 모든 것이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는 듯이.

"모두 모두 내 친구가 되자!"

독기에 잠식된 자들의 몸이 기괴하게 비틀렸다.
뼈가 어긋난 소리를 내며 꺾이고, 신체의 일부가 녹아내려 축축한 고름이 되었다.
그럼에도 소녀는 그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인간이든 요괴든, 누구든 상관없다는 듯이.

"나와 같은 존재가 되는 거야!"

그녀의 발끝에서 퍼져나간 보랏빛 거미줄이 땅을 타고 벽을 타고 번져나갔다.
독기는 점점 더 짙어지고, 공기는 걸쭉해졌으며, 세상은 서서히 원래의 색을 잃었다.
그럼에도 소녀는 눈가를 접어 웃으며 즐거워할 뿐이었다.

"영원히... 나랑 함께 하자! 꺄하하하!"

그녀의 맑은 웃음소리 아래, 한 지역 전체가 진득한 재앙으로 삼켜졌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흐려진 그곳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재앙 그 자체로 변해 있었다.


뒤얽힌 사념 : 종언
간신히 들어올린 눈꺼풀이 무색하게도 그의 시야에는 죽음만이 담겼다.
검은 독기가 폐허 위로 깔리듯 차올랐다. 질병이 자욱히 퍼진 공기 속 한 번 들이마시는 숨조차 독이 되어, 피를 토하며 녹아내리는 사람들이 다시 그 위를 덮었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을 그렇게 죽이는 주제에 질병이 저 역시 살 권리가 있다는 듯 날뛰었다.

그럼에도 그의 발은 멈추지 않는다.
무릎이 부러지고 속이 뒤집어져도, 오직 살아남겠다는 한 조각 희망만이 그를 끌어당긴다.
무엇으로부터 달아나는지도 모르는 채 서로를 짓밟으며 발버둥치는 무리 속에서 울음과 기도가 전염되듯 퍼진다.

'살고 싶어.'

그렇게 그는 죽음으로부터 도망친다.
박차는 모든 걸음이 필사적이다.
그러나 사위는 온통 검은 질병에 삼켜져 여전히 죽음만이 가득하다.

그러다 문득 닿은 누군가가 잡히지도 않고 스러졌을 때,
빼앗은 모든 삶이, 그 모든 질병이, 죽음이 자신의 본능임을 알아차렸을 때,
비로소 당신은 깨닫는다.

스스로가 곧 종언이었음을.
그러므로 누구도 당신에게 종언을 고할 수 없어
삶을 피해 숨어든 한구석에서 당신은 오히려 영원히 죽음을 그리워하리라는 사실을.


오만한 위신(威信), 셀게이퍼
마키아. 우리의 신이시여.
위대한 힘으로서 우리를 이끄시니 드디어 때가 왔나이다.
그들이 떠넘긴 수많은 업보는 이제 제자리를 찾고
우리는 탄생부터 깃든 어둠을 딛고 저들의 빛을 빼앗을 그날이 왔으니
분노하소서, 슬퍼하소서. 그리하여 우리를 살피소서.

마키아. 우리의 왕이여.
영겁의 시간 끝에 저들이 이 땅으로 돌아오려 하옵나이다.
이곳이 자신들의 욕망으로 세운 지옥이라는 걸 잊은 채
비루한 의지와 이기적인 위선을 품고 그대와 맞서려 하나이다.
우리가 그대의 은총으로 저들을 심판하리니
분노하소서, 슬퍼하소서. 그리하여 우리와 함께하소서.

더 강하게, 더 강렬하게
이 환란의 심장이 되어 요동치소서.
그것이 그대의 역할이며
그것이 그대의 사명이리.

마키아. 나의 마키아여.
그대의 대리자가 기도드리니
그대의 명명자가 명하노니
분노하라, 슬퍼하라, 그리하여 우리를 구원하라.


허망한 맹신(盲信), 호스디그
"절대로 깨지지 않는 그릇이 되어 끝까지 지킬 지어다."

원치 않게 상기된 기억에, 호스디그는 멀어지는 의식을 간신히 부여잡았다.
그러자 온몸을 휘감는 통증이 일었다.
아픔은 호스디그의 파편을 점차 무너뜨렸다.

셀게이퍼의 명령에 품은 마키아.
호스디그 또한, 마키아가 싫지 않았다.
강함에 이끌리는 본능이,
영원을 탐하는 본성이,
존재를 각인시키려는 충동이,
마키아를 원하고 있었기에.

그러나 본능은 이내 사그라들었다.
거센 고통, 빈번한 격통, 남아있는 지통.
극한의 통증에 호스디그의 파편은 무너져 내렸다.
더 이상 그는 마키아를 품고 싶지 않아졌다.

그렇기에 그는 바랐다.
어서 이 고통이 끝나길, 셀게이퍼가 명령을 내려주길.
서둘러 마키아가 세상 밖으로 나오길.


왜곡된 욕신(欲信), 루브라
짓밟히고 찢기는 삶.
살고 싶다면 상대를 죽여야만 하는 삶.
요괴들의 삶이란 그랬다.

루브라는 문득 떠올렸다.
아주 오래전, 온몸이 찢어 발겨진 자신을 짓밟고 냉소를 지었던 상대의 표정을.
그자의 발톱이 짓눌러 벌어지는 상처와 바닥을 물들이는 검붉은 피.
그자는 일그러지는 루브라의 표정을 지켜보며 그녀의 절망을 즐겼다.
모독은 잔혹하고도 서늘했다.
그 모독을 견디는 일은 더한 수치가 뒤따랐다.
루브라는 끝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결심했다.

'다시는 그 누구 앞에서도 고개를 숙이지 않겠다고'

루브라의 머릿속에 그날의 결심이 스쳤다.
그녀는 시선을 내려 자신 앞에 무릎을 꿇고 삶을 구걸하는 인간을 바라봤다.
온몸을 떨며 울컥이는 피를 토해내는 인간의 모습.
작고 약하고 한없이 떨리는 그런 인간의 모습.
루브라는 천천히 인간의 턱을 들어 올렸다.

"왜 고개를 들지 않지?"

인간의 표정은 서서히 일그러졌다.
루브라는 그의 표정에서 오래전 자신의 모습이 스쳤다.
형용할 수 없는 불쾌감이 그녀를 짓눌렀다. 
루브라는 인간의 귀에 속삭였다.
황홀하고도 나른한 목소리로.

"고통은 잠깐이란다"

루브라는 가차없이 인간의 목을 베었다.
팔과 다리, 그녀의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사정없이 베고 잘라냈다.
그녀는 미묘한 쾌감을 느꼈다.
오래전 느꼈던 자신을 짓밟던 절망이 잠시 지워진듯 했다.

모독은 루브라의 영혼을 갈기갈기 찢었고,
그 폐허 속에서 살아남은 건 이전의 그녀가 아니었다.
누구도 되돌릴 수 없는 끔찍한 괴물의 형상만이 새로 빚어졌을 뿐이었다.

모독은 그녀를 죽게 했고, 동시에 그녀를 다시 태어나게 했다.


붕괴한 광신(狂信), 마흐나발
"우리는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이기적이기만 한 존재가 아니야."

그저 말뿐이었다면, 비웃기라도 했을 것이다.
객기, 거짓 그리고 위선.
온갖 정의로 그들을 비웃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동료의 복수 대신 적이었던 소녀를 택했다.
그러기에 저 단호한 목소리는 진실이 되었다.
그리고 그 속에 서린 연민은 끝내 그의 요새를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자신이 살기 위해 다른 이에게 칼을 꽂은 자.
자신이 살기 위해 터전을 바치는 자.
자신이 살기 위해 신념을 버리는 자.
이런 인간들이 모여 쌓아 올린 요새였다.

그리고 지금.
죽음 앞에서도 타인을 지키려는 자.
공포 앞에서도 배신하지 않는 자.
복수의 기회 앞에서도 적을 구한 자.
이런 인간들이 모여 요새를 무너뜨리고 있다.

인정할 것인가, 부정할 것인가.
순응할 것인가, 거역할 것인가. 

그는 선택할 수 없었다. 
요새는 그를 살아오게 한 전부였기에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크흐흐흐... 크흐흐흐..."

그래서 그는 자신의 요새를 지키기로 했다. 
이미 무너졌더라도 그 잔해라도 지키기로 했다.
그게 비록 자신 앞에서 스스로의 위선을 인정하지 않던 인간들의 광기와 닮아있다 한들
그 요새의 이름은 믿음이며 정의이며 신념이었기에
그는 기꺼이 요새를 지키기로 했다.

"마키아 님. 당신을 온전히... 받아들이겠습니다."


만개한 불신(不信), 라르고
그저 살아남는 것.
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끝도 없이 발버둥 쳤다.
그렇게 살아남기 위해 달려드는 요괴를 베어버리던 나는 문득 궁금해졌다.
환란의 땅을 가린 하늘 위의 요새에 살고 있다는 '인간'이라 불리는 이들.
그들도 우리처럼 이렇게 처절하게 살고 있는지.
그래서 나는 인간의 탈을 쓰고 그들의 틈에 스며들었다.

옆에서 바라본 그들의 모습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역겨웠다.
인간 역시 요괴처럼 다른 생명을 죽여가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친다.
그럼에도 그들은 자신들이 멋대로 정한 기준에 따라 스스로를 선하다고 포장한다.

그럼, 요괴는?
대화도 통하고 각자의 명분이 합당한데도, 요괴를 무조건 적으로 규정하는 이유가 뭐지?
안개와는 상극인 요기라는 힘, 인간과는 다른 생김새.
고작 그 알량한 가치들이 요괴를 인간의 적으로 규정한 기준인가?
그 따위 것들을 통해 요괴를 배척하는 짓이 너희가 주장하는 '믿음, 신의, 의지'라는 거지?

하, 하하.
하하하하하하!
정말이지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멈추질 않는군.

안개는 우리를 품지 않았다.
오히려 그 빌어먹을 안개에 가려진 그늘에서 우리가 생겨났지.
너희는 우리와 대화조차 시도하려 하지 않았다.
그저 다른 모습에 지레 겁을 먹은 채 천성이 악하다 치부하고 멀리하기에 급급했지.

너희도 결국 우리와 다를 바 없어.
그저 살아남기에 급급한 어리석은 족속들일 뿐이야.
그럼에도 너희는 선이라는 말도 안 되는 가치로 너희를 포장하고 숨기기에 급급하지.
너희를 믿어볼 가치 따윈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아.
그래. 그런 거야.
그런 건데...

왜 나는 지금도 인간의 탈을 뒤집어쓰고 있지?
무엇을 더 확인하고 싶어서 이들을 속이고, 인간인 것처럼 연기를 하고 있지?
아직도 인간들이 주장하는 믿음, 신의, 의지... 이런 게 정녕 존재하는지 궁금한 건가?
... 설마, 그럴 리가.
지금의 연극은 그냥 여흥일 뿐이야.


관리자 베르데
베르데는 루브라의 고고한 몸짓과 서늘한 표정을 바라봤다.
상대를 모독하며 숨을 조여가는 그녀의 모습.
가차없이 죽음을 선사하며 상대를 짓밟는 잔혹함.
베르데는 숨을 죽이며 성스러운 의식을 지켜보듯 그 광경을 지켜봤다. 

'당신은 언제나 누구보다 높은 곳에 있어야 해'

베르데는 속을 맴도는 말을 한참 되뇌었다.
루브라의 삶은 베르데가 결코 닿을 수 없는 어떤 것이었다.

'당신은 언제나 아름다워야 해'

베르데의 시선엔 경외와 찬사가 담겨 있었다.
루브라를 추종하고 복종해오며 단 한번의 의심도 한 적이 없었다.
이토록 아름답고 고고한 존재를 따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베르데는 자신의 쓸모를 다 한 것이라 믿었다.

동시에 한편으로 알 수 없는 불안이 치솟았다.
그녀가 언젠가 추락한다면,
사정없이 무너져 내린다면 그 모습을 견디지 못할 것만 같았다.
나약하고 추한 모습의 그녀를 상상하니 숨이 막혀왔다.

루브라에게 그런 모습은 어울리지 않았다.
그건 더 이상 베르데가 아는 루브라가 아니었다.
세상에 널린 천한 벌레들과 다를 바가 없으므로.

'당신은 결코 그런 끝을 맞아선 안 돼.'

베르데는 다짐했다.
추하고 비참해진 루브라를 볼 바에, 자신의 손으로 끝을 내리라고.


실험체 에레드
솔직히, 달이 잠긴 호수에서는 참 아쉬웠어요.
제법 마음에 들었던 작품을 허무하게 잃었으니까요.
그래도 양질의 연구 자료를 얻었으니, 실패한 실험은 아니겠네요.

자, 에레드?
당신은 지금부터 제 연구의 결과를 증명해 주셔야겠어요.
우선, 인간 시절의 기억은 전부 제거해 둘게요.
애석하게도, 인간이던 시절의 기억은 인귀에게 독이 되더라고요.
끈질기게 비공정을 지키던 해적들이 그랬고, 아둔하게도 혼자 덤벼온 달 사냥꾼의 길잡이가 그랬죠.
당신은 그런 멍청이들과는 달라야 할 거예요.

그리고, 신체를 가장 효율적인 방향으로 개조해 줄게요.
상체 근력이 다른 인귀에 비해 매우 약하니까, 하체에만 집중할 수 있게 상체를 구속해 줄게요.
이정도면, 당신의 장점인 기동력을 임계치까지 끌어올릴 수 있겠어요.
이번 실험은 이 정도 선에서 만족해야겠네요.
너무 많은 조작 변인은 실험을 망칠 수도 있거든요.

자, 준비는 끝났어요.
에레드. 당신은 아주 위대한 연구의 시제품이에요.
환란의 땅에 보이는 모든 걸 죽이고 당신의 가치를 증명해 주세요.
그렇지 못하면 당신도 그저 연구 자료가 될 뿐이란 건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알겠죠?


속삭이는 라디나
나약한 최하급 요괴.
가진 거라고는 그나마 번듯한 외모와, 매혹의 힘이 실린 목소리 뿐.
그런 내가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배척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몰랐다.

"목소리로 남을 매혹한다라... 흥미로운 힘을 가지고 있군."

그래서 처음 그 목소리를 들었을 때, 심장이 강하게 고동 치는 걸 느꼈다.
살아남고 싶다는. 아니, 강해지고 싶다는 내 간절한 기도가 닿았던 걸까.
지금 내 눈앞에 수많은 요괴들의 우상으로 불리는 환요오괴 중 하나, 마흐나발이 서 있었으니 말이다.

"너는 가능성이 있군. 나와 함께 하지 않겠나?"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내게 손을 내밀었다.
그 모습에 나는 본능적으로 알았다.
이 손을 잡으면, 더는 나약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고통받는 삶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물론입니다. 마흐나발 님."

떨리는 손으로 그의 손 끝을 붙잡은 순간, 내 안의 무언가가 깨어났다.
수많은 요기의 흐름이 내 목소리에 스며들어, 그 어떤 존재라도 홀릴 수 있는 힘이 내게 깃들었다.

기뻤다.
변화한 내 모습이, 인정받는 지금의 내가.
그리고 그 모든 것은 전부, 마흐나발 님 덕분이었다.

아아, 마흐나발 님.
모든 것은 당신을 위해서.



여명이 떠오른 후


모험가. 이제 해가 떠오르는군요. 
이내의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병력 대부분이 환란의 땅을 향해 이동했고, 이제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될 것 같군요.
그리고 켈돈 자비가 당신에게만 부탁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해요.
준비되었으면, 나와 함께 가죠.
켈돈 자비는 리멘에 로라와 함께 있어요.



미쉘 모나헌을 따라 학자 로라와 켈돈 자비가 기다리는 리멘으로 향하기



<퀘스트 완료>
모험가님, 오셨군요.
모험가, 곧바로 와줘서 고맙네.
자네에게 부탁할 일이 있어 미쉘 양을 통해 불렀네.
부디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좋겠군.



켜켜이 쌓인 업보


예정대로 날이 밝자마자 이내의 병력은 환란의 땅으로 이동을 시작했네.
조금 뒤면 요괴들과 대규모 전면전이 펼쳐지겠지.
당신들은 결국 그들을 모두 토벌하기로 한 건가요?
최우선 목표는 그들을 완전히 토벌하는 것이 아니네.
그럼 최우선 목표가 뭔가요?
나침반... 지금은 내 이름을 붙여, 자비의 나침반이라 불리고 있는 것을 사용해야 하네.
우리는 저 환란의 땅으로 고이는 요기를 내버려두려고만 한 것이 아닐세.
요기는 선계의 모든 바탕을 이루는 안개가 남긴 이면, 어쩌면 또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어.
처음 나침반을 개발한 계기는, 안개의 이면인 요기를 완전히 없애려는 것이었네.
나침반을 가동하면 모든 요기를 순환시켜 없앨 수 있을 걸세.
우리로서는 환란의 땅을 치료하는 것... 이라고 할 수 있겠군.
환란의 땅을 치료한다? 마치 질병을 치료하는 것처럼?
하지만 아직 사용하지 않은 이유가 뭐죠?
요기라는 것이 발견되고, 그것을 순환시키는 기술을 만들어냈을 때는 이미 요기를 기반으로 생명이 무수히 태어났지.
그들이 바로 우리가 요괴라고 부르는 존재일세.
요기를 순환시킨다면 우리가 사용하는 안개와 섞여 지금의 완전한 안개는 사라지게 될 걸세.
그 완벽한 안개... 결국 당신들의 것을 내려놓지 못하겠다는 건가요?
분명 그런 이들도 있겠지.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의 불편함이 아닐세. 그건 어떻게든 설득하면 되는 것이니까.
문제는 순수한 요기에서 탄생한 요괴들이야.
요기를 순환시킨다면 우리는 불편함을 감수하면 되겠지만, 요괴 중 대부분은... 사라지게 될 수도 있네.
나에게... 아니, 우리에게 그럴 권한이 있느냐는 고민은, 우리를 오랜 시간 망설이게 했지.
당신들에게 위협적이지만, 생명이라서 함부로 사라지게 둘 수 없었다?
그런 것치고는 당신들은, 그들을 포용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은 것 같더군요.
그들을 근본적으로 두려워하고... 존재를 부정하는 태도. 그런 것들은 숨긴다고 숨길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맞네. 인간들의 잘못, 완벽해야 하는 안개의 이면을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일지도 모르겠군.
그들 또한 생명이라 죽일 수 없었다는 이유는 핑계였을 뿐... 그걸 구실삼아 외면해온 것이지.
그 업보를 지금에서야 받는 것일지도 모르겠군.
안타깝지만... 더는 미룰 수 없으니까.
우리에겐 더 큰 위협이 다가오고 있네. 그 위협에 맞서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네.
...하지만 당신의 말대로 자비의 나침반을 가동한다면 요괴들은 결국...
요괴 중 일부는 안개를 받아들여 적응할 수도 있겠지만... 많은 요괴가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지게 되겠지.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선계 전체가 디레지에의 힘의 영향을 받게 될 걸세.
지금 막아내지 않는다면 선계뿐만이 아니라 아라드 전체가 질병이 가득차버릴 수도 있겠지.
지금 디레지에의 영향력이 아라드 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이 거대한 이유는, 요기라는 매개체가 있어서인 것으로 보이네.
요기가 사라진다면, 디레지에의 강력한 독기와 영향력도 약화할 걸세.
......
미쉘. 사이퍼인 자네로서는 이런 방식이 탐탁지 않을 테지. 이해하네.
나 또한 지금껏 다른 방법을 찾아왔지만, 더 지체하기 어려운 상황이란 걸 자네도 알걸세.
요괴들은 이미 우리에게 날카로운 칼을 들이밀었고... 사도 디레지에는 존재 자체로 큰 변수일세.
과거 그를 봉인했을 때처럼 차원을 열 방법이 없으니 무찌를 방법이 없는 것도 사실일세.
그러나 이대로 둔다면, 디레지에의 힘으로 더 강력해진 요괴들은 분명히 이내를 다시 넘볼 것이네.
그래서... 우선 요기를 제거해 요괴와 함께 독기의 영향을 약화시키면서, 디레지에를 막을 방법을 함께 찾겠다는 건가요?
그 방법 밖에 없다고 결론 내렸네. 필요하다면, 아니 할 수 있다면 환란의 땅에 디레지에를 영원히 가둬야겠지.
지금 이내는 나침반을 사용할 수 있도록, 환란의 땅 중심을 정확히 겨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네.
그리고 요격대와 블루호크, 그리고 다른 모든 인원은 환요오괴를 상대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네.
자네는 전장에 합류해 있다가 디레지에가 있는 곳을 찾으면... 디레지에를 막아줘야만 하네.
나는 나침반의 가동을 위해 자리를 지켜야 하고, 안개신은 환란의 땅으로 향한 모든 사람을 독기로부터 지켜야 해.
그러니, 지금 그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네밖에 없네.
(정말... 이 방법밖에 없을까?)
나침반을 한번 사용하는 순간, 그들은 그 용도를 알게 될 것이고, 환란의 땅과 가까워진 이내와 나침반을 먼저 노리게 되겠지.
그러니 기회는 단 한 번뿐이라고 생각해야만 하네.
밖에서 요격대가 자네를 기다리고 있을 걸세. 준비되면, 그들을 찾아가도록 하게.



켈돈 자비의 설명을 들은 후, 환란의 땅으로 향할 준비를 마치고 요격대 주둔지로 향하기



<퀘스트 완료>
모험가님! 기다리고 있었어요!



환란의 땅으로


모두가 애쥬어 메인을 타고 전장으로 향했어요.
따라오세요! 애쥬어 메인으로 안내해 드릴게요!



환란의 땅으로 향할 준비를 마치고 애쥬어 메인으로 향하기.



시작부터 어둠에 깃든 생애, 핍박이 아닌 외면의 뿌리는 깊고 깊어,
빛 위에 선 자들아, 너희는 너희의 그림자로 우리를 가려놓고
어찌하여 우리를 그늘진 존재라 말하느냐.
---------------------------------{구버전}---------------------------------
우리의 왕이 드디어 깨어났다. 이제 그 왕의 위엄을 등에 업고, 이제 너희의 빛을 빼앗으리라.
이제 때가 되었다.
모든 요괴는, 우리들의 왕 마키아의 힘을 받아들이거라.
---------------------------------{개편}---------------------------------
이제 곧 마키아가 깨어난다. 이제 우리는 그의 위엄을 등에 업고, 이제 너희의 빛을 빼앗으리라.
이제 때가 되었다.
모든 요괴는, 마키아의 힘을 받아들이거라.
--------------------------------------------------------------------------
그것을 마키아께서 지켜볼 것이니...
자신들이 만들어낸 지옥으로 스스로 걸어들어온 이들에게...
한치의 희망도 없도록 하라.



마키아... 우리의 구세주. 요괴들의 유일한 왕...
백해에서 안개신을 위험에 빠뜨렸을 때도.
베누스의 힘을 이용해 부활하셨을 때도.
이내를 공격했을 때도.
그리고 마지막 싸움을 앞둔 지금까지도 얼굴 한번을 보여주지 않으시는군.
......
아니야. 마키아께서는 이미 우리에게 이 힘을 주었다.
안개신을 약하게 만들었고, 이내를 그 힘으로 뒤덮어버렸지.
그는 우리의 구세주야.
그래... 그래야 해.
그를 믿을 수 있어야만 해.
너무... 고통스러워... 라르고...
바니타스의 실험체... 받아들인 요기가 고통스럽나?
우리에겐 숨 쉬듯 당연한 일이었다.
죽여... 줘... 라르고...
아니. 인간은 그렇게 쉽게 고통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
너의 존재로 인간들의 믿음이 얼마나 의미 없는 것인지...
보여줘라.
죽여줘... 죽여줘...



(아아, 루브라님! 마키아님의 힘을 받아들이시고, 더 고결한 모습이 되셨어...)
정말 환란의 땅으로 직접 내려오다니. 재미있네. 그렇게 외면하더니, 이제 우리를 제대로 봐주려는 건가?
우리가 손을 내밀 때는 외면하고,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니 바라보는군요.
안타깝지만 우리의 상처는 이미 곪을 대로 곪은 지 오래란다.
인간들도 모르진 않겠지. 그런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선...
멀쩡한 부분까지 도려내야 한다는 것을.
루브라 님. 그들이 환란의 땅을 모두 도려낼까요?
글쎄. 그렇게 도려내기에는 곪아버린 부위가 너무나도 크지 않겠니?
그래서 목숨을 걸고 저렇게 불나방처럼 날아오는 것이겠지.
흐응? 마흐나발의 신호. 이제 시작된 것이구나.
베르데, 요기 폭탄을 가지고 저들의 시선을 끌렴. 네가 해야 할 일이 이번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란다.
내가 너를 가장 귀이 여긴다는 것을 잊지말고, 나를 실망하게 하지 말려무나.
루브라 님...
절대, 절대 실망하게 하지 않겠습니다.
아무렴, 누구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아야 한단다.



이번에는 반드시 가면을 벗겨 내주마.
피부 통째로 뜯겨나가는 한이 있어도.
그 추악한 위선을 드러내 주마...
마흐나발 님.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요괴들이여. 진격을 준비해라.
가증스러운 인간들에게, 죽음의 공포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요격대 대원 1
휴. 이제 우리도 합류하는군. 
요격대 대원 2
이번에도 꼭 살아남자고.
요격대 대원 1
당연하지. 오늘 죽을 수는 없어. 그래서 항상 내일 죽기로 다짐하지.
요격대 대원 2
크크... 내일이 되면 또 다른 내일 죽는 거고? 영원히 살겠는데?
요격대 대원 1
하핫! 그런거지! 아내와 딸에게 약속했으니, 반드시 돌아갈거야.
요격대 대원 2
약속이라. 그 약속, 꼭 지켰으면 좋겠군.
요격대 대원 1
당연하지!
요격대 대원 2
하하... 응?
요격대 대원 1
아직 다 내려오지도 않았는데, 꽤 어둡군.
요격대 대원 2
어, 비가 오는데?
비가 내리는군요. 이 위로는 디레지에의 독기가 없어 다행이네요.
검은 비가 내릴 것이다.
(검은 비라...)
모험가님, 도착했어요. 이쪽으로 오세요!



모험가. 왔군. 상황은 켈돈 님에게 전달받았나?
그래. 좋아. 네가 들은 것처럼, 우리의 우선 목표는 요괴들의 힘을 약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선 환란의 땅 외곽의 세 지역의 요괴 퇴치에 집중하고 있어.
환요오괴 중 세 명의 위치는 파악되었다.
라르고는 서쪽 불신의 초원에서 발견되어, 카메린과 달사냥꾼들이 동태를 살피고 있어.
루브라는 동쪽의 버려진 사막에서 목격, 언믹이 먼저 간 요격대와 합류할 예정이야.
북쪽의 그믐달 호수에는 마흐나발이 자리 잡고 있어. 레이론과 블루호크 단원들이 그곳으로 향할 거야.
그리고, 아직 조사하고 있지만 중앙에 있는 독기가 가장 강한 땅... 울분의 대지라 불리는 곳에 나머지 환요오괴와 디레지에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게... 모험가, 내가 널 데려다줄 계획이었는데, 지금 당장은 울분의 대지로 접근할 수 없어.
방금 말한 세 지역에서 강력한 요기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그 요기가 중심의 독기를 더 강력하게 만들고 있다고 해.
안개신님의 힘으로도 지금 상태에서는 그곳의 독기를 완전히 밀어내지 못하고 있어.
환란의 땅에 다량의 요기를 만들어내는 무언가가 있는 모양인데... 우선 그것과, 그것을 지키는 환요오괴를 처리해야 해.
네가 바로 디레지에에게 향할 수 있도록 준비하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이는군.
힘을 아껴두는 것이 좋을 텐데... 정말 괜찮겠나?
그래. 네가 나서준다면 더 많은 사람이 살 수 있겠지. 거절한 형편은 못 되는군.
선장님! 환란의 땅, 불신의 초원에서 연락이 왔어요!
카메린 님과 달 사냥꾼 선발대와의 연락 두절! 라르고의 흔적으로 추정되는 것을 발견!
블루호크의 본대가 북쪽의 그믐달 호수 안쪽에서 대규모 병력의 흔적을 확인, 엄청난 수가 예상된다고 합니다.
그곳으로 향한 요격대를 중심으로 블루호크의 연합 병력이 집결 중입니다!
동쪽의 버려진 사막에서도 정체불명의 물건을 실은 요괴들을 다수 확인. 거대한 폭발력을 가진 폭탄으로 추정됩니다.
어디로 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요격대로 이루어진 소규모 별동대가 추적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소극적으로 움직이던 요괴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
마치 자네를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움직이기 시작하는군.



<퀘스트 완료>
세 곳 모두 도움이 필요한 상황인 것 같아.



세 갈래의 전장


아무래도 모험가. 네가 어디로 향할지 선택해야 할 것 같군.
각 전장의 상황은 카르케오가 정리해줄 거야.



카르케오에게 환란의 땅의 상황을 듣고 향할 곳을 선택하기.



모험가님. 각 전장의 상황입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버려진 사막에서 루브라의 계획을 파악한다.
그믐달 호수에서 마흐나발과 적의 본대 규모를 확인한다.
불신의 초원에서 라르고를 추적한다.
젠장! 테아스!
테아스. 어떻게 된 거야!
언믹...
레이론은 어떻게 죽은 거냐고! 제기랄!
언믹. 그만해.
제기랄! 차라리 내가 그믐달 호수로 갔어야...
그리고? 네가 대신 죽겠다고?
그래! 차라리 내가...
레이론만 죽은 게 아니야!
블루호크의 선장인 버디도 전사했어. 애쥬어 메인을 지키기 위해서였지!
레이론은? 그믐달 호수의 동굴에 모두가 파묻히는 것을 막기 위해서 희생했어!
그러니까! 차라리 내가 갔으면! 난 이미...
그리고 수많은 요격대원과 블루호크의 해적들 그리고 달 사냥꾼들... 전장에 있는 많은 사람이 전사했어!
넌 그 사람 모두를 모두 대신해서 죽을 수 있다고 말하려는 건가?
......
언믹. 누구도 누군가의 죽음을 대신할 수는 없어.
오직 자신이 자기 죽음을 정하는 거라는 거 너도 알잖아?
희생한 이들을 존중해.
...젠장. 내 말은 그게 아니라고!
...휴우...
상황을... 정리하겠습니다.
동쪽의 버려진 사막, 요격대와 죽음의 관조자들의 지원으로 루브라 제거에 성공.
움직일 수 있는 병력 중 대부분은 사막에서 잔여 요괴들을 퇴치 중입니다.
서쪽 불신의 초원, 달 사냥꾼과 흰 구름 감시자들의 지원으로 라르고 제거에 성공.
달 사냥꾼 베즐로 님은 현재 남은 병력들과 함께 초원에서 잔여 요괴들을 퇴치 중입니다.
흰 구름 감시자들 역시 달 사냥꾼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북쪽의 그믐달 호수, 요격대와 블루호크 본대가 환요오괴 마흐나발 제거에 성공했습니다.
레이론 님의 희생이 있었지만... 가장 큰 규모의 전투였고, 동굴이 통째로 무너지는 바람에 피해가 큽니다.
현재 정확한 인원을 집계중이고, 대략 절반의 병력이 생존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무너진 동굴 주변의 요괴를 퇴치하는 병력을 제외하고 병력 대부분은 울분의 대지로 집결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블루 노트가 추락하며 선장 버디 님은 새로운 환요오괴로 추정되는 자와 전투 중 전사하였습니다.
그 환요오괴의 행방은 알 수 없으나, 울분의 대지에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카르케오의 보고는 끝났지만, 누구도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잠시간 승리에 기뻐하고 있던 이들은 부끄러움, 죄책감 그리고 알 수 없는 수많은 감정을 동시에 느끼며 담담히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마침내 그 짧지만, 영겁과 같은 침묵이 깨졌다.




죽음을 딛고서


그래. 모험가 말이 맞아. 
우리는 아직 멈춰 설 때가 아니야. 죽음으로 길을 내준 모두의 죽음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야 해.
나아가자. 그들이 내준 길 위로.



울분의 대지에서 디레지에가 있는 요람으로 갈 방법을 찾기



그래. 처음부터 이리할 것을.
마키아...
모험가라는 말에는 조금 반응하더니... 정작 직접 움직이지는 않는구나.
움직일 수 없는 것인가? 움직이지 않는 것인가?
---------------------------------{구버전}---------------------------------
하지만 오히려 좋은 징조리니.
그대의 이름은 마키아. 우리를 구원할 존재. 그것만으로도 존재의 가치는 충분한 것이다.
마키아의 힘을 받은 요괴의 힘으로, 높은 곳으로 향하리라.
요괴의 왕이여. 나를... 요괴들의 신으로 만들어라!
지금 필요한 것은 오직 그것뿐이다.
움직여라. 요괴들아.
자신들이 버린 땅에 다시 돌아온 인간들의 무덤을 쌓아...
---------------------------------{개편}---------------------------------
하지만 이 또한 예상했던 바.
그대의 이름은 마키아. 우리를 구원할 존재. 그것만으로도 존재의 가치는 충분한 것이다.
마키아의 힘을 받은 요괴의 힘으로, 높은 곳으로 향하리라.
요괴의 구원자여. 나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대의 목소리를 들었노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 오직 그것뿐이다.
신의 곁이라면, 우리는 더는 숨지 않을 수 있으리니.
나는 그대의 대리자이자 명명자로서 행하리라.
움직여라. 요괴들아.
자신들이 버린 땅에 다시 돌아온 인간들의 무덤을 쌓아라!
--------------------------------------------------------------------------
나는 신이 되어, 이제 빛이 닿는 곳에서 모두를 내려다보아 주겠다.



한고비는 넘긴 모양이군.
안타까운 희생이 있었으나, 지금 그들을 추모하는 것은 그들이 바라지 않겠지.
지금 해야 하는 일은, 해야 할 일을 완벽하게 하는 것밖에 없겠군.
로라 양. 현재 이내의 위치는?
목표한 지점에 거의 도착했습니다.
목표 지점의 상태는 어떤가?
환란의 땅의 요기에 섞인 디레지에의 독기의 농도는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지만, 오히려 울분의 대지의 농도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요기에 머금어진 것들이 다시 되돌아가는 것이겠지. 
모험가... 필연적으로 최악의 상대를 만날 수밖에 없겠군.
부디 해낼 수 있기를.



화내면서 나가더니, 결국 왔어?
...그래. 네 말이 하나도 틀린 게 없더라고. 
그래! 죽을 자리는 자기가 정하는 거지! 왈가왈부해봤자 의미 없잖아!
그래. 그렇게 생각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슬퍼하는 건... 조금 미뤄두자.
그래서, 이곳에 있는 사람들이 최후의 별동대인 건가!
최후의 별동대라.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는 이름이군. 하지만 맞아.
우리의 목표는 모험가와 함께 디레지에를 찾는 거야.
켈돈 자비께서 요기는 자비의 나침반으로 없앨 수 있다고 했지만, 디레지에의 불사를 제거할 방법은 아직 없어.
최악에는 요기만 없애고 디레지에는 죽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지.
그럼 이 싸움은 어떻게 끝내야 하는 거지?
글쎄. 어쩌면... 영원히 끝나지 않을 싸움이 될 수도 있겠지.
정말 골치 아프군. 죽지 않는 적을 죽여야 한다니...
요기를 없애는 방법이 있는 것처럼, 분명 답은 있을 거야.
우리는...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수밖에 없어.
그럼 출발하자.



아파. 아파. 온몸이 독에 물들어.
내 몸이, 내 피부가, 내 세포가 찢기는 것 같아.
참아라 호스디그! 
그만 참고 싶어, 그만... 제발... 그만...
윽... 저 지겨운 놈!
응? 언믹. 그쪽에서도 저놈을 상대했어?
그래. 분명 터져서 죽었는데도, 여러 마리가 또 나왔었지.
그믐달 호수 쪽에도 나왔었는데? 그렇다면 저 녀석은... 하나의 개체가 아니라는 건가?
저게 본체일까? 우선 또 자폭하기 전에 처리해야 해!
아파. 아파. 아파!
이런, 징그럽게 많군. 포위된 상태에서 터지면 위험할 것 같은데?
모두 모이세요. 제가 보호할게요.
아프지 않아.
마키아가 나를 놓아주었어.
셀게이퍼, 이제 하지 않아도 돼?
이제 아프지 않아도 돼!
아프지 않아.
마키아가 나를 놓아주었어.
셀게이퍼, 이제 하지 않아도 돼?
이제 아프지 않아도 돼!
이런! 갑자기 미친 건가?
이런!
이, 이제... 너희가 아플 차례야!



<퀘스트 완료>
윽, 일단 물러나야 할 것 같은데?
피부도 단단하고, 재생이 너무 빨라. 이것도 디레지에의 영향인가?
하지만 자신의 분신을 만들 수 있는 요괴가 바깥으로 나가면, 아군의 피해가 더 커질 거야.
아니! 모험가. 너라면 저 녀석을 처리할 수 있겠지만, 힘을 얼마나 쓸지 장담할 수 없어.
이제 디레지에와의 싸움이 코앞이야. 그 싸움이 얼마나 이어질지 모르니 힘을 아껴야 해.
...바깥이 안되면, 안으로 가면 되지 않을까?
뭐라고?
언믹, 저 괴물은 자폭할 때 디레지에의 힘이 섞인 요기를 내뿜어요.
그 말은, 내부에는 엄청난 양의 응축된 요기가 있다는 말이겠죠.
제 보호막으로도 그건 버틸 수 없어요.
아, 괜찮아. 중심으로 들어갈 때까지만 버티게 해주겠어?
언믹! 너 설마?
왜? 자기가 죽을 곳은 자기가 정하는 거라며?
그래도 이건 아니야. 다른 방법이...
다른 방법?
......
미안하지만... 나한테 시간이 더 없을 것 같거든. 더 참기도 힘들고.
이건... 도대체 언제?
아마... 이내에서 귀신 같은 거적때기한테 당했을 때였나?
어? 이봐 그 표정 뭐야! 아직은 인간이니까 바로 공격은 하지 말라고! 크핫!
젠장... 그 입 좀 제발 다물어.
아, 잠깐 중요한 게 하나 있는데.
요격대의 대장은... 이제 넌가?
지금 그게 무슨 상관이야!
왜 상관이 없어! 넌 나보다 늦게 들어왔잖아! 근데 대장이라니!
언믹!
......
시간이 없어 보이는데. 대장. 어서 명령이나 내려줄래?
......
부탁... 한다. 언믹.
롸져! 크하하핫! 그럼 보호막을 부탁해! 초록 머리!
어디, 이 엉큼한 녀석의 속마음은 어떤 모양일지 한번 볼까!
커헉... 이제... 한계인가?
내 가면에 핏자국이 남을... 아, 이제 상관없나. 크하핫! 쿨럭!
아무래도 칼질은 다 한 것 같으니... 최후의 수를... 써볼까.
뜨끈하게 달아오르는구만! 너도 느껴지냐? 괴물아?
최대한... 한계치까지...
경고. 제어할 수 있는 범위 내 가장 빠른 속도입니다.
제어... 해제.
엔진의 출력 제한을 해제합니다.
제어 해제. 최대 출력 한계 돌파.
됐어... 이제...
...역시 죽는 건 싫구만.

언믹...
슈트를... 폭발시킨 거야?



현현하는 재앙


마지막도... 참 저답게 가는군.
계속 가자. 언믹은... 우리가 감상에 빠지길 바라진 않을 테니까.
어서 디레지에를 찾아야 해.



울분의 대지에서 디레지에가 있는 요람으로 갈 방법을 찾기



...그렇군요. 저는... 저는...
마지막이니, 편히 말하게.
......
다른 사람들은...
다른 이들은 없네. 인간도, 요괴도. 이곳에는 오직 자네와 노사뿐이야.
제가... 어떻게 해야 했습니까?
아무리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도, 단 한 순간의 실수로 저는 요괴가 됩니다.
저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는데도 말입니다.
그때의 너는 분명 인간이었다. 흰 구름 감시자의 일원이었지.
지금은 다릅니까? 저는 그때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자네에게는 아무런 요기도 느껴지지 않아.
자네의 지금 모습은... 진짜 인간 같군.
비꼬는 겁니까?
아니, 보이는 그대로를 말하는 걸세.
하하... 하하하!
하아...
역시 전... 인간이 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무엇이 두려웠나?
들키는 게 두려웠던 것 같습니다.
왜 들킬 거라고 생각한 건가?
요괴는... 결국 인간과 대립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자네의 생각도 그랬나?
제 생각은 중요치 않았습니다. 눈을 떴을 때 이미 그렇게 정해져 있었으니.
그렇군.
저는 죽는 겁니까?
자네는 죽을걸세.
만약 자신을 스스로 좀 더 믿어보았더라면... 달랐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
......
믿음... 
믿지 못함...
신뢰...
인간...
요괴...
(처음부터 나를 더 믿었더라면... 그때 포기하지 않았더라면 달랐을까?)
(뭐... 이제는... 아무래도 상관이 없겠군.)
이제... 이 고통에서... 해방... 되고 싶을 뿐...



저곳이 디레지에가 있는 곳인가?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요. 아직 움직이지 못하는 걸까요?
저 요괴는?
(다른 환요오괴들과는... 차원이 다른 힘이야.)
---------------------------------{구버전}---------------------------------
어떤가, 마키아를 마주한 소감이? 이것이 우리의 구세주이자 왕의 힘이다.
그런 건 이미...
알고 있었다.
뭐라고요? 그럼 어째서 디레지에를 요괴들의 왕으로 만들고, 요괴들이 따르게 만든 거죠?
우연히 그를 마주했을 때... 그렇게 생각했으니.
---------------------------------{개편}---------------------------------
어떤가, 마키아를 마주한 소감이? 바로 우리의 구세주의 힘이다.
그가 진정 무엇인지는...
중요치 않다.
뭐라고요? 그럼 어째서 요괴들이 디레지에를 따르게 만든 거죠?
우연히 그를 마주했을 때... 그를 받아들였을 때 이미 구원은 시작되었으니까.
--------------------------------------------------------------------------
어처구니가 없군요. 당신은, 정체도 모를 존재를 받아들였다는 말인가요?
너는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 말하는가?
너희는 안개신의 힘을, 그 정체를 알고 받아들였나?
그저 편리한 힘이라 생각했기에 받아들인 것에 불과하지 않나?
아니군. 아니야. 너희는 그저... 과거의 유산을 그대로 답습해온, 그들보다도 못한 이들이 아닌가?
오만하다. 오만하다!
어째서 옳다고 생각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이!
끝까지 자신들은 옳다고 생각하는 그 오만함이...
그 오만함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채!
그리고 지금 그 벌을 받아야 할 때가 된 것이라는 것도 모르는 채!



그 오랜 시간 쌓아온 힘을...
그 긴 시간 너희들이 만들어낸 어둠을...
모두 조심하세요. 디레지에의 힘을 모조리 흡수할 생각인 것 같아요!
그것들을 외면한 대가를... 
똑똑히 느끼게 해주겠노라.



<퀘스트 완료>
이 무한한 힘이 느껴지는가!
---------------------------------{구버전}---------------------------------
나는... 나는... 요괴들의 신이 될 것이다!
---------------------------------{개편}---------------------------------
나는... 나는... 마키아의 힘으로 요괴를 구원할 것이다!
--------------------------------------------------------------------------
그러니 방해하지 마라!
독기를 더 흡수하고 있어요!
이대로면... 제 보호막이 더 버티질 못해요!
모두 뒤로 빠져!
(무리해서라도 처치해야 하나? 하지만 이들이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
모험가, 딴 생각하지 말고 일단 물러나! 저 녀석, 이미 과부하 된 것 같으니까.
과부하?
이 지독한 힘을 무한대로 사용할 수 있을 리가 없지.
그리고 저놈이 디레지에의 힘을 흡수해서 쓰고 있는 것이라면, 디레지에는 약해졌을 수도 있어!
모두 디레지에가 있는 곳으로 가! 나는 저놈이 스스로 무너질 때까지 버틸 테니까!
그래!
하지만 내가 버티지 못해도 상관하지 마.
......
너는 네가 해야 할 일을 해. 그 일은 모험가, 너 밖에 할 수 없는 일이잖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다른 때와는 차원이 달라.)
혼자서 나를 막는다? 끝까지 오만하구나! 인간!
크윽... 더 강해지다니. 역시 쉽지 않나.
단델... 아무래도 돌아가긴 힘들 것 같...
유진!
단델! 어째서 여기에? 
내가 널 어떻게 믿고 맡겨! 힘을 보태줄 테니 집중해!
---------------------------------{구버전}---------------------------------
말도... 안돼... 나의 힘이 이딴 녀석들에게... 난 요괴들의 신이... 될...
---------------------------------{개편}---------------------------------
말도... 안돼... 마키아의 힘이 이딴 자들에게! 이럴 리가 없다!
--------------------------------------------------------------------------
좋아! 스스로 무너지고 있어! 이대로 조금만 더 버티면... 잠깐... 저건?
비루하구나.
마키아! 그대는 설마 처음부터...
너 따위가...
정말 나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나?
크흑! 이게... 디레지에의 힘? 우리는 신경도 안 쓰는데도...
단델! 지금이라도 빠져나가! 잠깐의 틈은...
포기하지 말고 버텨!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 또 포기하는 거야?
포기...
그래. 네 생각이 그렇다면, 그렇게 해야지.
살아남아 보자고!
...단델. 나 이번에는...
알아. 전력을 다한 거. 너답지 않게 제법... 멋있었어.
...내일부터는 펜러드의 푹신한 배에 누울 수 없을 거 같네. 미안.
이런 상황에서도... 농담이니?
...너도 이제 여행이 끝나겠네.
이거, 선장한테 혼나겠는걸. 너무 빨리 왔다고.
괜찮아. 내가 잘 설명해줄게. 내 말은 잘 들어주니까.
단델. 혼자라도 나가지 않은 거... 후회하지 않아?
응 후회하지 않아.
너와 함께 가는 게 좋아.
유진. 알고 있어?
뭘?
바람이 멈추면... 홀씨는 더는 날아갈 수 없다는 것을.
뭐... 당연히 그렇겠네.
독기가 더 강해지고 있어요! 제가 모두를 보호할 수는 없어요!
이건, 안개신님의 힘?
이 장소는... 안개신의 힘이 강하게 느껴져요.
환란의 땅 한가운데에 이런 곳이 있다니.
모험가. 그리고 여러분 상황이 좋지 않아요.
디레지에의 힘이 다시 요기와 합쳐져 환란의 땅 전체로 퍼지고 있어요.
아까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으로 환란의 땅을 자신의 영역으로 만들고 있어요.
이제 저의 힘으로도 더 버티기 어려워요.
자비의 나침반은! 준비되었습니까?
켈돈 자비는 준비되었다고 말했어요.
모험가, 당신이 디레지에의 힘을 줄여준다면... 자비의 나침반을 발동시킬 거예요.
모험가. 이거 정말 할 말이 없군. 도움이 되지 않을 게 분명하니 함께 간다고 할 수도 없고.
이 장소를 다른 이들에게 알렸어요. 그대들을 데리러 올 것이니, 이곳은 모험가에게 맡기고 다른 곳의 사람들을 도와주세요.
다른 곳도 모두 위험한 상태입니까?
네. 환란의 땅 전체에 디레지에의 강력한 피조물들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이런. 이내에서의 싸움에서 본 피조물 같은 것들이 온 것입니까? 
요괴를 막아냈더니 이제는 디레지에의 피조물인가... 끝이 없군.
세인트 혼이야!
모험가. 부탁해. 우리는 네가 성공할 때까지 반드시 버틸 테니까!

안개신. 저는 모험가와 동행하겠어요.
당신의 보호는, 한 명에게 집중했을 때 더 강력한 것 같더군요.
저는 모험가를 포함해 모두를 보호하는 데 집중할게요. 당신이... 모험가를 지켜주세요.
그럴게요.
모험가를 부탁해요. 미쉘.



악연의 길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군요.
모험가. 준비 됐나요?



미쉘 모나헌의 도움을 받아, 디레지에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기



네. 
......
고민이 있는 표정이군요. 모험가.
요괴도... 디레지에도...
(미쉘 모나헌과 같은 사이퍼도, 존재 자체로 주변에 피해를 주고, 그 두려움 때문에 배척받았지. 하지만 지금은...)
모험가. 그들이 저... 아니 사이퍼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군요.
조금은...
선계에서 그 오랜 시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가늠할 수 없지만... 배척받는 이유의 뿌리는 같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겠군요.
존재 자체로 주변에 사고를 일으키는... 또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에게 피해를 주는 것...
하지만 모험가, 서로 다른 두 존재가 이상적으로 서로 인정하고 하나가 되는 것은 쉽지 않아요.
버려진 자들의 교회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어요.
그들이 서로를 인정할 수 있을 리가 없죠.
그래서 그곳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자신의 것을 먼저 내려놓아야만 하죠.
그래야만 비로소... 서로 바라볼 수 있더군요.
글쎄요. 만약 당신이...
만약 당신들이, 자신의 것을 먼저 내려놓을 준비가 되어있다면...
이제 남은 것은 그들의 몫이겠죠.
......
(모르겠어. 과연 그럴 준비가 되었다고 할 수 있는지...)
(그 디레지에가 과연 자신의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지...)
......
아, 네. 모험가. 준비되었나요?
좋아요. 그럼... 디레지에로 향하는 길을 만들어 드릴게요.
부디... 조심하세요. 모험가.



자신의 것을 먼저 내려놓을 준비가 되었는가.
몰랐나? 당신은 이곳에서 안개의 신이라고 불리는 존재야.
그래서 저는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나요?
네가 반쪽짜리 인공신이었기에, 인간들의 유일한 희망이 되었다는 것을.
제가 반쪽짜리가 아닌, 모두를 지킬 완전한 신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리를 감쌌던 껍데기."
"창조신과의 충돌."
"한 인간의 자만심이 만들어낸 열세 번째 신체."
"제 힘이 디레지에에게 반응하는 것을 보면, 그 흩어진 힘을 가진 자들이 사도라고 불리는 존재들인 것 같아요."
반쪽짜리 신이 아닌, 완전한 신이 된다면...
나는 사라지겠지만, 그들에게 남게 되겠지.
그렇다면 내가 내려놓아야 할 것은...



이제... 디레지에를 마주하겠군요.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당신만큼은 지켜 드릴 테니까요.
이제... 더 남은 방법이 없는가.
나는 결코 살아갈 수 없는 것인가.
이건... 기억? 아니, 디레지에의 사념이 형상화된 것일까요?
우선 따라가 보는 게 좋겠어요.



어린 아이의 사념
저는 죽기 싫어요...
살려... 주... 크르륵...
나는...
당신 때문이야.
아무것도 하려 하지 않았다.
모두 당신이 저지른 일이야.
나는 원하지 않았다.
당신만 아니었으면...
그 입 다물어라!
---------------------------------{구버전}---------------------------------
당신 때문이야.
모두 당신이 저지른 일이야.
당신만 아니었으면...
당신만 이곳에 없었으면!
우리는 죽지 않았어!
왜 나타난 거야!
사라져버려!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버려!
사라져!
꺼져!
우릴 내버려 둬!
살려줘!
죽기 싫어!
제발 떠나줘.
저리 가!
왜 여기에 있는 거야!
다 당신 때문이야!
당신이 죽인 거야.
저리 꺼지라고!
으아아악!
제발!
이 아이만큼은!
끄아아악!
---------------------------------{개편}---------------------------------
당신 때문이야.
모두 당신이 저지른 일이야.
당신만 아니었으면...
당신만 이곳에 없었으면!
우리는 죽지 않았어!
왜 나타난 거야!
사라져버려!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버려!
사라져!
꺼져!
우릴 내버려 둬!
살려줘!
죽기 싫어!
제발 떠나줘.
저리 가!
왜 여기에 있는 거야!
다 당신 때문이야!
당신이 죽인 거야.
저리 꺼지라고!
으아아악!
제발!
이 아이만큼은!
끄아아악!
--------------------------------------------------------------------------
아무것도 모르면서 멋대로 지껄이지 마라! 나는...
---------------------------------{구버전}---------------------------------
네가 우리의 별을 죽였어.
네가 우리의 별을 더럽게 만들었어!
---------------------------------{개편}---------------------------------
네가 우리의 별을 죽였어.
네가 우리의 별을 더럽게 만들었어!
--------------------------------------------------------------------------
이건 설마... 디레지에 자기 자신의 이야기일까요?
(아무것도... 원하지 않았다...)



어린 아이의 사념
저는 죽기 싫어요...
결국 벗어날 수 없는가.
하지만 난...
이제 죽지조차 못한다.
나는...
그저...
역병...
하지만 내가 원한 게 아니다...
어째서 나를...
원망하는 것이냐...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멋대로 죽어버린 것을, 어째서... 어째서 나를 원망하는 거지?
너희들의 나약함을... 내 탓으로 돌리지 마라...
다시는... 누구도 나를 찾을 수 없는 곳으로...



<퀘스트 완료>
......
글쎄요. 그 이유는 모르겠군요.



검은 질병의 디레지에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그가 어떤 사연을 가졌던... 사람들이 판단하는 것은 결국 지금의 모습일 테니까.
지금의 모습이라.
(지금의 디레지에가 정말 바라는 것은 무엇이지?)
(그는...)



디레지에를 마주하고, 저지하기



이 앞에... 디레지에가...
모험가. 모험가! 들리나요?
...좋지 않아요. 디레지에의 힘을 머금은 독기가 점점 독해지고, 그의 피조물들도 강해지고 있어요.
이내는 환란의 땅 중심 상공에 거의 도착했어요. 
준비가 되는 대로, 바로 자비의 나침반을 가동할 거예요. 디레지에를 처치하지는 못하겠지만, 약화시킬 수는 있겠죠.
그럼, 조심하세요 모험가.
가죠. 모험가.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았다.
그 힘을 취한 것도.
역병을 퍼뜨린 것도.
사람들을 죽인 것도.
......
힐더가 나를 다시 끄집어낸 것도.
모험가... 네놈을 다시 만난 것조차도.
하지만 나는 그렇게 되었다.
그저...
내가 살아 숨쉬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지.
차원에 온몸이 찢겨도 이 더러운 운명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 방법을 나에게 묻는 것인가.
감히 아무런 방법도 없이 또다시...
내 앞에 선 것인가. 모험가.
---------------------------------{구버전}---------------------------------



(역시 이대로 계속 싸워서는 방법이 없을 것 같아.)
---------------------------------{개편}---------------------------------
크윽...
--------------------------------------------------------------------------
차원 속에서 갈가리 찢기는 동안... 왜 잊었는지조차 잊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왜 아무도 없는 곳에 머무르고자 하는지 그 이유는 상관이 없어질 만큼 오랜 세월이 흘렀지.
다시는 떠올리기 싫었던 기억을 떠올린 건 모험가 네놈 때문이다.
너는 나를 닮아있다.
가만히 있지만, 주변에 휘둘려 너의 모습이 바뀌는 것.
나를 차원의 틈에 찢기게 했던 때를 떠올려 봐라.
너는 힐더의 손에, 아니 의지와 상관없이 다가오는 운명에 놀아나는 꼭두각시일 뿐이었지.
......
내 의지와 상관없이 세상에 역병을 주는 나는 무엇인가.
나는 그저 재해일 뿐인가? 하지만 재해는 의지가 없지.
그렇다면 나는 무엇인가! 무엇이 된 건가!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는 나를 자신의 신이라 불렀다.
또 누군가는 나를 자신들의 왕이라 불렀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나를 역병을 불러오는 재해라고 불렀다.
나는 항상 변하지만, 나 자신은 단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까...
너는... 분명 그때도 모험가와 함께했던 인간이군. 이번에도 함께였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그렇게 숨어들었으니까, 변하지 못한 것이에요.
같잖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조차 잊을 만큼 억겁의 시간을 홀로 보내온 나를...
크윽...
감히 그 가소로운 시련을 극복한 경험으로 판단하려 드는가!
---------------------------------{구버전}---------------------------------
(미쉘의 보호막이 한계야. 자비의 나침반은 아직인가?)
--------------------------------------------------------------------------
더는 나에게 무언가를 바라지 말라 외쳤지만, 들어주지 않았다!
그래도 끝까지 나를 휘두르려 하는가? 그래 그렇다면 휘둘려 주마!
너희가 바라는 것이 정녕 이런 것이라면, 이제부터는 내가 움직여주겠다!
단 한 걸음만으로 이 세상을 더러움으로 가득 차게 만들어주겠다!
이런 결과가 올 것을 알지 못하고 또 나를 막아선 꼭두각시인 네놈을 파괴해 주겠다!
그리고 힐더!
힐더 그년의 목덜미를...
씹어 먹어주겠다.



차원 속에 숨어 나의 힘을 탐한 어리석은 존재여, 그 대가를 치러라.
하찮은 유기물아, 네놈이 주워 제 것인 양 부리는 나의 편린을 되찾아야겠다.
그 힘은 네놈 따위가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버러지 같은 자여.



---------------------------------{구버전}---------------------------------
(디레지에의 힘이 더 강해지고 있어! 이대로는 버티지 못버텨! 자비의 나침반은!)
너는... 설마 라르고?
모습이 바뀌었을 텐데, 바로 알아봐 주는군. 고맙다고 해야 하나?
그 모습은... 내가 알던 요괴의 모습은 아닌 것 같은데.
오랫동안 고집했던 것을 내려놓았다.
세상을 변하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걸 말이야.
---------------------------------{개편}---------------------------------
무의미하다.
그저 휘둘리고 있는 네놈은...
결코 내가 바라는 것을 이뤄줄 수 없다!
디레지에의 힘이 더욱 강해지고 있어요! 이대론 보호막이!
자비의 나침반은 아직 인가요?
모험가. 그건 중요하지 않다.
나는 그저 오랫동안 고집했던 것을 내려놓은... 어떤 것일 뿐이야.
세상을 변하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변해야 하더군.
나는... 그렇게 믿어보고자 한다.
그리고... 너를 믿어보고자 한다.
--------------------------------------------------------------------------
크흐흐... 비루한 요괴야. 변하지 못하는 자에게는 소용없는 같잖은 깨달음일 뿐이구나.
그리고 하나 더 깨달았지. 너는...
요괴들의 왕 같은 게 아니야.
감히... 멋대로 지껄이지 마라!
라르고!
하늘을 봐라. 모험가.
하늘?
저 이내가 드디어 환란의 땅에서도 보이는군.
(자비의 나침반이 준비 된 건가?)
우리가 그토록 바라보았던... 하지만 우리를 그토록 외면했던...
---------------------------------{구버전}---------------------------------
선계의 빛과 안개가... 이제야... 우리를... 비춰... 주는...
---------------------------------{개편}---------------------------------
선계의 빛과 안개가... 이제야... 우리를... 비춰... 주는...
--------------------------------------------------------------------------
모험가.
자비의 나침반



크으윽! 이 힘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이냐!
이건...
죽음?
크흐흐... 크흐흐...
크아아악!
원하지 않는 힘을 멋대로 주더니, 또 멋대로 빼앗는가!
원하는 대로 휘둘려 준다고 말하니, 이젠 또 그것을 거부하는가!
이제 와서 나의 불사를 사라지게 했다고 해도 아무런 의미 없다.
이번에는 네놈들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모험가.
내가 완전히 타들어 갈 때까지 막아보아라. 단 한 순간이라도 나를 놓친다면...
네가 아는 세상은 멸망할 것이다!



크르륵...
(자신이 가진 역병의 힘에 영향을 받는 것 같아. 자신의 힘이 자신을... 죽이고 있어.)
(이대로면 분명 얼마 지나지 않아 죽을 거야.)



죽음을 그리도 바랄 때는 다가오지 않더니...
더러움이 더러움을 정화한 다라...
나의 더러운 힘에 내가 죽어가고 있으니... 결국, 그 예언대로... 힐더의 뜻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 더더욱 이대로 끝내주지 않겠다.
이대로 사라지더라도...
네 눈앞의 모든 것과 함께 사라지겠다!



크흐흐... 모험가.
너는 아직도 힐더의 뜻에 따라 움직이고 있나?
그저 창신세기의 예언에 따라 사도들을 죽이려는 것이겠지.
(더러움이... 더러움을 정화한다라고 그랬지. 그건 창신세기의 구절인가?)
"이해가 빠르군. 맞다. 하지만 내가 그냥 죽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아주 작지만 큰, 그 변수를 만들기 위해 나는 지금껏 천계를 지배했다."
"그게 너인 것 같은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힐더의 뜻대로 너는 분명 사도를...
이 나를 가장 먼저 겨눠야 한다 칼날이여."
"그래야 그 힐더가 자신의 소망을 운명으로 착각하고, 진실을 맹신할 것이다.
그것은 결국 파고들 수 있는 아주 작은 빈틈을 만들겠지."
너... 라고?
......
......
더러움이 없다?
---------------------------------{구버전}---------------------------------
나는... 
죽음조차 찾아오지 못하는...
변하지 못하는 존재.
나는...
그저...
내가 원하는 것으로 변하고 싶었다.
나를 원망하는 이들처럼.
죽음을 원했다.
모험가.
설명해보아라. 네놈들이 지금 나를 죽이는 것이... 
힐더의 뜻대로 나를 차원의 틈에 가둔 것과 뭐가 다르지?
뭐라고?
크르륵...
(죽어가고 있어.)
착각하지마라.
내가 지금 죽더라도 그것은 나의 선택일...
......
크흐흐...
크하하핫!
이미 죽어가는 자를 앞에 두고 하는 말치고는 거창하구나!
내가 원하는 것은, 네놈들 죽이고 모든 것을 파괴하는 것이라면 어쩔 텐가.
......
너는 이제 힐더의... 누군가의 꼭두각시도 아니군.
그 말은 창신세기의 예언을 막겠다는 것인가?
너는... 분명 변했군.
칼날로서 휘둘리는 꼭두각시가 아니라, 스스로 칼자루를 쥔 건가?
마지막...
그런 것인가. 나는...
......
시로코의 말대로라면 힐더는 분명, 내가 사라진 후 남겨질 사도의 힘을 노리고 있겠지.
그것을 지키는 것은 너의 몫으로 남겨두마.
그렇다면...
결국 벗어날 수 없는가.
나는 이제 벗어날 수 있겠군.
이제 벗어날 수 있는가.
기꺼이 받아들이마. 
이 죽음을.
---------------------------------{개편}---------------------------------
나는... 
죽음조차 찾아오지 못하는...
변하지 못하는 존재.
나는...
그저...
내가 원하는 것으로 변하고 싶었다.
나를 원망하는 이들처럼.
죽음을 원했다.
모험가.
설명해보아라. 네놈들이 지금 나를 죽이는 것이... 
힐더의 뜻대로 나를 차원의 틈에 가둔 것과 뭐가 다르지?
뭐라고?
크르륵...
(죽어가고 있어.)
착각하지마라.
내가 지금 죽더라도 그것은 나의 선택일...
......
크흐흐...
크하하핫!
이미 죽어가는 자를 앞에 두고 하는 말치고는 거창하구나!
내가 원하는 것은, 네놈들 죽이고 모든 것을 파괴하는 것이라면 어쩔 텐가.
......
너는 이제 힐더의... 누군가의 꼭두각시도 아니군.
그 말은 창신세기의 예언을 막겠다는 것인가?
너는... 분명 변했군.
칼날로서 휘둘리는 꼭두각시가 아니라, 스스로 칼자루를 쥔 건가?
마지막...
그런 것인가. 나는...
......
시로코의 말대로라면 힐더는 분명, 내가 사라진 후 남겨질 사도의 힘을 노리고 있겠지.
그것을 지키는 것은 너의 몫으로 남겨두마.
그렇다면...
결국 벗어날 수 없는가.
나는 이제 벗어날 수 있겠군.
기꺼이 받아들이마. 
이 죽음을.
--------------------------------------------------------------------------

영원한 소멸



<퀘스트 완료>
디레지에...



검은 비가 그친 후


다... 끝난 건가.
모험가. 많이 지쳤군요.
사도 디레지에를 상대했으니... 당연하겠죠.
우선, 안개신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요. 그리고 이내로 돌아가도록 하죠.


전장을 벗어나 이내로 되돌아가기



요기가 사라지고 있어요. 이게 자비의 나침반의 원래 용도...
비정상적으로 고여든 요기를 선계 전체에 다시 순환시킨다.
환란의 땅은 더는 요괴들만의 땅이 아니게 되겠군요.
요기가 순환된 선계도... 더는 우리만의 땅이 아니게 되겠죠.
아니, 애당초 우리만의 땅이 아니었어요.
요기와 함께 디레지에의 독기가 완전히 사라지고 있어요.
모험가님이 성공했군요!
다행히, 성자가 직접 나서지 않고 해결이 되었어요.
한 번만 더 무리하게 힘을 썼다면, 그는 힘을 제어하지 못하고 위험해졌을 거예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비시마로부터 시작된 일은 이제 겨우 끝냈군요.
하지만 이제 또 다른 해야할 일이 있겠죠.
비시마가 지켜준 다정한 죽음의 이름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어떤 일이든 반드시 해내겠어요.



레이론...
항상 굳은 표정만 하던 사람이, 죽어서야 쉬는 것 같군.
그러게요. 지금에서야 편해 보이네요.
마지막에 무슨 생각을 했던 걸까요?
글쎄. 그래도 좋은 생각을 한 것 같아. ...다행이군.
테아스님. 이것... 울분의 대지에서 찾았습니다.
이건... 언믹의 가면?
네. 언믹님의 흔적은 그것밖에 찾지 못했습니다.
정말... 저답게 정말 화끈하게 갔구만.
휴우... 다른 이들의 수습은?
요기와 독기가 사라진 후에는 조금 더 수월하게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희생자도 워낙 많고, 아직 남은 요괴들이 나타나기도 해서 주의하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래. 더는 희생이 늘지 않도록, 조심히 진행하도록 해.
수습이 모두 되는대로... 이내로 복귀한다.



이제 끝난 건가?
끝...
아니요.
끝이 아니에요.
이게 우리 이야기의 결말이라면 우리는 더 나아갈 수 없을 거니까.
이제 달라진 방향으로 다시 나아가야 해요.



또 한차례의 폭풍이 지나간 것만 같군.
이제 끝난 건가요.
루드밀라. 괜찮나? 이번에 너무 많은 동료를 잃었어.
네. 버디... 단델... 그리고 유진을 포함해 수많은 블루호크의 선원들을 잃었죠.
당분간은 힘든 나날이 되겠군요.
그래. 슬픔은 결국 지나가겠지만... 결국 외면할 수는 없으니까.
루드밀라 아래에 보이나?
환란의 땅 말인가요?
그래. 요기와 독기로 가득했던 땅일 때는 몰랐는데, 제법... 아름다운 땅이군.
저 땅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어. 그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졌을 뿐이야.
그 말은...
이게 끝이... 아니라는 건가요?
끝이길 바라나? 그렇다면 끝이겠지.
하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면... 끝이 아니겠지.
너무 어려워요. 저는... 지금 모든 게 끝난 것 같은걸요.
해야 할 일이라... 그걸 이제부터 찾아보자. 아루즈.
끼이...
알고 있어. 스윙 스캣.
버디는... 아니 모두는 이 일을 후회하지 않을 거야. 
나는...
알고 있어.



라르고.
이미 죄를 씻기에는 늦었으나, 요괴로서 네가 할 수 있는 것을 했다고 봐야겠지.
앞으로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이 노사만큼은... 너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마.



무... 결국 그렇게 한 것인가.
결국 우리는 서로 가진 것을 내어 놓기 싫어 떼쓰는 어린아이였을 뿐이군.
그 오랜 세월 고민한 것이 부질없고, 부끄럽군.
---------------------------------{구버전}---------------------------------
자비 님, 그럼 안개신님은 우리의 곁에서 떠난 건가요?
그래. 안개신은 우리의 곁에서 떠남으로써 가장 먼저 내려놓았네.
이제 그녀는 자신이 사랑하는 세계에서 멀어지게 되겠지.
이제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던 것들이 불편하게 바뀌게 될 거야.
반대로 우리에게 불편한 세상이 요괴들에게는 나은 일이 될 수도 있겠지.
---------------------------------{개편}---------------------------------
자비 님, 그럼 안개신님은 우리의 곁에서 완전히 떠난 건가요?
아니. 안개신은 완전히 떠나지 않았네. 그저 자신이 가장 원하는 것을 내려놓은 것이지.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과 함께하는 것... 그 이상을 내려놓았을 뿐, 여전히 우리를 바라볼 걸세.
진정한 의미의 신으로서.
진정한 의미의 신... 그렇군요.
그 때문에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던 것들이 불편하게 바뀌게 될 거야.
그동안 우리가 누리던 완벽한 안개에는 부족함이 생기겠지.
반대로 우리에게 불편한 세상이 요괴들에게는 나은 일이 될 수도 있겠지.
--------------------------------------------------------------------------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글쎄. 만약 그 디레지에조차도 안개신과 비슷한 선택을 한 것이라면...
그것을 찾아 나아가는 것이 우리의 몫이겠지.



모험가...
(겨우 몸을 가눈 것 같지만, 당장 사라질 것처럼 상태가 좋지 않아.)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지만... 당신 덕분에 할 수 있었어요.
기억... 나세요?
저의 기억 속에서 마주한 저는 만들어진 신이라고 불리는... 반쪽 짜리 신이었죠.
그리고 이곳 선계에서 기억과 안개의 신이라 불리게 되었어요.
하지만 언제나 기억하고 싶었기에, 언제나 기억되고 싶었기에.
이곳에서도 저는 반쪽 짜리 신으로 사람들 곁에 머물렀죠.
사람들에게 신이라 불리는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지 못한 채 말이에요.
언젠가, 마이어가 신이란 무엇인지 말해준 적이 있어요.
신은 곁에 머무르는 존재가 아니라, 마음속에 머무르는 존재예요.
바깥에 있는 존재가 아니라, 안에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해요.
어디에 있든 함께할 수 있도록.
제 기억 속에서 본 것처럼, 저의 몸은 테라 내부에서 추출한 힘으로 만들어진 열세 번째 신체.
인공신과 사도가 품었던 창조신의 어두운 일면의 힘을 가둔... 그 반대되는 힘으로 이루어진 껍데기에서 추출한 힘.
테라에서는... 생명수라고 불리기도 했던 힘이에요.
그건 당신들에게 달렸어요.
우리에게?
모두가 빛과 생명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것처럼.
모두가 어둠과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처럼.
항상 진실을 바라보고,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찾아 나가는 것처럼.
안개의 기억을 소중히 간직해준다면... 저는 존재할 거예요.
맞아요. 그러니...
지켜볼게요. 모험가.
저의 걸음과 당신의 걸음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으니까요.
---------------------------------{개편}---------------------------------
당신의 걸음과 저의 걸음이 맞닿는다면... 그때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에요.
--------------------------------------------------------------------------
무...



오늘, 어쩌면 이제는 너무 낡아 건들기만 해도 바스러질 것 같은 묵은 이야기를 끝내었네.
하지만 오늘, 그 이야기에서 이어질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었지.
우리는 오늘 무엇을 보았을까 생각해보았네.
어쩌면, 당연하다 생각해 똑바로 보지 못했던 진실.
아니, 어쩌면 똑바로 바라보기 싫었던 진실.
지금처럼 큰 희생과 변화가 있으리라 예상했기에 그토록 오랫동안 감춰두었던 것을 보았네.
우리는 오늘 많은 것을 잃었네.
수많은 가족을 잃었고,
수많은 친구를 잃었고,
수많은 동료를 잃었네.
마지막으로 수많은 적을 잃었지.
우리는 오늘 수많은 서로를 잃게 만듦으로써, 강제로 변하게 하였네.
하지만 이것들만이 지금을 만든 게 아니었네.
강제가 아닌 스스로 변한 이들이 있네.
안개신은 스스로 이상을 포기했고.
어느 한 요괴는 자신에 대한 의심을 포기했지.
그리고, 우리를 위기에 몰아넣었던 최악의 적은...
스스로 죽음을 받아들이며, 자기 자신을 포기했네.
이제 아직 변하지 않은, 아직 살아남은 우리가 생각할 차례일세.
우리는... 이 세계를 위해 무엇을 포기할 수 있을지 말일세.
켈돈 자비의 말이 맺어졌지만, 그곳에 모인 이들은 모두 생각에 잠긴 채 침묵했다.
켈돈 자비의 말에 동의하든, 하지 않든, 그들은 각자의 답을 찾기 시작했다.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도 모를 오래 묵은 이유로 시작된 싸움이 끝난 그 날.
그들에게 남은 것은... 승리의 환희와 희생의 슬픔이 뒤섞인 끝에 남은 남겨진 자들의 허무뿐이었다.



<퀘스트 완료>

(하지만 허무함을 딛고, 계속 나아가야만 하겠지.)
(이전과는 다른 걸음걸이로.)



이어지는 걸음


모험가. 생각이 많은 표정이군.
그렇겠지. 각자 나아가야 할 길이 다르니까.
잠시 나를 따라오겠나?



리멘으로 돌아가 켈돈 자비와 대화하기.



<퀘스트 완료>
디레지에가 소멸할 때 나온 사도의 기운은, 나침반에 봉인해 두었네.
나도 사도가 남긴 힘을 다루는 것은 처음이라 분명 제어가 힘들 정도로 거칠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순순히 따라주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네.
안개신은 되찾은 그 힘을 이용해, 디레지에가 가진 불사의 능력 일부를 불완전하게 만든 것 같네.
그것만으로도 치명적인 힘을 가진 디레지에는 죽음을 피할 수 없었을 테지.
누구도 건드릴 수 없을 것 같던 완전함은... 결국, 아주 작은 균열로 무너지고 만 것일세.
그래. 자네가 본 디레지에의 마지막은 어땠나?
......
그런가. 그는 어쩌면 이미 시작부터 죽음을 바랐을 지도 모르겠어.
자신이 바라지 않는 힘... 바라지 않는 대우… 모든 것이 그의 뜻과는 달랐지만 죽음 만큼은 그가 바랬던 것이었군.
단편적인 이야기로는 그에게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가늠할 수는 없네.
우리는 그가 겪은 일의 이해당사자도 아니거니와... 그는 우리에게 일방적인 가해자일 뿐이니까.
하지만 우리 역시 누군가에게는 가해자이기도 했지.
결국 절대적인 피해자도... 절대적인 가해자도 없는 것일 수도 있겠군.
요괴와의 관계처럼?
맞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의심해서는 안 되네.
우리는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고, 나아가야만 하네. 그렇지 않나?
다음으로 자네가 향할 곳은 어디인가?
켈돈 자비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저 하늘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그는 분명 그 너머에 있는 무언가를 바라보는 듯했다.
방금 최악의 상황이 겨우 끝났는데도.
그리고 더 큰 최악의 상황이 찾아오고 있음이 분명한데도.
이상하게도 자네에게는 당연한 일인 것처럼 보이는군.
자네에겐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어.
이런, 방금까지 고된 싸움을 한 사람을 너무 오래 붙잡고 있었군.
당분간 편히 쉬도록 하게.
준비를 마치면... 자네를 찾아가겠네.



남아있는 작은 빛줄기


광장으로 돌아갈까.



이내 광장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기.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고, 계속 나아간다라...)
요격대 대원 1
크리사! 리리! 내가 돌아왔어! 돌아왔다고!



<퀘스트 완료>
그래. 계속 나아가는 건...
언제나 남은 사람들의 몫이니까.
그것을 지키는 것은 너의 몫으로 남겨두마.
계속 나아갈 수밖에 없겠지.
모험가는 켈돈 자비가 바라보았던 하늘, 그리고 그 너머를 다시 바라보았다.
그곳에 어떤 위험이 기다리고 있더라도.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