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지기 카메린은 오늘의 황혼이 평소보다 유독 더 붉은 것만 같다고 생각했다.
거대한 비공정 도시인 '이내'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많은 사람으로 분주했지만,
곳곳에서 들려오는 경고의 소식들을 계속해서 숨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이미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카메린은 저도 모르게 땀이 나는 손을 움켜쥐었다.
자신이 가진 땅지기로서의 소명은, 단순히 어느 한 쪽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백해의 땅지기인 슈므가 알려준 상황은 이상적인 이야기를 할 수 없을 만큼 심각했다.
그때 주변이 소란스러워졌다.
카메린은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고, 이윽고 거대한 그림자가 자신을 덮는 것을 느꼈다.
고개를 들어 올리자, 대규모의 선단이 이내의 상공을 가로지르는 것이 보였다.
"카메린! 여기 있었구나."
"테아스 님. 저게 블루호크의 솔리다리스인가요?"
"그래. 장관이네."
"용케 레이론을 설득하셨군요."
"백해의 땅지기에게 상황을 전달받았으니까. 요격대도 저들이 이내로 오는 것을 허락할 수밖에 없지."
이내를 지키는 요격대는 평소라면 해적인 블루호크가 이내 근처에 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테아스의 말처럼, 지금의 상황은 그런 요격대가 규칙을 바꿀 정도로 심각했다.
하늘에 가득했던 비공정들이 사라지고도 우두커니 하늘을 바라보는 카메린에게, 테아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 카메린. 달이 잠긴 호수의 연락도 끊기고 말았어."
"혈광촌에 이어서 달이 잠긴 호수까지 결국..."
요괴들에게 빼앗긴 애쥬어 메인을 되찾기 위해 돌아온 블루호크.
일렁이는 군도에서 흘러오는 죽음의 관조자들에 대한 불길한 소문.
그리고 공해 아래, 환란의 땅에서 일렁이는 위험.
피할 수 없는 변화는, 언제나 준비할 틈도 없이 거대한 해일처럼 덮쳐온다.
"우선 블루호크를 만나요. 그들에게 직접 상황을 설명 듣는 것이 우선이에요."
지나간 시간을 붙잡는 것은, 지금 이 순간을 늘어지게 할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지금 이 순간이, 대비할 수 있는 가장 이른 시점이라는 것도.
카메린은 곧바로 요격대 주둔지로 향했다.
무결한 죽음 비시마
무결함.
글자가 눈앞에 아로새겨졌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결국..."
표정이 굳어진다. 잠시 눈을 감는다.
허탈했다.
드디어 정(情)을 주고 싶은 이가, 삶의 이유인 이가 생겼는데.
실소였을까? 웃음이 픽 나오고 말았다.
하고 싶지 않은 말들로 날 합리화한다.
"죽음은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 할 순리이니..."
'아니, 나는 짊어지고 싶지 않아.'
"무결함 역시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순리..."
'무결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하지만...'
마음을 다잡는다. 죽음의 관조자로서 사명을 다하기 위해.
마음속 깊숙한 곳에 기쁨을 가둔다.
입가의 미소가 사라졌다.
마음속 깊숙한 곳에 슬픔을 가둔다.
가슴속의 저릿함이 사라졌다.
마음속 깊숙한 곳에 나를 가둔다.
다정했던 존재가 사라졌다.
"나는 이제 무결한 죽음."
'다정했던 비시마는 죽었어.'
나는 '죽음'을 맞이했다.
무결한 죽음의 눈에서 뜨거운 무언가 흘러내렸다.
한기로 가득한 성소의 공기는 그것을 차갑게 식혔고, 곧 얼룩이 되어 볼에 새겨졌다.
무결한 죽음은 그 감각이 나쁘지 않았다.
그녀에게 이런 감정이 있었음을 드러내는 것만 같았다.
침묵의 성소를 나섰다.
모두가 무결함을 찬미했고, 그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한 소녀가 보였다.
자신을 향해 기쁜 듯 손을 흔드는, 이토록 아름답고 눈부신 소녀가.
차가운 눈빛을 소녀에게 날렸다.
소녀가 짐짓 놀라는 눈치로 움츠러들었다.
미안해.
흥미조차 없다는 듯 소녀에게서 차가운 시선을 거두었다.
볼에 새겨진 자국이 아파왔다.
다정한 죽음 세니르
'다정함'
글자가 눈앞에서 흐려졌다.
그렇게 소녀의 다정함은 시작되었다.
"왜..."
드러난 글자가 사라지는 것조차 모를 정도로, 눈앞이 뿌옇게 되었다.
허탈했다.
드디어 삶의 이유를 준 이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허탈함에 그저 눈앞이 더욱 흐려졌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 계속 부정한다.
"다정하면... 안 되는데."
"비시마의 미소를 봐야 하는데..."
마음을 다잡는다. 나만의 무결함을 위해.
마음속 깊숙한 곳에 기쁨을 가둔다.
감히 가둘 수 없을 만큼 거대해진 기쁨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마음속 깊숙한 곳에 슬픔을 가둔다.
허술한 마음의 감옥을 빠져나온 눈물이 얼굴을 가득 적셨다.
마음속 깊숙한 곳에 나를 가둔다.
무결할 수 없었던 마음은 결코 소녀를 가둘 수 없다.
"나는 무결할 거야."
'아니, 나는 무결할 수 없어.'
스스로에게 내려진 '죽음'을 맞이하지 않겠노라 되뇌던 소녀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무결함 속에 다정함을 가두었다.
모독의 루브라
고혹적인 달빛이 창문 틈새로 흘러들었다.
어두운 방의 중심에 선 여인은, 마치 어둠 자체에서 태어난 것만 같다는 인상을 줬다.
아름다운 윤곽 속에 섬뜩함이 얽혀있는 모습의 그녀는, 이윽고 한 걸음을 내디뎠다.
그 단 한걸음만으로도 주변의 공기가 무거워지는 것만 같았다.
"너는 이미 내 목소리를 들었지. 그렇지 않니?"
그녀의 목소리는 더없이 부드럽고, 매혹적이었다.
달콤한 유혹, 하지만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공포가 그녀를 거부하라 외치고 있었다.
이윽고 심장이 뻐근해지는 고통이 찾아왔다.
"거부하지 않아도 된단다."
그녀가 앞에 멈춰 섰다.
그저 팔을 뻗어 뺨을 어루만졌을 뿐이지만, 거대한 뱀을 마주한 것처럼 온몸이 굳었다.
"네 눈에 비칠 갈망을 더는 숨길 수 없을 테니까."
그 달콤한 말에 숨기려 했던 갈망이 희미하게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유혹하듯 뒤에서 감싸 안으며 다시 속삭였다.
"네게 줄 고통은 선물과 같단다."
이 목소리를, 이 손길을 뿌리쳐야 함을 알았지만 뿌리칠 수 없었다.
뻐근하게 뛰던 심장이 점점 고통스러워졌고, 그 고동 속에서 알 수 없는 갈망이 그녀를 통해 투영되었다.
거부해야 한다. 막아야 한다.
의식 깊은 곳에서 경고가 울리는 것을 느꼈지만, 그녀의 손길과 목소리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드문드문 정신이 들 때마다 그 알 수 없는 갈망에 가까워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뿐이었다.
"그래. 내 선물을 받으렴."
어느새 고통은 사라지고, 달콤한 해방감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둥지 짓는 베로로
너의 그 볼품없고 지저분하게 돋아난 깃털도
누군가에게는 그 그림자만으로 겁에 질리게 하고
날개를 펼칠 때마다 뿜어내는 성가신 바람도
누군가에게는 버틸 수 없는 폭풍처럼 느껴지겠지.
그래, 작은 아이야. 먹고, 자는 것 말고는 모르는
한심하고 나약한 아이. 만들어진 실패작인 아이.
너에게도 기회를 한번 주도록 해야겠지.
둥지를 틀고, 깃털을 뿌리고, 마음껏 날뛰도록 해.
그렇게 해서 증명해 보렴.
내가 너를 죽이지 말아야 할 이유를 말이야.
흉조 카미락
카미락은 겁쟁이였다.
다른 요수들보다 힘이 강한 편도 아니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자신보다 약한 자를 만나면 철저히 굴복시켜 수족으로 만들고
강자를 만나면 하염없이 비굴한 모습을 보이다 방심할 때를 노리는 방식으로 자신의 세력을 넓혀갔다.
그렇다면 지금 눈앞에 있는 저 요괴에게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카미락은 생각하고 있었다.
원래라면 더 신중하게 파악하고 움직여야겠지만, 나날이 늘어가는 세력에 자신감이 붙은 건지
카미락은 당당하게 외쳤다.
"크히히힛! 뭐야, 너 혼자냐?"
"......"
대답이 없었다. 카미락은 불안해지는 마음을 감추기 위해 더 큰 소리로 외쳤다.
"거기 너! 여긴 우리 구역이라고! 내 말이 안 들리는 거냐?"
"......"
"이이..."
생각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자 카미락은 어쩐지 화가 났다.
이미 강자와 약자를 정확히 구분하고 생존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그의 신중함은 온데간데없는 듯했다.
"얘들아! 저 녀석을 내 앞으로 데려와라!"
말을 끝마치자마자 몇몇이 달려들었지만, 이내 굳어버리더니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분노의 감정이 빠르게 식으며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자, 카미락은 재빠르게 상황을 파악했다.
자세히 보니 요괴의 손에는 처음 만났을 때는 보이지 않던 어떤 물건이 들려있었다.
심장이었다.
"하암, 귀찮네. 일일이 꺼내는 것도 지겨운데."
마침내 요괴가 입을 열었다.
카미락은 재빠르게 앞으로 나섰다.
"흐음... 그래도 꼴에 대장이라는 거니?"
카미락은 노려보던 눈을 낮춘 뒤,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사... 살려만 주십시오! 이 녀석들은 전부 죽이셔도 좋습니다!"
잠깐의 정적. 그녀는 웃기 시작했다.
"후후... 여기 있는 녀석들을 전부 죽여도 좋다고?"
"예... 예! 목숨만 살려주신다면, 나머지 놈들은..."
순간 날카로운 바람 소리 같은 게 들렸다. 카미락은 말을 끝맺기 전에 소리에 놀라 잠깐 주변을 둘러보았다.
루브라를 둘러싸고 있던 부하들이 어느샌가 전부 두 동강이 난 채 땅에 조용히 누워있었다.
"히... 히익!"
"재밌네. 너, 기회를 한번 주도록 할게."
"여... 여부가 있겠습니까! 무엇이든지 시켜주세요!"
"그래, 그럼... 저런 덜떨어진 녀석들을 모아봐. 찾아야 할 곳이 좀 있는데, 조금 넓어서 말이야."
"예! 예... 그, 그런데 방금 제 부하들을 전부 다 잘라버리셨..."
말 없는 눈빛이 차갑게 카미락을 짓눌렀다.
"아... 아닙니다!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추락하는 오스트리
그 밑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절벽.
오스트리는 어느 부유섬의 끝자락에 서 있었다.
수천, 아니 수만 번에 시도 끝에 이번만큼은 성공하리라 다짐하고 있었다.
"캭!"
절벽에서 힘차게 발돋움한 것도 잠시, 오스트리의 작은 날개는 그의 육중한 몸을 이끌고 하늘을 날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크라라락!!!"
한없이 추락하는 오스트리, 결국 낮은 고도에 있던 또 다른 부유섬에 떨어졌다.
오늘도 실패였다. 수많은 추락에 몸도 점점 적응했는지, 제일 먼저 땅에 박은 뿔은 이제 아프지도 않았다.
무엇이 문제일까, 힘차게 날개를 퍼덕이는데도 왜 나는 저 하늘을 날고 있는 일각수들처럼 비행할 수 없는 걸까.
"크앙..."
오스트리는 추락했던 부유섬에 주저앉아 저 하늘 멀리의 일각수의 행진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나도 저렇게 날고 싶은데, 나도 저렇게 하늘과 바람을 느끼고 싶은데, 나도...
"배고파..."
생각은 딱히 깊게 이어지지 않았다. 오스트리는 주변에 먹을 것이 없나 살피기 시작했다.
마침 저 멀리 건너편 부유섬에 움직이는 것들이 보이는 것 같았다.
오스트리 같은 덩치 큰 요수가 보이면 도망치는 게 보통이겠지만, 작은 날개를 퍼덕이다 추락하는 걸 본 이들은 건너편 부유섬에서 그저 오스트리를 비웃고 있었다.
오스트리가 절대로 부유섬을 날아서 건너오지 못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착각하고 있었다. 아니, 생각하지도 못한 게 있었다.
오스트리의 진짜 강점은 장식처럼 달려있는 작은 날개가 아닌...
"고기?"
강력하게 발달한 다리에서 나오는 각력이란걸.
"고기 발견!"
커다란 덩치의 요수가 단순히 다리힘만으로 부유섬 사이를 도약해서 건너오는 장면.
착지할 때의 충격을 활용해 목표를 향해 빠르게 돌진하는 장면.
큼지막하게 벌린 오스트리의 입안 속의 장면.
그리고 그들에겐 더 이상 다음 장면이 보이지 않았다.
죽음의 여신전
최초로 세워진 우시르 여신전.
일렁이는 군도의 수많은 부유섬들 중 하나에 숨겨져 있으며, 죽음의 관조자들만이 위치를 알고 있다.
부유섬들 사이의 숨겨진 입구에 들어서면 여신전의 거대한 관문이 드러나며, 죽음에게 허락된 이들만이 이 관문을 열고 들어설 수 있다.
선계에서 미스트펑크의 혜택을 받지 않은 인간이 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기에 외지인들에겐 소문으로만 치부되는 장소이다.
혈광촌
채굴되는 광물들이 유독 붉은빛을 띤다고 하여 피 흘리는 철광이라 불리는 광산.
그리고 그 철광 근처의 작은 마을 역시 피 흘리는 철광의 이름을 따, 혈광촌이라고 지어졌다.
일평생을 피 흘리는 철광에서 일해온 광부들과, 이들에게서 노하우를 전수 받은 아래 세대들이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이야기
넘실대는 위협
에르곤이 말했던 중천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기운. 그 기운이 요동치기 시작했어요.
어떻게든 환란의 땅을 넘어서는 것을 저지하고 있었지만 점차 기운이 안개마저 오염시키고 있어요.
이미 환란의 땅은 안개가 변질되어 더 이상 저의 권능이 닿지 않을 정도예요.
깨어난 숲에 그가 끼친 영향을 생각해 본다면, 그가 완전히 부활을 했을 땐 중천... 아니, 선계 전체가 지옥이 되고 말겠죠.
더는 시간이 없어요. 한시라도 빨리 이내에 이 사실을 알리고 디레지에를 막을 방법을 찾아야만 해요.
미안해요, 선계를 구원한 당신에게 더 긴 휴식을 주고 싶었지만...
준비가 되었다면 저를 찾아주세요. 떠나기 전 당신에게 전해줄 말이 있어요.
중천으로 떠날 준비가 되었다면 안개신 무와 대화하기
<퀘스트 완료>
와주었군요. 당신에게 미리 드릴 말씀이 있어요.
에르곤이 말한 것처럼, 바니타스는 안티엔바이를 노리고 있고, 이를 지키기 위해선 안티엔바이의 작동 원리에 대해 알아두어야 해요.
안티엔바이를 만든 것은 은자들이지만, 그들의 힘만으로 안티엔바이를 완벽히 구동시키기는 역부족이었어요.
안티엔바이를 구동시키는 것은 이 세계의 모든 관념들.
삶이 존재하기에 죽음이 존재하는 것처럼, 양 극단, 혹은 다양한 관계의 관념들이 서로의 존재를 필수불가결하게 만들고 순환시키는 이치죠.
그리고 그 순환이 곧 안티엔바이를 구동시키는 에너지랍니다. 관념들의 존재만으로 톱니바퀴가 맞물리고 안티엔바이에 힘을 불어넣고 있는 셈이죠.
반대로 말하면, 그 관념들을 비트는 것만으로도 안티엔바이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죠.
가장 효과적으로 관념을 비트는 방법은, 각 관념을 상징하는 신들에게 타격을 입히는 것.
생명이나 죽음과 같은 이 세계의 중요한 관념들이 어긋나기 시작하면, 그것은 곧 안티엔바이의 붕괴까지 이어질 거예요.
그리고 이 세상에 신이라 불리는 존재는 저뿐이 아니죠. 이 말은 제가 바니타스에게 노려졌던 것처럼, 다른 신들 역시 노려지고 있을 수 있다는 뜻이에요.
오래전 사라진 미의 여신을 제외한다면, 지금 중천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신전은 죽음의 여신이 관장하는 신전뿐.
이미 선계에서 자취를 감춘 미의 여신을 어찌할 방도는 없겠지만, 죽음의 여신은 상황이 달라요.
그녀에겐 돌봐야 할 신도도, 장소도 있으니까요.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중천에서부터 전해진 안개는 지금 그녀의 신도들에게 큰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고 말해주고 있어요.
게다가 그 근처에서 느껴지는 것은 빛과 생명의 힘. 상반된 두 개의 관념이 일순간에 위험해 처했을지도 몰라요.
그러니 저에게 도움을 주었던 그때처럼... 그들에게도 꼭 도움을 주세요.
제가 드릴 말씀은 여기까지예요. 마침 당신을 배웅할 사람이 오는군요.
그럼 안녕히. 부디 당신의 여정 끝에서 답을 찾을 수 있길.
선계 조사단의 대표
모험가공! 데리러 왔소이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기다리고 있소. 함께 비공정 대기실로 가주시겠소이까?
비공정 대기실에서 캡틴 루터와 대화하기
어떻던가요?
저와 미카엘라 님이 이곳에 도달했을 때보다 몇 배는 늘어난 숫자예요.
게다가 군도의 하늘을 떠다니던 신수들... 일각수라고 했던가요?
짙게 퍼진 요기가 일각수들 마저 요수로 만들고 있어요.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나요?
제가 아는 한 그런 일은 없었어요.
'성자'를 노리는 걸까요?
확답할 순 없지만... 이곳이 노출된다면 노려질지도 모르지.
지금이 상황이 그저 기우가 아니라면, 그리고 정말로 미카엘라 님을 노리고 있다면.
놈들이 더욱 많아지기 전에 대처가 필요합니다.
비시마, 내가 갈게.
비시마는 성소를 지켜야 하니까.
그리고 나도 '다정함'이 아닌 '무결함'을 가진 사람임을 보여줄 거야.
세니르, 그 이명은 네 맘대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야. 알고 있잖니?
알아. 하지만... 나는 비시마와 같은 사람이고 싶어.
말했잖아. 너는 나와 같은 '무결함'을 가질 수 없어.
너는 네가 부여받은 이명의 길을 걸어야 해.
그것이 너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또 시작이군요. 두 분 다 그만하세요.
비시마는 아무것도 몰라.
가끔은 말뿐이라도 세니르가 원하는 말을 해주실 순 없나요?
죽음의 관조자들이 사용하는 이명은 우시르의 계시를 통해 얻는 이명. 결코 쉬이 대할 수 없어요.
다정함... 분명 죽음과는 거리가 멀어보이지만, 우시르께서 세니르에게 저런 이명을 내린 이유가 있겠죠.
무결함은... 화려할 뿐인 이명이니까. 세니르가 절 닮지 않길 바라요.
세니르도 이런 비시마 님의 마음을 알아야 할텐데요.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저...
너무 감상에 젖었군요.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세니르 혼자 밖으로 내보내기엔 상황이 위험해 보여요.
세니르와 함께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물론이죠.
<퀘스트 완료>
하하! 왔나? 이야기는 전해 들었네. 세인트 혼은 한참 전부터 출발 준비를 마쳤지.
오셨군요.
역시 주인공은 늦는 건가?
중천은 본래 블루호크의 활동 지역이었으니까,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제가 세인트 혼으로 계속 안내하려고 해요.
그리고 여기 이분들은...
이제 당분간 널 못 볼 텐데. 인사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말이지.
선계가 외부와 연결된 이상, 단절되었던 것들을 다시 이어 나가야겠지. 그런 이유에서 우리가 각국의 대표로서 선발되기도 했고.
나는 지벤 황국의 대표로서.
나는 벨 마이어 공국의 대표로서.
이 몸은 죽은 자의 성 대표시다!
후후, 그래. 모두가 앞으로 나아갈 수는 없으니까. 누군가는 뒤를 지켜야겠지.
우린 한 발 뒤에서 안티엔바이에 대해 조사하고 사태의 배후를 캐내려고 해.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함께 세인트 혼에 타고 싶지만, 이곳을 지켜야 네가 안심하고 앞으로 나아가지 않겠어?
그러니 모험가, 너도 네가 가장 잘하는 일을 해줘.
모두를 구해. 희망을 주고, 용기를 실어줘.
...나에게 그래주었던 것처럼.
이렇게 말하면 나도 멋져 보이는 거 맞냐?
이야기가 길었네. 어서 가.
선계 조사단의 대표.
일각수의 행진
캡틴, 이제 출발하도록 하죠.
하하! 좋아, 마침 바람도 부는군! 돛을 펼쳐라! 전원 제자리로!
중천에 당도한다면 '카메린 공'을 찾으시오.
소인과 같은 중천의 땅지기로, 반드시 힘이 되어줄 것이오이다.
카메린 공에게는 이미 약속을 통해 모험가공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졌소이다.
카메린 공은 소인과는 달리 어진 땅지기이니, 이곳에 처음 당도했을 때처럼 난처해지는 일은 없을 것이오.
소인이 할 말은 여기까지오이다. 그럼...
올라타면 뭐라도 꽉 붙들게. 떨어질지 모르니 말이야!
저, 모험가공!
선계인들은 헤어질 때 인사를 하지 않소. 다만 웃어줄 뿐이오.
그러니 인사는 하지 않겠소이다. 고마웠소이다. 모든 순간 응원할 것이오이다!
세인트 혼을 타고 혈광촌에 도착하기
생각이 많아 보이는군, 루드밀라.
제가 나고 자란 곳이니까요. 또 많은 일이 있기도 했고...
다시 돌아오니 감회가 새롭달지... 복잡한 기분이군요.
아직 끝내지 못한 일이 남았기 때문이겠지. 이제 그걸 끝내러 가는 것이고.
힘내게, 선주. 여기서 끝이 아닐세. 다시 아라드로 돌아가서 레지스탕스를 위해 싸워야 하지 않겠나.
이제 와서 선주 대우인가요.
음? 저 녀석들은 뭐지?
일각수들이군요.
일각수? 세인트 혼에 장식된 그 뿔 말인가?
맞아요. 일각수의 뿔은 매우 단단한 성질을 가지고 있지만, 그 자체로 부유하는 능력도 있거든요.
뿔 덕분에 일각수들은 다 함께 공해를 건너는 기행을 펼치기도 해요. 이런 일각수의 행진은 누구도 막지 못하죠.
잠깐, 그렇다면 자네들은 뿔을 어떻게 얻은 거지? 일각수 밀렵이라도 한겐가?
그럴 리가요. 일각수들은 자라면서 주기적으로 허물을 벗어내요. 그건 뿔도 마찬가지죠. 그리고 떨어져 나간 뿔에도 부유 능력은 남아있고요.
블루호크는 그렇게 떨어진 뿔을 사용할 뿐이에요. 다만... 세인트 혼에 장식되어 있는 저 뿔은 허물이 아닌 진짜 뿔이긴 하지만요.
하하! 밀렵이군.
...한때 일각수들의 우두머리였던 '크라켄'의 뿔이에요.
한때라... 지금은 다른 녀석에게 우두머리를 빼앗긴 건가?
아니요, 요기에 잠식되고 말았어요. 왜 녀석이 갑자기 요기에 잠식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요괴들의 소행이었겠죠.
놈은 오랜 세월 살아가 우두머리를 꿰차고 있었던 일각수답게, 매우 거대한 녀석이었고, 요기에 고통스러워하며 주변의 모든 것을 파괴했죠.
그리고 날뛰는 거대한 녀석을 어찌할 방도가 없었던 블루호크는 놈의 뿔을 집중적으로 노려 부러트렸어요.
뿔이 부러진 크라켄은 결국 공해 아래로 추락하고 말았어요. 그렇게 부러트린 뿔은 세인트 혼에 장식되었고요.
말로만 들어선 엄청 위험한 녀석들인 것 같군. 세인트 혼이 여기까지 온 게 천운인가?
그렇지도 않아요. 무리의 이동 경로만 피해준다면 일부러 비공정으로 돌진해 오는 경우는 없거든요.
근데, 녀석들이 좀 가까워진 것 같지 않나?
잠깐, 저 일각수들... 요기에 잠식되었어요!
젠장, 우선 빠져나가야겠군!
이쪽으로 몰려드는 일각수들은 저희가 막을게요. 모험가님은 다른 구역을 맡아주세요!
모두 괜찮나?
배에 올라탄 녀석들은 전부 정리가 된 모양이군.
일각수들이 저렇게 요기에 잠식되다니, 뭔가 이상해요.
놈들이 저렇게 날뛰는 이상 당장 이내로는 갈 수 없겠어요.
<퀘스트 완료>
우선 저기 보이는 곳으로 가요.
저긴 아마... 혈광촌인 것 같군요.
어, 사람이네. 휴... 설마 요격대의 지원인가?
우린 백해에서 왔어요. 당신은 누구죠?
아... 역시 요격대일 리는 없나. 나는 아스킨. 혈광촌의 광부지. 아직 어른들이 인정해 주진 않고 있지만.
혹시 너 블루호크야? 얼마 전에 블루호크의 거대한 선단이 상공을 지나갔는데.
장관이었지. 그 정도의 선단이 움직이니 웅장하기까지 하더라니까.
그들이 어디로 갔는지 보았나요?
어... 이내로 향하는 것까지만 봤어. 그 뒤론 나도 잘 몰라.
결국 이내로 가야 답을 얻을 수 있겠어.
뭐야, 너희들 이내로 가려는 거야?
그렇다면 부탁이야. 요격대에게 혈광촌이 위험하다고 알려줘.
꼬마 신사. 이곳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주겠나?
얼마 전 일렁이는 군도로부터 요괴들이 들이닥쳤어.
심지어 근처의 일각수들도 요수가 되어버려서 저렇게 날뛰고 있는 상황이야.
게다가 요괴놈들이 이곳의 철광까지 흘러들어갔어. 철광이 오염된다면... 더 이상 연련철을 생산할 수 없어. 그럼 우리 생계도 끝이란 말이야.
연련철?
이곳 혈광촌의 철광에서 나는 특산 광물이에요. 선계에서 보이는 대부분의 철은 연련철이라고 보아도 될 정도죠.
아스킨. 다른 어른들은 어딜 갔죠?
어른들? 그야 요격대에서 지원 오질 못하니까... 각자 무기를 집어 들고, 철광으로 내려갔어. 나만은 절대 내려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채로.
약속했거든. 어른들이 요괴들을 모두 때려잡고 돌아올 때까지 얌전히 기다린다면, 다음엔 철광 깊숙한 곳까지 구경시켜 주기로.
그러니까 어른들이 없는 지금, 여긴 내가 지켜야 해.
말도 안 돼. 일반인들이 요괴를 당해낼 수 있을 리...
루드밀라.
더 말하지 않는 게 좋겠군. 그들의 뜻을 이어주자고.
...알겠어요.
상황을 정리하자면... 우릴 습격한 일각수들로 인해 요격대도 이곳으로 오지 못하는 상황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저 아일 위해서라도, 우리가 이내로 향하기 위해서라도 일각수들을 진정시키는 수밖엔 없겠군.
네, 일렁이는 군도에 요괴들이 출몰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요괴들을 몰아낸다면, 혈광촌 역시 이내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신의 계시를 받은 자
할 일은 정해진 것 같군. 자, 출발해 볼까?
안 돼요. 요격대가 오지 못하는 이유는 어지간한 비공정은 일각수들에 의해 파괴되기 때문이에요. 그건 세인트 혼도 예외는 아니고요.
아깐 어떻게든 세인트 혼을 몰고 여기까지 왔지만, 그런 기행이 또 통하리란 법은 없어요.
애초에 일렁이는 군도는 공해의 강한 바람으로 기류가 불안정해, 부유섬조차 흔들리는 지역이에요.
안전한 것은 아니지만, 비공정보단 직접 움직이는 편이 낫겠죠.
그럼... 또 다시 나는 이 꼬마 신사와 소꿉놀이나 하면 되는 건가?
음. 부하가 생겼군. 쓸만하겠어.
...부탁드려요.
어쩔 수 없군. 나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겠네.
일렁이는 군도의 상황을 파악하기
일렁이는 군도에 요괴들이 나타났다고 했을 때부터 무언가 이상하다곤 느꼈지만...
요괴들이 이곳을 노릴 이유는 없을 텐데.
이곳에 대체 무슨 볼일이 있는 걸까요?
요기에 물든... 깃털?
부유섬들이 부딪히고 있어요. 뭐라도 붙잡으세요. 떨어지면 시체도 못찾을 거에요!
으윽, 무식한 녀석이잖아.
당신들은 누구죠? 아무튼 어서 피하세요.
그게 무슨 말...
꿰엑-!
끈질기게도 따라오는군.
그 힘은... 아드라스의...
맨몸으로 여기까지 오셨다는 건 힘깨나 쓰시는 분들이겠죠. 저 좀 도와주시겠어요?
<퀘스트 완료>
이쪽은 세니르. 죽음의 관조자. 음... 그러니까, 선계의 다크템플러들이라고 말하는 게 편하겠군요.
죽음의 관조자? 소문으로만 존재하던 게 아니었군요.
저 역시도 이곳에 찾아오기 전까진 반신반의했지만, 우시르를 최초로 섬기기 시작했다던 곳. 죽음의 여신전.
이들은 죽음의 여신전의 신도들이에요.
저는 루드밀라. 레지스탕스의... 아니, 여기선 블루호크라고 하는 편이 낫겠군요.
반가워요. 저는 죽음의 관조자 중 한 명.
...한 죽음 세니르라고 해요.
잘 안 들렸는데, 뭐라고 하셨죠?
...정한 죽음.
정한 죽음이요?
다정한 죽음이요. 죽음의 관조자에겐 죽음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이명이 주어지거든요.
으... 아드라스, 크게 말하지 마요. 죽음이 다정할 수 있다니, 말도 안 돼.
부끄러워 말아요, 세니르. 죽음이 언제나 매정하고 차가우란 법은 없으니까.
하지만, 저도 비시마처럼 멋진 이름이고 싶은걸요.
확실히 그녀의 이명은 존경할 만하죠.
아, 이런. 이럴 때가 아니에요. 회포를 풀기도 전에 죄송합니다만... 저흴 도와주시겠습니까?
성자 미카엘라. 그가 위험에 처했어요.
저는 계시에 따라 미카엘라 님과 함께 선계에 올랐고, 마침내 계시의 장소인 죽음의 여신전을 찾아냈어요.
이미 저와 같은 계시를 받았던 죽음의 관조자의 안내에 따라 미카엘라 님의 정화 의식을 시작했지만...
언제부터인가 요괴들이 근처를 서성거리더니, 이제는 대놓고 여신전을 찾아 이곳저곳 들쑤시기 시작했죠.
미카엘라 님의 정화가 방해받는다면 그 안에 내재된 혼돈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몰라요.
결국 우리의 선택은 요괴들이 여신전을 찾아내기 전에, 먼저 그들을 치는 것이었죠.
요괴들은 금세 정리되는 듯했습니다.
환요오괴 중 하나가 이곳에 도착하기 전까진요.
돌아가는 길
환요오괴라고요?
제각기 움직이던 요괴들은 환요오괴가 도착하자 놀라울 정도로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일각수들을 요기로 자극시켜 외부의 개입도 차단한 채, 저희의 발을 묶고 여유롭게 여신전의 위치를 찾아낼 심산인 거겠죠.
하지만 도대체 무엇 때문이죠? 죽음의 관조자들은 방관자예요.
죽음의 여신전의 존재가 소문으로만 들려올 뿐 그 실체를 잡지 못하는 것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요괴들이 여러분을 노려서 얻을 것이 없는 것 같은데요.
그게 가장 큰 의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여신전을 노리는 요괴들을 저지하는 것이 우선이겠죠.
그리고 이 세상에 신이라 불리는 존재는 저뿐이 아니죠. 이 말은 제가 노려졌던 것처럼, 다른 신들 역시 노려지고 있을 수 있다는 뜻이에요.
죽음의 여신전을 노린다...
본론으로 들어가죠. 아드라스와 저는 상황의 수상쩍음을 느끼고 다시 죽음의 여신전으로 복귀하던 길이었어요.
하지만 계속된 요괴들의 습격이 저희의 발을 묶더군요. 갑작스레 조직적으로 행동하는 상황을 미루어봤을 때, 이것은 다분히 의도된 일인 것 같아요.
게다가 이렇게 일각수들까지 요수가 되어버리는 경우는... 정말로 이상해요. 느낌이 좋지 않다고요.
부끄럽지만 저와 세니르만으론 여신전으로 복귀하기 위한 길을 뚫는 건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부디 손을 빌려주시겠습니까?
일렁이는 군도에서 요괴들을 물리치기
<퀘스트 완료>
부... 부족해...
개럿... 나... 더 먹으면... 이길 수... 있어...
으... 흐흐... 맛... 있어...
나... 이제... 배불러...
통째로 삼켜버리다니...
...필요 없어지니 잡아먹어 버린 거군요.
세니르, 괜찮은가요?
세니르?
제 검은 날카롭지 못해요. 제 이명처럼 다정하죠.
비시마는 저에게 어린 시절 사용했던 물건이라며 이 건틀렛도 선물해주었는데...
비시마에게 오랜 시간 가르침을 받았는데도 저는 여전히 비시마의 검을 흉내도 내지 못해요.
아마 그건 제가 무결함이 아닌, 다정함이기 때문이겠죠.
저는 그게 싫어요. 저는 좀 더 냉정하고, 차가운 죽음이 되고 싶어요.
비시마처럼.
비시마라는 그분. 대단하신 분인 것 같군요.
저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었어요.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한없이 큰 품을 가진 줄 알았던 사람이.
하지만 그녀도 사람이었어요. 모두를 위해 애써 참고 견뎠을 뿐.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짐을 내려놓고 싶어 했던 평범하고도 여린 사람일 뿐이었어요.
그러니 세니르 님, 누군가는... 세니르 님의 다정함에 의지하고 있을 수도 있음을 기억하세요.
...거짓말.
하지만 점점 요기가 심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게다가 계속 보이는 저 수상한 깃털들...
강력한 요기를 품고 있는 것 같아요.
아드라스, 저길 봐요!
습격의 주동자
저곳은... 분명 여신전 입구의 근처에요. 어째서 저렇게나 많은 요괴들이?
계속 보이는 깃털들도 저 방향으로 향하고 있어요.
놈들이 입구를 찾아낸 것 같아요. 서둘러야 해요!
움직이시죠.
아드라스와 함께 죽음의 여신전으로 복귀하기
히... 히익... 무서워, 무서워!
하지만... 찾았어!
루브라 님께서 칭찬해주실거야!
저 근처는 여신전의 입구예요!
군도의 흔들림 때문에 입구가 드러났군요.
히... 히익! 왔구나. 하지만... 늦었어!
더 늦기 전에 처치해야겠습니다.
흐음~ 베로로 이 녀석... 부른 지가 언젠데 아직도 대답이 없는 거니?
요기를 여기저기 흘리고 다닌 걸 보니 이 근처에 있었을 텐데...
심장이라도 짓이겨버리고 싶다만, 베로로만큼 유용한 녀석은 찾기 힘들단 말이야.
루... 루브라 님께서 날 구하셨어!
황송합니다! 황송합니다!
입 다물렴, 카미락. 나는 지금 베로로가 어디있는지가 궁금하단다.
죄... 죄송합니다! 베... 베로로는 루브라 님의 명령에 따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흐음... 그렇단 말이지...
그래, 그리고 이쪽은...
아! 너희로구나. 죽음의 관조자.
저 녀석이 설마...
이 근처에 너희들의 신전으로 향하는 입구가 있니?
너는 누구지?
아, 방금 카미락이 말하는 거 못들었니?
내 이름은 루브라.
마키아 님을 모시는 환요오괴 중 하나란다.
저 녀석이 환요오괴군요.
거기 너. 작은 아이야.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전사로구나.
그렇게 뻔하게 기분을 드러내면 수를 읽히기 쉽단다. 무엇이 불안하니?
맞혀볼까? 근처에 너희의 신전이 있기 때문이지?
너에게 알려줄 이유는 없어!
동요하지 말아요, 세니르. 하찮은 심리전일 뿐이에요.
너희들의 반응을 보니, 제대로 짚은 것 같구나.
세니르라고 했니? 칭찬해주마. 머리라도 쓰다듬어줄테니 이리 오지 않으련?
이익...!
아하하! 정말이지 귀여운 아이로구나. 시간을 들여서 나의 종으로 삼고 싶을 정도로.
너무 죄책감을 가지지 않아도 좋단다. 신전의 위치는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덕분에 확신을 얻었어.
좀 더 얘기할 수 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구나.
카미락, 이제 네 차례란다.
이 녀석들이 날 쫓지 못하게 막으렴.
실패한다면 심장을 짓이겨버릴거란다. 알았지?
히... 히익... 여부가 있겠습니까, 루브라 님.
안돼, 여신전이!
세니르!
하... 하나를 놓쳐버렸어! 루브라 님이 날 벌하실 거야!
이런, 결계로 길을 막다니...
힛... 오지마...
서둘러 놈을 처치하고 내려가야겠습니다!
오지... 말라고!
크히히힛! 모두 죽여주마!
히힛... 히... 히익!
미안해! 미, 미안해! 때리지 말아줘!
어서 이 마법진을 해제해!
히이익! 오, 오지마! 루브라 님! 살려주세요!
이런, 저 녀석도 도망을...
쫓아가야 합니다!
루... 루브라님... 자... 잘못했...
요... 용서해주...
쓸모없는 것. 분명 심장을 짓이겨버리겠다고 했는데도.
세니르는 어디에 있는 거지?
아, 왔구나. 그 아이는 안으로 들여보내 주었단다.
세니르. 그 아이에게 멋진 광경을 보여주고 싶었거든.
아아... 그 여리고 순수한 마음에 상처가 난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대체 여신전에 무슨 짓을...
너희들은 여기서 조금만 기다려주겠니? 쓸모없는 것을 벌주느라 늦었는데... 어서 그 광경을 보러 가야 하거든.
...미쳤군.
너는 예절 교육이 좀 필요하겠구나.
잠깐 교육을 좀 해주도록 할까.
<퀘스트 완료>
그만!
이건... 분명 디레지에의...
마키아 님의 힘까지 쓰게 만들다니, 이런 변수의 존재라...
으으음...
아, 기억났다. 너... 라르고의 계획을 망가트렸다던 그 녀석이로구나?
하하하! 도망치는 라르고는 어땠니? 꼴사나웠니? 그랬겠지.
가엾은 라르고. 인간의 틈에 섞여서 그 오랜 시간을 지내면서 얼마나 역겨웠을까.
하지만 그게 그 아이에게 딱 어울리는 수준이긴 하지.
요괴들이 왜 여길 노리는 거지?
아, 그건... 너희들의 존재가 우리의 계획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란다.
이해할 수 없어. 죽음의 관조자들은 어둠 아래 숨어 은밀히 살아가는 방관자들이야.
선계에서조차 이들의 존재를 아는 이는 없단 말이다.
그런데 계획에 방해가 된다니?
글쎄... 내가 알려주면 너는 무얼 알려줄 수 있니?
말장난에 어울려줄 생각은 없다.
후후, 아쉽구나. 알려줄 생각이 없다면 직접 찾는 수밖에.
아!
좋은 생각이 났어. 아주 재미있는 계획이 되겠는걸.
또 보자꾸나. 나는 재미있는 계획을 실행하러 가야 하거든.
설마 도망을 칠 줄이야... 쫓아야 합니다!
죽음의 문턱 너머
재빠르군요. 순식간에 사라졌어요.
그보다 세니르 님이 저 안으로 들어갔다면, 루브라에게 노려질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이상할 정도로 세니르 님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 같군요.
세니르의 여린 마음을 알아본 거겠죠.
때묻지 않은 순수함에 대한 증오일지, 약자에 대한 유흥인지는 모르겠지만...
---------------------------------{구버전}---------------------------------
세니르 님을 주시하고 있는 건 분명해보여요.
---------------------------------{개편}---------------------------------
세니르를 주시하고 있는 건 분명해보여요.
--------------------------------------------------------------------------
적막의 회랑에서 세니르를 찾기
이럴 수가...
......
관문에서 여유를 부릴 때부터, 이미 사태는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세니르는 어디에 있죠?
보이지 않는군요. 더 깊숙히 들어간 것 같아요.
젠장, 그녀는 아직 어려요. 이 참상 속에서 큰 충격을 받았을 텐데...
서둘러 세니르를 찾아야겠어요.
자매여, 부디 죽음 속에서 안식을...
비시마 님!
아드라스 님, 무사히 복귀하셨군요. 다행이에요.
실책입니다. 설마 놈들이 위치를 알아냈을 줄은...
그보다, 성소를 빠져나오시다니... 미카엘라 님은 무사한가요?
우시르께선 계시로써 성자의 보호를 명하셨지만... 자매들이 헛된 죽음을 맞이하도록 둘 순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성소를 내버려둔 건 아니에요. 성소의 입구를 그림자 속에 숨겨두었죠.
그림자의 어둠이 잠깐의 시간밖에 벌어주지 못하겠지만, 우리에겐 이 잠깐이면 충분할테니까요.
비록 예상치 못한 기습으로 대처가 늦어지긴 했지만, 다른 자매들의 차분한 대처로 전황은 우리쪽으로 기울고 있어요.
그러니 아드라스 님, 자책하지 말아요. 결코 늦지 않았으니.
그보다, 세니르는 어디에 있죠?
세니르는... 습격의 주동자인 환요오괴, 루브라를 따라 사라졌어요.
분명 회랑 어딘가에 있을 텐데... 서둘러 그녀를 찾아야 해요.
...아니요.
예?
모두가 목숨을 걸고 희생하며 이곳을 지키고 있어요.
그리고 세니르 역시 죽음의 관조자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해요.
결코 세니르만을 위해 움직일 순 없다는 말이죠.
무결한 죽음... 결코 정에 휘둘리지 않는 냉정한 죽음인가요.
저에겐 이곳을 지킬 사명과 의무가 있으니까요.
통성명은 상황이 정리된 후에 하겠습니다. 아드라스 님과 함께하는 분들이라면, 믿을 수 있는 분들이라는 뜻일테죠.
드넓은 적막의 회랑은 다함께 움직여선 효율적이지 못해요.
부탁드립니다. 저는 계속해서 혼자 움직일테니, 여러분은 서둘러 자매들을 도와 상황을 타개해주세요.
<퀘스트 완료>
죽음의 관조자
세니르 님을 찾지 말고 자매들을 구하라는 비시마 님의 말... 따르실 생각인가요?
제가 세니르를 겪어온 시간은 비시마 님에 비해 한없이 부족하겠지만, 그녀는 아직 지켜주어야할 아이입니다.
비시마 님도 자신의 위치 때문에 함부로 말하진 못했지만, 세니르를 도와달라고 하기도 했고요.
그게 무슨 말이죠?
비시마 님은 다른 자매들을 구해달라고 했습니다. 세니르 역시 우리의 자매이고요.
게다가... 세니르를 구하기 위해 다른 자매들을 무시할 순 없는 노릇이니. 사실 별반 달라질 것도 없죠.
비시마 님은... 솔직하지 못하시군요.
평생에 걸쳐 이행해온 의무와 이명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겠죠.
서둘러 움직이죠. 자매들을 구해야 하니까요.
적막의 회랑에서 세니르를 찾기
세니르 님!
잠깐!
...왜...
대체 왜!
...세니르.
큰 충격을 받았겠지만... 이성을 잃으면 안돼요.
세니르?
우린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어째서 자매들이!
용서 못 해!
감정적 동요가 커지면서 분노에 잡아먹힌 것 같아요. 저건... 인귀화예요.
세니르! 정신 차려요!
아...아아! 다 죽어버려!
내게 소중한 이들을 앗아가지 마!
내버려두란 말이야!
아직은... 기로에 서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된 거죠?
그녀 안에 내재된 죽음의 힘이 요기의 잠식을 막아내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머지 않았어요. 그녀가 이성을 되찾지 않는다면... 인귀가 되고 말 거예요.
다 죽어버리란 말이야!
<퀘스트 완료>
아...아아! 죽어! 죽어!
잠식이 멈추지 않아요.
세니르... 제발 정신 차려요!
물러서세요.
비시마 님? 여긴 어떻게...
세니르, 조금 아플 거야.
비시마...
세니르, 정신이 드니?
비시마... 다른 자매들이...
무의미하게 죽었어.
무의미하지 않아.
무의미하지... 않았어?
그들은 자신의 사명을 다한 거야.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도 사명을 다해야 해.
너는 다정한 죽음으로서, 나는...
무결한 죽음으로서.
그러니, 세니르.
다정한 죽음 세니르.
죽음은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할 순리이니, 받아들이렴.
우리가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죽음은 그저 부정한 것일 뿐이란다.
너는 다정한 죽음이니까...
할 수 있지?
비시마...
......
인사가 늦었네요. 저는 무결한 죽음. 비시마라고 합니다.
다행히 습격이 실패했다고 판단했는지, 요괴들은 도망친 것 같아요.
많은 자매들이 손쓸 틈도 없이 떠났습니다.
맞아요. 수많은 자매들이 우리의 곁을 떠난 건 슬픈 일이지만... 모두 우시르의 품으로 돌아갔겠죠.
비록 희생이 있었지만 상황은 정리되었고, 우리는 죽음의 순리를 받아들일 겁니다.
남겨진 이들은 남겨진 이들의 의무를 계속해야겠지요.
그러니 아드라스, 세니르를 챙겨주시겠어요?
...예.
빛을 감싸는 어둠
어떻게 세니르 님을 안정시키신 거죠?
특별한 능력은 아니에요. 언제나 세니르에게 해주었던 말을 했을 뿐...
죽음은 우리가 짊어지고 갈 순리이다.
언젠가 세니르의 눈앞에 죽음이 닥쳤을 때, 세니르가 조금이라도 덜 상처받도록 해주었던 말이에요.
저 아이는 부여받은 이명처럼 다정하거든요.
스스로는 부끄러워 하지만, 다정한 죽음은 누구보다 뛰어난 역량이에요.
우리들은 언제나 죽음의 곁에 머무는 존재들이지만, 그것이 죽음에 익숙하다는 뜻은 아니니까요.
소중한 이들의 죽음은 언제나 슬픈 법이에요. 그런 감정까지도 받아들이고 나아가야만 하죠.
그렇기에 죽은 이를 다정하게 보내줄 수 있다는 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닐 거예요.
아직은 이명을 받아들이지 못해 해메고 있지만, 세니르는 언젠가 죽음의 관조자 중 가장 뛰어난 이가 될 거예요.
저 역시도... 저 아이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답니다.
이야기가 길었군요. 우선 함께 성소로 가 상황을 정리하도록 할까요?
죽음의 여신전에서 미카엘라의 정화를 지켜보기
세니르는 눕혀두었어요. 잠시 안정을 취한다면 곧 일어나겠죠.
챙겨주어 고마워요. 세니르가 아드라스 님을 퍽 잘 따르는 것 같더군요.
부족한 절 의지해주어 고맙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아드라스 님께 존경할 점이 있기 때문이겠죠.
세니르를 잘 지도해주세요.
물론이죠.
성소의 중심부로 향하신다면 미카엘라 님을 뵐 수 있으실 거예요.
구면끼리의 만남이니... 저는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
저도 여기에 있을게요. 딱히 제가 볼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루드밀라 님이라고 하셨던가요. 블루호크의 해적이시라고 들었습니다.
죽음의 관조자... 사실 헛소문인줄로만 알았어요.
비시마 님의 말씀대로, 정화 중인 그를 깨울 순 없어요.
성역에선 미처 설명드리지 못했지만... 이제는 설명드릴 수 있겠군요.
머지않아 거대한 전투가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곳에서 미카엘라 님의 도움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는 예언.
저는 그 예언을 이행하기 위해 미카엘라 님을 지키고, 이곳으로 이끌었습니다.
우시르와 레미디오스. 두 신께서 무슨 관계인지, 또 무슨 이유로 이런 계시를 내리는 것인지 짐작가는 바는 없으나...
중요한 것은 두 분 모두 아라드를 지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또 한가지. 이건 예언이나 계시조차 아닌 제 예측에 가깝지만...
정말이지, 베로로. 잘도 숨었구나.
근데 기껏 들키지 않고 숨어들어와선 잠이나 자고 있다니.
이곳의 모든 인간이 인귀가 된 채 서로를 죽이는 광경을 지켜보려고 했는데...
너 때문에 계획이 얼마나 틀어졌는지 알고 있니?
만들어진 실패작이라 내가 무서운 줄 모르는 걸까?
그래도 다행이야. 무결한 죽음이 있는 위치는 알아낸 것 같거든.
다시 한번 시선을 돌릴 것이 필요한데...
이제 남은 방법은 하나 뿐이란다.
네가 미끼가 되려무나.
둥지를 틀고, 맘껏 먹고, 맘껏 날뛰렴. 그러면 된단다.
옳지. 착하구나.
그럼 이제...
<퀘스트 완료>
이야기가 길었군요. 이제 나가도록 할까요? 그의 정화를 방해해선 안될테니까요.
요괴의 둥지
적막의 회랑에서 불길한 소리를 쫓기
세니르, 일어났구나. 몸은 괜찮니?
으... 머리가 아파.
모두들 죄송해요. 그리고... 고마워요.
무리하지 말아요, 세니르.
하지만, 쳐들어온 요괴들이...
걱정 말렴. 요괴들은 모두 도망쳤...
이 소린?
비시마 님... 다른... 자매들이...!
......
안돼, 자매들이!
자매여, 부디... 우시르의 품에 안기길.
비시마! 대체 무슨...!
......
냉정할 정도로 빠른 판단...이군요.
허를 찔렸군요. 아무래도 놈들은 후퇴한 척 했던 것 같습니다.
후퇴한 척이라는 전략을 세웠다는 건...
루브라. 녀석이 지금의 상황을 꾸며냈군요.
비시마! 우리의 자매들이야!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죽일 수 있어!
세니르, 냉정해져야 해. 살아남은 자매들, 그리고 우리가 해야할 일을 생각해.
비시마 님의 말이 맞아요. 안타깝지만... 저 자매님은 세니르와 달리 손쓸 수 없이 늦어버렸어요.
하지만...!
비시마의 손이 세니르의 뺨을 강하게 쳐올렸다.
순간의 정적이 흘렀고, 세니르의 눈망울에 희미하게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비시마...
어리광부리지 마. 너는 완전히 인귀화가 되지 않아 운좋게 살아남았을 뿐이야.
계속 어린 아이로 남는다면, 그 다음에 죽는 건 바로 너야.
명심해. 이미 인귀가 된 죽음의 관조자는 죽여야 해. 그것이 설령 나일지라도. 알겠니?
......
세니르, 대답해. 알겠니?
비시마 님, 그렇게까지 말하지 않아도...
아뇨, 괜찮아요. 제가 어리석었어요.
알겠어. 비시마.
설령 비시마일지라도, 인귀가 된다면... 가차없이 베겠어.
...비시마 님, 무결한 죽음으로서 지휘를 부탁드립니다.
놈들이 어디서 나타났는지 파악이 필요해요.
바로 근처를 둘러보겠습니다.
아깐 저희가 없어 어쩔 수 없었지만, 이번엔 비시마 님은 부디 성소를 지켜주세요.
방금 들린 그 끔찍한 괴성... 무언가 숨겨놓고 있었던 것 같아요. 조심하세요.
비시마.
...조심해.
세니르, 너도 조심하렴.
다시 습격이 시작된 이상, 이곳도 안전하진 않을 거예요.
침묵의 성소를 방어할 준비를 해주세요.
<퀘스트 완료>
적막을 탈환하라
적막의 회랑에서 습격해온 요괴를 찾아내기
세...니르... 자매...님?
여긴... 위험...
아... 안돼!
도망...
저 녀석이 자매들을...!
세니르, 진정해요. 이렇게 요기가 짙은 장소에선 감정의 동요는 스스로를 죽이는 독이 될 거예요.
하지만...!
그래요. 슬프고 화가 나겠죠. 하지만 침착해야만 놈을 상대할 수 있어요.
세니르, 비시마 님의 말을 기억해요.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서 우리는 더 냉정해져야만 해요.
...미안해요. 또 나약한 소리를 해버렸어요.
여러분 말이 맞아요. 마음을 다잡을게요.
죽음의 관조자로서. 비시마와 약속했으니까.
희생된 자매들은 요기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들어왔다가, 인귀가 되버린 것 같아요.
인귀가 되어버린 자매는 또 다른 자매를 불러들이고, 그렇게 악순환이 반복되었겠죠.
그저 요기를 뿜어내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은 요수...
저 깃털들을 보니 알겠어요. 일렁이는 군도를 요기로 물들인 것도 이 녀석이었군요.
무서운 능력이에요. 루드밀라 님의 말대로, 요기를 뿜어내기 위해 존재하는 것만 같아요.
지역 자체를 점령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공적인 생물 같다고 할까요.
달라지는 것은 없어요. 침착하게, 냉정하게. 가차 없이. 놈을 벨 거예요.
<퀘스트 완료>
당신이 습격의 주동자로군요.
반갑구나. 네가 '무결한 죽음'이니?
무슨 꿍꿍이죠? 요괴들이 이곳을 습격해도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을 텐데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니? 너의 죽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을 텐데.
...순환을 부수려는 건가요.
후후. 영민한 아이로구나. 나도 이후의 광경을 보여주고 싶지만... 어쩌겠니.
우리의 계획에서도, 나의 유흥을 위해서도 너는 죽어야만 한단다.
부조화 마법이란 참 신기하기도 하지. 생명의 순환을 역행시키겠다니.
하지만 죽음의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하더구나.
권세에 영향을 끼칠 정도의 강력한 손실이라면, 충분히 시선을 돌릴 수 있겠지.
그러니, 날 좀 도와주겠니? 너 정도면 시선을 돌리기엔 충분할 것 같단다.
음? 너... 저 안에 뭔가 숨기고 있구나.
마키아 님과 비슷하면서도 이질적인 힘... 당장이라도 갖고 싶은걸.
하지만 위험하겠어.
이미 내가 받아들인 마키아 님의 힘이 저 힘을 거부하는구나.
......
저걸 지키고 싶니?
그렇다면 최선을 다하렴.
안 그럼 내 마음이 변해 저 안에 있는 것을 취할지도 모르잖니?
아, 한 가지 더.
너의 자매들을 찢어발기며 들었단다. 그 작은 아이와 각별한 사이라던데. 정말이니?
그래야 할거야. 그래야만 내가 이런 수고를 들이는 보람이 있을 테니까.
...쉽게 당해줄 생각은 없습니다.
그래, 그래. 발버둥치렴. 마음껏 말이야.
무결한 죽음
제발... 부탁이야. 무사해 줘, 비시마.
침묵의 성소로 돌아가기
비시마!
비시마, 어디에...
세니르, 잠깐!
아니야, 비시마! 안돼!
아직 괜찮아요. 세니르처럼 내면에서 갈등하고 있어요.
제압한다면 어떻게든 되돌릴 수 있을 거예요.
무결함을... 무결한 죽음을...
움직임을... 멈췄어요.
세니르, 비시마 님을 되돌릴 수 있는 건 세니르 뿐이에요.
그녀와 가장 깊은 유대를 가진 건, 세니르니까.
해낼 수 있죠?
네, 해야만 해요.
세니르...?
안...돼... 오면... 안...
아아... 나의 유흥의 최종장이야.
정화의 여지가 있을 만큼만 잠식시키느라 어찌나 힘들던지.
예상만큼 버텨주어 고맙고, 예상대로 따라와주어 기특하구나.
이제... 너희 둘을 위한 선물을 주마.
아... 아아...
부디 이번의 분노로 네가 한껏 더럽혀지길.
무결함을... 나는 무결해야...
결함을... 나는... 무결해야...
무 을... 나는... 해야...
결함을... 나는... 결함 ...
신은 널 잊었단다.
우시르시여... 이제 제게 안식을...
시여... 이제 제게 을...
루브라시여... 이제 안 을...
루브라시여... 이제 제게 안식을...
멍청하긴.
세니르... 미안해...
세 르... 죽 줘...
... 미안 ...
세니르... 죽어줘...
내게 복종하렴.
내게 기대렴.
나의 장난감.
살고 싶어.
전 이 어.
죽 고 싶어.
전부 죽이고 싶어.
죽음을 섬겨야...
죽음 ...
죽 을...
죽음을...
이제 내 목소리를 들으렴.
세니르 님, 위험해요!
비시마...?
...세니르.
비시마...!
비시마가 한 말을 기억해요.
비시마... 아니야!
세니르!
대답해요, 세니르. 비시마가 뭐라고 했었죠?
이미 인귀가 된 죽음의 관조자는...
...죽여야 해.
<퀘스트 완료>
비시마...
비시마... 제발... 떠나지 마.
아직 비시마에게 사과하지도 못했어. 고맙다고 하지도 못했어.
그러니까... 제발...
세니르.
다정한 죽음 세니르.
죽음은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할 순리이니, 받아들이렴.
우리가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죽음은 그저 부정한 것일 뿐이란다.
너는 다정한 죽음이니까...
할 수 있지?
비시마...
그래, 나는 언제나 네 곁에 있을 거야. 이제 안심하고...
...비시마?
......
...응, 알았어.
나는... 다정한 죽음이니까.
미안했어, 그리고 고마웠어.
잘 가, 비시마...
비시마 님, 부디... 우시르의 품에서 평안하시길.
죽음의 예언
결국 루브라의 목적은 비시마 님의 암살이었던 것 같아요.
죽음의 관조자 중 가장 뛰어난 신앙을 지닌 비시마 님을 제거함으로서 우시르의 권세를 약화시키려는 계략이었겠죠.
무언가... 더욱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맞습니다. 지금은 그 실체가 보이지는 않지만... 확실한 것은 상황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비해야겠죠.
비시마 님이 희생한 이유에는 어떻게든 미카엘라 님을 지켜 다가올 거대한 전투를 대비하고, 그 의지를 우리에게 맡기고자 함도 있었을 겁니다.
...책임을 통감할 수밖에 없군요.
---------------------------------{구버전}---------------------------------
비시마 님은 죽음의 관조자의 구심점 역할을 해주고 있었던 분... 그녀의 부재는 자칫 첫 딸들의 와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요.
---------------------------------{개편}---------------------------------
비시마 님은 죽음의 관조자의 구심점 역할을 해주고 있었던 분... 그녀의 부재는 자칫 관조자들의 와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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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제가 막을 거예요.
세니르...
모험가님.
저는 성장할 거예요.
비시마처럼 무결할 순 없겠지만, 모두를 품고 나아갈 다정한 죽음이 될 거예요.
강해져서 꼭... 비시마의 복수를 하겠어요.
기다려주세요. 다가올 거대한 전투에서, 반드시 모험가님의 도움이 될 테니까.
그녀의 빈자리를 감히 제가 채울 순 없겠지만, 저는 미카엘라 님의 정화가 진행되는 동안 이곳에서 세니르를 돕고자 해요.
이번에도 도움을 받게 되었지만... 세니르의 말대로, 다가올 거대한 전투에서는 꼭 저희가 도움이 되어드리겠습니다.
부디 그때까지, 안녕하시길.
아직 여신전에 남아있는 요수들도 모두 도망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대로 쫓아내면서 지상까지 올라가도록 하죠.
죽음의 여신전을 빠져나가기
순환의 균열이 커져가고 있다. 그대는 이를 막아내야 할지니
기억하라.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님!
...가님!
모험가님!
한참을 불렀어요. 무슨 일 있으신건가요?
보세요. 밖으로 나왔어요.
이 소린... 베히모스? 공해 아래에서 들려온 것 같은데...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죠. 요기는 걷힌 것 같아요. 어서 움직이시죠.
<퀘스트 완료>
당신들이군요? 백해의 사태를 해결했다는 이들이.
슈므가 적은 약속에서 당신들을 보았어요.
슈므 님이 적은 약속이라... 당신이 중천의 땅지기로군요.
맞아요, 정식으로 소개하죠. 중천의 땅지기, 카메린이라고 해요.
이쪽은 저의 별거북, 바무라고 하고.
바아-
무!
혈광촌의 지원 요청은 진작 받았는데... 일각수들이 날뛰면서 도저히 접근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거든요.
여기서 무슨 일들이 있었던 거죠?
약속의 도시로
오, 돌아왔군! 루드밀라.
일각수들이 눈에 띄게 얌전해진 것 같더군. 문제를 해결한 건가?
네, 이제 이내로 갈 수 있어요. 그리고, 소개할 사람도 있고요.
반가워요. 카메린이라고 해요.
카메린? 왜 이제서 오는 거야!
아스킨. 상황은 전해들었어. 빨리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해.
일각수들도 안정되었으니, 이제 요격대의 지원이 시작될거야.
...정말이지?
그래. 이제 안심해. 잠깐 장비 정비 좀 하고 있어줄래?
어른들이 돌아오면 이제 다시 연련철을 가공해야 하잖아?
알았어! 지금 장비를 볼 줄 아는 건 나뿐이니까!
그래, 부탁해.
...지금 상황. 알고 하는 말이겠지?
네. 혈광촌의 주민들이 이미 광산 안으로 들어갔다면... 냉정하게 말해서 희망은 없을 거예요.
다들 조금만 더 기다려줬다면 좋았을 텐데... 어떻게든 이곳을 올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을 텐데...
늦었겠지만, 저 아이를 위해서 생존자를 한 명이라도 찾아낼 거예요.
만약 아무도 구하지 못해 저 아이가 세상을 원망하게 될지라도, 지금은 아니에요.
...그렇군.
루드밀라, 지금하려는 이야기는 요격대가 이곳에 오지 못했던 또 하나의 이유이자, 아까 하려던 이야기의 연장선이기도 해요.
요격대와 블루호크 사이에 마찰이 생겼어요.
<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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