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라한 : 안개의 신, 무

"클라디스, 정말 이런 방법밖에 없었나?"

에단의 질문은 함축적이었지만, 명확했다.
클라디스가 저지른 모든 일은 모두 안개신, 그리고 그것은 결국 선계를 위함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신은 자신을 죽이라는 신탁을 내렸고, 그 신의 제사장인 클라디스는 그 신탁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선계의 근간인 안개를 이루는 신이 사라진다면, 선계가 어떻게 될 것은 누구나 알 것이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안개신이 약해진 때를 노려 나타난 적들. 사람의 모습을 하고 숨어든 요괴가 나타났고,
안개신의 조화를 무너뜨리는 마법사가 나타났다.
미리 알았더라도, 그 강력한 적들을 청연의 힘으로는 감당하지 못했을 것은 분명했다.
때마침 선계 바깥에서 온 사람들이 없었다면, 청연은 로페즈나 라르고의 손에 진작 무너졌을 것이다.

그래서 이해해보려고 했다.
모든 사람에게 안개신의 절망적인 신탁을 알렸을 때, 그 혼란은 더 없이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또 청연의 힘으로는 그들을 감당할 수 없으니, 그들을 감시하기 위해 같은 편인 척 그 곁에 있었다고.
스스로 사라지고자 하는 안개신을 붙들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모순되게도 안개신을 깨우지 말아야 하는 것이었기에
그의 행동에 이유가 있다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클라디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에단은 묵묵히 자신을 바라보는 클라디스가 사실은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그의 한 마디면 모든 의문이 해소될 것만 같았지만, 클라디스는 결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리고 어처구니없게도 그의 눈빛은 아직도 무언가 남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에단은 단호히 말했다

"지금껏 네가 한 행동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 너는 희생을 한 영웅 같은 것으로 남지 않을 거야."
"알고 있습니다. 그저 안개신과 백해를 위험하게 만든... 사람으로 기억되겠죠."

처음으로 입을 연 클라디스는 말을 이어가지는 않았다.
마치 무언가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그리고 아직 남은 무언가가 있다는 것처럼.


안개의 신, 무
나는 기억하지 못하는, 무지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진 존재.
기억은 거의 사라지고, 그저 켜켜이 쌓인 깊게 새겨진 흔적은, 어둡고, 위험한 것들뿐.
강렬한 힘에 반응해 오랜 시간의 잠에서 깨어 다시 눈을 떴을 때, 나에게 영향을 준 존재는 이미 사라졌었다.
우리로서는 범접할 수 없는, 상식을 초월한 위험하고 거대한 존재.
그 존재의 영향이 사라진 후, 내 앞에는 어느새 한 명의 마법사가 다가와 있었다.
그는 나에게 기억을 반추할 수 있는 책을 주었다.

'기억과... 안개의... 신?'

수많은 기억이 쌓이기 시작했다.
과분한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하고, 나의 힘이 선계 전체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부터
나는 나에게 기억을 준 소중한 이가 사랑하는, 이 세상을 위해 노력했다.
바라는 것은 크지 않아. 오직, 그가 지키고자 하는 것을 지키는 것.
그러기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분명 했다.

'나의 기억을 다시는 잃지 말아야 해.'

기억이 계속해서 쌓여갔다.
그리고 그 기억을 토대로 선계는 계속해서 변화했다.
수백의 시간이 흐르면서, 어쩌면 이대로 영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깨어나기 직전에 만난 거대한 존재의 말을 잊지 못했다.
아니 그는 그 수백의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다.

'당신이 만난 그 존재는... 우리로서는 감당할 수 없어요. 그는... 그녀는... 그 존재들은...'

그가 떠나고, 처음으로 기억이 무너졌다.
시작은 그저 불안함이었다.
정체를 숨긴 채 들어간 곳에서, 너무나 나를 잘 아는 사람을 만난 것처럼.
온 몸을 가렸지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인 것처럼.
수많은 사람 속에서, 절대 들키면 안 될 정체를 들킨 것처럼.
이 지독한 기운이 가진 본질적인 어두운 힘은...

'나와 함께 했던 존재들과 같은 힘?'

아니.

'한때 내가 지녔던 힘.'

그것은 지독하게 어둡고 어두운 일면을 가진... 저주받은 열두 개의 힘 중 하나였다.


부조화의 로페즈
절그럭. 절그럭.
사람의 힘으로는 조금도 움직일 수 없는 거대한 기중기의 강철 톱니바퀴가 서로 맞물리며 부드럽게 돌아가고 있다.
꽤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고 있는 듯, 한번 출렁일 때마다 부러질 듯 휘어지며 한 물림, 한 물림 줄을 끌어당긴다.
미스트 기어. 안개를 연료로 사용해 작동하는 발명품들.
'안개' 라는 어쩌면,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르는 그 힘은, 오랜 기간 아무런 대가 없이 사용되고 있었다.
노란색 색안경을 낀 남자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잠시 다시 생각했다.

"흠. 신이 내린 선물일지도 모른다니."

저 안개는 이미 안개신이 내린 안개인 것을.
안개신이라는 존재. 그 실체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그가 있음을 부정하는 이는 단 하나도 없었다.
지금 눈 앞에 보이는 이 안개가 바로 그것이니까.
백해에는 안개신을 추종하고, 그 실체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도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들었으니까.

절그럭.
상념을 깨는 소리에 남자는 시선을 다시 기중기로 돌렸다.
남자는 궁금했다. 이렇게 완벽하고 선물과 같은 안개의 힘이, 어째서 이들에게는 독보다 더 심각한 영향을 주는 걸까?

요수.
로페즈는 오랫동안 그것을 연구했다.
요수와 요기. 그리고 신수와 안개. 그 차이에 대해서.
하지만 요수와 요기 자체를 그른 것으로 여기고 있는 선계의 사람들은, 그 요기가 가득한 공해로의 접근을 오랫동안 꺼렸고,
그 덕에 '환란의 땅' 이라 불리는 공해 아래의 지역은 아직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 미지의 영역이나 다름없었다.

덜컹.
거대한 기중기가 무언가 걸린 듯한 소리와 함께 멈췄다.
그리고 무언가와 힘을 겨루는 듯, 팽팽해졌고, 기중기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탄성 안에서 기울어지면서, 당장에라도 부러질 듯 보였다.
이번에 잡은 요수도 꽤 크고 무거운 모양이었다.

"로페즈, 잠깐 이것 좀 봐주겠어?"
"네."

로페즈는 조금 높은 곳에 있는 기중기를 조작하는 곳 앞으로 이동해 안경을 살짝 고쳐 썼다.
레버를 조작하면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기괴한 모습의 괴물의 뿔이 허공에 떠 있는 부유섬에 걸려 있었다.
이대로 당겼다간, 저 괴물이 부러지든, 기중기가 부러지든 둘 중 하나일 것이 분명했다.
로페즈는 소매를 걷었다. 잔근육이 가득한 팔은 이런 일이 이미 수없이 있었다는 듯 망설임 없이 움직였다
뿔이 걸리지 않게 기중기를 다시 내리고, 옆으로 이동해서 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덜컥.

"음? 이제 걸린 게 없을 텐데"
"역시, 말을 듣지 않지? 아까부터 이상하더라고."
"기중기의 미스트는 모두 채워둔 겁니까?"
"그럼. 아침에 꽉꽉 채워 놨지."

로페즈는 기중기의 미스트를 주입하는 연료통을 확인했다.
하지만 남자의 말과 다르게 연료통은 텅 비어있었다.
마치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 안개가 깨끗하게 사라져있었다.

"하나도 없..."

커다란 소리와 함께 비공정의 선체가 크게 흔들리며 기울며, 묵직한 것이 로페즈의 머리에 부딪혔다.
거대한 요수가 매달린 쪽으로 크게 기울기 시작한 비공정은, 이내 동력을 완전히 잃고 떨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탈출을 위해 각자 자신이 가진 미스트 기어를 작동시키려 했지만, 단 하나도 동작하는 것이 없었다.

'선계의 안개가 모두 사라졌어? 어째서? 어떻게...?'

핏빛으로 물드는 흐릿한 시야 밖으로 사람들과 함께, 더 높은 곳에 떠 있던 비공정들이 추락하는 것이 보였다.
로페즈가 타고 있던 비공정은, 거대한 요수의 무게로 빠르게 환란의 땅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다.
마치 주마등처럼 빠르게 흐르던 생각은, 가장 중요한 것을 떠올리고는 멈췄다.

"로절린드... 사벨리... 위험..."

그리고, 생각은 더 이어지지 않았다.


불길한 사벨리
관절을 하나하나 움직여본다.
움직임이 어색하다.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것 같은...
마지막으로 보았던 광경을 떠올리며 기억을 되짚는다.
날씨가 흐려지고, 눈앞이 깜깜해졌었지. 구름이 사라졌다고 했나?
그리고 그다음은... 어떻게 됐더라. 잘 모르겠다.
찢어진 기억들은 서로가 서로를 덮어 가려버리는 듯했다.

머릿속에서 헝클어진 기억들을 억지로 짓눌렀다.
그러자 바닥의 타일과 벽의 장치들이 반응했다.
아마도 이 복잡한 기계로 이루어진 공방은
우리의 생각대로 움직여 주는 듯했다.

몸을 가누는 데 익숙해졌다.
이 공방 또한 우리와 한 몸처럼 움직인다.
하지만 머릿속의 기억들은 아직도 엉망진창이다.

처음 보는 공간에 와본 기억이 있다.
처음 보는 장치를 써본 기억이 있다.
처음 보는 사람과 만난 기억이 있다.
처음 보는...

뭐, 상관없지.
로페즈님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괜찮아.
머릿속을 채우는 불길한 생각 같은 건 치워버리고
그분의 기억을 따라 해야 할 일을 하면 그만인걸.


평온한 로절린드
흐려진 날씨, 소리치는 사람들, 사라지는 안개...
그게 저의 마지막 기억, 그리고 그 후에 이어진 끝 없는 어둠.
그때 저와 사벨리는 분명 죽었던 거예요.
어떻게 죽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요.
단순한 사고였을까요?
아니면 고칠 수 없는 병에 걸린 것일까요.
그것도 아니라면,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한 것일 수도 있죠.

어떻게 이렇게 담담하게 말할 수 있냐고요?
그러게요. 이상하죠? 우린 분명 죽었었는데.
죽음이란 건 춥고, 아프고, 외로운 것일 텐데
그때의 기억이 자꾸만 떠오르는데도
제 마음은 어느 때보다도 평온한걸요.

그분의 능력으로 우린 다시 태어났어요.
끝없는 어둠 속에 잠들어 있던 저희에게 그분이 빛을 내려 주신 거예요.
그분의 기억을 받은 저희에게 조율 같은 건 필요 없어요.
우리는 지금 그 누구보다 조화로운 상태일 테니까요.



유일한 방법


모험가 공. 지금 해야 할 일은 분명한 것 같소이다.
우선 로페즈를 막아야 하오이다. 로페즈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는 아직 모르겠으나, 안개신께 도움이 되지 않는 것임은 분명 하오이다.
표면적으로는 클라디스를 돕는 것이었겠죠. 안개신님의 조화를 무너뜨려서, 안개신님이 사라지지 않은 채로 영원히 잠들어 있게 하는 것.
하지만 그건 클라디스를 포섭하기 위해 한 말일 가능성이 커요.
일반적인 물건이나 사람이 역성문에 노출된다고 해도 심각하게 오염되거나 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마이어 님의 마법으로 만들어진 안개신님의 기억은 다를 거예요.
평소라면 허락받지 않은 자는 접근도 할 수 없겠지만, 조화가 무너진 지금은 로페즈와 같은 이들이 안개신님의 무의식에 접근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일 거예요.
그리고 로페즈는 어떤 식으로든 안개신님의 힘을 이용하려 들겠죠. 지금 청연에 요기가 가득한 상태가 계속될 수도 있어요.
요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청연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으니, 더 심각해지겠죠.
맞소이다. 지금은 혼란한 정도이겠지만, 결국은 어둑섬과 같은 상황이 될 수도 있겠소이다.
요기에 잠식된 사람들은 점점 평정심을 잃고, 끝내 어둑섬의 감시자들처럼... 인귀로 변해버릴 수도 있습니다.
청연처럼 사람이 많은 곳에서 인귀로 변하는 사람이 나온다면... 사람들은 서로를 믿지 못하고,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입니다.
다만 로페즈를 막는다 하더라도, 결국 신탁을 수행하지 않는다면... 안개신님이 생각하는 최악의 상황이 일어나겠죠.
하지만 안개신님의 신탁을 수행한다고 해도, 구름 없는 밤이 일어날 것이오이다.
네. 바로 그게 안개신님의 선택이었어요. 구름 없는 밤이 일어나 선계의 모든 안개가 사라질지언정, 자신이 우려하는 일을 피하려는 것이에요.
그 상황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구름 없는 밤이 나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신 것인지...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로페즈를 쫓아갈 준비를 마치기



<퀘스트 완료>
모험가 공.
클라디스는 안개신님을 구하기 위해서 지금 모험가 공이 향해야 할 곳은 가장 깊은 내면이라고 말했소이다.
아마도 그곳은 지금까지는 아무도 들어서지 못한 미지의 영역일 것이오이다.
그곳을 향한다는 것은 어쩌면 모험가 공의 목숨을 거는 것이나 다름없을 수도 있소이다.
목숨을 건다...
어쩌면 우리가 그곳으로 향하는 행동 자체가, 안개신님의 신탁대로 행동하는 것일 수도 있소이다.
딱히 목숨을 건다고 생각하지 않아.
모험가 공에게 지금 일은 그 정도 위협이 아니라는 말이오이까?
아니. 여기까지 오면서 많은 일을 겪었지만, 어떻게든 해냈지. 그러니까 여기에 내가 서 있는 거고.
그 많은 일 중, 쉬운 일은 단 하나도 없었어. 지금도 마찬가지야.
그런데도 어째서 이렇게까지 안개신님을 구하기 위해 힘을 쓰는 것이오이까?
안티엔바이와 마이어 님... 그랬던 것 같소이다. 소인은 그저 백해에 일어나는 일에만 몰두해서 모험가 공들이 이곳에 온 목적도 잊고 말았소이다.
그것도 중요하겠지. 슈므 네가. 그리고 청연의 많은 사람이 지금 일어나는 일 때문에 고생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말해주니 다행이고, 고마운 마음뿐이오이다. 이 일만 모두 잘 해결한다면... 더없이 좋겠소이다만.
해결할 수 있어. 지금은 클라디스 혼자서 할 때와 상황이 다르니까.
맞소. 모험가 공의 말이 맞소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모험가 공, 카밀라 공, 그리고 은자 에르곤 님까지 모두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소이다.
분명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오이다.
일단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소이다. 로페즈를 막는 것이 가장 최우선이오이다!



안개신의 더 깊은 꿈


모두 준비가 되셨나요? 그럼,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다시 안개신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기



클라디스... 결국 모험가를 막는 데는 실패한 모양이군.
안개신과 함께 그 땅지기를 지키려고 한 것은 의외야. 그 땅지기가 뭐길래?
......
마이어는 자기 자신조차 제어할 수 없는 불안정한 신을 구하더니... 그 신의 제사장은 제대로 할 줄 아는 것 없는 땅지기를 구하려는 건가?
......
의미 없어. 결국 마이어가 없으면 안개신은 구할 수 없을 테니까.
그래. 이 요기와 비슷하지만, 결이 다른 이 힘. 역시 안개신은 중천에서 준비하고 있는 일에 영향을 받고 있어.
하지만 어째서 안개신이 그 힘에 영향을 받는지는 아직도 모르겠군.
아직 정보가 부족해. 파편적이야.
아직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데. 역시 거슬리는군.
...그래.
이곳에 있는 안개신의 조화가 무너진 힘을 이용한다면...
안개신의 가장 어둡고 불길한 기억의 힘과.
안개신의 가장 밝고, 평온한 기억의 힘.
힘을 담는 형상은 나의 기억으로 만들어진 건가?
(하필이면... 이 기억이라니.)
여긴... 당신은... 로페즈 님? 로페즈 님!
로페즈 님! 분명 저희는 그때... 어떻게 다시 살아난 건가요?
너희들은 이미 죽었어.
하지만... 지금...
네가 가진 기억은 무엇이든 네 것이 아니야. 그 기억을 본인이라 착각하지 마라.
상관없어요. 로페즈 님을 다시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은걸요.
네 맞아요. 다른 것은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아요.
내 기억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면, 지금 너희들이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겠지.
네. 로페즈 님을 방해하는 이들을 막는 거죠.
맡겨주세요. 로페즈 님.
......
기억... 기억과 안개의 신이라. 정말 여러모로 거슬리는 존재를 만들어 내었어.
마이어... 끝까지 나와 반대로 걷는군.



이 소리는?
안개신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소이다.
계속해서 저 기억들을 헤쳐 지나가야 하오이다.



이곳은 앞선 공간과 조금 다른 느낌이오이다.
더 강력한 힘이 느껴집니다. 안개신과 점점 가까워지는 것 같아요.
안개신의 의식이 잠들어 있는 곳과 더 가까워졌으니, 공간은 더 불안정해질 거예요. 모두 조심하세요.
저 투영된 기억들은 조금 이상한 것 같소. 의복과 형태가 이상하오이다.
그렇군요. 선계의 양식이 아닌 것 같아요. 앞선 기억들의 건물 양식에서도 낯선 모습이 있었는데...
더는 통제가 어려워. 어서 엘디르 님에게...
하지만 인공신들은 이미 테라의 중심으로...
어서 테아나를...
......
엘디르는 사람 이름인 것 같소만, 모험가 공이 아는 사람이오이까?
알고 있어. 직접 만난 적도 있으니까. 하지만... 700년 전, 천계의 사람이야. 
(그리고 사도 힐더라는 것은... 설명할 시간이 없겠지. 이곳에는 사도라는 존재가 알려지지 않은 것 같으니.)
700년 전의 사람... 하지만 선계는 천 년 전에 고립되었소이다. 어째서 안개신님의 기억 속에 있단 말이오이까?
모험가님이 말씀하신 대로 천계의 사람이라면, 이 역시 선계가 아닌 곳의 기억... 
이해가 가지 않지만, 선계 바깥에서 온 모험가님도 계시니, 언젠가 안개신이 다른 곳을 보셨을 수도 있겠군요.
(저들의 복장은 천계의 옷차림과 비슷하지만... 같지는 않아. 어디의 복장이지? 이것도 결국 안개신이 대답할 수 있겠어.)
역시, 침입자인 저희를 가만히 두지 않겠군요.



<퀘스트 완료>
이 경계문진을 통하면 더 깊은 곳으로 갈 수 있을 것이오이다.

이곳으로 로페즈가 지나간 건가요?
그런 것 같소. 역성문의 흔적이 남아 있소이다. 그리고... 매우 불안정 하오이다.



깨어서는 안 될 꿈


지체할 필요 없어요. 더 늦기 전에, 어서 움직이죠.



기억과 안개의 신, 무의 기억 더 깊은 곳으로 향하기.



에단 님! 여기에 계셨군요!
헤이즐? 무슨 일이지?
아스라한의 서고와 기록실에, 침입자의 흔적이 발견되었어요!
배신한 무의 눈 신도들인가?
다수의 요수까지 나타나는 바람에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어요. 우선 다른 분들이 쫓아가긴 했지만...
기록실의 열쇠도 이미 사라진 상태라, 침입자들은 이미 더 깊은 곳까지 이동했을 수도 있어요.
기록실의 열쇠까지? 로페즈가 무언가를 노리는 것이 분명하군. 기록실에서 뭘 노리는 거지? 클라디스. 아는 것이 있나?
로페즈는 무의 눈, 아스라한, 안개신님에 대한 것들을 모두 알고 싶어했습니다.
그게 무엇이든, 가만히 둬서 좋을 것은 없겠군. 잠시 다녀올 테니 너희들은 클라디스를 잘 포박해라.
(로페즈. 이 상황을 안개신님의 기억 속에서 보고 있었다면, 내가 모험가에게 완전히 패배했다고 생각하겠지.)
(그가 오랜 기간 세워온 계획에서 실패한 나를 제외하고 다시 계획을 세운다면... 그의 틈이 보이지 않는 감시에서 벗어나게 될 거야.)
(그에게 처음으로 아주 작은 틈이라도 생긴다면... 그런 변수가 있다면... 그 틈을 노릴 수 있어.)
(모든 것을 말해줄 수 있는 것은 라르고, 로페즈... 이 커다란 위험을 완전히 없앤 후여야만 해.)
(그래야 오래전 했던 슈므와의 약속을 지키고,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있어.)
혹시. 제 옷을 가져다주실 수 있으십니까.



안개신의 더 깊은 기억... 한눈에 봐도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아요.
가장 많은 기억과 꿈으로 가득 차야 할 곳일 것 같은데, 지금은... 너무나 공허하오이다.
당연히 있어야 할 조화의 기운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아요. 한쪽으로 균형이 기운 것이 아닌, 모든 것이 멈춰버린 완전한 소실이군요.
로페즈가 사용하는 역성문이 이곳을 이렇게 만든 것이오이까?
아무리 안개신께서 잠이 들었다고 하더라도... 단순히 부조화의 힘으로 이런 상황을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신탁은 결국, 안개신께서 스스로 잠이 들어 기억이 순환을 멈춘 순간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었던 것일까요?
이대로 자연스럽게 안개신께서 사라진다면, 차선책으로 신탁을 수행할 수밖에 없겠죠.
그런 것 같소만, 결국 그 방법을 찾지 못한 것이오이다.
안개신께서 가진 모든 기억이 지금 이곳처럼 된다면, 결국 우려하시던 일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겠죠.
더 늦으면 안 될 것 같소이다!



로페즈는 저곳으로 이동한 것 같소이다.
저기 경계문진이 담고 있는 공간에 안개신께서 계시는 걸까요?
잠깐,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소이다. 모두 이 소리가 들리시오이까? 이 소리는 분명 안개신님의 목소리 같소이다!
(이번에는 더 선명하게 들려. 뜻은 알 수 없지만, 이건... 분명 기억이 아니라, 현재의 안개신이 무언가를 전달하려는 것만 같아.)
분명... 들립니다. 마치 안개신께서 직접 말을 거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 소리는 저곳에서 흘러나오고 있소이다.
흐음. 더는 참아줄 수가 없군.
(이 목소리는... 로페즈?)
으윽! 저자는... 설마 저자가 로페즈란 말이오?
(...신도 복장을 벗었군. 이제 필요 없다는 건가?)
결국 내 인내의 선을 넘어주었군.
저자에게서 느껴지는 기운... 어지간한 요괴보다 더 지독해요!
귀찮은 짓은 그만두지.
윽...
그 옥은, 그 짐승의 것인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가 그런 것이었군.
(오랜 시간 방관하던 그 짐승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예상한 바지만, 이 모험가의 존재... 역시 거슬려.)
모험가. 너에겐 궁금한 게 많아.
궁금한 것?
장막에 눈을 가린 제사장을 설득하고, 조화의 은자를 움직이게 한 인간이라.
너는 단순히 강한 것이 아니야. 그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를 바꿀 강력한 영향력이 있어. 그런 부분이 마이어의 관심을 끌게 한 건가?
확인해 주지.
마이어... 그 오랜 시간을 준비한 네가 저 자에게 무엇을 기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기대를 망가뜨려 주지.



모두 괜찮소이까? 여기는?
잠깐, 저기를 봐요!
저곳에서 극단적으로 치우쳐진 음과 양의 기운이 느껴져요. 이곳의 힘이 사라진 게 아니었어요.
로페즈는 앞서 노린 오행의 조화에 이어서, 음과 양의 조화까지 무너뜨리려 하고 있어요!



<퀘스트 완료>
이미 이 공간 자체가 안개신님의 기억 속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지고 있소이다!



무색의 관문


카밀라 공. 저기에 보이는 태양과 달... 저곳에 이곳의 기운이 가둬져서 조화가 무너지는 것이 맞소이까?
네. 맞아요. 앞서 무너뜨리려고 했던 오행의 조화에 이어서, 음과 양의 조화까지 무너뜨리려는 것이군요.
우선... 이쪽으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로페즈가 만든 무색의 관문을 돌파하기.



이곳은, 기계가 가득한, 마치 공방을 보는 듯하군요.
백해의 공방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오이다. 소인이 어릴 적 백해로 올 때 잠깐 들렀던 중천, 특히 이내의 모습과 닮아있소이다.
허나, 지금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오이다. 이곳을 빠져나가, 로페즈를 막아야 하오이다!



어라? 벌써 여기까지 온 거야?
더 빨리 움직여야겠어, 사벨리. 너무 느려.
느린 건 누나겠지!
저들은, 로페즈와 한패인 것 같소이다.
뭐야, 너? 건방지네? 로페즈 님을 어쩐다고?
누나, 우선 저 녀석들을 혼쭐 내줄까?
아니. 로페즈님에게 더 필요한 건 따로 있잖아. 그게 우선이야.
그냥 도망치려는 겁니까?
흥, 아직 준비가 안 되었을 뿐이야. 로페즈 님의 계획이 성공한다면... 너는 상대도 안 돼.
...아 맞아. 너희들 꽤 열심히 우리를 막으려는 것 같은데, 그거 알아?
조화가 무너진 안개신이 깨어날 준비는 이미 끝났어. 이제 마지막 단계만 남았다구.
응? 생각보다 놀라지 않네? 안개신이 깨어난다니까? 너희들은 반대로 알고 있지 않았어?
그렇다고 해도 그것이 멈출 이유는 되지 않소이다.
...흥. 우리를 막는다고 해도 너희들이 할 수 있는 건 없을 거야.
안개신은 자기가 깨어나면 너희들은 모두 망해버릴 거라고 직접 말했으니까!
그리고 당신들은 그런 안개신을 절대 막을 수 없겠죠. 후후.
도망칠 수 없...
소용없어요. 우리는 이 공간과 한 몸이나 마찬가지니까요.



<퀘스트 완료>
저들은 이미 준비가 된 듯 여유로워 보여요.
어서 음과 양의 힘이 모이는 곳으로 가야 하오.



달과 태양의 관문


이쪽인 것 같소이다.



무너지는 음과 양의 조화를 지키기 위해 달과 태양의 관문으로 향하기.



저것을 보시오.
무언가를 표시하는 듯한... 장치군요.
음의 기운으로 보이는 것이 차오르고 있소. 이들은 마치... 이것을 놀이처럼 생각하는 모양이오.



이 시계에 음과 양의 기운이 전부 모인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요. 반드시 막아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라도... 저 기억들을 막아내야 할 것 같소이다.



계속 한 발 늦고 있어요.



어때? 여기까지 오는 길은 재미있었어?
지금 일어나는 일은 장난스럽게 접근할 일이 아니오이다. 알고 있지 않소이까?
장난? 지금 이게 다 장난 같아?
로페즈 님의 목적을 더 빠르게 이룰 수 있다면...
그냥 이 힘으로 직접 너희들을 죽여도 괜찮지 않을까? 그럼 더 확실할 테니까.
(이동시키던 음의 기운을, 스스로 사용하려는 것 같군.)



(자신을 보호하는 건가?)
당신들은, 로페즈는 도대체 왜 이런 짓을 벌이는 건가요? 안개신이 사라지면 선계는 물론 당신들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 분명한데?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거야? 조금 말해줄까?
로페즈 님은 이미 오래전에 죽은 것이나 다름없어. 이미 죽었는데 그런 것이 무슨 상관이겠어?
그게 무슨 말인가요?
선계에 처음으로 구름 없는 밤이 일어났을 때, 그때 로페즈 님은 죽었어.
나도, 로절린드도.
맞아. 그랬었지. 기억이 나.
도대체 무슨 소리를... 로페즈가 그 오래전부터 살아온 사람이라는 말인가요?
왜, 그런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잖아?
아, 너희들 눈에 악당처럼 보이는 사람이 그러는 것은 좀 싫은 거야?
그런 말이 아니에요.
그런데 말이야... 우리를 죽인 게 누구인지 알아? 아니, 그때 우리를 죽이고 대신 살아난 자가 누군지?
......
한번 맞춰봐. 너희들이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니까.
......
재미없네. 이미 답을 알 거라고 생각했는데.
우리를 버리고 안개신을 선택한 건... 그리고 결국 이 일을 자초한 건... 마이어야.
한쪽을 선택하는 순간... 다른 한쪽은... 버림받을 수밖에...
잠깐! 그게 무슨!
도대체... 무슨 소리를...
이런, 아직 그 여자아이가 남아 있어요. 그 아이를 막아야 해요.
음의 기운인가. 스스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군.



이미 양의 기운의 이동도 진행되고 있는 것 같소이다.



어머, 생각보다 빨리 오셨군요? 사벨리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한 모양이네요.
그렇다면 저도 여러분이 로페즈 님의 계획을 방해하게 두진 않겠어요.
미안하지만, 그냥 쓰러져 주세요.




<퀘스트 완료>
...이렇게 강하시다니. 대단해요.
그분이 만든 이 공간 안에서 당신은 약해졌을 테고, 다시 태어난 우리는 강할 텐데...
정말 이런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이오? 다른 방법이 정녕 없는 것이오이까?
다른 방법? 글쎄요. 이미 늦지 않았을까요?
...사벨리. 그 아이는 마이어 님이 이 일을 자초했다고 말했어요. 그게 무슨 말인가요?
사벨리. 결국 다 말해버렸구나. 말이 많은 것은 여전하네.
그럼 당신들은, 마이어 님에게 복수하기 위해, 안개신님을 노리는 건가요?
마이어에게 복수? 후훗.
마이어... 그리고 안개신을 노리는 건, 아주 작은 과정일 뿐이에요.
작은 과정이라니?
네 맞아요. 이렇게 기억으로나마 되돌아와 로페즈님의 계획을 알게 되었을 때, 다른 건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했을 정도니까요.
지금 하는 일들은... 선계 같은 것은 그저 모래알처럼 사소한... 그런 일이 되겠죠.
그렇게 선계에 진정한 종말이 찾아온다면...
종말?
후훗. 미안해요. 더 말해드려도 이해할 수 없으시겠지만, 저는 로페즈 님에게 혼나고 싶지 않거든요.
---------------------------------{구버전}---------------------------------
저를 막으시려는 건가요? 소용없어요. 저는 마지막에는 파괴되어야 의미가 있었고, 당신은 그걸 막을 수 없을 테니까.
---------------------------------{개편}---------------------------------
저를 막으시려는 건가요? 소용없어요. 결국 저는 파괴됨으로써 쓰임을 다 할 운명이었고, 당신은 그걸 막을 수 없을 테니까.
--------------------------------------------------------------------------
(붙잡고 시간을 끌어도 결국 스스로를 파괴할 테니... 의미가 없어.)
이제 됐군.
안개신의 조화가 무너지는 것은... 이제 막을 수 없어.

음과 양의 기운이... 로페즈에게로 이동한 것 같소이다.



부조화의 로페즈


로페즈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해. 이쪽으로.



음과 양의 기운이 사라진 곳으로 쫓아가기.



아까 그 공간에서 이동한 기운들이 차오르고 있어요!



또 예상을 벗어났나? 역시 마이어가 선택한 녀석이군.
(시간이 없어. 우선 제압해야 해.)
(...역시 이 공간에서는 힘을 내기가 쉽지 않아. 그리고 로페즈... 이 공간의 힘을 이미 사용하고 있어.)
모험가 공! 괜찮소이까?
...괜찮아. 하지만 이 공간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해.
적응이라. 그래. 너라면 가능할 것 같기도 하군.
하지만... 적응할 때까지 버틸 수 있겠나?
(조금 위험할 수도 있겠어.)



이질적인 힘을 사용하는군.
너희가 가늠할 수도 없는 시간 동안 계획해 온 일을 방해하지 마라.
(공간의 기운을 흡수해서 더욱 강해진 건가?)
(하지만 나도 이 공간의 힘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있어. 이 정도라면...)
...벌써 이 공간에 적응한 것인가? 너의 힘은 도대체...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지껄이는군.



<퀘스트 완료>
이건... 예상하지 못했는데. 내 예상을 어디까지 벗어날 셈이지? 가늠하기 어려워.
......
하지만 상관없어.
저자, 이 공간 전체를 지배하고 있어요. 마치 공간 전체가 역성문의 힘으로 뒤틀려진 것 같아요.
(방심조차 하지 않는 것 같은데... 빈틈이 보이지 않아.)
공간 채로 사라져도 버틸 수 있을지 궁금하군.
(아직,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해. 이대로면...)
마이어 님이... 공에게 무슨 일을 한 것이오이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오?
...지금 땅지기의 일이라도 하겠다는 건가? 우습군.
그건, 너 따위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안개신은 물론, 마이어 그 자신조차도.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일이지.
...그 두 아이와 연관이 있는 일이오이까?
너희들의 입 밖으로.. 내뱉을 말이 아니야.
시간을 끌어도...
소용없어.
...으윽!
너희가 그렇게 입 아프도록 말하는 믿음의 힘은... 보잘것없어 보이지 않나?
하얀 바다 위에, 하얀 하늘이 있는 곳에 사는 아이야.
이 목소리는?
울고 있는 아이야, 이곳은 내가 뉘어 가는 곳이란다. 왜 이곳에서 울고 있니?
너무 많은 것을 짊어졌구나. 조금 내려 놓으렴. 하얀 안개에 누워 그저 흘러가는 것을 지켜볼 줄도 알아야 한 단다.
이건 안개신의... 설마?
클라디스!
음. 힘이 빠져나가는 건가?
이 공간이 안정되고 있군. 클라디스. 타락했어도 여전히 안개신의 제사장이라는 건가?
왜 마음을 바꾼 거지? 뭐가 달라진 건가?
저는 단 한 번도 마음을 바꾼 적이 없습니다.
그럼 여태껏 속았던 것은 나였다는 말이군.
하지만 이미 안개신은 오래전부터 기억이 무너지고 있었어. 마이어조차 간신히 해낸 일을 너희들이 할 수 있을지 궁금하군.
...그래, 모험가. 마이어에게 선택된 네가, 그 역할을 하게 되는 건가?
너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힐더라는 자를 알고 있나?
그 반응을 보니, 그녀의 말이 거짓말은 아닌 모양이군.
힐더가 나를 이용한다? 후... 말도 안 되는 소리.
...어째서?
힐더란 자의 생각이 무엇이든... 얼마나 큰 목적이든, 선계에 다다를 종말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까.
그게 무슨...
불필요한 대화를 했군. 이제 그만하지. 어차피 이 공간이 무너질 때가 된 것 같으니.
이런!
로페즈가 모아둔 힘에 휘말릴 수 있으니 모두 조심하세요!
안개신님의 기억이 안정되었소이다.
슈므. 당신이 기억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건?
그리고 당신이 해야 할 일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기억은...
혹... 저를 믿고 계신다면... 아무 말 없이, 그 기억을 떠올리지 않겠다 약속...해주실 수 있습니까.
이러한 약속이 있었다는 기억조차... 말입니다.
클라디스... 소인은...
알겠소이다. 말해주시오.
안개신님은 자신이 사라지지 않으면, 선계의 안개가 모두 사라지는 것보다 더 위험한 일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자신을 죽여 달라는 신탁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를 지켜 달라고도 하셨죠.
그 말을 소인에게 한다는 것은... 그 의지가 소인이라는 것이오이까?
네. 오로지 이 세계를 기록하고, 기억하고자 했던 순수한 의지. 그게 당신입니다.
...신탁을 수행하지 않고, 구할 방법은 없는 것이오이까?
방법... 방법은 있습니다. 그 방법을 찾기 위해 지금까지 저는 많은 것을 숨겨왔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으로선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 일을 하기 위해서는 안개신님을 강제로 깨워야 하며, 한순간이나마 안개가 모두 사라져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신탁을 이루는 것과 다를 바가 없지 않소이까?
네. 하지만 그 상태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오염된 기억을 완전히 없애고, 깨끗한 기억을 새로이 쌓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 오래전... 마이어 님이 했던 것처럼.
하지만, 그것은 마이어 님이기에 할 수 있었던 일입니다.
모든 기억을 잃은 안개신님이 스스로 걱정하는 바와 같다면, 안개가 사라진 후, 우리는 단 한 순간도 버틸 수 없을 것입니다.
어찌 되었든 저희의 모든 힘은, 안개에서 비롯된 것이니까요.
그 말은 결국... 마이어 님이 없으면 해결할 수 없다는 말이오이까?
지금으로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만약,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다면, 그때 다시 묻겠습니다.
아마도 기약 없는 기다림이 되겠죠.
그리고 결국 이루지 못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더는 버티지 못할 만큼 한계에 이르렀을 때는 신탁을 따를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그때까지 당신이 드러나면 안 됩니다. 안개신님을 노리는 이들은, 당신을 내버려두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당신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속일 것입니다.
소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밖에 없다는 것이오이까.
가장... 힘든 일일 수도 있습니다.
알겠소이다. 클라디스의 말을 모두 이해했소이다.
고맙습니다. 슈므. 그럼 지금, 이 순간을... 잊어주십시오.
이 기억은 분명... 소인이 잊고 있던 기억이 맞소이까?
소인이 안개신님의 의지인지, 무엇인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소이다.
하지만, 만약 소인이 정말 안개신님이 남기신 의지라면...
소인은 구하겠소이다. 그리고 살겠소이다.
살아서 이곳, 청연의 모습을 안개신님과 함께 더 보고, 기억하고 싶소이다.
계절이 변하는 모습들도, 별이 반짝이는 순간도...
아이가 크는 모습, 세상이 변하는 모습...
...분명 안개신님도 그러할 것이오. 이대로 사라지고 싶지 않을 것이오.
하지만... 어째서 지금까지의 일을 클라디스 혼자 짊어졌어야 했던 것이오? 왜 홀로...
...제가 저지른 일들을 보십시오.
그저 필연적으로 쌓이게 될 업보를... 모두가 나누어 가질 필요는 없다 생각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무엇보다 저는 그 오랜 시간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모험가, 당신들이 오기 전까진 말입니다.
그 말은...

이곳으로 향하는 경계문진이 갑자기 생겨서 와봤더니...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최악의 꿈 속으로


로페즈를 막은 건가?
네. 하지만 이제 마지막 일이 남았습니다.
그건 안개신님을 만나는 거겠지? 하지만 아직 방법이 없다고 하지 않았나?
...여러분께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일을.
그리고, 이제 무슨 일을 해야할지.



안개신이 있는, 마지막 경계문진으로 이동하기.



그런가. 결국 필요했던 마지막 요소는 안개의 힘에 의존하지 않는 힘. 바로 모험가였군.
마이어 님이 한 일을, 지금 우리가 해야 한다는 것이군. 만약 실패한다면 선계는... 종말에 가까워진다는 것인가?
네. 그것이 결정될 곳은... 단 한 걸음이 남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기억...
저곳으로 모두 이동할 수는 없을 걸세.
청연은 아직 불안정하고, 로페즈 또한 놓친 상태이니...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야겠지.
이곳에 들어가야 할 사람은 분명합니다. 제가 그들과 함께 가도록 하겠습니다.
알겠네. 바깥은 노사와 다른 이들에게 맡겨두게.
그럼, 이동하겠소이다.
이제... 그들을 기다리는 것만 남았군.
해낼 수 있기를...
이건?
저 존재는... 무언가의 기억이 아닌, 안개신님의 힘을 그대로 담은 존재인 것 같아요.
음. 그렇다면 이제 안개신의 의지가 직접 우리를 막아서는 것인가?
신탁을 수행하지 않으려 하는 것을 들킨 걸까요?
어찌 되었건, 저 존재가 무슨 영향을 줄지 모르네. 그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우리는 버텨야 하네.



기억해야 해.
아니, 잊어야 해.
사라져야 해.
아니, 사라지고 싶지 않아.
나는, 그를 따라...
...그?
...나는...
방금 그 기억은...
안개신님의 가장 깊은 기억... 아마 제대로 도착한 것 같습니다.
이곳은 기억의 생성과 소멸을 담당하는 장소. 본래 이런 모습은 아니었을 텐데...
우주처럼 적막하오이다. 애초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생경한 풍경이군.
구조물만 남은 것을 보니, 상황은 이미 경각에 달한 듯합니다.
무의식이 소멸한 저곳이 아마 저희가 향해야 할 곳. 어떤 기억이 있을지...
확인하는 수밖에.
...네. 가시죠.



...그 이전은 기억나지 않아요. 저는 원래 그러한 존재이니.
하지만 명확한 것은...
...패배. 아주 큰 패배의 기억.
그리고 아주 오래, 우주를 떠돌던 기억.
마침내, 저는... 이곳, 선계에 떨어졌어요.
그리고 나는... 나를 지키기 위해 본능적으로 안개를 만들었어요.
음. 아주 오래전의 일이겠군.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이 안개는 선계에 가득했으니... 그리곤?
그리고 눈을 떴을 땐... 제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몰랐죠. 무지한, 그때의 모습 그대로... 였어요.
테라의 재앙이자 인공신,
'나벨'의 모습.
그 부분은 나도 기억하네. 자네를 처음 만났을 때이니.
하지만 지금의 자네는, 그때와는 다른 존재야.
자네는 '나벨'이면서, '나벨'이 아니야.
...나는 나벨이면서...
나벨이 아니다...
그렇지만, 오히려 알기에 가끔은 두려워요.
또다시 그때의 저로 돌아갈까 봐.
제가, 제 손으로 이곳을 파괴하게 될까 봐.
무지에 갇혀 아무것도 모른 채로, 말이죠.
제겐 선택이 남아있어요.
이걸 건네주며 말했었죠.
하하. 우리도 똑같은 존재야. 자네만 특별한 무지를 가진 존재가 아니란 말일세.
지켜봐 왔으니 알 테지. 우리 인간들이 많은 것을 놓치며, 기억에서 잊는다는 것을.
망각은 또 다른 탄생... 잊기에 나아갈 수 있는 것.
이 세상에 죽음이 필요하듯이, 망각도 필요한 것일세.
하지만 무.
만약 정말 잊고 싶지 않은 것이 있다면...
남기게.
책으로.
늦는단 말야. 그래도 언젠가...
기록으로.
모험가 공!
그렇다면, 그 의지는 누군가 꼭 이을 걸세.
우리가 지금 만드는 안티엔바이... 그것도 책의 형태는 아니지만, 꼭 전달할 거야.
하나의 거대한 기록으로서, 뒤따라올 누군가에게 말이지.
남긴다...
저 먼 곳으로부터 다가오는, 닿는 것만으로도 세상의 모든 병에 걸릴 것만 같은, 불길한 기운...
이해하기 힘들지만, 나의 무의식은 그 침식에 대항하지 못해.
이대로 난...
나는... 남기고 싶어.
내가 사라지더라도.
별들이 어떻게 빛나고 있었는지...
계절이 어떻게 변하고 있었는지...
...내가 이 세계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 모든 기억을.
나는... 사라져야 해.
하지만 이 책은... 이 세계를 기억에 담고 싶었던 내 의지는...
안개신님이 두려워했던 것은, '자기 자신'... 나벨이라는 존재는 대체...
안개가 사라지는 것보다 더한 재앙이라니...
슈므, 모험가님.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구름 없는 밤'... 그때의 재앙을 일으켰던 것이 안개신님의 또 다른 일면이었다면...
마이어 님이 없는 지금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일지 생각해 봐야겠군.
안개신님께서는... 그 두려움에 미처 생각하지 못하신 부분이 있는 것 같소이다.
마이어 님을 이어 발을 내디딘 자들이 이곳에 올 것이라는 것.
그리고 자신의 진심은, 자신이 사라지지 않길 바라고 있다는 것.
우리가 찾아가서 말하는 것이오.
안개신님의 선택은 틀렸을 수도 있다고.
자신과 우리를... 믿어보라고.
안개신님은 물론, 선계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말이오이다.
이곳은 안개신께서 잠드신 곳과 멀지는 않을 겁니다. 가장 중요한 최근의 기억이 있는 곳이니까요.
하지만... 아니, 어쩌면...
모험가님, 잠시 이쪽으로 와주시겠습니까.



안개신께서는 제사장인 저의 말에 반응하실 것입니다.
신탁을 수행하러 왔습니다. 당신을... 죽일 수 있는 존재와 함께.
저건? 신수? 아니, 달라. 보다 더 근본적인 존재처럼 느껴지는군.
안개신님의 힘이 강하게 느껴지는군요. 아마, 안개신 님의 힘으로 빚어진, 무의식의 경계를 지키는 존재.
신탁을 수행하러 왔다고 한 이상, 우리를 보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신탁을 위해 필요한 사람 외에 다른 사람이 있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으음... 나와 모험가는 접근하지 말라고 하시는 것인가.
하지만 그럴 순 없습니다.



(까다롭군. 꿈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그런지, 쓰러뜨려도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아.)
(꿈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것 같군.)
계속 버티고 있소이다.
분명히 지금처럼 잠시 약해지는 순간은 있어. 하지만... 뭔가 알아낸 것은 없나?
이 존재는 안개신의 무의식... 파수꾼이자, 그 자체로 이미 통로인 존재.
약화된 순간, 제가 길을 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안개신께 도달하기 전까지 저 존재를 붙잡고 버틸 사람이 필요합니다.
내가 이 녀석을 맡아보도록 하지.
...조심하셔야 합니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무시하지 마라. 나도 오랜 시간 안개신님을 섬긴 몸이야. 내 몸 하나 정도는 지키며 시간은 끌 수 있어.
그리고 죽어도 뭘 어쩌겠나? 너와 슈므는 안개신님을 만나야 하고, 저 모험가 역시 안개신께 볼일이 있다는데.
......
그러니 답 없는 질문으로 시간 끌지 마라!
...모험가님이 안개신님을 만난 순간... 안개의 힘은 사용하지 못하게 됩니다.
알고 있어. 그렇지만 시간 끌 상황이 아니지 않나!
하여튼 말 안 듣는 제사장이군.
에단 님...!
...네가 혼자 감당해야만 했던 것, 그것을 갚았다고 생각해라.
지금이다!
...후. 책이나 볼 때가 좋았지... 이런 일은 적성에 안 맞는단 말이지.
그럼, 살아남아 볼까.



가장 깊은 곳... 제대로 도착한 것 같군요.
기억의 책.
이전에 봤던 기억과는... 다른 모습이오. 겨우 몇 페이지만 남은...
안개신께서 끝까지 남기려 했던 일부...
기억의 도서관과 동일한 마법이라면, 아마 안개신을 불러올 수 있겠지. 저 책을 통해서.
......



<퀘스트 완료>
모험가 공, 어떤 일이 일어나건... 괜찮소이다.
소인은 이곳까지 함께 올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기쁘니 말이오.



안개의 신, 무


기회는 단 한 번뿐일 것입니다. 그러니 슈므, 그리고 모험가님이 각자 해주실 일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억은 단순히 한 사람에게 남는 것이 아닙니다. 기억이란 언제나 여러 사람에게 각각 남게 됩니다.
모험가님에 대한 기억이 저에게도, 슈므에게도 있는 것처럼 말이죠.
안개신께서 가진 선계의 기억이 있다면, 선계가 가진 안개신님의 기억이 있을 겁니다.
선계의 기억은, 땅지기로서 많은 약속을 기록한 당신이 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땅지기가 약속을 기록하고, 전달하는 것처럼... 소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맞소이다. 반드시 해내겠소이다.
그리고 모험가님. 안개신님의 기억을 새로이 채우는 동안 잠시라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습니다.
즉, 당신은 직접 신과 직접 맞서게 될 것입니다.
이미 신과 싸우셨다고요? 하하. 말도 안 되는 말 같지만, 그냥 믿게 되는 군요.
다행입니다. 이 방법에 조금 더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럼 안개신님에게 가겠습니다.



안개신의 가장 깊은 꿈속에서 안개신과 마주하기.



요수들이 광장으로 가면 안 됩니다. 조금만 더 버티... 이런...
모두 뒤로 물러나게.
캡틴, 설마?
힘이 제대로 날지 모르겠지만... 해보는 수밖에. 모두 피하게!
모두 뒤로 물러나세요!



이익... 도대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거야?
계속 움직이세요. 에를리히.



이런, 학자 지구 뒤편으로도 요수가... 모두 대피하세요!



클라디스... 모험가... 조금만 더 서둘러라.



또... 부활하겠죠?
아무래도...
흠. 포기하지 말게. 그들은 분명 해낼 테니까.



그만두세요.
이 목소리는?
슈므, 조심!



어째서 저를... 그렇게까지 부탁하였는데...
클라디스... 
저분이 안개신님...
안개신님.
안개신님을 깨운 것은, 안개신님께서 부탁한 아이의 의지입니다.
아아. 그대가... 하지만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했군요.
어째서인가요? 어째서... 이 아이의 선택을 막지 않고서 저를...
윽...
윽... 늦었... 어요... 클라디스... 어째서 이런 미련한 선택을...
저는... 다시 무지한... 존재가... 될... 거에요... 이제... 시작...
안개신님의 기억이 요동치고 있소이다!
이젠... 부탁이 아니... 예요... 저를... 죽여...
무 님.
클라디스... 그대에게 고통을 줘서라도... 그대의 선택을... 강제하겠어... 요...
조금만 버텨주세요. 모험가님.



이제 더는...
안개신님의 상태가 더 심각해지고 있소이다!
이제... 그만... 제발...
(생각보다 기억이 사라지는 게 느려, 어째서지? 어째서...)
(안개신님의 머리에 있는 황양... 분명 힘을 증폭시키는 유물이야.)
(모험가님이 가진 현월까지 사용한다면, 분명히!)
모험가님! 현월을 꺼내주세요!
현월을?
그 유물의 힘으로 증폭시켜서 기억을 더 빠르게 사라지게 만들 것입니다!
......
주변의 안개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것 같소이다. 지금 소인이 가지고 있는 마지막 마력만 남은 것만 같소이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기회는... 단 한 번뿐일 겁니다.
준비가 다 된 것이오?
이전에 슈므가 너무 느렸다는 말... 사실은 슈므에게 한 말이 아니었습니다. 이것만큼은 꼭 사과드리고 싶었습니다.
그 말은...
모험가님. 이제 거의 다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조금만 더 버텨주십시오. 그리고 제가 나설 때... 저를 지켜주십시오. 아주 잠깐이면 됩니다.



<퀘스트 완료>
슈므! 지금입니다!

늦은 속죄
......
......

클라디스...
......
저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렇군요. 클라디스는 저 하나만을 구한 것이 아니에요. 그는... 더 많은 것을 구원했어요.
부족한 제가 최악을 대신할 선택을 했을 때, 클라디스는 최악을 막아낼 선택을 한 것이로군요.
그렇겠죠. 저 때문에 너무나도 많은 이들이 희생될 뻔했고, 또 희생되었어요.
......
그러니, 클라디스를 위해서라도 제가 슬픔에 갇혀서는 안 되겠죠.
무엇보다... 저의 슬픔은... 저 아이의 슬픔에 비하면 너무나 작고 보잘것없는 것만 같아요.
(슈므. 나의 의지를 가졌던 아이. 너의 슬픔이 나의 슬픔과 같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만 같아.)
(클라디스... 고마워요. 저의 잘못된 선택으로 희생한 모든 이들을,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할 기회를 줘서.)



신이 잠든 이유


그대겠군요. 마이어가 기다린 사람.
결국... 그는 한 걸음을 내딛는 데 성공했군요.
저에게 궁금한 것이 많을 거예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저 아이의 슬픔이 잦아들면 모든 것을 말씀드릴게요.



무의 뉨터에서 안개의 신, 무가 말하는 것을 듣기.



예상외의 결과로군. 그 정도로 무너져버린 안개신을 원래 상태로 되돌리다니.
모험가... 앞으로의 계획에 큰 변수가 될 수도 있겠어.
(그동안 모아뒀던 힘을... 모두 사용했어. 한동안은 움직이기 힘들겠군.)
모험가의 힘으로만 한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끝까지 서로를...
...믿었다고? 믿음 따위에는 힘이 없다는 것은, 네가 가장 잘 알지 않나?
......
계획이 크게 틀어졌다.
다이앤.
네, 넵!
깨어난 숲의 상태는 어떻지?
아! 네. 은자 에르곤 님은... 아니, 에르곤은 계속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어요.
모험가를 만났지만, 직접 나서지는 않았다. 그렇다는 건... 아직 이곳에서의 기회는 남아 있겠군.
(...힐더... 그자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하나? 흐음... 바깥 세계... 사도... 이 변수들이 우리의 계획을 망치지 않게 하려면... 정보가 더 필요하겠어.)
(믿음 따위에는 힘이 없다... 하지만 정말 믿음에 힘이 없다면... 나는 왜 당신을 믿고 따라야 하는 거지?)
(하지만 내가 유일하게 믿었던 것은 아직도...)
뭐해! 포르스! 빨리 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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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은... 소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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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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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클라디스를 아스라한으로 옮기고... 청연에 이 사실을 알리겠다.
슈므를... 부탁해도 되겠지?
네. 알겠어요. 정리할 것이 많을 텐데... 먼저 가보세요.
안개신께 물어볼 것이 많으니... 저희도 늦지 않게 따라갈게요.
그렇겠지. ...그럼, 무 님. 청연의 이야기는 이후,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그러세요. 배려 고마워요.
저에게 무엇이 궁금한가요?
네. 저에게 스며들어 저를 위협하던 기운은 모두 사라졌어요.
하지만 아직 저를 위협하는 기운들이 모두 사라지지 않았어요. 저는, 다시 저 기운이 저를 위협하지 않도록 해야겠죠.
그 기운을 없애지 않고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다시 그때의 위험이 반복될 수도 있어요.
어떻게 해야 완전하게 해결되는 건가요? 그 불안한 요소라는 게 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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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정확히는 알지 못해요. 백해 너머로부터 흘러오는 이 불길한 기운... 이 기운이 저에게 잠재된 것을 계속 자극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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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해 너머로부터 흘러오는 이 불길한 기운... 이 기운이 저에게 잠재된 것을 계속 자극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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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지금 에르곤 님께서 막고자 하는 것이 바로 그 기운일 거예요.
에르곤이... 그렇군요. 그가 나서주었군요. 그의 덕도 있었어요. 정말...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받았군요.
네. 이미 오래전부터 방법을 찾고 있었어요. 최근 그 원인을 알아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네. 선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어요. 아주 불길한 기운은 비단 저뿐만 아니라 중천, 그리고 환란의 땅도 위협하긴 마찬가지겠죠.
환란의 땅이라면, 역시 요괴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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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곳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 약해진 저의 힘으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내기는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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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곳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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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천이라. 안개신님. 갑작스럽지만, 혹시 중천에 안티엔바이가 있을까요?
그렇군요. 당신들은 마이어의 안티엔바이를 찾기 위해, 선계로 온 것이군요.
네. 그리고 마이어 님의 초대를 받았죠. 그래서 마이어 님도 만나야 하는데 혹시 어디에 계시는지 알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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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마이어는 자신의 뜻을 아는 사람이 적을 수록 위험이 줄어든다고 말했어요.
---------------------------------{개편}---------------------------------
마이어는 자신의 뜻을 아는 사람이 적을 수록 위험이 줄어든다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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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씀은...
그가 뜻하는 바가 있어 선계로 그대들을 이끌었다면... 그는 선계에 있을 거예요. 그리고 안티엔바이 역시.
안티엔바이에 대해서 알고 계신가요?
네. 그것을 만들 때, 저도 마이어에게 도움을 주었어요.
어디에 있는지도 알고 있으신가요? 혹시 안티엔바이는 소문대로 책의 모습인가요?
---------------------------------{구버전}---------------------------------
아니요. 그것은 책의 형태는 아닐 거예요. 마이어가 그렇게 말했으니. 아쉽게도 어떤 형태인지 그 모습을 저도 제대로 알지 못해요.
하지만, 만드시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하나 확실한 것은... 깨어난 숲에서 안티엔바이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개편}---------------------------------
아니요. 책의 형태가 아니에요. 그것은 뒤따라올 사람에게 전달해야 하는 거대한 기록이자 이 세상을 지키는 힘.
거대한 기록이자 이 세상을 지키는 힘...
확실한 것은, 깨어난 숲에서 에르곤을 만난다면 분명 안티엔바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으리라는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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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난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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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실 외에는 다른 것은 저도 알지 못해요. 마이어는, 많은 사람이 아는 것을 원하지 않았으니까요.
---------------------------------{개편}---------------------------------
제가 말해줄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예요. 안티엔바이의 진정한 목적과, 그것을 전할 사람을 택하는 것은 제가 아닌, 마이어의 몫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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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안티엔바이가 선계에 있다는 것만 확실하다면, 그로서도 충분해요.
바칼의 유산이 있는 것을 보고 그럴 것이라 생각하긴 했지만, 확실한 게 좋으니까요.
더 큰 도움이 되어 드리지 못해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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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때는 알지 못해요. 하지만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다는 것만은 분명해요.
......
자세히 말씀드리고 싶지만, 애석해도 제가 가지고 있던 기억의 많은 부분이... 사라졌어요.
(이번 사건으로 기억이 불안정 한 건가? 그런 일이 있었으니, 온전한 게 더 이상하겠지.)
(바칼의 유산이, 안개신에게 어떤 영향을 준 것은 아니지만... 안개신을 위험하게 만든 것은 사실이야.)
(마이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는 건가?)
---------------------------------{개편}---------------------------------
그건 벌써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어요. 아마도 당신들이 태어나기도 더 전의 시대겠죠.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그 유산에는 강력한 힘이 담겨 있어요. 아마도, 모험가 당신에게 중요한 도움이 될 물건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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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번에 분명히 알게 된 것이 많아요.
선계에 있는 바칼의 유산을 찾았고, 깨어난 숲에 안티엔바이에 대한 단서가 있다는 것도 알았죠.
그리고 안개신님이 깨어났으니, 이제 중천으로 안전하게 갈 수 있게 되겠죠.
당장은 어렵겠지만, 조금의 시간이 지나면 백해의 안개는 안정될 거예요. 그때가 오면 알려드릴게요.
정말 고마워요! 이거 밀린 질문을 하다 보니, 신께 너무 무례하게 질문만 한 게 아닌가 싶네요.
아니에요. 여러분의 희생으로... 제가 포기한 것을 다시 되찾을 수 있었어요.
정말 고맙고, 정말... 미안해요.
그것은 저의 본질. '테라' 에서의 저를 말하는 것이에요. 나벨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저. 하지만 너무나 오래 전의 일이죠.



<퀘스트 완료>
안개신의 고향... 신의 고향이라니. 상상이 되지 않는걸요?
그때의 기억은 많지 않아요. 그때의 저는, 기억을 할 수 없는 무지한 존재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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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저와 같은 존재가 많이 있었던 것이 떠오르는군요. 마치 새겨진 기억을 보고 유추하듯 파편적이라 자세히 떠올리지는 못해요.
---------------------------------{개편}---------------------------------
다만, 파편적으로 떠오르는 기억은 있어요. 그곳에는 저와 같은 존재가 많았다는 것. 그리고 전쟁이 일어났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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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젤리아라면... 아니 그리고 힐더? 힐더는 갑자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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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젤리아... 아젤리아... 익숙한 느낌이지만... 정확히 기억할 수 없어요. 그리고, 힐더라는 이름도 역시 전혀 기억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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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젤리아... 아젤리아... 분명 익숙한 이름이군요. 하지만 선계에 오게 된 후의 기억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테라 시절에 알던 사람인 것은 분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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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깊은 곳, 당신들이 저를 찾아 주었던 무의식의 경계보다 더 안쪽에 숨겨져 있는 저의 진짜 본질을 만난다면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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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은 할 수 없어요. 저를 위협하는 이 기운이 언제 또다시 저를 위협할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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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위협하는 이 기운이 사라지면, 당신에게 저의 기억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몰라요. 그때가 되면 알려 드리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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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신과 테라가 연관이 있다면, 아젤리아와도 연관이 있다는 말인데... 지금 안개신의 상태에서는 더 알아낼 수 있는 게 없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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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상황이 더 안정되면, 말씀드리도록 할게요. 당신이 궁금한 것이 있다면 그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예요.
---------------------------------{개편}---------------------------------
당신이 궁금한 것이 있다면 그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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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되찾은 청연


모험가! 갑자기 힐더라니! 깜짝 놀랐잖아. 왜 갑자기 안개신께 그런 걸 물어 본 거야?
...아젤리아라는 사람이 '테라'라는 곳을 언급한 적이 있었다고?
아라드에서 활동하던 사람이, 마계의 힐더를 막으려고 했고, 그 사람의 입에서 나온 테라라는 곳이, 안개신과도 연관이 있다?
로페즈 그놈도 힐더란 녀석에 대해서 이야기했다고 했었지?
서로 연관도 없어 보이는 것들이, 안개신의 말 한마디에 다 연결되어 버리는데?
음... 나중에 조금 더 자세히 말해줄 수 있겠어? 지금 이 상황이 조금이라도 힐더와 연관이 있다면... 그냥 넘어갈 문제는 아닌 것 같아.
자,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으니, 지금은 우선 이제 마을로 돌아가 볼까?



소란을 정리 중인 청연으로 돌아가서 슈므를 만나기.



<퀘스트 완료>
모험가 공! 정말 고생 많으셨소이다!
모험가 공과 다른 사람들이 온 지 그리 오랜 시간이 흐르지 않았지만... 정말 많은 경험을 한 것 같소이다.
많은 일을 해결했고, 많은 것이... 변했소이다...

의뢰에 대한 설명은 현장 책임자인 진에게 들었을 것이고, 준비되었다면 바로 매칭 신청해 주게. 모험가들을 모아 바로 의뢰를 시작할 테니.
......
후우...
---------------------------------{구버전}---------------------------------
아... 소인 말이오이까? 괜찮소이다. 소인이 괜찮지 않을 일이 무엇이겠소이까?
소인은... 그저...
......
...괜찮은 척할 필요 없어. 슈므. 네가 슬퍼한다고 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을 거야.
그래! 울어라! 펑펑 울면 된다! 나도 그러니까 나아졌어!
......
......
지, 진짜 우는 거냐? 우, 울지 마라...
으아아앙!
울지 말라니까! 왜 울고... 으아앙! 울지 말라고!



희생한 이들을 위한 추모제


청연은 한동안 분주했다. 그동안 숨겨져 있던 피해를 복구했고, 희생한 이들을 기리는데 며칠의 시간이 지났다.
다들 바쁘네. 슈므는 며칠 동안 코빼기도 안 보이고... 클라디스를 잃은 것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걸까?
...그 녀석, 클라디스는 어차피 곧 죽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고 말해줘 봤자 소용없겠지?
당연하지! 그게 위로냐! 쿨쩍.
나도 소용없겠지? 라고 했잖아 꼬맹아! 이 녀석은 이제 슈므 이름만 들어도 울려고 하네?
아, 아니다! 이제 안 운다! 쿨쩍!
하하. 우리는... 다행히 모두 회복한 것 같네. 다행이야. 언제까지 여기에 머무를 수는 없을 테니까.
안개신은 아직 별다른 이야기는 없었지? 이곳을 떠나기엔 아직 어려운 건가?
네. 안개는 눈으로 보일 만큼 옅어진 거 같긴 한데 말이죠.
그때 한쪽이 소란스러워졌다. 그리고 그곳에서 거대한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안경을 낀 남자가 불쑥 나타났다.
다들 여기 있었군!
에단 님! 무슨 일이 있나요? 갑자기 소란스러워진 것 같은데?
아, 이야기 하지 않았나? 오늘 추모제가 열려. 다시 깨어난 안개신과... 희생한 이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제야.
아무래도 청연의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거든. 이렇게라도 한번 해소를 해야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그렇죠. 앞으로를 위해, 언제고 근심을 짊어지고 살아갈 수는 없을 테니.
희생을 잊고 살아가는 것 또한 살아남은 이들이 해야 할 일이죠. 천계도 그랬고, 어디든 그러겠죠.
그나저나 추모제는 어디에서 하나요? 역시 스피리티아겠죠?
---------------------------------{개편}---------------------------------
괜찮아? 클라디스는...
클라디스... 말이오이까?
물론... 그는 백해에 처음 왔을 때부터, 소인에게 많은 도움을 준 사람이오이다.
선임 땅지기였던 스크리본 공의 부탁이 있었겠지만, 그는 부족한 것이 있으면 가족처럼 챙겨줬고, 못하는 것이 있을 때에는 스승처럼 도움을 줬소이다.
그렇기에 소인은 클라디스를 스승처럼, 그리고 부모처럼 생각하고 따랐소이다.
허나, 이곳에서 소인에게 생긴 소중한 사람이 그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었소이다.
다른 많은 청연의 사람들...
그저 그가 혼자 했어야만 했던 것... 그저 그것이 슬플 뿐이오이다.
......
그리고 모험가 공.
만약에 조금만 더 일찍 모험가 공이 있었다면...
슈므.
모험가 공?
이제 조금은 정리가 되었으니... 안개신이 클라디스에게 말했던 것처럼, 슈므도 조금은 내려놓아도 돼.
......
고맙소이다.
소인을... 그리고 안개신님과 선계를 구원해 줘서... 고맙소이다.
...[닉네임].



남겨진 사람들이 해야할 일


수많은 희생을 뒤로하고, 남겨진 사람들은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하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슬픔을 잊기 위해, 어떤 이는 다시 일어서기 위해.
(우리도... 우리들의 일을 함께 정리해야겠지.)
모험가 공. 이곳에 있었소이까?
슈므. 이제 괜찮아?
덕분에 많이 괜찮아졌소이다.
다만, 일련의 사건이 끝나고... 소인은 계속 고민했었소이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소인이 어릴 때부터 백해로 오고자 한 이유가 결국 무엇이었는지.
고민 끝에 아직 해결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소이다.
그게 뭐지?
소인의 가장 처음의 기억... 소인이 이곳, 백해로 오게 만든 이유를 안개신께 물어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말이오이다.
소인과 함께 안개신님께 가주실 수 있겠소이까?



안개신이 다시 깨어난 후, 청연을 정리하는데 함께하기.



다녀왔습니다.
그래, 비공정을 타고 나간, 먼 곳의 안개도 점점 안정되고 있던가?
네. 중천 방향의 안개는 물론, 오랜 시간 막혀 있었던 바깥 세계로 향하는 길도 서서히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당장 움직일 수 있는 정도는 아닙니다.
허허. 그래도 다행이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어. 바깥 세계로 가는 길은 원래부터 막혀 있었지만...
중천으로 향하는 길이 다시 열리면 또 당연하게 일상으로 받아 들여질 것 같군.
저에게는 중천으로 향하는 길도 낯선 모습이에요. 안개 너머로 안전한 항해를 할 수 있다니...
그런가? 그래. 누구에게는 또 새로운 모습일 수 있겠군.
누군가에겐 다시 제자리로...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시작이라.
이대로라면 이 등대가 다시 밝혀질 날도 정말 얼마 남지 않았겠어.
모험가가 이곳에 왔으니, 반드시 일어날 일이었겠죠.
그래. 청연도 안정되었으니,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겠군. 모두 준비는 되었나?
물론입니다.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의 사람들... 정말 기대가 돼요.



후우... 어쩌다가 이런 선택을 했는가.
시간은 더 필요하겠지만, 안개신님이 깨어나고 안개 고원이 점점 원래대로 돌아오고 있어.
이들을 모두 수습해주는 것이 좋겠군.



촌장님!
브림! 드디어 돌아왔군! 그렇다는 것은...
네! 무의 장막은 모두 막아내었고, 안개신님이 깨어나셨습니다.
그런가? 어쩐지 최근 들어 먼바다가 점점 고요해지는 것만 같았어. 이제 어둑섬도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겠군.
네. 그리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할 겁니다.
그래야겠지. 어둑섬의 감시자로서 이번 일을 잊지 말아야 해. 그리고 브림.
네?
네가 그 역할에 가장 적합할 것 같구나. 지난번에도 말했듯이, 네가 아니었으면 우리 마을은 진작에 사라졌을 수도 있으니까.
부탁해도 괜찮겠지?
물론입니다!



아직 무의 자리의 수리는 끝나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주변은 정리가 된 것 같아.
헤이즐.
넵.
기록실의 정리는 거의 다 되었나?
네. 우선 엉망이 된 것부터 정리하고, 그들이 어떤 것을 가지고 갔는지 확인하고 있어요.
로페즈... 그놈을 놓친 게 정말 큰 문제야. 언제 다시 우리를 위협할지 모르니 다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많은 것을 정비해야 해.
결국 이 모든 일은 우리의 제사장이었던 클라디스가 벌인 일이나 다름없어.
그의 진짜 목적이나, 속내가 어땠든, 그 사실은 분명하고, 우리는 그 책임을 회피해서도 안 된다.
당분간은 최소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청연의 복구를 돕는데 모든 힘을 쏟도록 하지.



무우...
무리하는 것은 아니니 걱정하지 마렴. 이미 이곳의 모든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단다.
지금 일어난 모든 것은 내가 부족해서 일어난 일이란다. 더 부끄럽지 않으려면... 그들을 도와 백해를 완전히 안정 시켜야 해.
모험가. 그리고 슈므. 오셨군요.
제가 필요한 일이 있나요?
소인은... 오랫동안 안개신께 묻고 싶었던 것이 있었소이다.
저의 가장 오래된, 그리고 가장 처음의 기억에 닿아 있는 이 노래. 이 노래가 무엇인지 궁금하오이다.
당신의... 기억 속에 있는 노래...
이 불확실한 기억 속에서도... 제가 처음 가졌던 기억 중, 가장 선명하게 남아 있는 기억이 있어요.
그게 무엇이오이까?
제가 기억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백해의 어딘가에서 수 많은 기억이 한 번에 만들어졌어요.
수많은 기억이 하나의 기억처럼 모인, 수많은 사람들의 염원이 담긴 노래였죠.
혹시 안개가 처음 없어진 날, 스피리티아에서 사람들이 모여 노래를 불렀다는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오이까?
맞아요. 그들이 노래를 부른 이유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세상의 안개가 사라진 날이니, 안개신님을 찾아 부른 것이 아니었겠소이까?
아니요.
그렇다면?
그들의 노래는 단순히 누구가의 도움을 바라거나, 이 순간을 잊기 위한 유흥 같은 것이 아니었어요.
그들은 다 함께 이겨내고자 했어요.
그렇게 절망적인 상황에 지지 않으려 했고, 계속 살아가고자 했어요.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의지.
그래요. 그들은 그 의지를 얻기 위해 노래를 불렀어요.
제가 계속 살아가고 싶어, 제 의지를 당신에게 남긴 것처럼...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의지... 그렇다면 소인의 기억에 남아있는 이 노래는...
네. 그 노래예요. 제 기억이 시작될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크게 남아 있는... 사람들의 의지가 담긴 기억.
소인이 그토록 궁금했던 노래가... 그런 의미를 가지고 있었소이까.
소인에게도 큰 목표와 선명한 의지를 준 노래였으니... 어쩌면 그 의지가 계속 이어진 것일 수도 있겠소이다.
그렇게 한다면, 분명 다른 이들의 기억과 의지도 이어줄 수 있을 거예요.
다른 이들의 기억과 의지를 이어준다.



안개의 신, 무가 깨어난 후 청연의 사람들은 쉬지 않고 분주히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했다.
그 동안 일어난 피해를 복구하면서도, 각자 마음에서 놓지 못한 희생한 이들을 기리면서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흘러갔다.



<퀘스트 완료>
그래도 최근에는 사람들의 표정이나 행동이 처음 이곳에 왔을 때와 비슷해 보이는 것 같지 않아요?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지만, 아직도 슬픔을 다 떨쳐내지 못하고 마음 한편에 둔 사람도 남아 있는 것 같아요.
많은 희생이 있었으니까. 결국에는 시간이 더 많이 흘러야 무뎌지지 않겠나.
네. 그렇게 모두 이겨내게 되겠죠.
헤어질 때 슬퍼하지 않고 웃어주는 것이... 그들을 진짜 위하는 것임을 모두 알 테니까요.
하지만 이대로 계속 마음에 두고 혼자 감당해서는 안 될 거에요.
슬픔은 나누면 반보다 더 줄어든다!
이런! 꼬마 아가씨가 멋진 말을 해주는군? 어디서 들은 말인가?
그건... 그냥... 내가 직접 겪은 거다! 예~전에 모험가 앞에서 다 말하고 나서 그런 느낌을 받았으니까!
그래. 맞아. 이럴 때 함께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 서로 슬픔을 나누고 조금 더 쉽게 버틸 수 있겠지.
그게 이제 마지막으로 해야 할... 남겨진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니까.
그나저나 안개신은 아직 별다른 이야기는 없었지?
그때 한쪽이 소란스러워졌다. 그리고 그곳에서 거대한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안경을 낀 남자가 불쑥 나타났다.
다들 여기 있었군!



희생한 이들을 위한 추모제


에단 님! 이제 시작인가요?
그래. 희생한 이들을 기리고, 남은 사람들에게 힘을 줄 차례야.
이것으로 청연의 분위기가 곧바로 예전과 같이 돌아가진 않겠지만, 이렇게라도 한번 해소를 해야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그렇죠. 앞으로를 위해, 언제고 근심을 짊어지고 살아갈 수는 없을 테니.
희생을 딛고 살아가는 것 또한 살아남은 이들이 해야 할 일이죠. 천계도 그랬고, 어디든 그러겠죠.
그래. 우리가 웃으면서 보내줘야 그들도 마음 편히 떠나지 않겠나.
매우 긴 시간의 헤어짐이겠지만 말이야.
매우 긴 시간의 헤어짐... 그렇군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헤어질 때 웃어준다는 선계의 인사대로 해줄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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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그럼, 스피리티아에서 보도록 하지.



제자리를 찾아가는 청연에서 열리는 추모제를 보기 위해 스피리티아로 향하기.



희생한 이들을 위한 추모제



<퀘스트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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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희생한 이들을 기려주고 싶었소이다. 물론 이것으로는 부족하겠지만 말이오이다.
그래. 하지만 이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야겠지. 정말 멋졌어. 앞으로도 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슈므.
고맙소이다.
---------------------------------{개편}---------------------------------
전혀 힘들지 않았소이다. 그저 남겨진 사람들이 아주 오래전 그때처럼, 조금이나마 나아갈 의지를 얻었으면 하는 것뿐이오이다.
그래. 분명 이렇게 한 걸음씩 나아갈 거야. 정말 잘했어. 앞으로도 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슈므.
고맙소이다. 소인도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더 힘을 내보겠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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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조금 봐 줄 만했어. 이렇게 해도 당장 잊히진 않겠지만, 결국 이겨내야 하는 일이니까. 잘했어.
나도 노래 부르고 싶어!
이 꼬맹이는 어디든 다 끼려고 하네.
뭐! 너 왜 자꾸 시비냐!
이 꼬맹... 응? 저 녀석은?
모험가! 여기 있었군요!
에를리히?



다시 시작된 교류


좋은 소식이 있어요!
당신이 온 등대에서, 두 번째 손님이 오는 것 같아요!
두 번째 손님?
다들! 이쪽으로 오세요. 큰 어른께서 이미 손님을 맞이하고 계실 거에요!



흰 구름 계곡으로 향한 후, 에를리히가 말한 두 번째 손님을 맞이하기.



모험가님! 소녀, 정말 오랜만에 모험가님을 뵙사옵니다!
미쉘 님!
린지도 왔구나!
네, 잠시 이곳의 경치를 구경하느라 정신을 놓고 말았네요.
그렇지? 나도 넋놓고 봤었어. 그런데 네가 왔다는 말은... 이제 천계와 선계의 항로가 다시 복구되었다는 것 같은데, 맞아?
맞아요. 하지만 선계로 향하는 항로를 유지하는 것은 성공했지만, 천계의 기술로 만들어진 배들이 지나오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있어요.
모험가님의 필라시아 호는 선계의 배를 개조한 것이기 때문에 먼저 이동할 수 있었죠.
그럼 이곳에서 천계의 배가 올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네.
네. 아무래도 일방향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이곳 선계의 기술도 도움을 받아야 해요.
좋아. 천계를 위해 할 일이 생겼네. 내가 이미 이곳에서 배운 게 있으니 한번 고민해 보자고.
흠흠.
이분은?
아가씨는 누구시어요?
소인은 슈므라고 하오이다.
슈므... 슈므 아가씨. 소녀에게 무슨 할 말이 있사옵니까?
소인은...
백해의 약속과 조화를 수호하는... 땅지기이오이다!
땅지기라니! 너무 멋지어요! 슈므 아가씨! 소녀를 반겨주시는 것 이와요? 소녀는 리아라고 해요.
그쪽은?
아, 저는 린지 로섬이라 해요. 편하게 린지라고 불러주세요.
리아 공. 그리고 린지 공. 선계에 오신 것을 환영하오이다.
루톤 공! 소인이 이들을 안내해도 되겠소이까?
그래. 그러게나.
고맙소이다! 이쪽으로 오시오. 소인이 이곳을 소개해 드리겠소이다!
소녀, 정말 기대가 되어요!
아, 슈므님. 혹시, 베키라는 꼬마 아이를 아시나요?
물론이오이다. 아마 스피리티아에 있을 것 같소이만...
스피리티아... 혹시 그곳으로 먼저 갈 수 있을까요? 제가 베키를 꼭 봐야 해서요.
마침 잘 되었소이다. 가장 먼저 스피리티아를 볼 수 있으니 말이오. 그런데... 베키 공이랑 각별했던 것이오이까?
후후... 각별하죠. 그럼, 미쉘 님.
그래 조금 쉬고, 베키도 만날 겸 해서 다녀와. 당장 시작할 수는 없으니까.



<퀘스트 완료>
허허. 새로운 손님이 와서 그런가, 슈므가 조금은 이겨낸 것 같군.
그렇게 보이네요. 이제 한층 더 성장하겠죠.
기특하네. 짜식.
좋아. 우리도 할 일이 많이 생겼어요. 이제 할 일은 본격적으로 천계와의 교류를 시작하는... 아주 중요한 일이 될 것 같군요.
좋은 일이긴 하지만... 날파리들이 꼬이지 않도록 잘 감시해야겠어.



아직 남은 불안


모험가님, 미쉘님. 모두 이곳에 계셨군요. 괜찮으시다면 잠시 함께 해주실 수 있나요?
청연의 일이 모두 해결이 되었으니, 이제 저는 깨어난 숲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려고 해요.
안개신님께서도 해주실 말씀이 있다고 하니, 무의 뉨터에서 기다릴게요.



카밀라를 따라 무의 뉨터로 안개신의 무를 찾아가기.



<퀘스트 완료>
모험가님 오셨군요.
모험가. 어서 와요. 카밀라가 떠나기 전에 알려 드려야 할 게 있어 함께 찾게 되었어요.
아니요. 그건 아니지만... 저를 위협한 요기와, 요기에 섞여 있던 기운의 움직임에 변화가 생겼어요.
저에게 다가오던 기운들이 더는 저에게 다가오지 않고 있어요.
다가오지 않는다? 그럼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닌 건가요?
맞아요. 마치... 숨을 고르는 듯한 느낌이에요.
에르곤 님께서는, 이 일을 완전히 해결하기 위해선 안개신님의 힘과, 모험가. 당신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안개신님을 구원한 후, 그 기운의 움직임이 바뀐 것이라면... 에르곤 님이 말씀하신 것과 연관이 있을지도 몰라요.
네. 저는 바로 깨어난 숲으로 돌아갈 준비를 할게요. 안개신님. 부디 어떠한 변화라도 보이면 꼭 말씀해주세요.
네. 꼭 말씀드릴게요. 당신에게도, 모험가에게도.
고마워요. 안개신님. 그리고 모험가님.



깨어난 숲으로 갈 준비


아무래도 정리가 끝나는 대로 깨어난 숲으로 바로 향해야 할 수도 있겠는걸?
모험가. 우선 청연으로 돌아갈까?



청연으로 되돌아가 깨어난 숲으로 갈 준비를 시작하기.



......
다행히 안개신은 무사히 깨어났나 보군.
이제 남은 것은... 저 기운을 해결하는 건가?
......



<퀘스트 완료>
모험가 공! 오셨소이까? 린지 공은 무사히 베키 공과 만났소이다.
허나 이유는 모르겠으나, 베키 공이 린지 공을 피해 달아나는 것 같았소이다. 혹 둘의 사이가 나쁜 것이오이까?
하하. 아니야. 다만... 그럴 일이 있었지. 린지 녀석, 계속 담아두고 있었구나.
아! 오시는 방향이 무의 뉨터쪽이던데, 그 사이 안개신님을 만난 것이오이까?
...그렇소이까? 안개신님을 위협하는 기운에 변화가... 그것이 은자 에르곤 님이 우려한 상황일 수도 있겠소이다.
그럴지도 모르겠네. 카밀라 님은 모험가, 그리고 안개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으니까.
그렇다면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소이다. 무엇이든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있을지 알아보겠소이다.
그럼 슈므. 우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사실을 알려주겠어?
나는 학자 지구에서 요기와 안개신을 위협했던 그 알 수 없는 기운이 뭔지 계속 찾아볼게.
알겠소이다. 마침 에를리히 공이 청연에 와 있으니, 에를리히 공에게 먼저 사실을 알리겠소이다.
그래. 고마워.
휴... 모험가. 어차피 안티엔바이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깨어난 숲으로 향해야 했지만, 조금 더 빨리 가야 할지도 모르겠는걸?
그럼, 우리는 조금 쉬면서 깨어난 숲으로 갈 준비를 해보자고.

<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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